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흑심품은 주책 패키지여행3- 밤은 깊어가고~
드디어 태국! 파타야에서 1박하게 될 졸찬호텔에 도착했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인지 호텔 부대시설엔 불이 다 꺼져 있어 뭐가 있는지...
경치가 얼마나 좋은 곳에 있는지 자세히 볼 수가 없었지만 로비를 보아하니 인테리어가 이국적이면서 크고 좋아 보이긴 하다.
각자 방 배정을 받기위해 일행들 앉을 수 있는 있는 곳이라면 삼삼오오 모여 마사지 이야기며 오늘 먹었던 음식이며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느라 어두운 호텔 로비가 왁자지껄하다.... 한국시간이라면 12시가 넘은 시간인데....
모두들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먼나라 태국에서의 여행일정과 첫날밤에 대한 기대감이 얼굴에 묻어난다.
각자 방 배정을 받고 내방을 찾아 올라가는데.... 순간 그눔의 방이 몇호일까 궁금하다.
ㅎㅎㅎ 순간적으로 궁금해진건 아니고 방 배정표를 볼때 부터 궁금했지만....
뭐....방을 안다고 뭐....뾰족한 뭔가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참~ 친절하게도 우리 가이드~ 남자들 방, 여자들 방을 다른 층으로 나눠서 잡아놓았다~
우리가 사춘기 청소년들 수학여행도 아니고.....
우리가 사고를 치면 얼마나 친다고.... 그 수퍼맨 머리..... 참.....
나의 방은 평소 친했으면 했던 아니 친한 편이였지만
조금은 어려웠던 언니와 한방을 쓰게 되었는데.....
방문을 열고 음....괜찮네~.... 하는 순간 침대가 하나다.... 퀸사이즈.....
평소 친했으면 했지만...아니 친하다고 해도.... 당연이 침대가 두 개 일꺼라 생각했는데.....
아~..... 어떡하지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혼자서 편하게 온 사방을 뒹굴며 커다란 이불 둘둘 말아 온몸에 끼고 감고 자는데..
평소 비염 때문에 코도 골고 한밤중에 소화시킨다고 가죽피리도 불리울 수 있는데.....
어떡하지..... 이미지 관리 해야되는데.....
그래...... 언니를.... 술을 많이 먹여서 나보다 먼저 재워버려야지 ....ㅋㅋㅋ
때마침 대표의 호출전화 대충 정리해 놓고 빨리 대표방으로 모이랜다.
근데...사람이 많아서 인지 아직 가방을 올려주지 않는다....
힘쌔다고 가지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수퍼맨 머리 가이드 기어이 직원이 가져다준다고 서비스 이용하라고 하더니....
기다리다 급한 마음에 호텔 복도를 헤집고 다니니 벨보이 커다란 가방 산더미같이 쌓아서 낑낑거리며 방마다 전해주고 있다.... 가방과 함께 묵직한 비닐봉지를 하나준다.
와~망고며 망고스틴이 가득 들어 있다.
와~·이게 한국에서는 얼마치야~
망고하나 5천원...이게 몇 개야.... 와 이게 망고스틴이야?? 이게 무슨 맛이지....
팁으로 각각 천원씩 2천원이 아깝지 않다~
복도를 지나다가 그 벨보이랑 마주쳤다~
벨보이 나보고 예뻐요~ 예뻐요~ 자꾸 외쳐준다.....
농담인줄 알면서도 진심이길 바라며 땡큐~~~~~라고 한다.
태국사람들 보는 눈이 있나보다....ㅋㅋㅋ
(내가 태국 스타일이란거 이번 여행가서 알게 됐다~ㅋㅋㅋㅋ)
침대 문제는 언니의 한마디로 정리가 다 됐다~
“어머 침대가 하나라 불편하긴 해도 우리 꼭 안고 자자~”
“네~~에~”
언니가 워낙 좋고 편하게 해주기에 짐을 풀어 놓고
대표의 방으로 전원 모였다~(난 여행첫날만 모이는줄 알았다...근데...)
크지 않은 호텔방에 20여명의 인원이 다 앉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많은 인원의 여행이다 보니 다들 아는 사이이긴 해도 많이 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별로 어울리는것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빠질 사람 빠지고 그래도 적지 않은 인원이 옹기종기 모여 앉게 되었는데....
그눔 지 옆자리 비워 놓고 얼른 앉으랜다.... 왠일이냐.....? 기분이 은근히 좋다.....ㅋㅋㅋ
서비스로 맥주 한 캔까지 따서 건네준다...
너 자꾸 친절하지 마라..... 누나 맘 많이 설렌다...라며 속으로만 생각한다....
호텔근처 마트에서 사온 태국맥주와 각방에 주어진 열대과일, 한국에서 가져 온것들을 푸짐하게 풀어 놓고 우리의 이야기보따리도 하나씩 풀면서 아쉬운 첫날의 하룻밤이 깊어져 갈 때 한사람씩 내일을 생각하며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나와 같은 방의 언니 당연히 술을 먼저 드시고
우리방이 아닌 이곳 대표방의 침대에 누우셨다... 잠들면서 한마디......
