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먹자투어 - 세째날
오늘은 먹자투어의 핵심! 바이파이 쿠킹스쿨에 오전에 가기로 한 날이다.
전날 도난에 대한 괜한 분풀이로 밤늦게 망고 먹고 늦게자서 아침에 7시에 일어나야 했으니..잠도 몇시간 못잤다.
비몽사몽간에 픽업밴에 올라타서 꾸벅꾸벅 졸려고 했으나, 중간중간
캐나다..프랑스..미국..싱가포르..등등 각국에서 온 요리 수강생(;;) 들이 올라탄다.
영어는 저질이지만 오지랍은 넓은 나..
하이..어쩌구..오~ 암프롬코리아..이러면서 차안은 순식간에 원어민회화 레벨 1 수업시간이 됐다.
대충 보니 여 7명에 남 2명이다. 그나마 남 2명중 한명은 부인 따라, 한명은 엄마(;;) 따라 왔다.
다국적 서양인 어머니들이 한가하게 요리배우러 유유자적 놀러온 분위기다.
흰 모자 쓴 녀석이 엄마 따라온 학샹.
그 옆에 영어 너무 잘하고 명랑한 싱가포르처자. 요 스쿨 수업을 5일째 오고 있다고 한다. 꼬따오 다녀왔다는데, 너무 좋다며 강추하드라. 역시 꼬따오는 가봐야 하는건가..
그 옆엔 줄줄이 다국적 어머니들.
방콕에 오기 전에 우리가 오늘 만들어볼 메뉴를 미리 메일로 안내 받았었다.
Class time: Morning session 9:30am to 1:30pm
Menu: Set 2
Golden Bag filled with Tasty Combination (Toong Thong) : 튀김만두같은.
Pa-nang Curry with Chicken (Pa-nang Gai) :태국식 치킨커리
Hot'n Sour Prawn Soup (Tom Yam Goong) : 똠양꿍
Thai Fried Rice with Pork (Khao Pad Moo) : 태국식 볶음밥
쌤들의 조리과정을 거울로 저러케 먼저 본담에..직접 만들어 본다.
나름 심각하게 공부하는 분위기로 찍어 달라했으나 ..결과물은 나만 왕따 분우기..
먼저 라임 썰기부터 해본다. 역시 이런건 식신2 동생이 재빠르게 잘한다.
난 왜이렇게 칼질도 못하는지원..똥그랗게 이쁘게 안되고 아주 난리났다.
근데 자세히 보니 칼질은 다국적 어머니들도 잘 못하드라.
그나마 한국인이 손재주가 좀 나은듯.ㅋㅋ
밀가루 피에 우리 만두속같은 고기 속을 넣고 묶어서 튀기는 음식이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음식같기도 하다.
이쁘게 잘 묶어서 만들었다고 칭찬많은 뚱떵.
역시 집에서 엄마한테 맞아가며 파강회 죽어라 말은 보람이 있다.
다음은 치킨커리. 닭고기를 빠낭커리에 넣고 휘휘 볶으면 된다.
요게 커리에 들어가는 코코넛 밀크 : 아러이 D
역시 쌤이다. 데코 솜씨가 대단.
다국적 어머니들은 "어메이징" "원더풀" 난리났다.
요기까지는 우리 다국적 어머니들..잘 만들고 잘 드신다. 기름에 튀긴거랑..볶은 커리니까 당근 입맛에 잘 맞으셨겠지.
문제는 똠양꿍이었다. ㅎㅎㅎ
요로케 조를 짜서 똠양꿍 베이스 국물을 끓인다.
내동생 옆에 있는 남자는 장모님하고 마눌님 등쌀에 따라온 ;;
우리랑 같은 조가 되고 마눌님은 딴조가 되자 서로 "허니~" " 달링~!" 부르고..난리났다. ㅋㅋ
레몬그라스 , 팍치 뿌리, 버섯, 무슨무슨 잎, 칠리 페이스트, 이렇게 여러가지를 넣고 끓인다.
문제는 이 똠양꿍!
청양고추로 단련된 우리입맛에도 매운 칠리 페이스트를 넣은 똠양꿍은
입이 화끈화끈 콧물 줄줄~ 한국인에게도 약간 매운 음식이었다. 내가 좀 맵게 만들었는지 몰라두..
여튼 김치찌개처럼 시고 맵고 한것이 입맛에 맞아 나와 식신2 여동생은 후루룩거리며 신나게 먹었다.
한참을 콧물 흘리며 먹고 있는데, 정신차리고 주변을 보니 다국적 어머니들은 당최 똠양꿍을 못드시겠는지..
몇수저 잡솨보시고는 얼굴이 다들 소주한잔 하신것처럼 빨개졌다.
그래서 "우리는 김치찌개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거랑 비슷하게 매워요.
그렇게 매운거 맨날 먹으니 우리는 똠양꿍 잘 먹어요.
어머니 얼굴 다들 핑크색됐어요. "
요딴 썰렁한 유머를 날리며 태국땅에 한국인 이미지 심어주고 왔다.
아마 그아줌마들 집에 가면서..우리보고 매운 똠양꿍 원샷해버리는 독한 뇨자들..그랬을꺼다.
마지막은 점심 겸 해서 볶음밥을 만드는데, 내가 집에서 만드는 볶음밥과 뭐가 다른지 알았다.
