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치앙마이 도이쑤텝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치앙마이 도이쑤텝

랑그레이 10 2011
미소네로 옮기기 전 잠깐 숙소 주변(타패문 근처) 산책을 하기로 했다.


치앙마이의 한적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는 해자.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것도 치앙마이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에 한 몫 하는 듯싶다. 비록 사진 속에는 높디 높은 건물이 같이 찍히긴 했지만. ㅋㅋ (저게 내가 치앙마이에서 본 것 중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아마도 호텔?) 해자 옆에 조로록 늘어선 것은 오토바이와 자전거. 해자와 자전거라니 캬 이거 너무 낭만적인 도시이다.




치앙마이는 참 예쁜 도시이다. 높은 건물이 드문 한산한 거리, 작고 예쁘장한 가게들. 타패문 주변은 님만해민거리처럼 최신식으로 세련된 가게들이 즐비한 건 아니었지만 님만해민과는 다른 특유의 분위기의 예쁜 가게들이 많은 곳이었다. 요 예쁜 서점도 내가 좋아했던 가게.


위의 사진 세 장은 사실 선데이 마켓때 찍은거고 아래는 진짜 아침 산책 때 찍은 사진.


태국 편의점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인 체중계.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누가 맘 놓고 잴 수 있겠냐구요! ㅋㅋ




아무도 없는 아침 골목의 한산함.





더운나라이다보니 태국 다른 도시들에도 노천 식당, 카페들이 많지만, 치앙마이의 선선한 공기, 쨍한 햇살은 유독 노천 카페와 더 어울리는 듯싶다.


님만해민으로 옮겨 미소네에 체크인. 트리플 옵션을 선택했는데 침대 세 개가 아니라 매트리스 하나를 바닥에 추가해준 거였지만 신축한지 얼마 안 돼 깔끔한데다가 무엇보다 채광이 좋아 마음에 쏙 들었다. 발코니도 있어서 빨래 말리기에도 좋고!


발코니에서 바라본 전경. 이건 줌 당겨서 찍은거고 실제로는 좀 더 탁 트였다.



옷장, 서랍이 구비되어 있고 게스트하우스로서는 드물게 냉장고도 구비되어 있다. 작은 TV도!


욕실도 깔끔하고 넓은 편.

트리플룸 700밧으로 치앙마이 물가치고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었던 숙소. 무엇보다 님만해민에 푹 빠진 우리에게는 최상의 위치였다!


1층 한식당. 이 곳에서 매일 아침을 먹었다.



매일 먹었던 메뉴 69밧짜리 김치볶음밥. 저렴하고 깔끔한 맛이다. 무엇보다 계란이 두툼하고 실해요! ㅋㅋ


짐을 푼 후 치앙마이 최고의 관광지라고 하는 도이쑤텝에 갔다. 도이쑤텝에 가려면 치앙마이 대학 정문에서 출발하는 빨간 썽태우를 타야 하는데, 이 썽태우, 버스처럼 일정한 요금을 받고 출발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도이쑤텝, 푸삥 궁전 등의 사진을 붙여놓고 코스를 정해 그에 따라 요금이 달리 받는데, 도이쑤텝만 갈 경우에는 왕복 70밧이다. 근데 그 70밧도 여덟 명이 모여야 가능한 요금이란다. 우... 한참을 기다려도 손님은 우리 셋 말고는 태국인 모녀 둘 밖에 없고... 기사는 우리에게 다가와 다섯 명에 100밧으로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는다. 여덟 명을 모객하는 건 아무래도 힘들어보여 그냥 순순히 따르기로 한 우리. 그렇게 썽태우에 올라타려는 순간, 두 명의 손님이 더 온다.

가격 흥정에 도가 터가고 있는 우리, "아저씨, 두 명 더 와서 일곱명인데 깎아주셔야죠~"라고 네고를 시도했더니 이야~ 80밧으로 하자신다. ^^ 이렇게 치앙마이에서는 썽태우 가격 흥정이 항상 성공적이었다. ㅋㅋ 나름 뿌듯 뿌듯.

내릴 때 보니까 태국인 모녀한테는 그냥 70밧만 받는 거 같아서 조금 빈정 상했지만... -_-;;



도착하니 일단 이런 식상한 기념품 가게가 도처에 좀 있다. 구경하는 사람 아무도 없음.



케이블카 요금을 포함한 입장료를 50밧 주고 샀는데, 케이블카라고 해서 남산에서 보이는 그 케이블카를 상상하심 안 된다. 그냥 엘리베이터 비스무리한 거였다.


사원에 들어가려면 신을 벗어야하는데, 한낮 시간에는 바닥이 햇볕에 달구어져 꽤나 뜨끈뜨끈하다. 참, 민소매나 짧은 하의는 안 돼요~



드디어 황금 쩨디 앞에 섰다! 높이는 무려 24m. 가이드북의 설명에 따르면 부처의 유골이 모셔져 있어 신성시된다 하는데, 헉, 정말 부처님의 유골이 태국에 있단 말인가? @_@ 아무튼 거대한 크기와 화려함으로 한 번에 모든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아름다운 쩨디였다. 앙코르에서도 느낀 거지만 유적의 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은 바로 유적이 위치한 곳의 자연조건. 치앙마이의 새파란 하늘과 황금 쩨디의 조화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작은 불상들.



