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친구랑 3박 5일 방타이 - 셋째날, 꼬싸멧으로 고고씽~!
8시에 분이 픽업오기로 했습니다.
요 며칠 2~3시에 잤더니 전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간신히 씻고나니 8시 30분.
혹시나 로비에 분이 와 있을까-
(도착했다면 전화를 했겠죠?)
분도 아직 안 왔을꺼야- 생각하며 로비로 내려가니
분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완전 굿 타이밍-
차에서 어제 센츄리 미스터 도넛에서 산 도넛을 먹으며 반페로 출발합니다.
(태국에도 미스터 도넛이 있네- 라며 기쁜 마음으로 산 도넛은
기본 폰데링이 19밧이었는데 맛은 한국만큼은 아니었어요-_-)
분이 반페는 멀다고 빨리 가자며 막 고고씽 합니다.
진짜 뻥안치고 계속 180을 밟았어요.
오죽하면 대낮인데 제가 사진을 흔들렸겠어요.
크레이지 드라이버 분은 1차선에서 자기를 막는 차가 있으면
꽁무니까지 바싹 따라붙어서 위협하고
크락션을 울려대고- 장난아니었어요-
그렇다고 비켜줘서 고맙다고 깜빡이를 넣는 행동은 하지 않았어요.
길은 파타야 가는 길을 통해 가기 때문에
한번 다녀온 파타야 길이 떠올랐어요.
휴게소가 여전하더라구요-
우린 휴게소 따윈 들리지 않았어요.
장전한 총알이 튀어나가듯 반페로 갈 뿐이예요.
분이 미친듯이 질주해도
창밖 풍경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쭉뻗은 도로 위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
우리 지금 천국으로 가는 건가요?
여튼 전 구경을 조금하다,
피곤해서 잠이 들었어요-
깨어보니 깨끗하게 정리된
야자수가 심겨진 공원 앞에 와 있었어요.
호텔 출발해서 2시간 만에 우린 라용에 도착한거예요.
확실히 여기가 어딘지 잘 몰라서 확신을 못하겠어요.
차 산지 1달밖에 되지 않아서 인지
분은 자동차와 화보를 찍고 싶어했어요.
자기 휴대폰 2대를 번갈아가며 찍고,
자기 디카로도 찍고, 그걸로도 부족해서
제 앞에서 포즈를 취했죠.
랩탑 화면이 현재 몬트리올인데
분은 곧 핸드폰 화면과 랩탑 화면을
자동차와 함께한 사진으로 바꾸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삼십살 분은 좀 유치해보였어요.
여튼 여기도 비치예요.
양쪽으로 꽤 큰 비치였구여.
저 멀리 현지인들이 놀구 있었어요.
분이 현지말로 무슨 비치라고 말을 해줬는데
기억이 안나요-_-
라용에 있는 비치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나중에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비치 이름을 대고
분에게 확인했는데 거긴 아니라고 했어요- 도대체 여긴 어딜까요?)

뒤에 바위가 있는데
와이트 락이 유명하다고
공원에도 태국말로 대리석을 세워놨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전 빨리 꼬싸멧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분은 여기서 점심을 먹자고 했어요.
공원 옆 비치 쪽에 늘어선 해산물 식당에 갔어요.
뭐 우리나라 풍경과 다를 것 없어 보였어요.
깨끗해 보이진 않다- 뭐 이런 느낌 정도?
조리를 하는 곳은 그래도 그나마 혼돈 속의 질서가 있는 모습이었어요.
분은 일단 똠얌꿍을 하나 시키고
우리는 어제 라마야나에서 먹었던 조개 생각하면서
조개 볶음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분은 우리에게 물고기 먹을래? 그랬어요-
아니, 별로 안땡겨-
그럼 오징어 먹을래?
아니, 차라리 물고기 먹자-
뭘 하나 더 먹어야 한다면 그냥 물고기나 먹지 생각했어요-
우리가 만약, 그 물고기를 안 시켰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오, 슬픈 일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요-
해변 노천식당의 분위기는 대충 이래요.
한 식당당 사람 한 50명은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푸켓이나 보라카이에서 이런 낡은 시푸드 식당에 다녀봐서
그닥 별 감흥은 없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 시푸드는 별로 안 좋아하고
(회를 안 먹는 사람이예요- 다들 절 이해하지 못할 걸 알아요-
하지만 회가 별로 맛 없는걸 어쩌겠어요. 대신 새우랑 게는 좋아해요.
물론 반드시 익혀야 해요- 날음식을 못먹어요)
아침부터 차타고 이동해서 피곤하고 입도 깔깔한 상태였어요.
