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18살 나홀로 태국여행 - THIS IS THAILAND
람부트리 거리의 과일 쉐이크 집, 람부트리 거리의 동대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 뵙네요. 그 동안 폐인처럼 게임도 하고 술도 마셔보고 (20살이니까) 많이 놀았고요.
대학도 붙고 또 떨어지고 그랬어요. 구정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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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미친 듯이 달빛 아래서 고등학교의 마지막 방학을 만끽했다. (이 땐 고3 방학 때 공부할 줄 알았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정오가 다 되었다. 창문엔 뜨거운 햇살이 쏟아진다. 늦잠을 자면서까지 뜨거운 햇살에 저절로 잠 깨고 싶었다.
정말 낭만적이다. 아름답지 않은가? 나는 매일 이런 사치를 누리고 싶다.
아침 일찍 힘들게 가기 싫은 학교에 억지로 힘들게 가는 건. 생각하기도 싫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이거 또한 아주 아름답다.
한국에 있으면 예배를 드리고 있을 이 시간.
나는 여유롭게 책 한권 들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왜? 수영할라고.
이것도 태국에 있으니 가능하다.
지금 쯤 친구들은 방학 언제 하냐고 투덜거리고 있다.(확신한다.)
다음 날 아침엔 시린 손 호호 불며 학교에 등교하고 있겠지.
그러나 난 지금 너무 덥다. 너무 더워서 옷을 다 벗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반면에, 친구들은 너무 추워서 옷을 한 겹이라도 더 껴입을라고 아등바등 거리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이 곳, 태국이니까 가능하다. 여러 면에서 나는 지금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어느 영화의 대사를 인용하여 This is Thailand.
이번에 오면서 책 3권을 갖고 왔다. 한 권은 형준이가 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카일라스 가는 길.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은 공항터미널, 공항, 비행기까지 읽다가 자꾸 잠이 들어서 영원히 접어놨다.(아직도 못 읽었다.)
이번에 읽을 책은 카일라스 가는 길, 영혼의 성소 티베트의 카일라스를 가는 여정을 그린 박범신작가의 명상에세이다.
가져온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재밌게 읽히는 것부터 빨리 빨리 읽기로 했다.
수영도하고 책도 읽고 이제는 일광욕만하면 된다.
따뜻한 햇볕에 책 읽고 누워있으니 슬슬 잠이 온다. 그래서 살짝 구름이 꼈을 때 잠을 청해본다.
신기하게도 옆에 외국인들은 모두 사과처럼 익었는데도 잘만 자고 있다.
수영, 독서, 일광욕까지 삼박자를 맞췄다.
이 평화로움을 계속 누리고 싶다. TIT
슬슬 배가 고프다. 태국에서의 재미 또한 맛있는 것 먹기.
하지만 내가 편식이 심한 까닭에 라면을 먹으러 간다. 동대문으로.
아직 3일이지만 벌써 한식이 그립다.
아침엔 빵 , 점심엔 치킨, 저녁엔 피자로
쌀은 한 톨도 안 먹고, 안 좋은 것만 먹는 내 몸이 정상이었으면 좋겠다.
젓가락 쪽쪽 빨며 라면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신. 라. 면! 나왔다. 이 맛을 너무도 그리워했다. 푸짐하게 밥까지 한 공기 시킨다. 가격은 110B
3천원 . 김밥천국에서도 3천원으로는 느끼지 못 할 이 맛. TIT
다 먹고 난 뒤, 재석아빠께서 우리의 일정을 물으신다.
"아유타야 가고 싶어요."
"저기 사진 봐. 어때? 환상의 섬 쑤린. 마침 오늘 가는 그룹이 있는데 어때? 가볼래?"
아유타야에 가고 싶다던 재학이는 쑤린행 열차로 갈아탔다.
"전 꼬창을 갈라고 했어요. 캄보디아도요. 뜨랏에서 캄보디아로 바로 갈 수 있더라고요."
내 말을 듣고 재석 아빠께서 그 루트는 위험하다고 다시 여기로 왔다가 가라고 하신다.(그러나 나는 물, 불 안 가리는 십대다.)
(사실 어제, 어떤 분과의 약속이 있었다.
캄보디아를 같이 가기로 한 분인데 그 분께서 약속장소에 안 나타나셔서 이렇게 일정을 바꿨다.)
재학이가 짐을 챙기는 동안 나는 카오산 로드에서의 빨래를 한다.
빨래라는 간판이 있는 곳으로 따라가서 빨래를 담아온 가방을 건네주면
저울로 잰 다음 돈을 받고 빨래를 담아 둔 가방까지 뽀송뽀송하게 빨아서 준다.
아름다운 빨래, TIT 1500원 안팎. 3시간 정도
재학이를 보낸 후, 나는 꼬창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끊고 간단하게 재석아빠에게 설명을 듣는다.
1. XX리조트로 가서 콜 까울리 루루. (루루좀 불러 주세요.)
2. 진 투아(현지 발음이다.)로 찾아 간다.
확실하게 적어 두고 전화번호까지 적는다. 내일 아침 8시에 동대문 앞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하신다.
중학교 때 부터 지각이란 단어와 친숙한 나다. 왠지 느낌이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8시를 막 지나고 있을 것 같다.
걱정이 된다. 긴장을 팍 하고, 터벅터벅 혼자 숙소로 걸어간다. 외롭다. 내일부터 혼자 이동하고 지내는 게 많이 외로울 것 이다.
가는 길에 신발 넣을 가방하나 사고, 마늘빵을 몇 조각 먹고, 간식 조금 사서 숙소로 돌아간다.
방이 너무 크다. 투 베드룸인데... 밖은 너무 시끄럽다.
지금 시각 7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춥다고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어떡하지. 잠이 온다. 그런데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자면 안되는데매일 피자 먹었던 식당.
- http://www.cyworld.com/READJWC 사진보러 놀러오세요~~
예전 여행기를 읽으시려면 18살 나홀로 태국여행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