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단념의 기억의 정원 03. 카오산로드
안녕하세요?
체력단념입니다.
오늘은 마른어깨의 대만방황스토리에 이어지는
단녀미의 노숙스토리와,
2편 씨엠립이야기 후속, 03 카오산로드를
들려드리겠습다.
체력단념의 기억의 정원 [번외] 훈남이여 안녕?
2006년 7월 15일 토요일
출근을 했습니다.
직장동료들을 붙잡고
나 오늘 비행기탄다네~
자랑질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태국홀릭 수준은 아니었으므로,
그저 여행에 들떠있었죠.
동료1: 혼자가?
단념: 아니, 언니랑.
동료2: 언니 어제 갔다며?
단념: 대만공항에서 만나기로 했어.
다들 어이없다는듯이 쳐다봅니다..ㅋ
혼자 비행기를 타는건,
정말 떨리는 경험이 아닐 수 없었죠.
특히 저처럼 시스터의존증이 심한 여인에게는..ㅋㅋ
비가 옵니다.
혹시 비온다고 비행기가 늦게 뜰까봐 혼자 걱정합니다.
혼자타는 비행기에
7시간 가량 혼자있어야할 대만공항.
왠지 두렵습니다.
요술왕자님이 대만공항에서 노숙할때
푹신한 소파자리를 자료실에 올려두셔서
손수 출력하여 여권뒤에 챙기고. 요왕님 다시한번 캄샤(에바 항공 목소리로)
잉?
밤 9시쯤 공항에 도착했는데
수속마치고 들어가보니
면세점 다 닫았네요?
.......
썰렁한 공항.
당시 비행기출발시간은 11시 25분.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를 11시 25분에 타면.
12시쯤 되어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겠네.
대만에 새벽 1시 넘어서 떨어지는데.
아침 8시 비행기탈때까지.
배가 고프지않을까?
나는 대만돈도 한푼도 없는데.
두리번거리다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샀어요.
반쯤 먹다 지쳐서,
가방에다가 넣었습니다.
(그 반쯤남은 샌드위치는
대만에서 아사할뻔한 저를 도와줌.ㅋㅋ)
남들은 다 동행인들과 시끌벅적.
언니가 그립습니다. 흐엉.
저는 그때 언니가 유스호스텔이나 호텔에서
잘 자고 있을거라고 예상했죠..결국은 공항이었으나.
비행기에는 빈자리가 많았어요.
그런데 제 옆자리에,
마침 착해보이는 인상의 한국남자가 앉았어요.
훈훈하십니다.
말을 걸어봐야겠다.
뭘로 시작하지?
단녀미: 어느나라 가세요?
훈남: 태국이요.
단녀미: 어? 저도 태국인데~ 반가워요.
이런식으로,
그 훈남씨와 저는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만공항에서 서로 짐을 지켜주며 교대로 눈을 붙이자고
약속도 했죠.
혼자만의 비행기여행이 될뻔했던 그 시간.
아아. 감사합니다 하나님.
대만에 도착.
어라?
그런데 트랜짓하는 사람들이
막상...별로 없었습니다;
한 10명정도?-_-;;
남녀연합 4명팀과 중년부부팀. 여자세명팀.
우리는 다른 팀과 연합하지 못하고..
제가 조심스레 태사랑에서 출력한 지도를 꺼내어
푹신한 소파를 찾아갔습니다...ㅋㅋ
와. 사람없는 공항. 되게 무섭던데요?ㅋㅋ
그리고 쉽사리 잠도 안와요.ㅋㅋ
그리고 소문대로 정말 춥더이다...
잠이 안와..괜히 책보고 신문보고..ㅋㅋ
그러다가 대화가 시작되었죠.
그 분은 태국에 친구가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어쩌다가 전공얘기가 나왔는데,
듣다보니 흔하지 않은 전공이고,
제가 졸업한 학교에 있는 전공인거에요.
괜히 아는척을 했죠..ㅋㅋ
단녀미: 어? 우리 같은 학교 같아요!!
훈남: 네??
하지만 훈남씨는 그럴리 없다는 눈빛...
네. 제가 김치국 좀 마셨습니다.
그분은 카이스트 석사과정중이었던 럭셔리브레인.ㅋㅋ
초큼 민망해졌습니다.ㅋㅋ
하지만 훈남씨도 금방 저희 학교를 유추해내셨죠.
그래서 서로 학교얘기부터 시작해서
장래희망 얘기까지 구체적으로 했다는...ㅋㅋ
근데요.
문제는요.
이름을 얘기안했어요..............
그의 눈에 난 훈녀가 아니었나?ㅋㅋㅋ
왓에버,
훈남씨는 알람시계를 맞추고 잠에 드셨고,
소파에서 뒤척이던 저는 도저히 잠이 안와서,
가방에서 나를 부르는 샌드위치를 꺼냈어요.
근데요.
