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22일째 싸완나켓->위앙짠
싸완나켓에서 위앙짠으로 버스이동
싸완나켓은 라오스 중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라오스의 국토는 한반도 보다 조금 넓은데 대부분 산악지대이고 평야는 전체 면적의 3% 정
도라고 합니다. 인구는 약 600만명 정도 되고, 그 중 약200만명 이상이 수도인 위앙짠에 몰
려 살고 있으며, 나머지는 얼마 안되는 평야지대와 해발 400-1,500미터의 산악지역에 흩어
져 살고 있다고 합니다. 관개수리시설이 되어있지 않아서 2모작도 하지 못하는 곳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라오스는 유엔이 지정한 식량 부족국가이기도합니다.
아침 6시30분 출발예정인 왕위앙행 로컬버스는 터미널을 빠져나와서도 시내를 벗어나지
않고 길가에 정차해서 손님을 기다립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터미널까지 가는 대신에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타기도 하고, 때로는 다음 버스를 타러 가는 사람들을 태우기도 하는 모양입
니다. 심지어는 어디서 핸드폰으로 연락을 받더니 손님들을 태운 채로 큰길에서 한참을 벗
어난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커다란 짐들을 지붕에 싣기까지 하면서손님들을 태우더군요. 그
러는 사이에 어느덧 차는 손님으로 만원이 되고, 가는 동안 내리고 타는 사람들로 버스는 수
시로 정차를 합니다.
버스에는 조수가 두명이나 타는데 그들이 하는 일은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가 버스를 탈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면 운전수에게 알리고, 사람들의 짐을 싣고 내리는 일과 운임을 받는 일 등
, 매우 힘들어 보이더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자리가 부족한 라오스에서 이도시 저도시
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밥벌이라도 하는 그들은 행복한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도로는 생각보다 잘 정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수도로 이어지는 제일 중요한 간선도로
이기 때문이겠지요. 길을 따라 펼쳐지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여행은 즐
거웠습니다. 휴식을 위해 정차를 하면 온갖 먹을 것들을 들고 올라와서 파느라고 버스안은
잠시 시장바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도 찰밥과 '삥까이'라고 부르는 닭꼬치를 사서 요기를
합니다. 로컬버스에 유일한 외국인승객인 우리들이 자기들의 음식을 먹는 모습에 호기심 가
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재미있더라구요.
버스는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선 시간에 위앙짠에 도착을 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시내의 여행자들이 묵기 좋은 곳까지는 점보나 쌈러라는 일종의 오토바이 택시
를 타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환전을 국경에서 조금 밖에 하지를 않아서 오는
동안 다 써버리고 말았던거죠. 택시비 등을 내려면 라오스 돈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 터미널
근처에는 은행도 보이지 않고, 시간도 은행영업이 이미 끝난지 한참 되었던 것입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난감한 심정으로 어떻게 할까 궁리를 하고 있는데, 누가 뭐 도울 일이 있느
냐고 말을 걸어 옵니다. 돌아보니 우리와 함께 버스를 타고오면서 우리가 닭꼬치나 밥, 커
피 등을 살 때마다 적절한 값을 알려 주곤 하던 아저씨였습니다. 시내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갈까 생각 중이라고 했더니, 자기 아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을 오기로 했으니, 그 차
로 자기와 함께 가자고 합니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어디 있습니까? 염치불구하고 그래도 되느냐고 승낙(?)을 했지요.^^
잠시 후에 그의 아들이 뒷부분에 짐을 실을 수 있는 형태의 RV차를 몰고 나타났습니다. 차
는 뽑은지 몇일 지나지 않은 새차더군요. 차에는 다리를 다쳐서 기브스를 한 막내아들도 병
원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하며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차에 올라타자 우선 자기집에 들러서 막내아들을 내려주고 시내로 가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해 옵니다. 물론 'No problem!'이지요.^^ 그의 집은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고급 주
택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꽤 넓어 보였습니다.
이동거리가 꽤 되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는데, 그는 나 보다 3살이 많았
고, 퇴역군인이고, 현역시절에는 4개월간 미국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영어가 상당한 수준이다 생각했었는데 이유가 있더라구요.
굳이 예약된 호텔이 있으면 그곳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는 것을 여행자거리 근처의 환전소에
서 내려 작별을 했습니다.
호텔은 무슨.........,이제부터 싸고 깨끗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하는데..........ㅋㅋㅋ
참으로 친절한 사람을 만나서, 국경의 부패공무원 때문에 받았던 라오스에 대한기분 나쁜
인상은 한순간에 날릴 수 있었습니다. 언제 다시 한번 방문해서 고마움에 대한 답례를 할 날
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기를 빌면서.
하루 9달러짜리 방을 얻어 짐을 풀고 메콩 강가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비용 : 버스 65,000*2=130,000낍, 캔커피 1개 5,000낍, 삥까이(닭꼬치) 7,000낍,
찰밥 2,000낍, 빵 15,000낍, 저녁 110,000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