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부다에게 당했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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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부다에게 당했습니다... 흑흑..

진이지니 5 1442
안녕하세요?
지난 여름 방콕에 다녀왔습니다. 일찍 올리려 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렸네요^^;;
3번째간 태국은 역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맛있는 음식들, 편한 교통(택시ㅋ), 훌륭한 마사지,사랑스런 물가까지..ㅋㅋㅋ

한가지만 빼고요!!
앞서 두 번은 여행사를 통해서 갔었던거라 별 어려움없었는데, 이번 세번째는 신랑과 함께한 자유여행이라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태사랑에서 열심히 자료를 조사하고 또 조사하고, 사기피해사례들은 읽고 또 읽고....했지요....

그러나 당하고 말았습니다.. 바보 같이....ㅠ-ㅠ;;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저희는 IBIS 시암에 숙소를 정하고, 느긋하게 씨암 스퀘어까지 버스나 도보로 이동해서 다녔습니다. 중간중간 구경도 하고 군것질도 하면서요..
그 날도 아침일찍 갈 곳도 어중간 하고 해서 근처에 있던 ZEN 쇼핑몰에 가기 위해서 빠뚜남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가다보니, 빠뚜남프라자 건물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어딜 먼저 갈까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떤 태국여자가 다가왔습니다.
옷은 말끔한 치마정장으로 차려입고 얼굴도 뽀얀 아줌마셨습니다.
연령대는 30후반정도?

친절하게 영어로 태국여행 처음이냐, 어디서 왔느냐... 뭐 이런걸 물어봤습니다.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 귀찮게 물어와서 몇마디 대답해 줬더니, 그 때 부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더군요...
(이때 알아챘었어야 하는데, 저는 바보인가 봅니다...ㅠ-ㅠ)

오늘이 치앙마이에서 한 달에 한 번 큰 불상이 방콕으로 내려오는 날이라는 겁니다. 정말 큰 불상인데, 방콕사람들은 이 날을 기다리고, 이 불상이 공개되는 날을 맞추는 건 쉽지 않기에 이걸 보면 행운이 따르고 한다는...
뚝뚝을 타고 툭툭비 20바트만 내면 거기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여기로 태워다 주겠다고 종이에다 친절하게 써 줍니다.

"1.럭키부다
 2. 빠뚜남" 이렇게요.......;;;

뚝뚝 사기다 싶어서 됐다고 하면서, 빠뚜남 프라자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바로 그 때, 제복을 입은(경비원같은) 아저씨가 다가왔습니다.
오늘 빠뚜남 프라자는 영업을 안 한다고....(밖에서 보니 매장 불이 켜져있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확인 해 볼껄 그랬습니다..ㅠ)
게다가 탁신총리 반대 시위가 있어서 주변 도로를 다 점거 하고, ZEN이 있는 곳도 시위때문에 봉쇄를 한다는 겁니다. 
저희의 짧은 지식에, 태국엔 간간히 탁신반대시위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기에 순간 헉!했지요;

오전 내내 시위가 있을 테니, 대신 오늘 치앙마이에서 내려오는 럭키부다를 보라는 겁니다..
아까 그 아줌마랑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여기서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제복을 입은 사람이 그 말을 하니 그럴꺼 같은 신뢰가 들더라고요...(네... 저희는 바보였습니다...ㅠ-ㅠ)

자기가 툭툭을 잡아 주겠다고 했습니다. 덧붙여 요즘 툭툭 중에는 허가 받지 않고 하는 기사들이 많다면서 자기는 허가 받은 툭툭 기사를 불러주겠다는 거였습니다. 파란색 조끼가 그 표시라고 하면서....;;;;

그러면서 한 툭툭 기사를 불렀습니다. 20바트에 모셔다 주어라... 뭐 이런 내용의......

네... 저희는 탔습니다..................................ㅠ-ㅠ

그때까지도 '에이~시간도 많은데 툭툭 한 번 타보는 셈 치지뭐' 이렇게 탔습니다.
한 10분정도 달렸나요? 신랑이 그러더군요...

" 이 사람 가까운 데를 가는 것 같은데, 마치 멀리 가는 것 처럼 빙빙 돌아서 가는 것 같아.."

어떻게 아냐고 물으니, 본 것 같은 간판들이 몇번 똑같이 보인다는 겁니다.

저는 에이~~ 뭐냐...;; 이러면서 지나갔지요...;;;;;;;;;;;;;;;;

드디어, 어딘가에 도착했습니다. 조그만 사원 같았어요. 사람들이 북적거릴것 같았는데 휑~했습니다..
무지 크다던 불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더군요.
앞에 한 태국인 가족들이 하는데로 그대로 따라서 향도 피우고 절도 했습니다....(ㅡ.,ㅡ;;;)

나오니, 데려다준 뚝뚝 기사가 기다렸다가 바로 옆 건물로 안내하더군요.
덕망높은 스님이 있으니 좋은 말씀을 해 줄꺼라고...

