[vol.8]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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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vol.8] 준비

톨제이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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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의 업로드 에러 끝에 겨우겨우 올립니다 OTL
이것 저것 꾸며보고 싶었지만,
힘들군요 OTL

3월 20일

형들과 함께 형님들의 숙소(;;)에서 잠을 청하다가,

일어난 건 아침 8시경,

나와 제일 큰 형님만이 깨어있었다.

둘의 어색함은 곧 배고픔으로 이어졌고,

무얼 먹어야할 것 같아서, 밖을 둘러봤지만,

노점이라거나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마주한 곳은 편의점!

형과 함께 태국 컵라면을 아침으로 정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끓여 먹었는데,

웬걸, 매워서 죽을 뻔 했다.

그리고 뒤이어 설사와 복통이...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 주위를 둘러보는 데 수영장이 있었다.

그제서야 형님들은 수영장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땅을 치면서 후회를 했다는..

그래서 꼭 숙소 이용 시에 확인해야할 사항 한 가지가

바로 수영장의 유무가 아닐 까 싶다.

깨비 형님의 픽업이 도착하고,

아침으로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한국식당 가야랑으로 갔다.

김치찌개가 정말 어지간히도 맛있었다.

어느새 여행을 하다 보니 태국 음식에 쩔어서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꼭 치앙마이로 가야지 하는데,

깨비 형님께서 적적하시다고 내일 가라고 하셔서,

내일 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그렇게 머물기로 하고,

형님들은 농눅빌리지 투어를 갔고,

나는 다시 투어 건물에 있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낮 3시,

파타야 해변가의 노을은 아름다웠고,

그 동안 자주 들렸던 노점과 카페를 찾아다님.

인사를 함.

짧은 시간이지만 그 동안 즐거웠다고.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그들이었지만,

손짓을 할 땐 그래도 미소를 보내주던 그들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자주 이용하던 아침 식당의 알바가

유로피안 할아버지와 함께, 팔짱을 끼고 호텔에서 나오는 걸 목격했다.

또 다시 나는 충격을 받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라이프 사이클과 어쩔 수 없는 리사이클.

가난에서 빠져 나오고져,

미성년 때부터 시작되는 성매매,

그리고 어떻게든 이쁜 아이를 낳아서,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일부러 유로피안과 자고 다닌다고 했던,

술집 여자.

그들을 뒤로 하고,

다시 나는 터미널로 향했다.

투어 건물에 도착 하니,

형님께서 방콕에 가신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다.

어차피 치앙마이에 가려면 방콕에 가야했기 때문에,

나는 마다 할 이유가 없었다.

형들과 기름값을 모았고,

우리는 깨비형 차를 타고 방콕으로 향했다.

버스가 아닌 자가용으로 하이웨이를 달리는 기분은 또 달랐다.

주위엔 벌판과 멀리 보이는 불빛들, 하이웨이 위의 떠다니다 차창에 부딪히는 먼지들..

무엇보다도 길이 하이웨이스럽지 않게 차도가 복잡해서,

초행은 어려울 것 같았다.

옆에 보니 오토바이도 하이웨이 위를 달리고 있었고,

어느새 방콕에 입성했다.

카오산까지 가는 길에,

도로 가운데에서 꽃을 파는 아이들을 만났다.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소년, 한 명은 소녀였다.

소년은 조금 더 나이가 있는 것 같았고,

소녀는 나이가 많아도 6살 일 것 같았다.

그런 아이들이 매연이 자욱하고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서,

맨발로 꽃을 팔고 있었고,

우리는 그 꽃을 사줄 수 밖에 없었다.

카오산에 입성해서

동대문에 도착했더니, 전에 파타야에서 만났던 누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들과 오늘을 또 다시 함께하기로 하고,

동대문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카오팟을 먹는데,

옆에서 누나들이 김치말이국수를 먹는데,

한 입 뺏어 먹었더니, 너무 맛있었다.

그 뒤부터 동대문에 들릴 땐 항상 김치말이 국수와 함께 했다.

그리고 디디엠에서 술을 마시는 데,

피퍼100 이라는 위스키를 마시기로 했다.

이 피퍼100은 이상하게도 태국에 와서 자주 찾게 되는 주류 중에 하나로,

코크와 얼음 혹은 소다를 섞어서 마시는 식이다.

내 입맛에는 오히려 음료 같아서 자꾸 마시게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혹해서 소주를 한 잔했더니, 도저히 써서 못 마실 것 같았다.

누나들은 내일 태국을 떠난다고 했다.

방콕은 즐길 게 별로 없다는 눈치.

내 입장에서는 그럴 만하기도 하다.

나는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즐길 거리를 찾는데,

방콕은 그저,

새로움이라기보다, 도시라는 느낌 밖에 와닿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방콕이 여행자에게 없어서는 안될 도시이긴 하다.

분명히 짚고, 보고, 느껴야 할 것들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디디엠에서 술을 마시다가, 깨비형님 소개로,

홍익여행사, 홍익인간 사장님, 트래블 게릴라 저자 분들을 만남.

홍익인간 사장님이 어느새 술에 취하셨고,

진지하게 이것저것 여행에 관하여 말씀을 하기 시작했다.

가이드북은 참고만 하라고, 교과서가 아니라고.

술자리가 곧 끝나고 우리는 헤어졌고,

나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기절하듯 쓰러졌다.

