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
여행을 가기 7일 전, 그래, 방콕과 치앙마이에 홀로 여행을 가기로 결심 했다.
여행을 가기 5일 전, 회사 팀장님에게 이메일과 함께 양쪽 주말을 붙혀 9일을 쉴 공산으로 월화수목금 휴가 결제를 올렸다.
여행을 가기 3일 전, 결제가 완료 되었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여행을 가기 2일 전, 각종 여행 관련 티켓팅을 완료하고 업무 인수인계를 마친 후 몇 몇의 사람들과 가족에게 말했다.
- 저 방콕으로 여행 가려고요.
그리고 그 몇 몇의 사람들이 물었다.
- 왜 가려고?
글쎄, 나도 왜 여행을 해야하는 지 잘 몰랐다.
이유 1. 업무적으로, 반년이 넘는 긴 프로젝트가 드디어 오픈을 했고,이후에 가졌던 프로젝트도 일단락 된 시점이었다.
이유 2. 개인적으로, 지난 5월 방콕 여행 후 쉼을 가지지 못하고, 여름 휴가도 반납 한 채 하루 하루를 달려왔다. 그래서 많이 지쳤다.
이런 이유를 들어 나는 여행을 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에게 답하면서 되려 나에게 다시 질문하게 되었다.
사실, 여행을 왜 해야 하는 지 나도 잘 알지 못했다.
배가 불렀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태국 정세가 요즘 위험한데 왜 떠나냐는 얘기도 들었다.
난 돈도 많이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남는 것도 아니었다.
기말고사 준비도 해야하고 자바스크립트 공부도 해야 했다.
집안 분위기 또한 내가 여행을 가기엔 좋지 않았다.
겨우 뽑아낸 이유1과 이유2 외에 난 여행과 반대의 상황에 있던 것이다.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빠르게 준비 하면서도 불안했고,
여행을 위해 하나하나 인터넷 결제를 하면서 초조했다.
내가 여행을 왜 가려고 하는지 나 자신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이윽고 여행을 가기 전날 밤이 되었다.
방바닥에 앉아서 배낭을 싸다가 골똘히 생각을 또 했다.
그리고 어제 했던 질문에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
아유, 여행을 가는 이유를 찾으면 여행을 안갔지.
그래, 나는 여행을 가는 이유를 직접 그 곳에서 찾기 위해
자리에 누워 다시 한번 내일과 눈꺼풀을 서서히 끌어내렸다.
http://blog.naver.com/songsl/4005865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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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니, 제가 쓰는 여행기는 방콕에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이 여행 정보를 얻는 용도로써는 0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제가 이전에 태국여행기 게시판을 찾는 이유가 이거였기 때문에)-_-
그냥 방콕이나 태국에 대한 여행기가 아닌 단순히 여행 자체에 대한 어리버리한 에세이 정도로 여기고 귀엽게 봐주세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