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랑캄행의 대학생들....
현지인 친구도 의아해하는 이야기지만...
전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잊혀지지 않는 경험이라 글을 씁니다.
이 이후로 태국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여자분들은 따라하지 마세요...ㅎㅎ
2007년 9월쯤에...
조카를 데리고 태국 여행에 나섰습니다.
타이페이 까오슝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20일간의 긴여정...
(저는 꽃다운 32살 총각... 조카넘은 23살 시꺼먼 제대 군인...ㅎㅎㅎ)
태사랑 많은분들이 호평을 하시는 이비스 후어막에 짐을 풀고...
당근--: 클럽뛰러 나갔습니다.
랑캄행 소이 89/2에는 아주 제대로 클럽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승질 급한 조카시끼 땜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열지도 않을 시간이죠...
택시에서 내려서 뭐하지 뭐하지 하던 찰나...
이곳이 제대로 로컬지역이라는 새각을 하게 된거죠.
떡대 좋은 남정네 둘인데 뭘 못하겠습니까...
야... 그냥 바나 술집 찾자.... 맥주나 때리지뭐...
그래서 길건너편 만만한 골목을 찾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실롬이나 라차다엔 널린 술집이 하나도 없더란 말이죠...
흠... 이게 정말 로컬은 로컬이구나 하던찰나...
딱 분식집 같이 생긴데서...
걸걸한 애들이 한 대여섯 술을 먹고 있더라구요.
이미 살짜꿍 취하신...
우리 저기 갈까? 기웃거리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쪽에서 환호성을 지르는데.. 졸라 당황....
바로 토낄가 생각했습니다.. 컴온 웰컴이 막 난무하고...
근데 바로 손짓하고 불러 제끼고 나와서 델고 들어가더군요...
순식간에 남의 테이블에 끼어 앉은 우리들...
(조카넘은 순 조선 토종 스타일이고.. 전... 피부가 많이 하얗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로컬로 보이지는 않는 스타일)
무조건 술부터 따라주고...
안주 먹이고...
사람들을 소개하기 시작하는데...
아 랑캄행 대학에 다니는 같은과 학생들이더군요..
경영학정도? 선후배 사이...
덴장... 그래.. 이것도 조카한테는 경험이고...
술 사라면 사지... 까짓거...
사실은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무지 밝게 떠들어대는 20살 남짓 아이들도 재미있고...
앞에 굉장히 친절한 성격에 영어를 못하시는..
제일 선배뻘의 총각이 연신 음식을 권하는바람에...
친절한 분위기 깨기 싫어서...
독박 쓸각오로 앉아 있었습니다.
우선 이야기도 재미있고...
그아이들에겐 우리도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졸라게 어려보이는 삼촌과 늙수레한 조카의 조화...
애들은 내가 더 어린걸로 알더라는...의학의 힘(직업상-.-:)
로컬지역에서 레트로한 옷차림의 저와 로컬보다 더한 너저분 조카넘의 행태
조카가 제대햇다고 기념 선물로 여행을 데려와준 스토리...)
그렇게 술마시다보니...
술떨어지고... 술을 살 요량으로 쥔장 처녀한테 말을걸라치면
애들이 손사래를 치면서 막내급들이 튀어나가더군요...
그가게는 진짜 분식집이라 술을 안파는 거였죠...
옆에 한 100미터 떨어진 가게에서 사오더군요....
하여간 정말 여행자가 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 두시간 술을 마시고 헤어지는데....
술값이나... 안주값을 계산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술값은 쟤들이 사온거고....
니가먹은 안주값이나 음료는
내가게에 한국사람 첨온 기념으로 내가 내는거야...
라고 누군가의 입을 통해 말하더군요...(영어가 안되는지라)
결국 술값이라도 내려고 보니...
넌 손님이다... 라며 결국 한푼도 안받더군요...
결국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지고 왔습니다.
조카나 저는 아직도 그 친구들이랑 이메일을 하고....
저는 방콕에 가면 늘 그렇듯 전화를 해서 만나곤 합니다...
한 친구는 한국에도 다녀갔구요...
사실은 실롬이나 수쿰빗.. 시암에서 지쳐가던 저로서는....
태국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죠...
그러다가 지금은 태국인 애인을 사귀고 있긴하지만요^^
태국에 지점 개설하고 태국사람과 일도 하고 있구요.
태국의 안좋은 면을 잘알지도 않고...
좋은면도 아주 잘 알지는 않지만...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조카녀석의 첫 해외여행을 정말 의미깊게 해준 기분도 들구요.
나쁜 사람은 조심해서 여행하시되....
좋은 사람까지 쳐내는 슬픔일은 없는 여행들 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