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의 동남아 가출일기 #23 - 하노이에서의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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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의 동남아 가출일기 #23 - 하노이에서의 첫 날

타노시미 4 5063
#. 4/19(THU) D+25
 
0030 자다가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눈이 떠졌다. 알고보니 운전기사가 담배를 물고 있다. 한밤중의 안전운전을 위하여 잠을 쫓을 목적이리라. 여행하면서 내가 엄청 너그러워져 있음을 느낀다. ^^
 
0210 계속 잠은 자지만 덜컹거리는 버스에서의 잠은 확실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자지않는 것도 아닌데, 푹 자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뭔가 머릿속의 100개의 스위치를 평소처럼 다 끄지 못하고 대여섯개는 켜놓고 있는 느낌이다. 어쨌든 지금은 일찍부터 시작해 늦게까지 자야할 운명이므로 질보다 양을 추구하리라.
0420 누군가 하차하기 위해 길가에 정차한다. 그틈에 내려서 야외의 자연화장실을 사용함.
0700 계속 자다깨다 하다가, 옆자리 아저씨가 중간에 내리는 소리에 더이상 포기하고 기상.
0710 하노이라는 대도시가 가까워져서 인지 아님 무슨일이 있는지, 길이 많이 막혀 차가 좀처럼 전진하지 못한다. 나중에 보니 하노이는 아직 한참 남은 지점이고, 그냥 교차로 때문이었는데 신호가 바뀌어도 그냥 꼬리를 물고 지나가려 하는 오토바이떼들 때문에 버스가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딜레마인것 같다. 편해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맞지만 대도시에는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나쁜 교통흐름의 대부분의 원인을 오토바이가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베트남에는 한글이 쓰여진 차들이 꽤 보인다. 특히 트럭이나 버스가 많은데, 대부분 한국에서 중고차를 들여와 그냥 사용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다만 가끔 맞춤법이 틀린 한글도 보이는데 한국에서부터 쓰여진 글이라 보기가 어렵다. 이건 현지사람들이 일부러 한글을 붙여 놓은걸까? 사뭇 궁금한데 어디 물어볼 때가 없네. ㅎㅎ
 
0800 아직 시골길을 계속 달리고 있다. 정시까지는 가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 정시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가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약한 듯 하다.
0820 바깥 표지석에 하노이 50km로 쓰여져 있다. 헐~~ 충격이다. 한시간은 연착될 것 같다.
0900 아파트를 짓고 있는 모습과 저멀리 고층건물이 하나둘 보이는 걸로봐서 하노이 근교에 도달한 것 같다. 0905 도시외곽도로를 타서 반시계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시내도로는 많이 막히므로 외곽도로를 탄 것으로 보인다.
0909 적당히 외곽도로를 달린후에 고속도로에서 내려왔다. 그리곤 사정이 좋지않은 시내길로 들어간다.
0935 드디어 신카페도착. 언제나처럼 몰려드는 호객꾼도 피할겸, 신카페 사무실에서 투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하롱베이 1박2일, 사파 3박 2일, 그리고 4/24(화)의 하노이 --> 비엔티옌의 비행기에 대해서 가격견적을 받음.

1010 호텔쪽으로 걷다가 오션스타투어가 보이길래 마찬가지로 투어와 비행기에 대해서 문의함. 신카페보다 약간씩 싼 가격.
1040 호안끼엠 호수 쪽으로 더 이동하다가 식당에 들어가 아침겸 점심을 먹음. (커피포함 64000동)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와이파이가 되는지 물어보고 들어왔는데, 밥을 시킨 후에 확인해보니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 직원한테 따졌더니 처음 대답한 직원이 잘못 알고 있었다고만 얘기한다.
베트남의 인상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안좋게 얘기를 하지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이러한 사소한 문제때문에 내 믿음 자체가 흔들리기도 한다.
그렇다. 사람은 실수로 잘못 알 수도 있는 것이니까, 처음 그 직원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닐거라고 한번 더 믿어 본다.
1130 비코트래벌 발견해서 마찬가지로 투어와 비행기가격 확인. 종합적으로는 가장 싼 듯.
1200 갈려고 했던 라이징드래곤호텔에 갔으나 빈 방이 없다.ㅠㅠ 그래서 그냥 맞은편의 Cozy Hotel(1박 25불)에 체크인 함. 비싸지만 피곤해서 그냥 결정함.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진짜 호텔 같다. 실제 하노이에서는 1박만 필요(나머지는 투어지에서 숙박예정)하므로, 조금 비싸더라도 그냥 눌러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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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시에 가장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 거의 대부분 혼자서 더블이나 트윈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각오는 했었지만 가난한 여행자로서는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 어쨋든 여긴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진짜 호텔의 느낌이었다.
 