그 상황에서 혼자 먹기는 미안하고
나눠먹기는 더 미안하고...ㅋㅋ
그래서 샌드위치를 가지고 조심스레 걷기 시작했습니다..ㅋㅋ
그 사람없는 공항을 돌아다니면서
혼자 샌드위치를 먹었어요. 우적우적.
5시쯤 훈남씨가 기상하시고,
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면세점이 문을 열기 시작해서
각자 구경하러 가기로 했어요.
두둥.
6시!
단녀미는 출국수속하고 들어오는 곳 앞에 서서
마른어깨를 찾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빨간색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초췌한 얼굴로 들어오는 마른 어깨.
얼씨구나~
우리는 대만공항에서 이틀만에 상봉
서로를 얼싸안고 폴짝폴짝 뛰었습니다.ㅋㅋ
서로 얘기할게 산더미라고
두시간동안 붙잡고 얘기하다가,
어느새 비행기 탈 시간.
아 그러고보니
훈남씨와는 그렇게 못봤네요. 아쉬워-_-..
나보다 키는 작으셨지만.
인상이 엄청 좋으셨는데.ㅋㅋ
왓에버.
저는 동유럽아저씨 옆에 앉았어요.
대학다닐때 독일어1, 불어1을 다 수강해서
아저씨랑 조금이라도 대화해보려했는데
아저씨가 읽고 있는 책이 독일어랑 비슷은한데
전혀 모르겠더라고요..ㅋ
언니는 미국인아저씨 옆에 앉아서
3시간동안 월드피스를 논했다고 합니다.
(스핀오프에 사진을 올렸더라고요ㅋ)
마른어깨씨가 영어에 참 강해요.ㅋ
마른어깨: 논한게 아니라 들었다니깐!!
그렇게,
저는 돈므앙공항에 두번째로 발을 내렸습니다!!
오랜만이야 방콕!! 보고싶었어.
공항버스를 탈까나? 아니면 시내버스?
그때.
마른어깨:(부시럭거리며 태사랑자료를 꺼낸다)
훨람퐁역까지 기차. 어때?
귀가 번뜩입니다.
오 그래. 새로운 경험!
.................
왜 그랬지?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피난열차같은 조그만 공간에서
몸을 접고 있었습니다....
우리...50년대 한국의 피난민자매.....
짠짜라~
훨람퐁이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택시를 잡고 카오산으로 출발.
카오산!!!!!!!!!!!!!
내가 왔어!!!!!!!!!!!!!!!!!
궁금하셨쎄요? 단녀미에요.ㅋ
체력단념의 기억의 정원 03. 카오산로드
때는 다시 2004년 여름.
방콕북부터미널에 도착한 순간.
단념은 환희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환희도 잠시.
내 손가락만한 바퀴벌레가
나를 향해 돌진.
단념 : 아아아아아아아아악(매우 고음)
수트케이스를 끌고 분노의 속도로 달렸습니다...ㅋㅋ
단념과 마른어깨 자매.
SC와 남궁.
그리고 여인네.
5명은 카오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어요.
여인 : 참. 택시비 드려야죠.
200B.
응?
화장실 갈때랑 올때 틀리다더니..
그녀는 분명히 돈을 더 내겠다고 말했지만
정확히 1/5했고.
우리중 누구도 그녀에게 돈 더 달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_-;;
그걸 노린건가.........
타논카오산에 내린 우리.
SC가 기념사진이라도 찍자고 하여..ㅋㅋ
5명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우 어색해.
남궁 단녀미 마른어깨 여인 SC
사실 얼굴은 안웃고있다....ㅋㅋ
언니와 저는 람부뜨리빌리지에,
SC와 남궁은 럭키맨션에 방을 잡고
여인은 지인을 만난다며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마른어깨님은 SC와 남궁이
본의아니게 보디가드를 해준것이 고맙다며,
지금은 사라진 미스터렉에서 저녁을 쏘겠다고 했고.
그리하여 우리는 드레스업(캄보디아에서 워낙..비루해서)하고
만났습니다. 깔깔~
오. 이게 카오산로드구나.
언니한테 말로만 듣던.
그 여행자거리.
국적을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친구가 되는 곳.
04년의 카오산로드는,
그렇게 제 마음 한구석에 콕 박혔습니다.
난 우물안의 개구리였구나.
영어공부좀 해야겠다..ㅋㅋ
장소는 미스터렉.
어?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요.
자리가 없었어여....
우리 4명은 잠시 서서 기다렸는데.
2명의 일본 남자가 우리를 보더니만,
혼자서 밥을 먹는 여자에게 일본어로 말했어요.
분명, 저사람들 기다리니까 이리와서 우리랑 같이 먹자.
이런 식이었을거에요.
일본어가능자 SC는 그들에게
괜찮다고- 우리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혼자 앉은 그녀에게 앉아있으라고 일본어로 말했어요.
근데 그녀 표정이 이상해요.
체한것같은 얼굴.
