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부터의 이탈-27. 삐마이 in 땃로
땃로TadLor에서 새해를 맞이한다.
사람들이 땃로의 물줄기에 모여든다.
큰 장이 열린다.
소박한 축하행렬이 장을 가로지른다.
소리가 풍성하다.
행렬 선두의 스님과 동네의 어르신들이 축원을 해준다.
그런데도 난 나른하다.
바람이 강해졌다.
그런데도 나른함은 날려가질 않는다.
내 나른함 가까이에 가본다.
다가가기 조차 나른하다.
절실함이 없어서일까
익숙함에 젖어있어서일까
공간을 바꿀 시간이 된 것도 같다.
무겁게 움직여본다.
도시와는 다르게 치열함이 없는 물뿌리기,
사정을 봐주기도 하고
눈치를 보기도 하고
소심하기도 하고.
치열하거나 말거나
대상이 많거나 적거나
눈치를 보거나 말거나.
조만간 베트남으로 좌표를 옮겨야겠다.
오토바이로 국경을 넘으면 더 짜릿할테니
가까운 라레이Lalay포인트가 좋을 것 같다.
후에나 다낭이 가까우니
충분히 이런 류의 나른함을 잠재워줄 것이다.
라오스와는 다른 긴장도 해야 할 것이고
먹거리도, 볼거리도 다양할테니.그래! 가야겠다.
바람에 벗꽃잎처럼 나비가 날리는 볼라벤을 돌아서 빡세에 온다.
왠지 치열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베트남으로 가야겠다.
나른함에 더위가 보태어진다.
요란한 음악소리와 비명소리까지 보태어진다.
미친채 섞여볼까도 싶지만
나른한채 고립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나른한채 낮잠을 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아직도 치열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베트남으로 가야겠다.
여전히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