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여행기 마지막편. [12월21일-짜뚜짝찍고 동대문...]
#1.
새벽까지 먹어도 소주를 안먹으니까
머리는 아퍼도 필름이 나가거나 하지는 않는 듯
...
마스네 호텔에서 일어나 체크아웃하러 루프뷰로 기어들어간다
가면서 땡모빤 더블샷을 챙겨서 쭉쭉 빨면서 들어가는데,
이쪽 팔 꾹 누르면 저쪽 팔에서 맥주가 찍 하고 나올 것 같은
알콜로 충만한 몸 상태다...
루프뷰로 들어가는데 뒤통수가 따끔거려서 뒤돌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로비앞에서 주인 할머니가 눈을 흘기고 계신다 으...
할머니 혀를 쯧쯧 차시며 뭐라뭐라 하시는데 대충
‘잘 헌다~ 술 쳐묵고 외박이나 허구’ 그런 얘긴듯 쩝...
방에 들어와 뜨-찬-뜨-찬 샤워를
한 판 때리니까 정신줄이 좀 팽팽해지면서
오늘이 가는 날이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한다
캐리어를 싸다 말고 종일 비워두었던 침대에 엎드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돌아가면 다시 부딪혀야 하는 현실의 문제들...
그 동안 억지로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보내버렸었는데
이제 스멀스멀 언제라도 이편으로 넘어올 기세다...
‘에잇~ 몰라몰라 가서 생각해잉~’
#2.
체크아웃을 하고 루프뷰에서 태사랑 게시판을 보는데
동행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오케바리~
사실 내가 먼저 가버리고 나면 마스는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이 약간 있었는데 잘 됐다 싶어 잽싸게 문자를 보내고
짜뚜짝시장 동행하기로 한다
마스와 통화를 해본 결과
도통 언제 기침하실지 짐작이 가지 않는 목소리라
동대문에 짐을 맡기고 어제 만난 분들이
말해주신 장터란 곳을 가보기로 한다
오 헝그리에서 왼쪽으로 쭉 걸어가니 장터 간판이 보인다
2층에 있는데 철제계단으로 되어 있고 약간 가파르다
올라가니 외국인 한 팀이 금방 도착한듯 메뉴판을 살피고 있다
TV에선 놈놈놈이 나오고 있고
전체적으로 새 것 같다는 느낌...
(테라스에도 자리가 있다...)
다른 분들이 여행기에서 소개해 주신바와 같이
사장님 인사 시원시원하게 해주시고 붙임성 있는 성격이신듯...
“혹시 어제 임신한 따님이랑 어머님 일행 안오셨나요?”
“오셨죠~”
“오늘은 안오셨나요?”
“네~ 오늘은 못 봤는데...”
어제 하늘짱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번호가 안찍혀 연락할 수가 없다
마스도 소개시켜주고 하면 좋을텐데...
해장을 하려고 라면을 하나 시켰다
밥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에궁 이빠이~
반찬도 푸짐했던것 같고,
라면 얼만큼 맵게 하냐고 물어보시는거 보니
맞춤서비스도 가능한 듯 ㅋㅋ
라면, 아니 라면궁물을 거의 다 빨아먹고 있는데
마스에게 동대문 거의다 왔다는 전화가 왔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셨구먼...
동대문에서 직좌후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마중나간다
라면에 떡볶이까지 시키는 마스
(마스는 한국에서 친구들 몇 명과 떡볶이 튀김 오뎅 5만원어치까지
먹은 적도 있는 분식킬러다...)
장터 사장님이 떡볶이 다 만들었는데
떡이 맘에 안든다며 버려버리고
떡국 떡으로 다시 만들어주겠단다 (분식계의 쇼타... 허걱...)
마스 밥먹는거 기다리고 있는데 아까 짜뚜짝
같이 가기로 했던 여자분이 연락이 없다...
문자를 계속 보냈는데 답이 없다...
마스가 "저번의 그 여자 아니야?" 라며 농담을 한다..
다른 일행이 생겨 우리를 팽 시킨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보고,
얼마동안 기다리다가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택시를 타고 지하철을 타기로 하고 가는데
공교롭게도 차이나 타운에서 마스의 장에 신호가 와서
저번에 내가 이용했던 화이트오키드 호텔로...
화이트오키드 참 고맙네그려...
담에 오면 뭐라도 꼭 팔아줄게...