태국에서 매일같이 더위를 조금씩 먹고 있기 때문에
평소 먹는 것의 70%밖에 못먹는 상태였어요.
밥 기다리면서 해변 풍경이나 유유히 구경하고 있었죠.
저 선착장 끝에서 현지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잡은 물고기는 바로 여기 있는 식당에 와서 팔았어요.
정말 신선한 물고기들인거죠.
사진을 좀 찍다가 자리로 돌아가니
밥 먹을 세팅을 해 놓으셨더라구요.

이거 좀 짱인듯-
해변 식당 전용 물인가요?
화장지와 한몸으로 나와 있었어요.
날씬한 목선-
하지만 우린 물 따윈 마시지 않았어요.
저건 그냥 화장지 걸이로만 사용했어요.
업소용 1.25 코크-
바켓의 얼음과 함께
쭉쭉 들이켰어요.
물론 알콜홀릭들에겐 술도 빠질 수 없죠.
비아 씽이나 창이 아닌 레오예요.
저게 저 동네 술인가요?
방콕에선 하이네켄이나 싱하만 먹던 분이
저 동네가선 계속 레오만 마시더라구요.
흡사 우리나라에도 지역 소주가 있는 것 처럼
저 동네도 그런게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해변 식당에 개가 빠지면 서운하죠-
어느새 제 발밑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밥 다먹고 나니까
가게 주인 아저씨가 새총으로 내쫓아주더라구요-_-
주인 아저씨가 우리 자리로 올 때
제 뒤를 지나가면서 허리를 숙이고 지나갔는데
분 말로는 손님을 우대하고 자신을 하대라느라 그러는 거래요.
코끼리 아저씨도 한번 들려주셨어요.
복권 장수도 지나가고-
저 코끼리로는 뭘 하라는건지-
같이 사진 찍으란 건지-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분은 저 아저씨들이 뭐라고 하건 그냥 씹어 버렸어요.
분은 배가 고팠나봐요-
생각해보니 별로 할 일도 없었는데
친구 태워서 사진이나 찍어줄껄- 하는 생각도
이제서야 드네요-_-
여튼 음식이 나왔어요.
생각보다 빨리 나온 편이예요.
캐나다에서 타이 요리 많이 만들어 줬다는 분은
오빠답게 똠얌을 분배해주었어요.
새우도 사이좋게 3마리씩 나누고.
새우-새우-새우- 핥핥
사실 전, 똠얌꿍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달콤한 맛은 좋은데 신맛은 별로예요.
예전에 선릉쪽에서 먹었던 살라타이의 똠얌꿍이 그나마 제 입에 맞는 편이예요.
그래서 새우만 쏙쏙 먹었지요- ㅋㅎㅎ
조개 볶음
라마야나에서 먹은 조개볶음이 바지락볶음이라면
이 아이는 백합볶음이예요.
살도 탱탱하고 소스도 너무 맛있어서
밥 비벼 먹었어요.
배 별로 안고프다고
밥 반밖에 접시에 안 덜었는데-
솔직히- 이 조개 하나로도 밥 두공기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진짜 킹왕짱 대박은
먹을까 말까 고민했던 이 물고기예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소스는 달콤 짧짜름해요.
겉에 튀겨진 풀도 맛있구요.
(저 풀, 바질인가요?)
친구랑 둘이 침 튀겨가면서
속도 없어 보이게
분한테 이거 너무 맛있다~ 막 이래버렸어요.
분은 뽈다구 살이 진짜라면서
물고기 한마리에 두개밖에 없는 볼살을 떼어내
접시에 담아 주었어요.
눈물나게 맛있었어요.ㅠ_ㅠ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하겠어요.
예전에 태국 왔을 때 다이빙 샘이 데려간 식당의 뿌빳 뽕 커리가
타이와서 먹은 음식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는데
이 물고기에게 자리를 내어주네요.ㅋㅋㅋ
전체 모습이예요.
화려하진 않지만
모두 너무 맛있었던 만찬이예요.
전 사실, 엥겔지수가 제일 높은 인간이예요.
맛있는 음식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ㅎㅎㅎ
먹을 때 쓰는 돈은 아까운 게 없어요.
또 맛있는 밥 먹고 기분 업돼서 식사를 계산했어요.
840밧이 나왔어요.
팁같은 건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밥 먹고 드디어 반페로 이동-
선착장에서 뱃값을 물었더니
스피드보트가 2,400밧이랍니다!
사실 전 스피드보트 탈 생각 없었어요.
