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2.18 출발
여행기간 : 2008년 2월 18-일-3월 18일 한 달간.
여행 멤버 : 초, 중, 고 동창에 다른 대학 들어간후에도 지겹도록 만나 끈끈한 친분을 유지한 여자 셋.
편의상 나, 박양, 이양으로 칭하겠다.
우리의 이번 여행은 이미 일 년 전에 계획한 것이었다. 2007년 1월, 일주일간 짧은 방콕+파타야 여행을 다녀온 우리. 150밧 정도면 적당한 수상시장 보트 요금을 일인당 400밧이나 내는 호구짓을 하고서도 재밌었다고 뱃사공(?)에게 팁까지 주고, 싸얌에서 카오산까지 택시 타도 80밧이면 되는 걸, 150밧이나 내고 뚝뚝을 타고 오질 않나, 파타야에선 도착한 첫 날 바위에서 떨어져 발바닥이 찢어지는 바람에 팔자에도 없는 인터내셔널 병원까지 가서 발바닥을 꿰매질 않나, 수쿰윗이니 라차다니 하는 동네는 들어본 적도 없어 카오산 죽순이로 지내질 않나, 카오산 노점의 팔찌 파는 자알-생긴 놈에게 빠져 있는 돈 없는 돈 다 턴 것은 물론이요 트렁크를 박박 긁어 천원짜리 남기지 않고 환전해 그 놈이 파는 디자인 초 구린 팔찌를 깎지도 않고 다 사오질 않나, 결정적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카메라를 놓고 내리질 않나, 지금 생각해보면 괜찮지 않은 짓만 하고 다녔지만, 그래도 그 때 우린 방콕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수완나품 공항에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년 겨울에 또 오자!"라는 약속을 했고, 그 '내년 겨울' 이 대학 졸업 직후, 남들은 다 취업해 있을, 혹은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하고있을 기간이라는 것은 살포시 무시한 채(이건 우리의 전공의 영향도 크다. 나-음대, 박양-사범대, 이양-인문대 출신. 셋 다 동창 중 취직한 사람이 거의 없는 무시무시한 전공의 소유자들 -.-), 망설임 없이 태국으로 다시 떠났다. 이번엔 한 달 일정으로. 지금도 참 고마운 것은 우리를 반대하기는 커녕 모자란 여행자금을 보태주시기까지 한 부모님들이시다.
아무튼 우리의 이번 루트는 방콕 도착- 시엠리업(앙코르 유적) - 방콕 도착 - 치앙마이 - 빠이 - 방콕 - 깐짜나부리 - 피피 - 푸켓 - 방콕 도착으로 짰고, 여행 예산은 비행기표 포함 200만원으로 잡았으나 20만원여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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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출발 날! 여행 자금 마련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우리, 한 달 전까지 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었던 우리!! 심지어 나는 여행 자금은 어찌저찌 마련을 했는데(총무 이양의 통장에 예산을 입금하고 태국에서 ATM으로 뽑아쓰는 방식을 택했다.) 입금을 하고나니 리무진 버스비가 없어서... -_- 그만... 가지고 있던 US달러 중 일부를 원으로 환전해 버스비를 융통하기까지 했다 ㅠ_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떠나게 된 태국 여행. 일년여간 하루 최소 두세시간씩 태사랑에서 죽치며 섭렵한 정보들을 드디어 써먹게 될 날이 오는구나 싶어 감격에 겹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설레이거나 두근대지는 않더라.
인천공항 도착. 이양 박양과 조우한 후 바로 화물을 부치고 면세점 탐방 좀 해준 뒤, 비행기에 올라타고 타이페이로 출발! 에바항공을 탔기에 타이페이를 경유해야했다.
타이페이 도착. 타이페이에는 산리오 캐릭터 샵이 있고 작은 규모의 키티 라운지(?)가 있다. 돌아올 때에는 저 곳에서 고스톱을 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홍홍. 근데 아무리 대만이 친일본 성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공항에 버젓이 키티 라운지라니, 좀 너무한 거 아니니.
심지어 키티 게이트라는것도 있다. 'No flight in this gate'라고 써있길래 오호, 요 게이트는 장식용이군, 했었는데, 오는 길에는 저 게이트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