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빠이에서의 마지말 날, 방콕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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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빠이에서의 마지말 날, 방콕으로 출발!

랑그레이 12 1752
오늘은 빠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빠이가 어떤 곳인지 알 길이 없던 나는 빠이에 단 2박만 머무르고 곧장 방콕으로 떠나기로 계획을 짜고 방콕에서 머무를 숙소까지 미리 예약했기때문에 떠나기 싫어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흑흑흑...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아직 렌트 시간이 조금 남은 오토바이를 타고 드라이브에 나서기로했다.



새벽녘의 커피인러브.




해가 뜨고 겹겹이 쌓인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지 모를 마을로 쑥 들어와버린 우리.



그 곳에서 강아지 한 마리와 조우한다.




근데 이 녀석! 분명히 우리랑 사이좋게 잘 놀았었는데 어찌하여 사진으로 보면 이렇게 우리가 일방적으로 엉기는것처럼 보이는건지! ㅋㅋ



그래 미안...



어슴푸레 보이는 산이 예쁘다. 이른 시간이라 무척 추웠지만 그래도 아무도 없는 새벽에 오토바이 씽씽 타고 달리는 재미는 최고! >.



전 날 왔었던 빠이 리버코너에 다시 와서 배를 채웠다. 난 오늘도 무슬리~




저 강이랑 나무다리, 저녁에 걸으면 무지 운치있고 예쁜데 낮에 보면 좀 깬다. 물이 약간 지저분하거든요 -.-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우리에게 누군가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사왓디캅~"하고 인사를 한다. 바로 어제 음료수를 건네준 아야 서비스의 그 총각! ^^ 우훗... 음료수의 효과가 나타나는군... 전날 오토바이를 타고 읍내를 활보하던 우리에게 잘한다고 엄지손가락까지 마구 치켜세워주며 칭찬하던 그. 아이고 귀여워! ㅠ.ㅠ





2박을 했던 팜하우스. 객실 자체는 조금 좁고 답답한 편이지만 이 테라스가 참 좋았다. 널찍해서 빨랫줄 걸기에도 딱 좋고...(저기 보이는 저 회색은 내 추리닝! ㅎㅎ) 밤이 되면 고양이들이 찾아와 잠을 청하던 저 의자. 아... 저 의자에 고양이랑 같이 누워서 음악 듣고 별 보던 시간이 참 그립다...




테라스 맞은 편에는 요렇게 나무들이 빽빽히 심어져있다. 우리는 이 곳에서 50대 정도로 보이는 한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빠이가 마음에 들어서 일주일정도 머물거고 앞으로는 겨울마다 태국에 찾아오실거라고 하셨다. 두 분이 사이좋게 오토바이 타고 다니시던 모습도 예뻤고, 매년 올거라고 하신 계획도 부러웠다^^ 혹시 태사랑 회원분들이 아니실지...^^

우리는 치앙마이로 떠나는 막차(네 시 경)를 탈 예정이어서 그시간동안 팜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노닥거리기로 했다. 헌데... 팜하우스 마당에 죽치고있는 우리에게 오토바이를 탄 어떤 관광객이 오더니 "여기 얼마예요? 방 있어요?"라고 묻는다. 헉... ㅋㅋ "쏘리~ 위 아 저스트 게스트~" 를 황급히 외친 나! ㅋㅋ 겨우 2박 3일 있었을뿐인데 어느새 우리도 빠이 사람처럼 보이나보다.



팜하우스에서의 노닥거림이 지겨워져 찾은 곳은 반 빠이 리버사이드 방갈로. 예쁜 정원과 방갈로가 어우러진, 참으로 빠이스러운 곳이다.



다음에 빠이에 오면 꼭 방갈로식 숙소에 묵어보리라 결심! 모기때문에 좀 괴로워 보이긴 하지만...




방갈로안의 남녀가 보이시는지? 반라상태인것이 꼭... 아담과 이브같다면 좀 과장인가? ㅎㅎ




용도는 모르겠지만 이런 큰 물레방아 비스무리한 것도 있었다. 물레방아는 아닌것같고, 설마 이걸 돌려서 전기를 얻는건 더 아닌것같고...-_- 뭘까?



그네도 있고~



예쁜 의자랑 탁자도 있다.