시간 당 1대 있는 목조선을 타고 가도 그만이예요.
하지만 분은 스피드 보트를 타야겠나봐요.
우리한테 맥시멈 레이트 얼마 생각하냐고 물었어요.
한 2,000밧?
구석에 있는 여행사에서 2천밧에 쇼부!
배타러 갑니다.
구석지에 있는 선착장이예요.
배가 오지 않아요.
어디서 오는건지-
우린 한 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우당탕탕
엉덩이 팡팡 튀기며 가는 스피드 보트
보트 기사아저씨는 분에게 쏼라쏼라 머라고 했어요.
분이 우리에게 물었어요.
인당 100밧씩 내면 물고기한테 피딩할 수 있어- 갈래?
전 그닥 땡기지 않았지만 친구는 오케이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중간에 양식장에 들렸어요.
스노클링할 때 빵가루로 물고기 밥주던 생각을 했던 저는
이곳에 도착해서 깜놀했어요.
물고기들이 엄청 컸어요.
바다 거북이들도 있었어요.
얘네가 먹이 먹으려고 점프하면
저 가냘픈 나무판들이 흔들렸어요.
제가 신난듯 보이지만 사실 초큼 무서웠어요.
계단 내려갈 때 꼭 넘어질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강박증 환자인 저는
얇은 나무판을 걸어다닐 때 마다
균형을 잃고 넘어져 물고기 밥이 되는 상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일 신난 건 분이었어요.
한봉지에 10밧 하는 물고기 먹이(손가락 중지길이 정도의 또다른 물고기)를
5봉지나 사서 뿌려댔어요.
전 물고기를 만지고 싶지 않아서 피딩은 하지 않고
사진만 찍었어요.
물고기들이 영악해서 사람 발소리만 듣고도 몰려와서
언제 먹이 주나, 저렇게 얼굴을 들이밀고 있어요.
용감한 분은 물고기를 만지기도 하네요.
(저 물고긴 샤크였어요.)
저는 다이빙 라이센스가 있는 사람이예요.
로그를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어드밴스까지 땄어요.
다이빙 교육을 FM스타일로 받아서 물 속에 있는 건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아요.
사실 바닥에 앉는 것도 무서워해요-_-
다이빙 할 때 잘 하시는 분들은 산호나 락에
바싹 닿을만큼 내려가서 자세히 구경하시지만
저는 핀이 어디 부딪힐까 조금만 내려가도 다시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이예요.
물고기는 물속에서 봐야 이쁘지
물 밖에서 보면 그냥 생선이예요.
태양은 뜨겁고 슬슬 지루해져갑니다.
그러다 양식장 귀퉁이에 예쁜 포토 포인트를 발견했어요.
친구에게 여기 좀 이쁘다- 사진 찍짜고 꼬셨어요.
그리고 친구의 가방을 벗겨내는 순간-
친구가 면세점에서 산,
산지 겨우 이틀된 귀걸이 한짝이
물속으로 반짝거리며 사라져 버렸어요.
고로, 이 사진은 비싼 사진이예요- 흙
해맑고 대인배인 제 친구는 괜찮다고 했어요.
철이 없고 낭만적인 분은 나머지 한쪽도 물에 버리라고 했어요-_-
여튼 피딩을 마치고 우린 다시 스피드 보트를 타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꼬싸멧으로 갔어요.
핫 싸이깨우 비치에 우릴 내려준 아저씨는
5시에 데리러 오마, 하고는 떠났어요.
Heaven on Earth, Ko samet!
국립공원 입장료가 있는건 알았는데
분이 현지인은 10밧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우리도 10밧을 냈다고 하네요.
언제 어떻게 계산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보트 값에 포함되어 있겠죠?
여튼, 꼬싸멧은 바닷가치고 더웠어요-_-
아흐-
이게 바로 남국의 바다 풍경이죠-
꼬 싸멧, 그 중의 핫싸이깨우 비치
모래가 고와서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에 비견된다고 하죠.
저는 작년 여름에 보라카이에 다녀왔어요.
가이드 북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어요.
모래가 정말 화이트 비치처럼 희고, 곱더라구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바다는 그냥 그래요.
물 속이 보이진 않더라구요.
물 속이 투명하던 보라카이랑은 좀 달랐지만
우기라서 그러려니 생각할래요.
지금 시즌에 푸켓보단 낫지 않겠어요?
파타야나 푸켓 빠통 비치보단 물이 깨끗했어요.
각설하고, 전 빨리 저 비치 의자에 앉아 망중한을 보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분은 자꾸 우릴 걷게 했어요.