단녀미: 저기..저 여자분..혹시 한국인아니에요?
두둥.
아 도대체 이 동네는
왜이리 국적불문이 많아-_-;;
혹시나 이 여행기를 보고 계시다면
04년 당시 미스터렉에서 혼자 식사중이었던 여자분.
죄송합니다. 꾸벅.
SC:이제 어디 갈꺼야?
마른어깨: 꼬 사멧을 갈까..우린 수영도 못하고.
SC:우리는 꼬팡안 갈껀데. 이왕갈꺼면 먼데 다녀와.
귀가 솔깃.
하긴.
이왕 갈꺼면.
먼데 가는게 좋지?
그래서 SC의 권유로 가게 된 곳이.
PHIPHI
전혀 갈 생각도 안했던 그 곳.
완전 천국같았던 그 곳!!!!!!
우린 그렇게,
두번째 행선지를 정했어요.
밥을 먹고,
우리는 짜이디마사지에 마사지를 받으러갔습니다.
1시간 경과.
단념 : 다신안해 다신안해 으허엉 ㅠㅠㅠㅠㅠㅠㅠ
원래 단념이몸이..like a stick.(한국인은 알아듣지만
미국인은 못알아듣는다는 전설의 표현)
그러나...그것도 그때뿐.
결국은 타이마사지의 신봉자가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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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년 7월의 카오산은.
우리는 2년만에-
또 람부뜨리빌리지에 가게 되었어요.
이곳저곳 다 돌아다녔는데-
방도 있고..위치도 그만하면 좋고.
그래서 또 한번 신세지게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가장 먼저 먹고싶었던건 팟타이였습니다.
도대체 카오산 길거리팟타이에는
뭘 넣은겁니까?????
왜 먹어도 먹어도 먹고싶죠????????
사실 06년은 깐짜나부리와 푸켓에 가기 위해 온거라-
카오산로드에선 별 추억이..........
있다.
썸원:오~유룩골져스.
장신자매:땡쓰 호호호
오. 귀여운 서양훈남이 말을 걸었다.
썸원: 어디서 왔어?
마른어깨: 한국에서 왔어.
썸원: 오! 한국! 월드컵때 우리나라가 너무 잘해서 미안해.
순간.
우리 자매의 싸해진 얼굴......
사실 저는 그가 스위스인인줄 알고 밉상이었는데
조금 더 얘기해보니 프랑스사람이었어요.
단념이: 뭐..괜찮아. 프랑스라면..-_-
(사실 체력단념이는 유럽축구매니아입니다.)
또 하나 더.
썸원: 하이~ 어디가?
장신자매:밥먹으러~
썸원: 니네 예쁘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자매는..
수많은 외국인 훈남이 왜 우리에게 말을 안걸까.
내심 속상했던 찰나...ㅋㅋ
근데 이 분은...만화책에서 이집트사람을 그리듯(?)
아랫눈썹이 매우 길고 눈빛은 좀 풀려있었죠.
썸원: 나는 이탈리아에서 왔어. 시칠리아. 너는??
단녀미 : 한국. 서울에서 왔어.
썸원 : 오오! 나 곧 서울갈건데. 가면 안내해줄수있어?
장신자매 : 허허허...(싫어...)
썸원 : 니네 어디서 묵어? 룸넘버 좀 가르쳐줄래?
장신자매 : 아니...-_-
막 우리를 붙잡으려 했지만
매정하게 뿌리치고 떠나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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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1월.
당시,
10일전에 남자친구에게 차인 마른어깨.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우리는 땡처리항공권을 질렀어요.
엄마 : 또 태국?
아빠 : 제발 좀 안가본데를 가봐..마른어깨는 네번째 아니니?
장신자매 : ....-.-
친구1 : 너 태국에 남자 숨겨뒀어?
친구2 : 난 아무리 가도 별로던데..
친구3 : 가서 살아라. 살아.
뭐 사람들이 핀잔을 주던 말던;
우리는 3박 5일 패턴으로 OX를 타고 갔습니다.
오!
수완나폼! 안녕?
반갑구나햐~
근데요.
겨울에 더운곳으로 여행간게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그런가..비행기에서 몸살이 난거에요.
첫날은 너무 으스스하고 머리아프고 막 감기걸려서 ㅠㅠ
별로 못놀았구요호..언니 혼자 마사지받고 왔어요.
근디요..
이번에도 람부뜨리빌리지였답니다?
너무 자주와서 인가..
이제 그만오라는 신호였나..
다음날.
람부뜨리빌리지의 소문난 불친절여인과
마른어깨의 엄청난 싸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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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얘기만 다 모아서 쓰려고 하다가...
악 못쓰겠어요. 다음편에 이어서 쓸께요.ㅋㅋ
컵쿤카~
오늘부턴 리플에도 열심히 답 하겠어요..ㅋㅋ
(언니가 저보고 불친절하대요..ㅋㅋ)
참. 전 175는 좀 넘고 180은 안됩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