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태국 여행기 - 그림같은 섬 피피
안녕하세요? ^^ 여전히 오랜만입니다;; 하하 죄송 ㅠ_ㅠ 이번 피피 사진들은 꽤 마음에 들어서 크기를 크게 키워봤는데, 보시기에 불편한 것이 아닌지 염려되네요. 제 블로그에서는 사진이 자동 줄임이 안 되어서 오른쪽이 뭉텅 잘려서 보이는데 태사랑에서는 잘 보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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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체크아웃 하는 날. 방콕으로 간 후 버스를 타고 푸켓까지, 그리고 배를 타고 또 피피까지 가야하는 먼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있다.-----------------------------------------------------------------------

저 별 마크, 유대교의 상징 맞는지?
이젠 뭐 거의 집착 수준! 오늘도 무슬리&과일&요거트로 아침을 먹고 방콕으로 고고! 그리고 푸켓 행 999버스 막차를 타고 드디어 남부 땅을 밟았다.
긴긴 시간을 달려 푸켓 타운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후 버스 터미널->선착장->피피 행 배 패키지(?) 티켓을 샀다.
마침 배 시간이 딱 맞아 배는 안 기다리고 바로 타서 피피로 출발을 했는데, 저기... 피피까지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가는 거 아닌가...? 거의 피피 다 왔을때즈음부터 배가 스물스물 굼뗘지더니, 결국 4시간 넘게 달려서 피피에 도착했다는 거. 이거 뭐야~
피피 선착장에서 내린 후, 각각의 숙소로 가기 위한 배를 잡아야한다. 호텔 픽업 서비스는 너무 비싸서 우린 3명이 800밧을 내고 우리의 숙소 홀리데이인까지 가기로 했다. 처음엔 800밧이 너무 큰 돈이라 생각해서 깎으려고 무진 노력을 했으나, 배를 타고 달려보니 어느정도는 납득이 가는 가격이었다. 홀리데이인... 무지 멀다!
으레 선착장하면 기름기가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피피의 선착장은 깨끗 그 자체! 에메랄드빛 물 안에 물고기가 바글바글대고 있었다. 이런 풍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는 마냥 환호성!

30분 넘게 배를 타고 달려 도착한 램통비치의 홀리데이인 리조트. 안그래도 피피의 가고싶던 리조트는 예약이 다 차 절망적인 상태로 피피를 일정에서 지우려다가 겨우 발견한 곳이 이 곳인지라 우리끼리는 '천사 호텔'이라고 부르던 곳이었는데, 체크인에서부터 느므느므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그야말로 머무는 내내 '천사 호텔'이라는 호칭을 고수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여느 호텔이 그렇듯 리셉셔니스트 아가씨들은 도도하기 그지없으셨으나 (-_-+)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분은 그야말로 천사 ㅠ ㅠ
소파에 앉아 웰컴 드링크를 쪽쪽 빠는 우리에게 "중국인이세요?"라고 묻길래 왜 그런걸 묻나 하며 약간 못미더운 기색으로 내며 "한국인인데요" 라고 대답했더니 곧바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 인사를 건네었던 그 분!
우리는 그 분이 몇 개국의 인삿말을 외우고 있을지 쓸데없이 내내 고민을 하기도 했다 ^^;;
매니저님의 무지무지 친절한 안내를 받고 들어온 우리 방. 방갈로 타입이라 그런지 사실 인테리어가 그리 고급스럽단 느낌은 못 받았지만(호텔이라기보다는 비싼 게스트하우스같은 느낌) 이미 친절한 서비스에 마음이 흐물흐물 감동에 젖어있던 상태라 방 상태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런 사소한 세팅에 감동받는 나!
저기로 들어가면 욕실!
나름 화장대도 구비되어있다.
욕실은 그야말로 딱 게스트하우스 수준이다 ㅠ_ㅠ 그래도 변기 밑에 수건 접어 세팅해놓은 건 약간 감동!
원 투 쓰리 조르륵 놓인 우리 가방.
오디오도 있다. CD는 리셉션 데스크에서 빌릴 수 있다.