“윰아 내가 키 들고 있으니깐 갈 때 데리고가~”
“네~언니ㅋㅎㅎㅎ ”(그때까지..... 그냥 내방에서 언니와 잘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렇게 한사람씩 잠이 들어도 끝까지 새벽이 오는 것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누구던가.... 태백이 아니던가....
술잔에 비칠 달은 없어도 엠티를 가던 어디를 가던 즐거운 술자리가 시작되면
말똥말똥한 두눈... 아니...
게슴치래한 눈으로 연신 히죽되는 얼굴로 진정 술을 즐기며 아침이 옴을 아쉬워하며
새벽 닭 울음소리를 듣고 잠들지 않았던가......
내가 앞에서도 얘기했던...... 그 바가지가 그 바가지이듯......
여기는 우리 동네도 아니요. 서울도 아니요. 한국도 아닌 비행기로 5시간 이상이 걸리는
남의나라 태국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밤을 잠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
3박5일을 뜬눈으로 보낸다고 죽기야 할까??
이렇게 생각하던 사람들 3명중에 그눔도 있었다....
알딸딸 취기도 올랐고 기분도 좋고~그런데....새벽5시!
가이드가 7시30분에 모닝콜 한다고 했는데.....
이제 슬슬 나도 언니를 깨워 방으로 가야하는데.... 언니 일어나질 않는다....
근데... 들고 있다던 방키가 없다... 카드형 방키인데.....
요가복같은 바지를 입었는데.... 주머니도 없는 바지에 아무리 찾아도 없다.....
두명이 자야하는 이방에 4명이 한침대에 2명씩 자고 있는데...
여기서는 잘 수 없고...
3명중의 한사람 좋은오빠(앞으로 약칭 “은”오빠), 그눔, 나 이렇게 3명 남았는데.....
두명은 잠잘 방이 있는데...... 난 잠잘 방이 없다....
일단 3명이서 옆방으로 향한다....
침대2개..... 사람3명.....
그눔은 나를 여자라기보다는 형님으로 생각하긴 하지만.....
법적 신체적으로 성별구분지어 남자 2명에 여자하나다........
은오빠 나보고 침대하나 쓰란다.... 그라고 동생인 그 눔에게 침대하나 쓰란다....
은오빠는 바닥에서 주무신단다....
아니~ 이! 무슨!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우리가... 내가 그눔보고 바닥에서 자라고 한다.
그눔 절대 바닥에선 못 잔단다....
일단 난 침대를 하나 차지하고 있으니 둘이서 자라고 했다....
덩치 큰 성인이 싱글침대에서 못잔단다.... 둘다 거부한다..... 그럼 내가 바닥에서 잘까?
은오빠.... 나랑 한침대 쓰잖다....
물론 우리는 술을 많이 마셨다.... 하지만.....
은오빠. 대한민국의 늠늠한 직업군인에 아이가 둘인 유뷰남이다.....
은오빠 말이 농담이긴 하지만.... 좀글타 (경상도 말로 별로 좋지 않다는 말)....
그래서 “그럼 은오빠 내가 이눔과 한침대 쓸게요”
이말과 동시에 우리의 대한민국 늠늠한 군인 오빠 침대하나 차지하시고 누우신다...
그러면서 “그래~ 유부남 보다는 총각이 낫단 말이지.....”라며 농담을 던지신다... (사실 옳으신 말씀입니다요~!!)
그눔도 한침대 차지하고 있다......
분위기 어색하다........ 어떡하냐.... 이상황을......
내가 그눔을 향해 한마디 던진다....
“왜 니 내 못 믿나? 내가 니 뭐 어떻게 할까봐?”
아니........... -,.-::::::
영화에서나 드라마에서 흔히 들리는 이런 멘트는 남자가 여자한테 하는 말 아닌가?
오빠 못 믿나?? 그런데....그런데.... 누나 못 믿나가 되어버렸다.....
내가 기대한건 이눔과 이렇게 한 침대를 쓰는게 아니였다....
아니 이눔과 이렇게 침대를 쓸거라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아 순간 침대에 누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된다.....
그 언니와 그 넓은 침대에 둘이 누울것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좁은 침대에 이눔과 누우리라고는.....
어쩔 수 없다....
나는 “야야야 안 건드려...안심하고 푸~~욱~~자~”라며 너스레를 떨어본다....
이눔 아무 말이 없다......
침대가 좁은 관계로 엉덩이 한번 슬쩍 차주면서 “절로 더 땡겨“라고 하니
침대에 끝에 몸을 걸치듯 그렇게 모로 누워 있다....
나도 누웠다....드디어 누웠다.....
면적이 협소하므로 나도 그눔의 뒷태를 보며 모로 눕는다....
자~~~~ 이제 어떡해 하지..?
다음 편에 계속.....
저.....글을 읽으시며 리얼 100%였음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ㅎㅎㅎ
정말 리얼 100%랍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들 머리속으로 떠올렸던 오만가지 생각들을 글로 옮기니.....약간 허구적인 느낌이 드나요.... 겉으로보기에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지만..... 감수성 예민한 노처녀랍니다~ㅋㅋㅋㅋ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인정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