3월 21일

이상한 꿈을 꿨다.

또 떡밥을 주는데, 좋다고 받아먹는 나를 내가 그냥 보는 그런 꿈.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샤워를 하고 시간을 보는데,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아 X 됐다 싶어서

아침이고 뭐고 그냥 안 먹고 디디엠을 찾아서 여행자버스 치앙마이 편을 끊었다.

300밧.

그리고 좀 더 돌아다니기 위해 디디엠에 돈을 주고 짐들을 맡겼다.

돌아다니다가, 형님들을 다시 만났고,

버스를 타기 전까지 형님들 일정과 함께하기로 했다.

왕궁과 왓포, 왓아룬.

맨 먼저 찾게 된 곳은 왕궁,

왕궁에서는 아직 왕의 누나가 죽은지 90일이 지나지 않아서,

여전히 90일 상을 치루고 있었다.

들어가려면 뭔가 의상이 꼼꼼해야 된다고 들었는데,

다행하게도 앞에서 의상을 빌려주는 것 같아서 찾아갔더니,

입장해도 된다고 하길래, 그냥 다시 입장하기로 했다.

그 때 당시 나의 옷차림은 반팔 옷에 반 바지, 그리고 샌들이었다.

왕궁 깊숙이 더 들어가서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샀다.

왕궁에 가서 뭔가 깊은 것들을 느끼고, 보고 싶고,

그랬지만, 나는 정말 화려함 이외에는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왓포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 였다.

발냄새 마저 거대할 것 같은 왓포의 와상을 봐도,

별 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저 형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울 뿐.

왓 아룬에 가기 위해서 강을 건너기로 하는데,

강변 위에는 나무로 지어진 시장이 있었고,

가게 하나에서 모든 생활을 하는 듯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보는데,

그 곳에서 또 뛰어 노는 아이들을 발견했고,

너무 위험해보였다.

바닥이 나무로 된데다가 못 같은 것들로 고정되어있어서 삐걱삐걱 거리는게..

나는 이상하게 명소라거나 그런 것들보다 이들의 생활이 더욱 더 신기하고,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왓 아룬에 도착했고, 입장료가 50밧이었는데, 어쩌다가 공짜로 들어간 것 같았다.

올라가기 마저 무서운 경사가 높은 탑이 있었고,

그 위에 올라가니 방콕의 전경이 보였다.

비로소, 보지 못했던 방콕의 전경.

그렇게 대충 왕궁 주변의 관광을 끝내고,

버스를 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형님들과 연락처를 나누고 헤어졌다.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이제 어느 정도 이동을 하는 게 익숙해졌다.

치앙마이에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환전, 그리고 이것저것 준비물을 샀다.

티슈라던가...

치앙마이 가는 버스가 온다고 해서 따라갔고..

터미널까지 왔다.

버스가 도착한 건 아닌 것 같아서 조금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물을 마시고 물로 손을 좀 씻었더니,

바닥에 떨어진 물을

비둘기가 마셨다.

비둘기에게 조금 미안했다.

그리고 30분 뒤, 6시쯤 됐을까..

치앙마이 버스가 도착했고,

내 생애 첫 2층 버스였다.

기대하고 탔는데,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

버스가 출발을 했고.

이제 잠에 들어야 하는데,

뒤에 차이니즈들이 자꾸 의자를 발로 건들고,

내 옆 의자에 발을 올려서,

앞에 써있는 문구 안 보이냐고, 화를 냈다.

뭐라고 찡얼대면서 웃길래,

화를 내려는 찰나에,

주위의 일본인과 유로피안들이 오히려 그 중국인들에게 화를 내줘서,

싸움은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들에게 아무 말 하지는 못했지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12시간의 버스 라이딩이 시작되었고,

나는 잠에 들었다.

5 Comments
블루파라다이스 2008.06.02 03:42  
  즐거운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태국이 그리워지네요....
이상한 나라 2008.06.02 11:23  
  헉. 노숙자 아저씨...눈에 익어요.....마치 동네 아저씨처럼-_-;;
항상배고파 2008.06.02 13:01  
  어느동네? ㅋ
자니썬 2008.06.02 23:03  
  :"톨제이님 여행일기가1달이 넘어서 나왓네요.....
젊음분 이신것 같은데 의외로사진도 잘찍으시고 그나름대로 마인드도 있는것 같아요...7편에서 와 같이 8편도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는것 같고,잔잔하네요....
이번8편에서는 관광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은느낌을 받네요.....나이드신분과 젊은아가씨 애기는 태국에 현실인가봐요............어린이한테 꽃 사주는걸보면 7편에서350밧이 생각나네요....젊음분이 :정"도많으시고,생각도 많으시네요....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나쁜것 보다 좋은것을 마니 배우는 것 같네요...............
톨제이님은 뭐가 나쁘고 뭐가 좋은걸 아는것 같아요...
젊음분 이 생각도 많으시고,느끼시는것도 많겠죠..!
좋은것만 보고 배우는것도 시간이 없을수도 있으니까?
아무쪼록,즐겁고 유익하고,좋은것만 경험하세요....
그리고 준비도 잘하시고요.........여행일기 잘봤어요....
      ~~~감  사~~~
톨제이 2008.06.04 05:3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저 노숙자 동네는 카오산에 람부뜨리 거리..허허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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