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25일째 왕위앙
2008.03.07 금요일
하루종일 동굴탐사와 카약 투어
새들의 울음소리에 잠이 깨어,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강변으로 나가서 아침해를 맞이합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평온한 아침이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1인당 10불씩 하는 동굴탐사와 카약킹을 한데 묶은 투어를 신청하였습니다.
투어는 아침 9시에 트럭을 개조하여 만든 차량에 관광객과 카약을 싣고 강의 상류로 15km 정도
올라가서 동굴탐사부터 시작합니다. 동굴은 바닥에 물이 흐르고 있어서 튜브를 타고 손으로
저으면서 구경을 하여야 하는데, 내부에는 조명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헤드랜튼을 착용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튜브를 타고 손으로 물위를 저어가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아쉬웠구요.
작은 마을과 석굴사원도 구경를 하고 점심도 먹습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카야킹입니다. 물의 흐름이 완만해서 초보자도 조금만 교육을 받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가끔씩 물살이 빨라지는 곳은 상당히 조심을 하여야 되더군요. 투어를 같이 한
사람들은 우리를 제외하곤 젊은 외국인들이었는데, 가이드는 나이가 제일 많은 우리들이 안심이
되지 않아서 걱정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도전하는 카약에 마눌까지 태우고 물에 빠지는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니 힘이 배로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참을 열심히 노를 젓다보니 어느새 손에 물집까지 잡히구요.
물살이 급한 곳은 커다란 바위들이 윗부분만 조금 물위로 모습을 보이고 숨어 있기도 해서 자칫
넘어질 뻔한 순간도 여러번 있었지만 그래도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무척 재미있더라구요.
젊은 외국인 친구들도 카약이 뒤집어져서 물에 빠지는 걸 보니 더 재미있기도 하구요.
카약을 타고 한참을 내려오면 중간중간에 다이빙틀을 갖추어 놓은 휴식처가 있습니다. 그네를 타고
허공에서 강물로 떨어지는 스릴을 즐기며, 맥주도 마시고 휴식을 하지요.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내 나이가 한 30년은 젊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더군요. 그러나 차마 그 점프를 해볼 용기를 내지는 못했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걸 못 해본 것이 정말 후회가 된답니다.
맥주를 마시다가 더우면 강물에 점프하기를 반복하면서 어느 덧 팀의 젊은이들은 모두 친구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투어를 끝내고 뭉치기로 합의를 하고, 가이드가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클럽을 소개합니다.
섭섭하지만 우리와 서너명의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과 작별을 합니다.
나이 먹은게 억울해지는 순간이지요.^^
기분 좋은 피로를 느끼며 게스트하우스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사는게 매일 오늘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날이었습니다. 단 10불로 누린 행복인데..........
비용 : 아침식사 42,000, 맥주 12,000, 저녁식사 20,000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