데이베드...라 부르기엔 민망하고, 그냥 소파 -_-
짐을 내려놓자마자 램통 비치로 뛰쳐나와 바다 구경에 나섰다. 이 램통 비치는 사실 홀리데이인 전용 비치는 아닌데, 워낙 외진탓에 호텔 투숙객들 말고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여기까지 오려면 일단 보트삯이 장난이 아니므로...^^;;
아~ 상상속에서 그리던 남국의 풍경 그대로다 ㅠ_ㅠb
이쯤에서 꼬르륵 배꼽 시계가 한 번 울려주시고, 근처에서 마땅히 밥 먹을 곳을 발견하지 못한 우리는 그냥 호텔 식당으로 들어와버렸다. 이젠 지겨울법도 한 우리의 공식 음료 스프라이트 한 컷 찰칵!
위에 달린 저 요란한 조명은 언제 쓰는 물건인고.
파인애플밥. 맛 없던데다가 250밧이나 했다 ㅠ_ㅠ 내가 다시 여기 오나봐라!
요 놈, 당시에는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찍은 새인데, 호주에서 살고있는 지금은 참새보다 더 자주 보는 녀석이다.
투숙객들은 다 어디간거지? -_- 사람이 워낙 없고 깨끗해 태고적을 연상시키는(너무 과장인가?;;) 아름다운 바다였다!
큰 고무튜브를 하나 대여해(호텔에서 이런 장비(?)들을 모두 무료로 대여해준다) 첨벙첨벙 헤엄치며 신나게 노는 나와 이양. 얼굴과 팔뚝에는 선크림을 처덕 처덕 발랐지만 등과 다리는 무시한 채 저리 몸을 뒤집고 노는 바람에 슬슬 화상을 입어가고 있는 중이다 -_-
봐도 봐도 예쁜 램통 비치.
짧은 해수욕을 마치고 방에 돌아와보니 요런 웰컴 과일이!
그리고 찡쪽을 무서워하지 말라는 귀여운 안내문을 발견했다. 요런 센스쟁이들 같으니!
샤워를 마친 후 육지(-.-)에서 사가지고 온 코코볼을 먹었다. 섬은 물가가 비싸다길래 이것저것 바리바리 챙겨들고 온 우리...
한 숨 푹~ 자며 덕지덕지 온 몸에 쌓인 피곤을 풀어준 후 피피에서의 새 하루 시작! 요건 쓰레기통. 리조트 느낌을 깨지 않는 이쁜 나무 휴지통이다.
조식 먹으러 가는 길~
빵순이답게 빵을 한접시 담고, 기름에 튀긴것들도 이것저것!
쥬스랑 커피들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초코첵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코코볼 한가득! 그리고 무조건 '에브리띵~'으로 주문하는 오믈렛 ㅎㅎ
많이 먹었어요... 흐흐흐...
나온김에 레져 룸도 한번 들러봤다. 방마다 TV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영화 등을 보고싶은 사람들은 요 레저 룸으로 모여야한다.
그날 그날 상영하는 영화들. 저 정해진 시간대 이외의 시간에는 보고싶은 걸 골라서 마음껏 볼 수 있다.
꽤 잘 구비되어있는 DVD타이틀들과 잡지, 서적류. 신기한 건 잡지들이 거의 다 독일어 잡지였다는거. 작년에 파타야에 갔을때에도 느꼈었는데, 이런 휴양지에 독일인들이 많이 오는것인지? 파타야의 어떤 식당은 심지어 메뉴판에 영어보다 독일어가 더 큰 글씨로 써있기까지 했었다.
항상 거의 비어있는 상태인 레져 룸.
액티비티도 꽤 다양한 편.
홀리데이인 마크가 꾹 찍혀있는 이쁜 재떨이!
수영장은 이렇듯 별볼일 없지만, 훌륭하기 그지없는 램통 비치를 눈앞에 두고 누가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을까.
아~ 사랑스런 램통 비치! ㅠ_ㅠ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호텔 배도 있고, 동네 주민들 것인듯한 배도 있고.
커허~ 아담과 이브같도다 ㅎㅎ
푸릇푸릇한 하늘과 바다.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어디부터가 하늘인지! >.<
다른 투숙객들은 대체 어디서 뭘 하는지, 바다는 항상 이렇게 인적이 드문 상태이다.