샤워후 한숨자고 1500에 호텔을 나섬.
1510 비코트래벌로 가서 내일부터의 투어와 다음주의 비엔티옌행 비행기 티켓구입. (4/20-4/21 하롱베이 1박2일 62불, 4/21-4/24 사파 3박 140불(50불만 먼저 지불), 비엔티옌행 비행기 라오항공 141불)
 
걸어서 호안끼엠호수 쪽으로 갔다.
1610 응옥선사당(입장료 20000동)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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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끼엠 호수 안에 있는 응옥선 사당의 들어가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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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옥선 사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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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이지만, 난 항상 관광객의 입장에서 문화재를 보지만, 이렇게 사당에 본연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간절한 현지인들이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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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옥선 사당 바깥에는 이런 탑이 서있는데,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도 애용되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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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쪽에서 바라본 응옥선 사당으로 들어가는 다리
 
1630 LY THAI TO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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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이토(누군지는 잊었음^^)의 동상 옆에서는 많은 청소년들이 공놀이나 롤러블레이드 등으로 즐겁게 노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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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주변에는 이런 아마츄어 화가들도 볼 수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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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끼엠 호수의 전설을 간직한 거북섬도 멀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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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북쪽 끝에는 하노이 수도를 옮긴지 1000년이 되었다는 기념물도 볼 수 있다.

1730 저녁식사(하노이튀김국수(분차?) 4만동 + 하노이맥주 20000동)

1815 수상인형극장 입장(1등석 100000동 + 카메라허가 20000동)
1830 인형극시작. 사진촬영 허가표를 사서 들어오기는 했지만 실제 누가 허가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검사할 수도 없고 검사도 않는다. 1000원 남짓의 소액이라서 가슴졸이지 않는 값으로 생각할련다.
인형극의 내용은 베트남어인데도 불구하고 그리 어렵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많은 사람들의 추천때문에 기대가 너무 커서일까 생각만큼 재미있지는 않아서 좀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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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의 음악과 대사를 하는 사람들(그러고 보니 변사가 오기 전에 찍은 사진이어서 변사는 보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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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 중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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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 중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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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인형극이지만 물 위가 아닌 나무 위까지 인형이 올라가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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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이 끝나고 인형을 조종했던 사람들이나와서 인사를 한다. 저들도 물 속에 들어가긴 하는구나..

1930 호텔복귀
여기 호텔은 방안에서 와이파이가 잘 안된다. 내일부터 계속 투어를 다니면 여유있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느리지만 다음주 화요일의 비엔티옌의 숙소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맘 속의 결론만 내린채 일찍 취침.
4 Comments
joinstar 2012.06.13 13:39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여행 정보가 들어있어 처음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에게 유익한 여행기입니다.
특히 시간대 별 정리, 이동 시간, 투어 비용 등이 상세히 들어있어 계획 수립에 더욱 보탬이 많이 됩니다. 저도 여행기를 좀 올려 보았습니다만 이렇게 상세히 쓰질 못했습니다. 다음엔 님의 여행기처럼 흉내를 내 보겠습니다.
저도 하노이 in해서 청두 out하려고 계획중입니다.
그래서 하노이 사파 편을 스크랩해 가겠습니다.
좋은 여행기 감사 감사드립니다.
꾸~~벅
타노시미 2012.06.13 22:19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여행하시는데 참고가 된다면 저로서는 무척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여행기 기대하겠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랄께요.
우성사랑 2012.09.06 13:42  
너무나 좋은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팩키지로는 몇번 갔다왔지만 자유여행으로는 아직 가보지 않았네요... 그동안 자유여행으로도 인도차이나반도에 있는 나라는 2번씩은 갔다왔는데 이상하게 베트남은 땡기지가 않더라구요... 님의 여행기보고 고민중입니다.
배낭60일계획 2013.01.20 00:42  
코지호텔 저희도 12월경 묵었는데 분실사고가 있었죠 하롱베이 투어 다녀오니 충전시키느라 껴두었던 핸드폰 충전기 사라짐 문은 그대로 다 잠겨있는데 어머님 모시고 간 여행이라 걱정하실까봐 아무말 안하고 나왔습니다 3일동안 있으면서 팁도 형이랑 저랑 한 2만원 넘개 줬는데 기분이 좀 않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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