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간의 환갑기념 부부배낭여행 33일째 치앙라이
2008.03.15 토요일
치앙라이 주변 관광. 매싸이,치앙쌘, 골든 트라이앵글
어제 밤에 가이드북의 지도를 보며 무작정 걸어서 찾아온 탓에 게스트하우스 주변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방향감각도 찾기 힘들었었는데, 아침에 보니 조용한 주택가의 한복판이었습니다. 버스터미널 부근은 꽤 번화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였는데 이곳은 새소리가 아침잠을 깨울 정도로 조용해서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꼭(Kok)이라는 강이 있는데 강변에는 고급호텔과 리조트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우리 같은 배낭
여행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아침산책을 하는 것은 공짜이니 망서릴 이유가 없지요. 잘 가꾸어진 정원과 꼭
강변을 거닐며 일출을 감상하는데 막상 그곳에 투숙한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더군요.
가벼운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미얀마로 들어가는 관문도시 매싸이를 찾아갑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매싸이로 가는
버스는 자주있더군요. 태국의 최북단인 매싸이는 루악이라는 이름의 작은 강을 경계로 미얀마의 국경도시 따지렉과
마주하고 있는 곳입니다. 루악 강은 강폭이 서울의 청계천 정도도 안되는 강인데 그 위로 다리를 놓아 미얀마와
왕래를 하더군요. 미얀마 국경에서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여권을 맡기고 대신 통행증을 발급하여 주는데, 이
통행증으로는 미얀마의 타지역으로는 나갈 수 없고, 국경마을인 따지렉 주위에서만 최대 보름 동안 머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얀마는 사정이 좋아지면 여행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국경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매싸이 구경을 마치고 아편재배와 마약으로 유명한 골든 트라이앵글로 가기 위하여 버스를 타고 매판으로 나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치앙쌘으로 향합니다. 핫씨즌에는 매싸이에서 치앙쌘 사이를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썽태우가
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기에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치앙쌘과 골든 트라이앵글 사이는 합승썽태우가
정기적으로 운향을 하고 있었는데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골든 트라이앵글로 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출발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시장과 주변을 구경하다가 서양에서 온 커플과 함께 골든 트라이앵글로 갑니다.
승객이 많지 않아서 시큰둥한 운전기사에게 나오는 마지막 차시간을 확인하고 구경을 합니다.
골든 트라이앵글은 메콩 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지역인데 아편재배를 하는
마약업자들이 국경을 넘어 피신하기에 좋고, 험준한 산악지역이라서 치안이 허술한 이 지역을 무대로 활동을 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곳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겉으로 보기에는 마약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고, 불교의 성지가 된
듯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부처님상을 비롯해서 불교와 힌두교 관련 상징물들이 서로 그 크기를
경쟁하는 듯, 어지럽게 설치되어 있어서, 그것들이 거기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더군요.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빠짐없이 그것들 앞을 지키고 있는 복전함과 그것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마지막 차시간 전에 정류장으로 가서 썽태우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차는 올 기색이 없습니다. 올 때 같이 타고
왔던 커플도 주변사람들에게 차가 왜 오지 않는지 물어보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 대답만 돌아옵니다. 치앙쌘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마지막 버스마저 놓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서양커플과 100밧씩 200밧을 주기로 하고 개인의 자가용
차로 치앙쌘으로 나옵니다. 다행이 마지막 버스로 치앙라이로 무사귀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치앙라이의 유명한 나이트 바자는 버스터미널 부근에 위치한 시장인데,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치는 무료 민속공연을
보면서 값싸고 맛있는 각종 음식을 생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에 가족들과 함께 나온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한데 뒤섞여 어울리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혹서기에 접어들어서 낮에는 무척 더운 태국에서, 시원한 밤하늘 아래서 생맥주를
마시며 그들의 전통 춤과 노래를 감상하는 것은 진정한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늦은 밤, 개들이 짖어대는 것이 성가스러운 골목을 걸어 숙소로 돌아와 또 하루를 정리합니다.
비용 : 아침식사 55, 버스 매싸이 32*2=64, 커피 20, 석류 35, 버스 매판 12*2=24,만두 15, 버스 치안쌘 12*2=24,
썽태우트라이앵글 20*2=40, 자가용 100 버스 치앙라이 32*2=64 물 13, 저녁식사 175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