빠이에서 오토바이타다 까진 다리가 아직도 낫지 않아 워터프루프 밴드를 붙이러 리조트 내 양호실(?)로 온 박양. 허나 워터프루프 밴디지가 없어 그냥 소독만 하고 새 밴드를 붙이고 나왔다.
철부지마냥 신나하는 나와 이양 -_- 스노쿨링용 물안경은 답답해서 그냥 내 수영용 물안경을 가지고 저 튜브 위에 둥둥 뜬 채로 머리를 물 속에 넣었다 뺐다 하며 세미 스노쿨링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해변가에서 얼마 나오지도 않았는데 물 속에는 이미 처음 보는 신기한 열대어들이 가득! 물고기를 무서워하는 나는, 물고기를 보러 가까이 갔다가 막상 물고기들이 나에게 몰려오면 "무서워~"하고 도망치는 짓을 반복하며 놀았다. -_- 하하하. 그러다가 한 녀석에게 깨물리기도...ㅠ_ㅠ
이양과 나는 역시나 얼굴과 팔뚝에만 선크림을 바르고 다리와 등은 방치한 상태. 그리고 그 경솔함으로 인해 후에 우리는 엄청난 고생을 했다...(차차 쓰겠음!) 사진 속의 나에게 제발 선크림을 바르라고 소리지르고 싶구나 ㅠ_ㅠ
정신없이 내멋대로식 세미 스노쿨링을 하고 나와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가는데, 이양과 박양이 내 다리를 보고 기겁을 한다. 너무 심하게 탔다고. "어느 정도길래?" 하고 거울을 보는데, 우오... 이건 좀... 라이터로 지져도 이것보단 덜 심할 것 같은...ㅠ_ㅠ 태양 아래 노출된 부위들이 정말 붉으죽죽&거무죽죽하게 타들어갔더라!
그래도 시각적인 태닝은 참을만 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따가움이 온 몸을 엄습했다는 거. 따가움의 정도는 점점 심해져 나중엔 걷는것도 거의 불가능할지경이었다. 그리하여 큰 맘 먹고 호텔 내 스파에 선번 케어까지 예약해놓았다는거 ㅠ_ㅠ
아무리 아파도 일단 밥은 먹자;; 저녁 먹으러 호텔 옆 집시 마을(?)로 나왔다.
슬슬 해가 지면서 물 색도 하늘색에 물들어 점점 어두워진다.
집시 마을(?) 아이들. 처음에는 원래 피부가 저리 까만 줄 알았는데, 오늘 하루 놀아보니 알겠떠라! 저 아이들도 다 햇볕에 탄 거란걸...ㅠ_ㅠ
낮시간의 에메랄드빛 바다도 예쁘지만 지금 시간의 파란 바다도 예쁘다. 저 배들도 왠지 서정적!
어떻게 찍어도 멋지구나!
찍으면서 엽서 사진이라고 혼자 마구 만족해 한 사진들. ㅎㅎ
식당 옆에서 놀고 있던 동네 총각들과 할아버지.
호텔 주변에는 생각보다 식당이 몇 개 없어서 그다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밥을 먹은 곳은 이렇게 해변에 테이블을 놓은 노천 식당.
값도 비싼 편이고. 그래도 풍경은 멋지다~ 헤헤
이 볶음밥을 쩝쩝 먹고있는 우리에게, 옆 테이블의 관광객 아주머니가 넌지시 말을 건넨다. "그거 맛있어 보이는데... 이름이 뭐예요?" "Fried rice & Prawn이예요~" 라고 대답하고 식사를 마친 후 나가는데...
옆 테이블의 아주머니, 'Fried prawn & Rice'(흰 밥!)를 받아든채로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더라. -.- 헉.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죄책감에 얼른 식당을 빠져나왔다. 아주머니;; 왜 헷갈리셨나요;;
도저히 따가움을 이길 수가 없어 근처 야채가게에서 감자를 구해 감자팩을 하기로 했으나... 감자를 찾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프링글스 있어!" 뿐 ㅠ_ㅠ
죽을 힘을 다해 어기적 어기적 숙소까지 돌아왔다. 이노무 일광 화상...ㅠ_ㅠ
그 와중에도 사진은 찍는 이 놀라운 사진 집착증 환자;;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보니 이런 깜짝 선물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홀리데이인 코끼리 열쇠고리!