해변을 걷는 건-
사실, 힘이 드는 일이잖아요?
더군다나 더웠다구요.
남부 해안가 여행을 해봤으면서-_-
전 꼬싸멧이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휴양지니까
탈의실, 샤워실이 있지 않을까- 이런 미련한 기대를 했어요.
분이 그런데로 데려가는 건가-
하지만 분은 물에 들어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어요-_-
5시간동안 비행기타고 날아와서
2시간이나 차 타고
2천밧짜리 보트를 타고 여기까지 온 우리에게
그냥 보기만 하라는건가?
정말 거북이 알까는 소리하고 있네-
나는 방을 대실하겠다고 했어요.
그냥 아무데나 가까운 방에 가서
빈방을 2~3시간 렌트하면 될 것 같은데
분은 또 친절한척-
아까 보트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 사람이 아는 집을 소개 받았어요.
200밧에 렌트-
(솔직히 그 집을 가보니 눈탱이 맞은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뭐 별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고
전 이제 돈 없는 학생도 아니고- 200밧 정도는 호기롭죠-하하하;;)
바로 해변가는 아니고 좀 들어가는 집이었어요.
에어컨이 있었지만 리모컨도 없고, 바람이 나오지도 않았어요.
물도 졸졸 나와서 태국 비데와 협공하여 씻었어요.
샴푸와 스포츠 수건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겨간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
원하던 썬덱에도 누워보고
(사실은 거의 바다에서 물놀이- ㅎㄷㄷㄷㄷ)
구석에 있는 그네도 타보고
튜브 빌려서 파도타고 재미있게 놀았어요.
(튜브는 원데이 100밧이예요-
하지만 우린 2시간만 쓸꺼라고 했더니 50밧에 빌려주시더군요-_-)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며칠 머물면서 ATV도 빌려타고
그거 타고 섬 일주도 하고
베짱이처럼 노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만..
돌아갈 시간이 다 되었더라구요-
시간이 별로 없던 건 다 분이 꾸물거린 덕분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긴 시간 운전한 분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구,
우리끼리만 너무 즐긴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5시에 오기로 했던 보트는 5시 40분에 왔어요.
우리가 5시에 물에서 나와서 씻고 나온 시간과 딱 맞았지요.
다행이었어요.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아도 됐으니까요.
아무튼, 스피드 보트는 다시 우리의 엉덩이를 두들기면서
15분만에 반페로 데려다 주었어요.
저는 멀어져 가는 비치를 보며
아쉬운 마음으로 꼬 사멧에게 인사를 했어요- 흙
다음에 오면 누나가 격하게 아껴주마-
그때까지 좀 깨끗해져 있으렴-
꼬싸멧은 서양인 여행자가 많았어요.
금요일이라 그런지 태국 현지인들도 몰려들었어요.
정말 모두의 사랑을 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쿡인은 아저씨 5-6명을 보았어요.
아저씨들은 태국 현지인들이 저를 보는 눈빛으로 보았어요.
이상해보였나봐요.-_-
비치에서 비키니 입은 동양 여자애는 저와 제 친구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2번의 여름 여행과 다수의 수영장 나들이를 통해서
태국 현지인과 비슷한 스킨색을 가지고 있었어요.
심지어 분보다 까맣게 보였어요.
하지만 몸매는 절대 태국 여자의 그것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상해보였나봐요. 흙
여튼 반페에서 방콕까지는 태국 여행 중 삭제하고 싶은 기억이예요.
분이 심기가 불편했거나, 취했거나-
너무 크레이지하게 운전을 해서
저는 뒷자리에서 누워 자지도 못하고
안전벨트를 메고 있어야 했어요.
그덕분에 우린 역시 다시 2시간만에
방콕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_-
스피드 보트의 기름냄새 때문에 멀미증세가 보였는데
분의 미친 운전과 트랜스 음악 선곡으로
전- 정말 태국 땅에서 죽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다시 돌아오니
기쁘기 그지 없고
호텔이 내 집처럼 사랑스러웠어요.
친구는 한쿡에서 이런걸 챙겨와 주었어요.
오늘 모두 참, 많이 고생했죠-
홍삼톤은 써서 손발이 오그라 드는 느낌이었는데-
여튼 우린 분이 씻는 동안 몰래 이걸 마셨어요.
분은- 오늘 고생했다고 얼른 들어가 쉬라고 했는데
자기 좀 샤워 좀 하고 가겠다고 그랬어요.
오늘 고생했는데 우린 그의 부탁을 거졀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섬에서 샤워한 우리는 씻지도 않고 그에게 욕실을 내주었어요.
