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30일째 므앙응오이느아->우돔싸이
므앙응오이 느아에서 농키아우, 다시 우돔싸이로 이동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 소리가 시끄러워 눈을 떠보니 아직 동이 트려면 먼 시간이었습니다
동네가 하도 조용하니 닭울음 소리가 더 크게 들려서 정말 정신이 없더라구요. 덕분에 일
찍 일어나 인적이 없는 새벽 강가를 거닐며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사찰이 하나밖에 없는 곳입니다. 아침 일찍 딱밧을 하는 승려들이나 주민들의 모
습은 다른 곳과 다를 것이 없지만 어쩐지 이곳 사람들의 불심이 더 깊고 순수해 보였습니
다. 아무래도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 속에 사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아침식사를 하고는 어제 결혼식 준비를 하던 집이 궁금해서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집
앞마당에는 차일이 쳐지고 줄에 매단 풍선으로 아담하게 치장한 식장이 마련되고, 어느새
축의금 봉투를 넣을 수 있는 하트 모양의 축의금함도 놓여 있더군요.
안마당에는 어제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음식준비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큰 소도 한
마리 잡아서 머리부분만 빼고 거의 해체작업이 끝나 부위별로 조리를 하는 중 이었구요.
마을의 주부들이 거의 다 모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서 여
러가지 음식을 만드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특이한 것은 여인네들이 일을
도우러 오면서 꼭 지참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부엌칼이었습니다.
술과 쌀, 조미료 등 다른 물품을 함께 가지고 오기도 하지만 칼은 빠짐없이 가지고 오더라
구요. 도착하는 순서대로 주방으로 들어가 안주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할 일을 배정받아
일을 거들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잔치할 때, 이웃집 칼들이 총동원 되고, 방도 손님들을
위해서 주저하지 않고 빌려주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더운 지역의 결혼식은 대개 밤중에 치러집니다. 우리는 아침 10시에 농키아우로 나가는
보트를 타기로 되어 있어서 결혼식 구경을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하루 더 묵을까 고민을 해봤지만 무료한 기다림이 싫어서 그냥 떠나기로 했습니다.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일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것 같았습니다. 물
살이 센 곳에는 군데군데 바위가 숨어 있는데 자칫 걸리기라도 하면 여지없이 전복사고가
날 위험이 많은데다 빠른 물살 때문에 배의 균형을 잡기가 더 힘들어서 보트를 운전하는
친구도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더군요. 하지만 젊은 여행객이 대부분인 승객들은 물보라가
덮쳐도 마냥 즐겁기만 한 모양입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라오스 북부의 루앙남타인데, 이곳은 태국으로 가는 관문인 훼이싸
이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농키아우에서는 한번에 가는
교통편이 없어서 일단 우돔싸이로 나가서 다시 차를 갈아타야만 합니다. 이렇게 교통이
불편해서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그 덕에 이곳이 정말 순수한 자연 그대
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와 또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어렵사리 차편을 구해서
우동싸이로 나온 것이 오후 3시경, 그러나 루앙남타로 가는 버스는 이미 끊긴 상태였습니
다. 할 수 없이 부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에 떠나기로 했습니
다.
여행은 가끔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서 더 즐거운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용 : 아침식사 16,000, 떡 2,000, 고기꼬치 5,000, 보트운임 20,000*2=40,000,
커피 5,000, 방갈로 20,000*2=40,000, 우돔싸이 35,000*2=70,000,
과일 4,000, 점심식사 10,000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