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여행기 1. [12월14일-비내리는비행선]
네번째 방타이, 여행기는 처음이네요
그동안 태사랑에서 알토란 같은 정보들 뽑아 먹을줄만 알았다는 생각이 들어
허접한 글이나마 올리게 됐으니 고수님들의 많은 양해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번 여행의 큰 틀은 대략 다음과 같았지요
*항공: 블라디보스톡 (448,000원)
*숙소: 뉴월드시티1박/루프뷰2박/hip호텔1박/티볼리1박/루프뷰2박
*투어: 칸차나부리1일/파타야1일/암퍼와1일
*그외 여러가지 유흥...
나름대로 잔머리 굴려서 짰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차차 설명 드리기로 하고요...
1.
일요일 오후 2시,
30분만에 대충 때려박은 캐리어를 끌고 노원 공항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려니
콜밴이 하나 선다.
운전석에서 내려 승객을 수배하는 콜밴 아저씨,
혼자 있는 아저씨에게 접근하더니, (대략 이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빈차로 들어가봤자 톨비도 안나오고 그래서요 어쩌구...
공항버스비 단돈 만사천원에 모십니다 저쩌구..."
드디어 승객 한 명을 섭외한 콜밴 아저씨에게
눈을 맞추고 짐을 실었다
보통 일요일이나 아침에 이런 경우가 있었다
공항만 전문으로 뛰는 택시거나 손님 에스코트하러 가는 콜밴인데
이럴 경우 차비는 맥시멈 공항버스비만 내면 된다
집에서 꼼지락 거리느라 시간 부족한 날 걸리면 땡큐다
저번엔 공항전문 택시 아저씨가
일본사람 서울시내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30만원에 눈탱이 맞췄다고
자랑스럽게 얘기 하시길래 그냥 말을 말았다...
2.
내가 비행기표를 고르는 단 한가지 기준은,
젤 싼거~ ㅋㅋ
'뭐로 가든 방콕만 가면 된다'는 신조로
땡처리사이트들을 훑어서 급질을 하곤 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승무원들의 까칠한 토크가 이색적인
블라디보스토크 항공을 첫 경험하게 되었다
(몹쓸 말장난에 용서를...)
XF항공을 첫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첫 경험한 것들이 또 몇 개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원거리 출국 게이트-
그때까지 난 인천공항에도 모노레일타고 이동하는
게이트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두 번째는 귓구멍 막힘 방지용 사탕
세 번째는 노비어
네 번째는 좀 있다가...
보딩을 기다리면서 카오산까지 택시 쉐어할만한
분이 있나 눈씻고 찾아봤지만 실패다
비행기에 올라 타보니
승객의 대부분은 러시안과 태국 사람들 인것 같았다
순전히 내 기준에서,,,
(난 크게 가리는 편은 아니다)
음식은 먹을만 했고,
헤드폰이 고장나고 맥주 안주는것 빼고는 그럭저럭 큰 불만 없이
(막 세 캔씩 까먹는 나에겐 큰 불만이다 ㅋㅋ)
비행을 마치려 하는데 착륙할 때쯤
창가 내 자리쪽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에어콘과 따뜻한 공기의 만남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당 한 방울 정도의 적지 않은 강우량!
바지가 위험에 처했다!
일단 신문지로 받아내며 호출 단추를 눌렀는데 안와서
급하게 승무원 언니를 불렀더니
친절하게 냅킨 5장을 가져다 주셨다 컥...
급한김에 냅킨 5장을 물이 새는 틈새로 밀어 넣었다
'어라, 안 샌다!'
'어.. 어 그런데 내 앞자리로 샌다... ㅋㅋ'
노래가 생각났다
비내리는 비행선~
남행뱅기에~ 흔들리는...
3.
'이번엔 꼭 모르는 사람과 택시쉐어도 하고
진정한 글로벌리스트가 되야지...'
했던 생각을 접고 공항버스를 타러 갔다
그동안 오면 혼자 택시만 타서 공항버스도 처음이다
<공항버스 정류장>
버스표는 터미널 안에서 샀는데 여기서도 파는 모양이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airport bus라고 이정표가 계속 있으니
따라 가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이 찾아갈 수 있다
카오산 행은 AE2번 인데 버스정류장이 노선별로 있는게 아니라
한 군데에서 AE1, 2, 3, 4 이렇게 로테이션으로 출발한다
(밤 12시까지 다닌다는 얘기가 있다- 확인요망)
난 11시10분 경 출발했는데 하나도 안 막히고 30분만에 도착해서 놀랐다
150밧, 독고다이 여행객들에게는 나쁜 선택이 아닌듯 하다
4.
