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하노이 2006년 여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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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하노이 2006년 여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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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짱 도자기 마을은 하노이에서 가장 가까운 투어 여행지다. 여행 일정 중 하롱베이를 이틀 집어넣고 나니 일정상 사파나 땀꼭 같은 다른 여행지는 선택하기는 어려웠다.
밤기차 숙박 여행의 매력 때문에 사파도 가보고 싶었지만 1주일 여정으로 하롱베이와 사파를 모두 가는 것은 무리일 듯싶었다.
하노이 인근 여행지는 대부분 자연의 경치를 테마로 해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도 또하나의 이유다.
그런 면에서 도자기 마을은 가장 저렴하고, 알찬 여행지라 할만하다. 이 글을 빌어 '태사랑'에 '밧짱 시외버스 타고 가는 법'을 올려 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이 글에 소개된 대로 따라가 보니 밧짱여행에는 도자기 시장 입구에서 먹은 점심값과 왕복 버스비 밖에 들지 않았다.
또 이 도시의 사람들과 함께 뒤섞여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은 투어 버스에 관광객들끼리 모여 떠나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설레는 경험이었다.
버스는 줄을 서지 않고 우리나라와 똑같은 방법으로 타면 된다. 위치선정이 좋아야 먼저 탈수 있다. 차장이 와서 표를 끊어주기 때문에 뒷문으로 타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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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을 건너 버스가 하노이를 빠져나가자 곧 베트남의 논밭과 시골마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유명한 관광지나 여행자 천국인 구시가지에서 느끼지 못하는 이 나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날 보게 된 하롱베이의 천혜 절경은 별세계에 있는 듯한 환상을 주지만 이날 밧짱 마을을 가는 약 50분 동안 만난 차창 밖 풍경은 삶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약간 흐린 날씨에 드넓게 펼쳐진 논밭에는 초록 식물들이 쉼없이 자라고 있었고 크고 작은 저수지들이 농토 주변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전날 본 수상인형극이 처음 이런 물 얕은 저수지에서 유래했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물이 흔한 나라다.
한적한 마을 길을 걷는 노파나 도로가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황소들은 수십년전 우리나의 풍경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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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마을에 도착해서야 일정을 잘못짰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은 좋았지만 가게들만 문을 열었을 뿐, 근처 도자기 공장은 대분분 쉬는 날이었다.
도자기 공장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려고 시장을 나섰다.
시장 뒤편으로 있는 몇몇 공장을 지나자 일반 주택들과 가게, 길거리 좌판들이 보였다. 몇몇건물은 3~4층 높이의 웅장한 외관을 한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주민들의 주거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변변한 대문이나 장식을 기대하는 것은 차라리 사치라 할 정도로, 퇴락하고 눅눅하고 어두운 집들은 빈민가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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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남짓되는 좌판 상인들과 이따금 지나가는 동네사람들은 호기심을 감추는 예의를 아직 배우지 못한 듯 이 낯선 동양인을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다.
좌판에서 우리나라 꽈배기 같은 과자를 하나 사먹었데, 너무 달고 딱딱하고 기름기가 많아 맛은 없었다.
하지만 하노이에서 노이로제가 된 '바가지' 걱정은 하지 않았다. 우리돈 몇십원을 받은 노인은 몇개 더 팔아달라고 말할 지언정 결코 가격을 속여 이문을 남기려는 태도는 없었다.
밧짱 시장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도자기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값도 많이 싼 편이었다. 그러나 품질이 우수한 것 같진 않았고 다른 동남아 국가나 중국, 우리나라 인사동, 대형마트에서 만나는 도자기 제품과 크게 다른 특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글로벌 시대다. 갈수록 여행지에서 특산품을 사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주위사람 선물도 돌아와 할인마트에서 사는게 편하고 저렴한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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