전 날 가보고 홀딱 반한 Alodaya. 다른 메뉴들도 다 맛있지만 거듭 강조한다. 이 곳에선 반! 드! 시! 프렌치 프라이랑 과일 스무디를 드셔야 한다!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프렌치 프라이...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조차 못 찍었을 정도이다. ^^;



빠이에서는 소수이긴 하지만 무슬림들도 보였다. 이 파란 의자랑 간판이 걸린 가게도 무슬림이 운영하는 가게.



요 꼬마도 아마 머리에 뭔가를 둘러쓴걸로 보아 무슬림이 아닐런지? 치앙마이에서 꽤 큰 교회를 봤을때도 놀랬건만, 이 산골 마을에서 무슬림을 보니 왠지 또 기분이 새롭다. 불교국가 태국에서도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있긴 있구나...




여기 또한 거듭 강추하는 곳, 블랙 캐년 커피! ^^ 음식 맛은 평범하지만 정말 미안할정도로 극진한 서비스로 손님을 반기는 곳이다. 이 곳에서 한국 여자분 두 분을 만났는데, 그 분들 말씀, 그 날 바로 떠날건데 오토바이를 빌려야하나 어째야하나 고민이라는 얘기를 꺼냈더니 글쎄 그 친절한 매니저가... 자기 오토바이를 빌려주겠다고 했더란다! 그리고 그 여자분들, 여기 너무 친절한데 혹시 팁 줘야하는거냐고 우리에게 묻기까지 하셨을 정도. ㅋㅋ

우리끼리는 농담삼아 우리 잘 데 없다그러면 자기 가게에서 재워주겠다는 말까지 나왔을거라는 얘기를 했다.ㅋㅋ



특이해보이지만 빠이에서는 무척 흔한 이런 히피 삘 나는 분들.



홀을 담당하는 직원 두 분. 둘 다 무척 친절하다.




이 분이 바로 그 놀라울정도로 친절하신 직원이다. 매니저인지, 가게 주인인지는 확신할 수가 없는데, 아무튼 정말 그동안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친절했던 사람이라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는 분. 저 사진 속 눈빛도 지금 손님이 뭘 하시나, 도와드릴 건 없나 주시하고 있는 눈빛! ㅎㅎ


사실 이 날 나는 그 아야 서비스 총각에게 한번 말을 걸어보리라 결심하고 이런저런 태국말들을 익힌 터였다.(잊어버릴까봐 손바닥에 적어두기까지했다!) 그리고... 여행 기간 내내 깊숙이 쳐박아두었던 그것..... 화.장.품.까지 꺼내서 간단한 화장까지 한 상태였다! *-_-* 허나 무서운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식욕'. 블랙캐년에서 음료만 간단히 마시고 아야 서비스로 가려했던 나에게 급격한 허기가 찾아와 이런저런 음식을 시켜 와구와구 먹어버리는동안 그만 버스 시간이 다가와 버린 것이다. ㅠ.ㅠ 애써 한 화장도, 힘들게 외운 태국어들도 전부 헛수고가 됐네... 흑흑...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캐리어를 들고 버스정류장으로 우다다 뛰어가며 마음속으로 한 떨기 눈물을 흘렸다. 흑... 로맨스는 아무나 만드는게 아니구나...



한 번의 휴식시간도 없이 부앙~ 달려서 도착한(덕분에 화장실이 급해 죽을뻔했다. 난 왜이렇게 화장실이 자주 가고싶은거지? ㅠ_ㅠ) 치앙마이 아케이드. 빠이에서의 여운이 남아 그저 아쉬운 마음만이 가득할 뿐이다.



치앙마이에서 막차를 타고 달려 도착한 아침의 방콕. 우리의 방콕에서의 첫 숙소는 수쿰윗 소이 11에 위치한 SUK11이었다. 여기서는 2박을 하기로 예약을 해놓은 상태. 수쿰윗이 굉장히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동네일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했던 나, 헌데 이 소이11쪽은 지저분하기에 이를데가 없는 곳이었다. 윽... 곳곳에서 하수구 냄새도 좀 나고... 밥 먹을데도 별로 없고... 칫-_-

게다가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체크인시간까지 기다려야했다. 도저히 이 동네에서는 할 것을 찾기가 어려웠던 우리는 어디로든 가자고 결심을 했고, 그래서 가게 된 곳이 엠포리움 백화점 앞 벤짜시리 공원이다.