초를 켜고 향을 피우는 태국인들.



온통 황금, 황금, 황금 일색이다.



이 곳에서도 국왕 누님에 대한 추모의 제단이...


사진 찍는 걸 무지 싫어하는 나, 그치만 치앙마이에서는 기분이 한껏 업! 되어 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것 같다. 그만큼 치앙마이가 마음을 편하게 열어주는 매력적인 도시라는 얘기! ^^ 이 황금 쩨디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지만, 햇살덕에 바닥이 뜨겁게 데워져서 맨발을 마구 지지는 탓에 찍자 마자 방정맞게 팔딱거렸다는 후문이 있다-_-;;


! 초록 불상도 있다!



열~심히 관람을 한 후 그늘에서 잠깐 쉬고 있는 우리에게 태국인 젋은이들이 다가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초면인 우리랑 왜 사진을 찍으려할까 조금 궁금했지만 흔쾌히 수락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 사람들, 우리와 둘도 없는 친한 사이인 것처럼 포즈를 취하며 엄청 즐겁게 사진을 찍는다! 헉 ㅋㅋ 대학생 나이대로 보였는데, 혹시 그들의 '도이쑤텝과 외국인 관광객들'같은 레포트에 우리의 사진이 보조자료로 첨부된 것은 아닌지..ㅋㅋ


사원 구경을 마치고 탁 트인 전망대로. 저 분홍 상의는 박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치앙마이의 전경은.................... 뿌옇다. -_-
암 것도 안 보이잖아! ㅠ_ㅠ

이상하게 치앙마이에 있으면서 공기가 굉장히 좋다고 느꼈는데, 태사랑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치앙마이가 분지지형이라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방콕보다 대기오염이 더 심하다고 한다. 헉 그렇군요.


푸미폰 국왕 내외분의 대형 사진 앞에 선 박양과 나. 치마 세트로 맞추 것 아닙니다! 아무튼 태국인들의 깊은 불심만큼 왕실에 대한 사랑도 엄청난 것 같다. 우리가 탔던 거의 모든 택시, 버스에는 작은 불상과 함께 항상 푸미폰 국왕님의 사진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왕실에 대한 사랑이 깊어 때론 그것이 하나의 종교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본 뭔가 생소한 광경.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승려님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서로를 찍어주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는 브이 포즈까지...ㅋㅋ 역시 아무리 승려님이라고해도 이제 겨우 스무 살 남짓 젊은이인 걸. ㅋㅋ


올라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왔지만 300여개정도밖에 안 되는 계단인지라, 내려갈때에는 그냥 걸어서 가기로 한다.



중간에 딸기도 사먹고~

우리와 다른 일행들은 썽태우 아저씨와 약속한 시간에 맞춰 차에 도착을 했는데, 태국인 모녀 중 딸이 보이질 않는다. 십여분 기다리고 있으니, 양 손 가득 군것질거리를 사들고 뛰어온다. ㅋㅋ 역시 먹을 걸 좋아하는 태국인들...ㅋㅋ 그래서 마음에 든다! ^^


다시 돌아온 님만해민. 소이 1의 몇몇 가게들 이름이 걸려있는 이정표(?). 예쁘죠?



님만해민에는 요렇게 깔끔하고 예쁜 건물이 많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나름 역할 분담을 했는데 나는 숙소 예약, 체크인-아웃 담당, 이양은 지도 보고 길 찾기 및 택시 기사 아저씨 말상대 담당(소심한 박양과 나에 비해 원활한 사교성을 자랑하는 그녀), 그리고 박양은 맛집 검색 담당이었다. ㅋㅋ 아무튼 박양이 검색해 온 치앙마이 맛집 중 하나인 마이크스 버거가 님만해민에 있길래 당장 들어가보기로 했다.


기대 기대...




맥도널드같은 외국계 체인에 비해서는 약간 소박한 모습의 마이크스버거.


사실 햄버거는 그냥저냥 평범했다. 하지만 프렌치프라이랑 어니언링이 무지 맛있었다~ 아무튼 근처에 있다면 한 번 가봐도 나쁠 것 없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를 레벨의 맛이라는것이 나의 총평.


태국 어느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소박한 공양들. 이곳에는 어이하여 이렇게 여러 개가 있는 것인가? 공양마저도 님만해민스럽게 스타일리쉬해보이는 건 나 뿐? @_@


그리고 작년 여행 때 못 가보고 두고두고 안타까워했던 몬 토스트. 토스트라고는 해도 주문 받고나서 정성스럽게 굽기 시작하기때문에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 초코 시럽 토스트와 흰 우유의 궁합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물나게 환상적이었다!!!!!!!!!!!!!!! 빵이 어찌나 두툼폭신촉촉한지... 마가린 향도 향긋했고!