기분은 좀 좋아졌으나... 따가움의 강도는 제곱의 제곱으로 커져가고 있는 상태!! 이양과 나는 거의 울부짖다시피하며 겨우겨우 잠에 들었다.ㅠ_ㅠ 선크림 바를걸...
죽기보다 괴로운 선번의 고통과 싸운 후 맞은 아침. 화장실에 가기 위해 침대에서 간신히 일어난 나는, 다리에 감당 못 할 통증이 업습하는 것을 느끼며 겨우겨우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
......
아래는 이양 박양의 증언이다.
"니가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쿵 소리가 나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니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침대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뭐였는 줄 알아? '여기가 어디야?'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우리가 '여기 피피야' 라고 했더니 니가 ... '피피가 어디야?'라고..." -_-
" '우리 여기 그저께 왔잖아! 어제 바다에서 놀구...' 이랬더니 니가 아무 기억도 안 난다고 했어."
그, 그렇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나는 화장실에서 기절을 했고, 그 충격으로 인해 말로만 듣던 '기.억.상.실.증' 상태에 빠진 것이었다!! 내가 "피피가 어디야?"라고 하는 순간, 박양과 이양은 대체 날 어떻게 데리고 한국엘 가나, 우리 엄마한테는 뭐라고 설명을 드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고 한다.
"너 빠이는 기억나?"
"어... 기억 나는데..."
어찌 된 일인지 피피에서의 기억만 날롬 지워버린 나. 화상의 고통을 잊고 싶었던 것인지...ㅠ_ㅠ
하여튼 내가 누군지, 이양 박양이 누구인지는 아니 '뭐 별거 아니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아침을 먹으러 간 나. 이걸 낙천적이라고 해야할지...-_-
그리고 약 두어시간 후, 기억은 완벽하게 돌아왔다. 하하하;;
오늘은 피피를 떠나는 날. 체크아웃 하기 전에 전 날 예약해 둔 애프터 선번 케어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근데 이 싸람들이~ 선번 한 번도 안 입어본것인지? 살짝 닿기만해도 불로 지지는듯한 고통을 느끼는 나에게, 오일 맛사지를 한 후 수건으로 벅벅 닦아대는 행위는 대체 뭔 짓이냔 말이다! ㅠ_ㅠ 아프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소심한 나, 피 나기 일보직전까지 아랫입술을 꽉 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이건 뭐 돈 주고 고문 당하는 꼴? ㅠ_ㅠ
내 고통과는 상관없이 피피의 바다는 고요하기만 하구나.
에메랄드 색이랑 파란 색이랑 어떻게 저렇게 딱 경계가 질 수 있는지, 봐도봐도 신기하다. 수심 때문인가 산호초 때문인가?
체크인을 할 때 매니저분이 피피에서 푸켓 가는 배를 몇 시에 예약했는지 물어보길래 왜 그러나 했는데, 그 시간에 맞춰서 피피 선착장까지 태워다준다고 했다. 푸켓 가는 배야 하루에 몇 대 없으니까 대부분의 투숙객들이 같은 시간에 배를 타므로, 요렇게 모여서 일종의 의식같은 걸 같이 한 후 떠난다. 사고를 막기 위한 의식인지...? 의식은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호텔 측의 요런 세심한 서비스에 또 한번 감동! 음악도 신났고 말이다. ㅎㅎ
아무튼 피피에서는 깐짜나부리에 있을 때보다 더 심하게, 그야말로 호텔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가며 보내긴 했지만, 워낙 해변이 예쁘고 호텔의 서비스가 좋아서(하우스 키핑도 정말 깜짝 놀랄 정도!) 그렇게 시간을 보낸 것이 전혀 아쉽지가 않더라. 아마 다음에 또 간다해도 똑같이 호텔에만 콕 박혀서 놀지 않을런지... 홀리데이인 리조트는 그야말로 이번 여행 숙소 중 최고! 으뜸! 베스트 오브 베스트! 킹왕짱! 으로 꼽고 싶은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