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국을 네번이나 가야했던 이유 <치앙마이, 그리고 트레킹>
그랬다. 드디어 치앙마이 도착이었다.
나는 갔던 곳을 한번 더 가보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다.. 처음엔 그런 생각이었
다. 내가 갔던 곳을 한번 더 가보면, 처음에 어리버리한 큰눈을 깜빡이며 낯선
곳을 여행하던 1년전의 내가 눈물날 것 같이 감동적으로 다가올 줄 알았다.
첫번째와 또 다른 두번째 방문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하지만 늘, 두번을 갔던 곳은 뭔가 감동이라기 보다는 친숙함이 먼저였다.
치앙마이 역시, 2년전 와본 곳이다. 두번째 가봤자 특별히 감동적이지는 않다
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89밧짜리 고기뷔페와 스시뷔페가 있는, 지하에 있는 베이커리가 유난히 맛있는 백화점을 둔 치앙마이에 그렇게 오게 된 것이다. 치앙마이에 오는 목적은 두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고산족 트레킹,
그리고 나머지하나는 바로 빠이에 가는것.
고산족 트레킹은 2년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 2년전에 트레킹이 죽을 만큼 힘들었던 건 내가 허약해서일까 날씨때문일까? 라는 심도깊은(?)질문에 관한 해답을 찾기위함이었고, 빠이는 어디선가 본 사진이 한눈에 나를 사로잡은 곳이었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이스 아파트먼트 300밧짜리 숙소에 우리 셋은 짐을 풀게 된 것이다.
기분이 묘했다. 내가 와본곳이지만, 치앙마이가 잠시있다가면 모든것을 간파할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는 아니었기에.
썬데이마켓과 나이트바자가 열리는 곳.
유난히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그곳.
이곳에 한번 갔던 여행자들은 남부섬이나 카오산에가면 치앙마이를 늘 그리게 된다..
나역시 나이스 아파트먼트의 300밧 짜리 숙소이후 바로 갔던 꼬 따오의 700밧짜리 팬룸에서 치앙마이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거금 천바트 x 3. 3천바트를 통해 나이스 아파트먼트에서 예약을 하고서 오토바이를 렌트하게 되었다.
치앙마이에서 오토바이는 정말 유용한 수단이다.
사실, 우리 셋 모두 면허가 없다....
위험한 짓인 줄 알지만, 치앙마이에 왔다면 둘러봐야할 몽족마을, 뿌삥 궁전, 그리고 도이수텝을 가기 위해 차와 기사를 들리는 것 보다는 오토바이가 낫다는 의견의 일치하에 렌트를 감행하게 되었다.
오토바이에 몸을 실으면
자유에 몸을 맡기고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처음엔 긴장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차선도 서로 반대편인 관계로 굉장히 조심해야한다.
어쨌든 오늘은 먼저 치앙마이 주변에 볼거리를 염탐(?)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에 그렇게 길을 나섰다.
* 때로는 완벽한 루트와 완벽한 일정이 적힌 일정표를 가지고 떠나는 여행보다는, 루즈하지만 융통성있는 여행이 더 설레는 때가 있다.
방콕보다는 심하지 않지만 빠이에 있다 나오면 코딱지 마저 까맣게 변하게 하는 무시무시한 매연, 수십대의 오토바이가 움직이는 곳 치앙마이.
헬맷은 잠시 벗어두셔도 좋습니다.
이것이 오토바이탈때 우리의 컨셉이라면 컨셉이었다.
머리가 눌리고 땀까지 차는 건 기분나쁜 일이랄까.
그렇게 치앙마이 대학쪽으로 우리의 애마를 틀어 드디어 우리만의 치앙마이
여정이 순조롭게 시작되는 듯했다.
'휘익' '휘익'
하지만, 뭐든지 순조롭게 시작되는 것은 없다고 했던가.
저멀리서는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과감한 경찰복과 모자를 쓴 경찰로 추정되
는 인물들이 빨간 봉을 흔들며 교통정리 비스무리 한 것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에게는 헬멧이 없었고,
더더욱, 면허증은 내 사전에 아직 등록된 아이템이 아니었기에
운전대를 잡은 내 팔은 후덜덜 힘이 쫙 빠지기 시작했다.
가까이 갈 수록, 경찰들이 우리에게 'Stop'신호를 보내고 있는것이
점점 확실해 졌다.
아마 우리 셋의 입에서는 동시에 같은 말이 튀어나왔으리라 확신한다.
'아...x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