그는 차에서 랩탑을 들고 왔어요.
그리고 그가 들어간 욕실에서
욕조에 물 받는 소리가 들렸어요-_-
분- 목욕하는거야?
으흠- 응
음...우린 할 말을 잃었지만-
욕실에 들어가 있는 놈에게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래, 고생했으니 몸 좀 풀어라- 이랬죠-
우리 좀 짱인듯-
그리고 기다리기도 뭐해서
야밤에 호텔 수영장에 가기로 했어요.
홍삼톤을 먹었으니 또 다시 물놀이를 못할껀 또 뭐겠어요.
수영장 물은 따뜻하고
정말 정말 정말 깨끗했어요.
분위기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샤워실이 있었어요.
부스는 1개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방으로 돌아가 씻었기 때문에
우리가 샤워실을 전세내어서
수영복도 빨고, 핫샤워도 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1시간 가량 놀다왔는데
분은 여전히 목욕중이었어요.
솔직히 이건 좀 아니잖아요?
하지만 분이 제 친구도 아니고 친구의 친구니까 참았어요.
제 친구였으면 그러지도 않았겠지만
혹시나 저런 짓을 하면
전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욕조에서 물고문을 시켰을거예요.
하지만 저는 제 분노를 잘 참아냈어요.
절대로 제가 영어가 부족해서
분에게 영어로 화를 낼 수 없어서가 아니예요.
아 유 크레이지? 노 매너- 이 손오브비치 같은 뻑큐야!
라고 왜 화를 못내겠어요-ㅋㅋㅋㅋㅋ
그냥 친구가 참아주니까 저도 참아준거예요-
친구는 슬슬 뻗고 있었어요.
저는 여행일기를 썼어요.
배가 고파서 잠은 오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면 11시에 거한 점심을 먹고
물놀이 후 간식을 조금 사먹은 걸 빼면
제대로 된 저녁식사를 하지 못한 것이니까요.
전 분기탱천해서 혼자라도 밥 먹으러 나갈 생각이었어요.
나간다고 말하니까 자던 친구도 일어나더군요.
우리, 밥 먹으러 간다니까 분이 같이 가자고 그랬어요.
그리고 10분이 지났어요-
여전히 분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때가 벌써 분이 욕실에 들어간지 2시간 30분이 되는 시점이었어요.
닥치고! 밥!
분에게 나간다~ 말하고 우린 도망치듯 나왔어요.
하늘에서 번개가 쾅쾅 쳤어요.
아직까지 비가 한번도 오지 않았는데 드디어 비가 오려나봐요.
그래서 호텔 가까운 시즈닝이라는 식당에서 볶음밥을 시켜먹었어요.
돼지고기 볶음밥인데 양이 적어보여서 화가날 뻔 했어요.
하지만 한입 먹어보니- 용서되는 맛이었어요-
맛있어~ ㅠ_ㅠ
이건 그냥 중국집 볶음밥 맛이예요.
친구는 시즈닝 볶음밥을 시켰는데
이집 모듬 특밥 같았어요.
태국의 맛이 물씬 났어요.
가격은 로컬식당치고 싸진 않았어요.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집이었죠.
분의 만행에 미안한 친구가 사줘서
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은 안나요-
여튼 밥 먹고, 전승기념탑 주변을 한바퀴 돌고 왔어요.
비는 부슬부슬와서 괜츈했어요.
으슥한 밤거릴 걷다보니
발 밑에 벌레가 많아서 기겁했지만
우린 저녁식사와 산책이란 미션을 완수하고 돌아왔어요.
호텔로비에 도착하니 분이 전화했어요.
자기 이제 나왔다고-
친구한테 돈 받으러 간다고 했어요.
그래, 잘가렴- 분-
제 생각엔 친구한테 돈 받을 겸 나이트에 가는 것 같았어요.
이날은 프라이데이 나잇! 친구가 클럽에 인바이트 했다고 했거든요.
클럽이란 말에 전 혹했지만-
오늘은 너무 힘든 날이라 GG
분의 체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그가 우리의 방에서 떠나간 것에 만족했어요.
내일은 드디어 마지막 날,
짝뚜짝에 가는 날입니다
일정에 주말이 껴서 행복해요-
분에게는 내일 오후에나 보자고-
푸욱~ 푸욱~ 쉬라고 전했어요-
내일 한 6시쯤 보자고
같이 저녁먹고- 우린 공항에 가면 될 것 같았거든요.
분 없이 자유로운 시간이 우리에게도 필요했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