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섬 (Ko L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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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섬 (Ko Larn)

jaime 3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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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일차의 첫일정은 파타야 해변에서 20여분 고속보트를 타고 가면 나오는 산호섬(Ko Larn)에 가서 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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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엔 출정식을 기다리는 것 마냥 고속보트들이 줄지어 서 있고 파타야의 온갖 리조트에서 달려 왔을 형형색색의 버스들이 관광객들을 계속 토해 내고 가이드들은 자기 손님들을 보트에 올려 태우느라 분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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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동이네 세식구야 고속보트 유경험자들이지만 함께 모시는 어른들이 배멀미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으실까 걱정했는데... 웬걸, 너무들 즐거워 하시고 재밌어 하십니다. 물론 20여분의 짧은 거리였기에 즐길 수도 있었던 것이겠지만요.
흔들리고 곤두박질 치는 가운데에서도 단얼의 튜브를 필사적으로 부는 단얼이 아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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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섬은 꽤 큰 섬이었지만 도매급으로 떼다 내부려뜨려 놓는 패키지 관광객들이 노는 곳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상당수가 한국사람들이다 보니 듣던 대로 해운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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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도착하면 가이드들이 자리 맡아 주고 가서 놀으라고 합니다. 짐은 자기들이 봐 준다면서. 조수간만 차가 있는지 해변에 인접한 선베드는 나중에 물 차오르더군요.
바닷물은, 당연히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니 스노클링할만큼 맑고 그렇진 않습니다만, 예상보단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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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돈 2천원을 지폐로 건네면 이 곳의 렌탈가게에서 어른용 튜브를 하나 대여해 줍니다. 자기 튜브가 있는 단얼을 빼면 우리 가족은 모두 6명이었지만 이 튜브 하나만 빌려서 사이 좋게 나눠 타고 서로 태워 주며 왕즐겁게 놀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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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해운대 아녜요, 돈 마않-이 내고 온 "외국"이란 말여요!! "3$"이란 푯말만 아니면 명실공히 한국의 어느 유원지로 손색없을 사진. 심지어, 파라솔과 선베드 사이를 오가며 옥수수를 파는 어떤 태국 아저씨는 이렇게 외치며 영업을 하십니다,
"(한국말로) 옥수수- 옥수수- 강원도에서 갓 따 온 찰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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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정도 신나게 놀고 다시 돌아가는 배편에서 너무 무서워서 오줌을 지린 백동이...가 아니고... 그냥 수영복 위에 옷을 껴입은 것이죠. 산호섬에도 샤워시설이나 탈의시설이 있지만 열악하고 뭐 그저 그런지라, 차라리 끝까지 잘 놀고 대강 소금물만 헹구고 섬을 떠납니다. 숙소에 돌아가서 씻는 것이 나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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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닿기 전 옵션투어로 별도 비용을 더 내고 패러세일링을 하기로 합니다. 우리 가족은 연로하신 왕할머니와 아기 단얼을 제외하고 전원 한판씩 해보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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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에 간 여행이라 관광객들로 만원사례다 보니 태국 아저씨들 길게도 안 태워줍니다. 그냥 바지선 한바퀴 삥 돌면 끝내는 바람에 돈도 약간 아깝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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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저 햇별을 피해 알카에다 무장세력마냥 복면까지 해서 온 몸을 둘둘 가려 입은 태국 직원들... 패러세일링이 계속해서 쉬지 않고 돌리고 돌리고 하게 하기 위해 자꾸 괜히 관광객들을 때립니다, "빨리 빨리 뛰시오-!!" 라고 분명한 한국말로 외치면서.
뒤통수도 치고 등짝도 치고 그럼돠. 백동이는 안 맞으려고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도 괜히 등짝 한번 침돠... -_-;; 패러세일링 하고 내려와서 한대 맞으니까 꼭 군대 유격장에서 헬기레펠탑 올라가면서 조교들한테 얻어 맞았던 기억남돠.