들어갔습니다..

꽃에 물을 묻혀서 저희 머리에 뿌려주며 뭐라뭐라 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그 옆에 사람이 묻습니다.

그사람: 어디서 왔냐?

저:한국에서 왔다

그사람: 오~ 한국? 축구? 월드컵?

막 이러는 겁니다. 우리 나라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순간 반가웠습니다..

그러더니, 말을 이어갑니다.

그 사람: 태국은 보석으로 유명해. 근데, 밖에서 사면 텍스가 붙어서 많이 비싸. 요 근처에 가면 타이 엑스포가 있는데 거기가면 텍스프리라 싸고 좋은게 많아..

저희는 보석사기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기에 알았다고만 대답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뚝뚝 기사!!

빠뚜남으로 다시 데려다 준다던 툭툭 기사가 중간에 보석 상점에 들르겠다는 겁니다.
순간, 속았다 싶었죠;;;;;
그래서, 저희는 '안된다. 우리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가야한다. 빠뚜남으로 바로 가자'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었습니다.
잠깐이면 된다고, 안 사도 된다고 그러는 겁니다..

2분쯤 달렸을까.
차로가 한 줄 밖에 없는 일방통행길에서 교통체증에 의해 멈춰섰습니다.
그 때, 신랑이 자기가 20바트를 내밀테니, 너는 빨리 내리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20바트를 기사에게 쥐어주면서 내렸습니다.
툭툭기사는 저희를 붙잡고 싶었겠지만, 꽉 막힌 도로에서 툭툭을 버리고 따라 올 수도 없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어딘데 내렸어?" 그랬더니,
아까 부다보러가면서 길을 유심이 봤는데 여기가 빠뚜남 근처라는 겁니다.
그래서 내렸다고.
20바트라도 안주면 따라 올 것 같고, 중간에 내리고 싶었는데 제가 안쪽에 있어서 못 내릴까봐 막히는 길에서 멈출때까지 기다렸다고 그러더군요.
보석상점까지 가면, 거기 어떤 깡패 같은 사람들이 못사면 안되게 만들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해코지를 당하거나 말도 안되게 비싼 금액으로 사게 된다고요...

저희는 결국, 아까 빠뚜남 프라자로 갔던 길을 또 다시 걸어간 꼴이 되었지요.

빠뚜남 앞에 가니, 시위는 커녕, 봉쇄는 커녕 아~~~무 일도 없었지요.당연히.

생각해보면,
럭키부다도, 도로 점거도, 시위도, 툭툭도 모두가 말이 안되는 데 그때는
그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더군다나 럭키부다라는 내용을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지금 생각 하면 경비옷입은 아저씨+아줌마+툭툭기사 모두 한 패였겠지만요.) 똑같이 이야기 하니깐 정말 그런게 있나보다 했습니다..


정말 바보 같은 저희의 경험담이었지만,
혹시 그쪽으로 지나가시던 분들은 피해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저리 적어보았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태국으로 갑니다.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훨씬 많기 때문이지요.^^
럭키부다도 지금은 해프닝으로 웃으면서 얘기합니다~^^;;

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5 Comments
타완 2009.02.13 22:12  
이정도면 정말 속기 쉽겠네요... 어딜가든 일단 삐끼는 피하는것이 최선입니다.
그나저나 이게시물은.....다른곳으로 옮겨져야 할듯..ㅎㅎ
시골길 2009.02.13 22:42  
ㅋㅎㅋㅎ 웃음이 절로 나는 얘깁니다..마지막에 내리는 타이밍에서 방 터지네욤..
이비스 시암..아주 훌륭한 숙소지욤.. <=== 강~추 !!
s0lov3 2009.02.13 22:59  
저도 처음 갔을때 왕궁 문닫았다는 말을 듣고 광장 근처가지 가서 2번이나 그냥 돌아온 기억이 나네요 ㅋㅋ

진이지니님, 두분이서 기지를 발휘해 중간에 나오실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여름에 더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오셔요~^^
사랑천사 2009.02.25 03:42  
ㅠㅠ 제가 비둘기 모이값 받는 아줌마 얘기는 들었는데 이얘긴 처음인데요..조심해야겠네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마음의소리 2009.02.25 03:57  
대단히 지능적이네요;; 저는 방콕에 10개월간 있었는데 아직 저런 조직을 만나보지 못했으니... 굿럭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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