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18일째 호이안
2008.02.29 금요일
미썬 투어와 호이안 시내 구경
베트남의 중.북부지역은 2월달이 우기에 속합니다.
비도 자주 오고 기온도 상당히 내려가서 조금 춥게 느껴질 정도이지요.
현지인들은 아침 저녁으로는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닙니다.
그러면서도 전부 맨발로 다니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되더군요.
미썬지역 투어는 버스를 타고 호이안시 외곽에 있는 힌두교 사원 유적-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은 보트를 타고 투본 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강변마을을 둘러보는 것으로 진행이 되는데, 쌀쌀한 날씨에 강바람까지 더해서 무척 춥게 느껴졌습니다.추위에 대한 대비가 별로 신통치 않았던 우리는 상당히 고생을 한 하루였습니다.
미썬 유적지 입장료로 1인당 60,000동을 받고 있었는데, 다른 비용에 비해서 상당히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도 여행을 한 우리에게 베트남의 힌두유적은 크게 볼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종교에 별로 큰 관심이 없기에 더 그렇기도 하구요. 그러나 아직은 크게 사람들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투어였습니다. 중간에 들른 마을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여러가지 공예품들을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욕심이 가는 물건은 없더군요. 술을 좋아하는 제겐 오히려 전통주를 만드는 곳이 제일 관심이가더라구요.^^ 게다가 시음하라고 한잔 딸아주는 술맛이 우리의 입에도 잘 맞아서 아주 좋았답니다. 아마 곡주라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시내구경을 마치고 돌아온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집에서 스피커 볼륨을 한껏 높이고 가라오께 음악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소리가 온동네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어제 밤에도 음악 소리가 너무 크게 울려서 근처에 노래방이나 술집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밤새 시달릴 것을 걱정하다가 시나브로 잠이 드는 바람에 잊고 있었는데, 오늘 바로 그 정체를 알게 된 것입니다. 소리가 나는 곳은 길가의 평범한 가정집이었는데, 잠옷 바람의 중년 남자가 그 보다는 젊어 보이는 사내와 단둘이 거실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방기기를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ㅋㅋ
노래를 부르는 것은 좋은데, 왜 문을 활짝 열어젓히고 온동네가 떠나가게 시끄럽게 하는 것이며, 동네 사람들은 왜 그런 그를 제지한지 않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궁금해서 기웃거리다가 주인 남자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우리를 발견한 남자는 막무가내로 거실로 들어오라고 잡아 끕니다. 처음에는 이거 혹시 영업을 하는 집이 아닌가 의심을 하다가 결국 그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지요.
선한 인상의 주인은 이미 조금 마신 상태로 기분이 한껏 고조되어 있었는데, 영어를 잘 하지 못했지만, 손짓, 몸짓으로 편하게 같이 마시자는 뜻을 전하려고 애를 썼습니다.나중에는 갑갑해 하던 주인이 안으로 들어가더니 자기 아내와 딸을 불러내서 동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딸은 호이안에 있는 대학에서 관광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는데 싱가포르로 유학을 가서 관광에 관한 공부를 더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는데 영어 실력이 상당했습니다.
운수업을 하는 아버지가 술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데다, 오늘처럼 구경을 하는 외국인들을 들어오게 해서는 밤새 어울려 논다고 하면서도, 그런 아버지와 남편이 과히 싫지는 않은 듯 했습니다. 우리의 소주와 비슷한 술을 마시면서 딸의 통역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아내와 그 집 안주인은 친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처럼 나이든 외국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가 이야기가 통하는 기분을 느꼈는지 안에서 안주도 내오는 등, 대접도 극진했습니다. 더 놀다 가라는 것을 다음 날을 생각해서 겨우 떨치고 일어섰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구요.
추운 날씨에 보트를 타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5달러에 점심까지 먹여 주는 투어는 할만 했습니다.
비용 : 아침식사 쌀국수 15,000, 쌀죽 7,000동, 커피 5,000x2=10,000동, 미썬 입장료 60,000x2=120,000동,
옥수수 4,000동, 저녁식사 20,000x2=40,000동, 빵 3,000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