그런데 나중에 방콕 본점에 가서 먹어봤더니 오히려 님만해민점보다 훨씬 덜 맛있어서 조금 놀랐다. 님만해민에 들르실 분이 계시다면 꼭 몬토스트에 가보세요!! 아웅... 사진을 보니 또 침이 마구 고이기 시작한다. ㅠ_ㅠ


몬토스트에서 나오니 벌써 밤이다. 매일 보지 않으면 섭섭한 자는 견공 한 컷~ 거 참 몸을 알뜰하게도 수납했도다.


님만해민 밤거리 산책~~ 예쁜 꽃가게 찰칵.



소이 1의 가게들은 모조리 다 예뻤다! 마침 세일을 하고있는 곳이 많아서 쇼핑에 열을 올리...고 싶었으나 여행 초반이라 경비를 아끼느라 495밧짜리 원피스 달랑 하나 산 나! ㅋㅋ 아무튼 님만해민의 옷가게 제품들은 가격대비 품질, 디자인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싸얌의 보세가게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더라. 캐주얼한 옷도 많았지만 드레시~한 원피스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궁금했던 것. '치앙마이 사람들은 이거 입고 어디 가나요?';; 길거리에서 드레시하게 차려입은 사람을 본 적 없음은 물론이고 방콕처럼 고급 레스토랑이나 바같은 것이 그리 많아보이지도 않고...

아무튼 님만해민 밤산책을 하며 이 곳으로 숙소를 옮긴것에 만족했던 하루였다. 우리에게 치앙마이 최고의 관광지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님만해민이라는 대답이 나올지도...ㅋㅋ
10 Comments
시골길 2008.08.13 23:03  
  거리가 보면 볼 수록 럭셔리에 가까운, 정돈된 맛이 있네요..본래 미소네 민박이 저 거리에 있었던가요..?? 몬토스트는 딱 봐도 맛나 보이네요..^^
보슬이... 2008.08.14 06:52  
  치앙마이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사진 들을 보니 왠지 가고 싶어지네요..
오드리 햅반 2008.08.14 09:31  
  몬토스토,,꼭 먹고말테다...잘봤어요~~~~
체력단념 2008.08.14 10:40  
  아...............치앙마이 가봐야되는데 ㅠㅠ 전 겨울에 꼭 가야겠습니당.. 잘봤습니다.ㅋ
뽀엄마 2008.08.14 16:58  
  9번이나 태국을 다녀왔지만 치앙마이는 한번도 못가봤어요. 꼭 트래킹을 해야 하는줄 알고...ㅠㅠ
개인적으로 등산을 싫어라 해서...^^
그치만 랑그레이님의 여행일기를 보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쁘게 찍은 사진과 세밀한 여행기는 자~~알 읽고 있습니다. 
여자분들만 가는 여행이라서 그런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맛이 있네요..
켄지켄죠 2008.08.14 18:01  
  저 게스트하우는 어케 찾아간대요? 완전 맘에 들어요,
랑그레이 2008.08.15 12:53  
  시골길님 / 신축했다는 건 아는데 이전한건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새로 지으면서 옮긴걸수도 있겠네요. 몬토스트는 저도 사진 보는 순간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이 막 고여요...ㅠㅠ

보슬이...님 / 전 치앙마이가 방콕에 비해서 관광할 거리는 적지만 도시의 분위기 자체가 무척 좋다고 느꼈어요. 기회가 되시면 치앙마이도 한 번 꼭 가보세요 ^^

오드리 햅반님 / 몬토스트 정말 강추! >.< 꼭 초코시럽으로 드셔보세요. 그게 제일 맛있어요! >.<

체력단념님 / 부럽습니다... 겨울에 가시다니...ㅠㅠ 전 언제 다시 가볼지 모르겠네요 ㅠ ㅠ

뽀엄마님 / 저도 트래킹에는 관심 없었는데 이양의 권유로 저 다음날 가벼운 트래킹을 했답니다^^ 저도 등산이라면 딱 질색인데 걸을 틈이 거의 없을정도로 이것저것 태워서 이동을 시키는지라 몸이 편했어요. 일일 트래킹은 생각보다 엄청 널널하니까 나중에 한번 도전해보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켄지켄죠님 / 아마 님만해민 소이7에 내려달라고하면 금방 눈에 띌 거예요^^ 혹시나 해서 전화번호. 084-045-7361 저 미소네 홍보업자는 아닙니다. ㅋㅋ
앤디 2008.09.15 17:58  
  저도 맛집에 민감한 편인데, 몬토스트 가보고 싶어요^^
랑그레이 2008.10.02 13:47  
  앤디님 / 얼마전에 태국 친구들한테 몬토스트 얘기 했더니 다들 아주 껌뻑 죽던걸요...ㅋㅋ 정말 맛있는데...ㅠㅠ 가고싶네요!!
시나눅왕자 2008.10.13 16:06  
  길거리 체중계가 있어서 태국녀들이 날씬한가 보네요 ㅎㅎ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