우리는 급한 불을 끄고 프롬퐁역이 근처에 있는것 같아
걸어서 찾아가기로 했다
가다가 약간 아리까리하기도 하고
어린 여학생들에게 의지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물어보니
엄청 친절하게 우리를 역 근처까지 데려다주었다~!!
(고마워요 태고딩~)
지하철을 타고 짜뚜짝에 도착할때쯤 게시판 여자분께 문자가 온다
'핸드폰이 맛이 가서 됐다 안됐다 해요.. 정말 미안해효...'
아, 괜찮다고 여기 있을테니 핸드폰 정신 돌아오면
이따 연락하라고 했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없...
마스와 짜뚜짝 구경을 한다.
길가다 주스만 보이면 무조건 사먹고 또 사먹고
요리 저리 시장을 돌아본다.
난 흰색 싸구려 전자시계를 하나 사고
마스는 회사분 애들 옷을 고르는데 좀 깎을라 했더니만
아저씨가 막 안판다고... 허걱...
우리와 쇼핑은 잘 안맞는거 같다면 그냥 가려고 하는데
마스가 A급 시계가 있다면서 잠깐만 보자고 한다
자기가 그동안 짝퉁시장을 돌아다니며 본 것 중에서 제일 정교하단다
진짜와 거의 진배없다며 가격을 물어보는데 꽤 비싸다
시계에 대한 마스의 마음이 진심인거 같아 난,
안면 깔고 네고시에이터 모드로 들어가
세 번의 와리가리를 거치고,
어르고 달래고 윽박지르고 애교떤 끝에 쬐끔~ 깎아서 샀다
나야 뭐 시계 잘 모르니까 말하기 그렇고
마스가 만족스러워 하는 거 같아서 좋았다
(진품매장에서 비교해봤는데 깜쪽같단다... 오래가야 할텐데...)
마스가 나에게 뭐하고 싶냐고 묻는다...
라스트 마사지 한 번 하고
밥 먹자고
그랬다
그래서 다시 카우싼으로...
#3.
낸시마사지라는 곳에서 마사지를 받는다
인지상정으로는 반싸바이 가는게 맞는데 왔다갔다 하는 시간때문에
쌈쎈까지 차마 가지 못했다
어제 저녁 같이 하기로 했었는데 약속도 못지키고
미안한 마음에 한국에 와서 전화드렸다
(못누나~ 다음에 꼭 저녁같이 먹자규~)
카우싼에서의 마사지는 아무래도 좀 아늑한 맛은 없다
사람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
발마싸 한 시간 받았는데, 피곤했는지 살짝 코도 곤것같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휴~
그리고,
동대문에서 마지막 만찬을 먹는다...
쪽갈비&쏨땀, 김치말이 하나, 맥주, 또 뭘 먹었더라...
동대문 음식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먹어본건 다 괜찮았다...
밥을 먹고 있는데 일요일 암퍼와 투어 갔던 분들이 돌아오는데,
여자 2분이 있다...
"호호호~ 투어 다녀오셨나봐요~"
"아 네..."
"어쩌구 저쩌구..."
"네네..."
그러다가 흐지부지... 마스는 이틀이나 더 있어야 되는데...
쌩짜로 혼자 돌아다니는게 어떤건지 알기 때문에
친구 한 명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틀밖에 없는데 외롭게 다닐 필요 없잖아...
#4.
공항으로 가야할 데드라인은 점점 다가오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공항버스 정류장 앞 꽤 그럴싸한 카페에서
마지막 비어를 비운다
마스가 태국분이랑 찍은 사진도 없지 않냐면서 일하시는 분을 데리고 왔다...
공항버스 앞에서 내가 공우에게 했던것 처럼
마스는 나에게 비행기 연기하라고 종용한다 ㅋㅋ
비행기 시간 2시간 전에는 공항으로 가야 한다는 FM이 있지만 난,
비행기 시간 2시간 전에 공항버스를 탔다...
마스와 헤어지는 것도 싫고,,,
뭐,, 일주일이 아니라 한 달을 있었어도 가는 날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된장.
4번째 방타이,
이번 여행은 나에게 여러가지 첫 경험을 남겼다
이 여행기 역시 첫 경험이다
여행기를 쓰면서 여행을 한 번 더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댓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도 알았다!!!
ㅋㅋ
태사랑,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