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39일째 방콕
방콕에서 휴식
예상은 했지만 방콕은 상당히 더웠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폴 게스트하우스에는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머물고 있었는데 젊은
그들도 한낮에는 외출할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모두들 게스트하우스에서 인터넷
을 하거나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들 틈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게 무엇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
습니다. 남쪽의 해변으로 가서 몇일 쉬자고 마눌님을 꼬셔도 영 시큰둥합니다. 이
미 두 번씩이나 가 본 곳을 뭐하러 또 가느냐는 거지요. 그렇다고 더워서 돌아다
니기도 싫다고 하고…. 정말 ‘대략난감’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계획을 ‘급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기서 접고 서울로 돌아가자는 것에 합의를 한 것이지요.
혼자 버스를 타고 시암스퀘어 부근에 있는 항공사를 찾아가서 좌석을 알아보니
다행이 다음날 항공편에 좌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남들처럼 재미있는 여행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며 먹을 줄도 모르고, 놀기 좋은 곳에 가서 마냥 시간을 보
내며 빈둥거릴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유적지나 박물관의 유물에 대한 특별한 관
심이나 취미가 있어서 악착같이 찾아다니는 편도 아니고, 더구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고 하고 하는 쇼핑에 대해서는 거의 경기를 일으킬 정도의 거부감
까지 가지고 있으니, 어떤 때는 왜 여행을 하는지 저도 잘 모를 때가 있더라구요.^^
그냥 여행지의 사람들, 자연, 그리고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우리가 여행을 하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아름다운 자연(사실 모든 자연은 다 아름답습니
다)과 순박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어울려 살면서 이루고 지켜나가고 있는 것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이런 것들과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그래서 갑자
기 여행을 접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덜 한 것 같았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짜오프라야 강의 노을은 더
붉고 아름다웠습니다.
비용 : 시내버스12*2=24, 7*2=14, 아침식사 30*2=60, 시내버스 7*2=14 물 10
점심 55, 저녁 55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