내가 아는 태국사람들은 웬만한 일에도 "끄렝짜이("겸손한 마음"이란 뜻) 한마디 때려주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한국 관광객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이 분들도 "빨리빨리"가 몸에 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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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세일링 할 동안 "퐁당" 할 건지 "안퐁당" 할 건지 구분하는 유성매직 표식. 담날까지 안 지워집디다. 이럴 때면, 평소 대범해 보이는 백동이는 안퐁당을, 평소 얌전한 새색시같은 아내는 퐁당을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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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인지라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고 갑판 위에 (아마 바닷물로 인한 부식을 막거나 청소하기 쉽게 하려는 듯) 두꺼운 비닐 장판을 깔아놓아 맨발로 기다리면서 넘 뜨겁긴 하지만 이렇게 오래 기다리니 사람들 갖가지 반응 보는 재미가 있군요. 아마 공수부대 출신인 듯 타는 내내 군가를 부르는 아저씨, 드물지만 울먹이는 아가씨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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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5분도 안되는 패러세일링 경험이었지만 다들 즐거운 기분으로 떠들다 보니 금방 해변에 닿았습니다. 우리가 배에서 내리면 관광지 어디나 그렇듯 각종 상인, 호객꾼, 환전꾼들이 모여드는데, 우리 패키지 팀 아저씨 한분께서 볶은 아몬드 같은 것을 여러봉지 사서 멤버들에게 하나씩 다 나눠주십니다.
첨 해보는 패키지 투어를 하기 전, 패키지를 같이 다니면 모르는 사람들하고도 친해진다던데 애들도 아니고 어른들이 그게 쉽게 되나 싶었는데, 정말 하루이틀 지나니 다들 정겹고 먹을 것을 나누고 그러네요.
따뜻한 정과 성의와는 달리 볶은 콩은 씹으면 탄 껍질이 입안을 돌아다니고 맛도 텁텁하고... 물이 너무 먹고 싶은데 갈증은 안 날 때(?) 먹으면 바로 물 잘 먹을 수 있게 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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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에 젖어 살갗에 소금이 부슬부슬한 상태이지만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수천 수만번 반복되었을 패키지의 고전 방콕-파타야 코스다 보니 안 씻은 상태이지만 점심을 바로 먹는 게 낫다는 노하우가 여행사에는 생겼나 봅니다.
씻고 나와서 또 밥먹고 하느니, 게다가 물놀이에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등등 배도 고프고 하니, 바로 밥먹는 게 낫지요.
우리가 간 식당은 근처 "무궁화"라는 식당. 이번 여행에서 가장 한식같은 음식. 특히 김치찌게는 매우 수작. 배고파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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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으로 왔다면 여러모로 아쉬울 수 있는 일정이었습니다. 산호섬도 패키지 관광객들이 상륙작전을 벌이고 돌아간 후인 오후에 가게 되면 더 한적하고 즐겁게 놀 수 있을 것이고, 패러세일링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양가 식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이 겨울에, 비록 해운대 같을 지언정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수상레포츠 평생에 즐겨 보지 못하셨을 아버지, 어머니들을 모시고 즐거운 경험을 한참에 공유했다는 것이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된 오전 일정이었답니다.


#2009-01-24 12:14:38 노는이야기에서 이동 됨]
3 Comments
lovelypink 2009.01.24 09:44  
정말 즐거워 보이네요^^
신라면 천막을 보니 한국분들이 많긴 많나봐요~~~
jaime 2009.01.24 13:12  
아마 연휴 때라서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장단점이 있죠~ ㅎ
어른들 모시고 다니기엔 좋았어요
아켐 2009.01.24 19:31  
"(한국말로) 옥수수- 옥수수- 강원도에서 갓 따 온 찰옥수수-!"
......이 말로 인해 절대 가고 싶지 않은 한곳으로 낙점^^
즐거우셨겟어요...전 언제나 가족 여행 해보나~~!!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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