오오~ 이 쪽은 소이11과는 다르게 꽤 정돈되어보인다. 공원 곳곳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건 혹시 태극권?



요런 조형물도 있고,



무슨 행사같은것도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 우리는 장시간의 버스 이동으로 엄청 쩔어있던 상태. 머리는 떡지고 옷은 버스에서 편하게 오고싶어서 넝마주이같은 걸 입고있고... 냉정히 말해 그 때의 우리는 이 세련된 공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불협화음을 그 자체였다... 게다가 피곤에 찌들은 박양이 벤치에 누워있는데, 경비로 보이는 사람이 오더니 여기 누워있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우쒸! 누워있는것도 맘대로 못 하냐? 게다가 여기저기에 누워있는 사람 많던데, 그 사람들한테는 주의를 안 줬다는거!


저기요, 여보세요, 저희 노숙자 아니거든요. ㅠ_ㅠ

무료함을 이기지 못한 내가 엠포리움 백화점에라도 들어가보자고 제안했는데, 지금 이 모습으로 들어갔다간 눈총만 받을거라고 이양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결국 또 벤치에 앉아 날아오는 비둘기들을 쫓으며 시간 죽이기... 이 때가 우리의 여행 중 가장 비참하고 심심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겨우 체크인 시간이 되어 짐을 풀 수 있었던 우리. SUK11의 내부는 엄청나게 어두컴컴한 편이지만 객실은 이렇게 밝고 환하다.



욕실은 좁은 편. 샤워 커튼이 달려있다.




수납 공간도 넉넉하다.




찌들었던 몸을 빡빡 씻고 싸얌 거리로 뛰쳐나온 우리. MK trendi에 낼롬 들어가 수끼를 주문한다.




귀여운 모양의 국자~




처음 주문했던 세트. 이걸 먼저 시켜서 먹고 야채랑 고기를 계속 추가해서 먹었다. 이 평범해보이는 수끼가 몇 시간 후 나를 잡게 될 줄은 이때까지만해도 몰랐다...




태국 경찰(?)들의 유니폼. 누가 디자인한걸까? 엄청나게 타이트한탓에, 어지간하게 마른 몸이 아니고서는 다 저렇게 꽉 끼게 입고있더라. 불편해보여...ㅠ_ㅠ



트루 카페에서 씨디를 굽기 위해 들른 싸얌 파라곤. 오랜만이네!




트루 카페의 컴퓨터들은 씨디롬이 막혀있는탓에, 스탭들이 일일이 자기 컴퓨터로 사진을 옮겨가면서 씨디를 구워주었다. 무척 친절했던 이 곳 직원들. 아직까지도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나저나 찍을 땐 몰랐는데 찍고나서 보니 저 화면... 태사랑이네? 난 역시 태사랑 마니아다...ㅋㅋ 근데 저 사진... 요왕님이 빠이 므엉뺑 온천에서 계란 삶아먹으신 사진이다! 흑... 난 빠이에서 온천도 못 가보고...ㅠ_ㅠ 다음에는 적어도 일주일은 가서 묵고 와야지!



세련된 트루 카페 간판.




이 날은 피곤한탓에 백화점 구경도 대~충 하고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방콕에서는 7박이나 하니까 나중에 또 오면 되지!



우리가 묵은 쑥11은 호텔 천지인 수쿰윗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게스트하우스'인데, 객실도 쾌적한 편이고 무엇보다 내부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내가 아주 좋아했던 곳이다. 지금부터 사진 나갑니다~



리셉션 데스크.



1층 로비. 쥬크박스와 여러 CD들,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엽서들과 이런저런 소품들이 멋스럽게 모여져있다. 사진이 작아서 좀 조잡해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나름의 손때 묻은 멋이 있다.



층마다 이렇게 목조가구들이 놓여져있다. 보시다시피 실내는 무척 어두운 편.




곳곳에서 불단과 부처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긴 2층 도서관. 이 곳에 짐을 맡길수도 있다.




쑥11의 모든 벽들은 빈 공간이 전혀 없을 정도로 낙서가 빽빽하다. 한국어 낙서도 몇 개 찾아볼 수 있었음.




인터넷 룸.