처음 이 곳에 왔던건 11년 전이었다
제대하고 알바 뛴 돈으로 남들은 유럽갈때 난 태국으로 왔다 ㅋㅋ
하이텔에 백패커스란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거기서 텍스트 복사해서 출력해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한달쯤 있었고,
그 뒤로 2번 더 왔었는데 워낙 길치라
올때마다 새로운 기분, 처음보는 길 카오산로드~
내려서 무조건 직진하면 람부뜨리가 나오고
더 가면 쌈쎈이로구나
오호라, 이제야 쬐끔 알겠구나~
급하게 계획된 여행이라 숙소가 들쭉 날쭉이다
예약 확정되는데로 숙소를 잡았다
첫날은 쌈쎈 쏘이2 뉴월드시티호텔
간혹 책에 뉴월드롯지 호텔이라고 나와있는 그 곳이다
호텔 직원들에게 여기가 뉴월드롯지 맞냐고 하니
이름이 바뀐 모양이다
호텔은 보시는 바와 같이 무늬만 호텔이다
첫날 주변 탐색하는 바람에 여기선 4시간도 채 안 머물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칸차나부리 투어가 있었고,
급하게 예약되는데가 여기밖에 없었다...
호텔 예약 사이트는 몇 군데 돌아가며 쓰고 있는데
뉴월드시티는 여기서 했다
http://www.ratestogo.com/City/KR/Bangkok
혹시나 초행길인 분들을 위해 호텔 가는 법을 알려드린다
택시를 타시면 "쌈쎈 쏘이 썽" 해서 호텔 이름 얘기해주면 될것이고
나같이 버스를 탔다면 내려서 쉘 주유소 쪽으로 계속 직진 하다보면,
람부뜨리 거리가 좌우로 펼쳐지는데 무시하고 계속 직진 하시면,
다리가 나오는데 계단이 있으니 잘 보시고 오르락계단 내리락계단 하시면,
다이아몬드 호텔이 나오는데 지나서,
(무지 어려운듯 설명하고 있으나 사실 쉽다 그냥 직진이다...)
<밝은 날 다시 찍은 쌈쎈 거리 가는 길>
저 주황색 호텔 이정표 간판을 보고 우회전 하면 족포차나 라는
가게의 포장마차 테이블들이 보이고(아침엔 휑~할수도 있음)
공사현장을 지나면 호텔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대략 10분~15분거리다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자세히 떠드는 이유는
밤에 캐리어 끌고 혼자 가는 여자분이 계실까봐...)
5.
12시쯤 체크인을 하고 방콕 입성 기념으로
술 한잔 하러 다시 다리 건너편으로 왔다
내일 아침 일찍 투어버스 타러 와야 해서
먼저 동대문과의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
동대문으로 향했다
'음, 맞아 여기가 동대문이었지...'
올때마다 새로운 나의 기억력에 감탄하며
주위를 어슬렁 거리는데 동대문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일행 3분과 맥주 한 조끼 하고 계신 듯 했다
'뭐 묻는척 하면서 엉겨볼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아냐아냐, 내일 투어가면 칭구들이 마니마니 생길꼬야
벌써 사람 그리워하면 못써요'
이렇게 혼자서 미친 상황극 하면서
피쉬맨 팬츠 100밧에 하나 건지고
다리 건너편 쌈쎈으로 다시 왔다
거꾸로 온 김에 쏘이2를 지나
내일 묵을 쏘이6 루프뷰에 가보기로!
하다가 쏘이6 입구 코너에 있는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맥주먹는 사람들이 부러워 그냥 앉아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여기 이름이 수판촉 씨푸드란다)
새우튀김에 맥주 한병 시켜서 1차를 한다
<수판촉 씨푸드>
그리고 집에 가다가 이름도 포차같은 족포차나에서 2차를.. 하악하악...
<족포차나>
사실 족포차나에 간건 술이 약간 모자른것도 있었지만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있어서였다...
바로 뒷자리에 앉아 노련하고 고독한 여행객인양
팟타이에 맥주시켜서 먹으면서 사알짝~ 보니까
여자 한명 남자 두명 조합이었는데
맥주에 쌩솜에 콜라에 안주 그득히 해서 먹는것 같았다
말을 걸까 말까 여러번 망설이다가
동대문 앞에서 했던 1인 상황극 한번 더 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참으로 소심의 극치다...
6.
샤워하고 누우니 3시가 넘어가고 있다
내일은 7시까지 동대문으로 가야한다
칸차나부리로 향하는 버스에서
마음씨 착하고 얼굴은 더 착한 언니들과
정답게 수다를 떠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내일부터는 혼자 술먹지 않겠지...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하면서 잠자리에 든다
더불어 내일부턴 수면시간을 늘려야지...
했는데
7일동안 서른시간도 못잤던것 같다
흐미...
ps.
아, 그리고 겨울에 떠나시는 분들 팁하나
외투 맡길 곳 없으면 인천공항 지하 세탁소에 드라이 맡기세요
새 옷 말고 드라이 할때 된 거 갖고 오시면 1석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