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18살 나홀로 태국여행 - 처음 만난 태국인
"끄응.....끙....후아...."
한시간 넘게 이러고 앉아 있다.
불편하다. 죽을 것 같다. 끄응..........
화장실도 가고 싶고 몸도 뒤집어 엎고 싶다. 하지만 그냥 끙끙 거린다.
이게 다 옆에 앉은 태국 여자 때문이다! 처음으로 낯선 외국인 옆에 앉았다.
눈치 보인다. 괜히 창가에 앉았다.(하지만 난 끝까지 창가를 고집 할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갈 땐 혼자 앉기를 간절히 빈다.
이륙한지 두시간쯤 지났는데도 옆에 앉은 태국 여자와 인사 한마디 못 나눴다.
뻘쭘해 죽겠다. 앞 뒤에선 모두 대화하다 잠 들었다.
(사실 영어로 대화하다가 서로 이해를 못해 흐르는 그 정적이 두렵다.)
뻘쭘함이 절정에 다달았을 때 마침 기내식이 나온다.
나이스 타이밍! 기내식을 먹으면서 어떻게 말을 건낼까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장재우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식사 괜찮으셨나요?"
"껌 드실래요?"
결국 껌을 선택했다.
"gum?"
그러자 그녀는 괜찮다며 자기도 호올스가 있다며 보여준다.
당황스럽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다.
난 그냥 미소 지으면서 고맙다며 껌을 먹을 줄 알았다.
당황한 나는 "It's delicious." 하며 껌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는 웃으면서 고맙다며 나에게 호올스 한통을 다 주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대화는 계속 이어져갔다.
그녀의 이름은 위라야.
한국에서 태국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다가 6개월만에 집에 간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주고 이메일을 알려주었다.
내가 혼자 여행을 가는거고 지금 숙소도 못 정하고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두렵다고 하니 그녀는 친절하게 하나 하나 알려주었고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자신의 번호와 공중전화 사용법까지 알려주었다.
(내가 처음 만난 태국인이었다. 그녀 덕분에 경계를 풀고 여행을 맘편히 즐긴 것 같다.)
휴대폰 사전까지 동원해가며 힘들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벌써 태국 방콕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동남아의 끈적한 공기가 내 몸을 감쌌다.
"아, 정말 태국에 왔구나"
위라야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심사대까지 왔다. 정말 사람이 많다.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위라야를 놓쳤다.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입국 심사까지 마치고 짐을 찾았다.
(도심 공항 터미널에서 수화물을 붙인 까닭에
내 짐은 또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 누가 훔쳐간 줄 알았다.)
짐을 찾아 나오니 입국장엔 많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배낭을 매고 당당히 그 가운데를 걸어나왔다.
자, 이제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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