층마다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는데, 아무도 쉬고있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누가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있고 싶겠냐구! >.<



층마다 불단이 하나씩 있다.



어두컴컴한 복도. 게다가 나무 바닥인탓에 캐리어 끌고 다니기 조금 힘들었다. ㅠ_ㅠ




조금의 빈 공간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듯, 곳곳에 이렇게 여러가지 소품(이건 소품이 아니라 大品?ㅋㅋ)을 놓아두었다.




역시나 휴식을 위해 놓아둔 테이블. 허나 아무도 앉아있지 않아 장식품으로 전락해버린...-_-




벽들은 이렇게 마구 부순듯한 느낌으로 만들어놓았다. 나름 스타일리쉬~ 이 쪽은 빛이 너무 모자라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플래시를 터뜨려야 할 정도였다. 그래도 객실은 밝고 쾌적하니 안심.

SUK11은 숙소 구경만 해도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멋진 공간이었다. 태국에는 이렇게 독특한 컨셉을 가진 숙소들이 많아 여행의 재미가 배가되는 듯하다.^^ 게다가 수쿰윗쪽에선 찾아보기 힘든 '게스트하우스'이다보니, 수쿰윗에 머무실 분들에게는 더더욱 추천하고 싶다.

홈페이지 www.suk11.com
이 쪽으로 메일을 보내 예약할 수 있는데, 성수기에는 예약 필수!
12 Comments
etranger 2008.08.29 15:53  
  빠이란 곳이 우리나라 강원도 같은곳인가요  ?
zoo 2008.08.29 19:55  
  MK수끼 사진보니까 넘넘 먹고 싶어요...ㅠ.ㅠ
치앙마이에 이어 빠이편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피피섬도 곧 이어지겠죠? ㅋㅋ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숲속 작은나무 2008.08.29 20:14  
  랑그레이님~ 후기 잘 보고 있어요~
요술왕자 2008.08.30 03:32  
  아보다야Abodaya입니다 ^^
랑그레이 2008.08.31 11:32  
  etranger님 / 지형적으로는 강원도랑 비슷한데 동네, 특히 읍내는 외국인 천지예요. 작은 카오산같은 느낌?

zoo님 / 저는 사진 올리면서도 구역질을...ㅠㅠ 먹을때는 별 거부감 없었는데 왜 탈이 났는지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숲속 작은나무님 / 꼬릿말 감사합니다^^

요술왕자님/ 으악 ㅋㅋ 필기체로 써있어서 제가 착각했나봐요. ㅋㅋ 정정 감사합니다^^
돌핀호텔 2008.08.31 12:36  
  아.. abodaya맞군요. ㅎㅎ (저도 팜하우스 묵었었는데.. 거기 떠나기 전날 아저씨가 돼지 불고기 해서 주셨어요.. ) 후기 읽다보니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요.. 빠이 빠이~
랑그레이 2008.08.31 15:51  
  돌핀호텔님/ 저는 그 말로만 듣던 팜하우스의 '아저씨'를 끝까지 못 뵈었답니다.ㅋㅋ 아주머니만 계시더라구요...
유영 2008.08.31 21:21  
  suk11 밤늦게 혼자 방으로 들어가려면 무섭죠 좀...
어두운 복도에.. 삐걱거리는 바닥....
옆에서 누군가가 문열고 불쑥 나오면.. ㄷㄷㄷㄷㄷ
suk11 들어가는 입구.. 그러니까 세븐일레븐 옆에
타이레스토랑 나름 괜찮던데요... 친절하고...
가격대가 살짝 있긴 하지만서도 뭐...  ^^;;
랑그레이 2008.09.04 13:43  
  유영님 / 유영님 말씀 듣고보니 정말 그렇네요. ㅋㅋ 약~간 귀신의 집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워낙 어두워서리... 그래도 객실만은 밝아서 좋더라구요 ㅎㅎ
앤디 2008.09.15 18:50  
  드디어 방콕입성이네요.
즐거운 방콕소식 기다려집니다
랑그레이 2008.10.02 13:54  
  앤디님 / 방콕에선 못 해본게 너무 많아서 아쉬웠어요 ㅠㅠ
시나눅왕자 2008.10.13 20:52  
  방콕....너무 더워서 에어컨 틀어놓고 방콕한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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