설탕도 들어가고 조미료도 약간 들어가고. 기름도 틀리다.
오전만 만드는거라고 해도, 더운 날씨에 밖에서 요리 만들고 먹고 만들고 먹고 하다보니 은근히 기운이 빠진다.
쿠킹스쿨 너무 재밌다. 다음에 방콕 오면 꼭 다시온다고 우리 재밌는 쌤들하고 인사하고..
숙소를 쌈쎈 쏘이 3 에 있는 쌈쎈 쌈 플레이스로 옮겼다.
원래는 바라부리 B&B 를 메일로 예약해놓고 갔었는데, 바라부리에 도착하니 방이 없단다. 매니저 아저씨인지 어떤 남자분의 정중한 사과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다른 숙소로 옮겨주겠단 말에..
첨엔 컨펌메일 여러번 줘놓고 무슨소리냐? 거긴 또 어디냐? 하며 약간 삐침모드였지만..바라부리 직원도 너무 미안해 하면서 숙소로 데려다준다. 휴~ 할수없지 뭐. 실수라는 것도 있으니. 근데 옮겨준다는 숙소 안좋기만 해봐. 이러면서 따라갔다.
가보니 오옷 예쁜 터키블루색 이층집 게스트 하우스.
아침에 밥도 준대 ㅋㅋ 오 좋아~(금새 화내고 밥준다니까 좋아함..ㅋㅋ단순왕)
인도계 아줌마가 주인인데 사람도 별로 없다. 하긴 10실 정도밖에 안되니..많은 손님들이 북적북적하지는 않는것같다.
복도 맨끝방에 노래부르기 좋아하는 총각 한명 묵고있는거 빼면..ㅋㅋㅋ 이놈아 시끄러워~
물 안튀게 칸막이 돼있는 욕실. 쥔아줌마가 문앞에 수건도 딱 깔아놓으셨음. 얼마나 깔끔쟁이신지..
내가 휴게실이라고 이름붙인 마루.
전날 늦게 잔 데다가
새벽부터 요리 만들고 다국적어머니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니 식신2는 졸린지 그냥 뻗었다.
쌈쎈거리에 있는 이싼식당 에서 닭하구 쏨땀을 사와서 먹고 ( 까이양+쏨땀 90밧) 슬슬 오후마실을 나갈 준비를 한다.
아무리 먹자여행이지만..그래도 쫄바지와 나시를 탈피하고
팔랑팔랑한 옷입고 스카이바에도 가고 싶다.
예약도 안했으니 늦은 시간에 가긴 그렇고, 초저녁에 가보기로 했다.
반얀트리호텔 버티고에 왔는데 한국인 많을줄알았더니..태국의 부잣집 자제들이 미팅하는 곳인가부다.
부잣집 자제도 아닌 우리는 칵테일 하나씩 들고
야 이런데서 프로포즈 받으면 멋지겠다~
저기요..기본안주 더 주실수없나여 ~
하면서 시골에서 올라온 티를 팍팍 냈다.
방콕의 아름다운 야경도 즐겼겠다..이제 집에 가자..하며 택시를 탔는데 식신2가 가방에서 종이쪼가리를 스윽~ 꺼내면서 여기 가보자 한다.
태사랑에서 인도인거리에 대한걸 뽑아온 식신2는 인도인거리가 꼭 가보고 싶었던 모냥이다.
시간이 좀 늦긴 했지만 그래 가보자. 하고 물어물어 인도인 거리에 왔다. 거리라고 할것도 없이 작은 길에 인도인들이 웅성웅성 서있는걸 보니 인도인 거리는 맞는것같다.
여서 맛있는 식당이 있데..하면서 찾은 샤밥식당엔
자기들 맘대로 장사를 끝내고 노래방을 틀어놓고 춤추고 놀고있는 주인 가족들..
인도인 습성은 대충 알고 있지만..허허..식당이라는건..영업시간이라는게 있자나여?
우리 먹을 라씨 하나 못 만들어준단 말임?
울면서 숙소로 돌아와 인도인들의 지맘대로 영업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며..이수다 저수다..떨다가..
tv 보다..잠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쌈센 큰길에 밤에 족발덮밥을 팔고 있어서 낼름 사왔다. 아우 저 다라이;; 냐 양푼이냐..여튼 아줌마가 저기다가 족발을 막 삶고 있다..
계란 넣고 30밧.
태국노점상협회는 우리한테 상 줘야 된다.
마늘하고 쥐똥고추를 곁들여 먹으라고 준다. 족발 드실줄 아는겨..아줌마가..
국왕 부인에 대한 내용만 하루종일 방송되는 채널이 있다.
태국 국민들의 국왕사랑은 절대적이다. 전용채널까지..
태국 편의점에서 버젓이 팔고있는 공포영화dvd.
먹을거 다음으로 좋아하는게 공포영화라 사오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이 있기도 하고;; 사실 태국은 dvd나 전자제품 가격은 별로 메리트가 없다.
역시 이나라 사람들은 호러에 대한 감각이 틀리다. 공포영화를 요래 일상적으로다가 보고 있다니. 하긴 태국은 시골짝에 가도 공포영화dvd 파는 가게가 있더라는..뒤에는 무늬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