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 기억
내가 라오스로 내려가고 올라올때 종종 이정표가 되는곳이 정저우인데
내가 아주 가끔 기차 시간이 안맞으면 숙박을 하기도 하는곳,
난 정저우 뒷골목 한평짜리 돼지막 같은곳에서 자본 기억도 있기에
그래서인지 정저우는 내가 느끼기에 전혀 낮설게 느껴지는곳이 아니었다,
내가 예전에 제남역에서 기차표를 끊는데 긴줄에 배낭을 메고
서있기란 불편한것도 사실이지만
배낭은 그냥 걸쳐메고 손에든 먹거리 봉다리는
설마 누가 가져 가겠나 하는 생각에
긴줄 뒷쪽에 아무렇게 방치하고
기차표를 끊고 돌아왔었는데
봉다리속 컵라면은 온간데없고
바나나 뭉치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하여간 난 정저우에서 야간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설마 내 썩음썩음한 배낭을 누가 가져가겠냐 하는
오기로 난 배낭을 한쪽 구석에 쳐박아두고
정저우 시가지를 오가며 양꼬치도 사먹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돌아왔었는데
내 배낭은 누가 훔쳐가거나 손댄 흔적은 전혀 없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하여간 밤열두시 까지는 별일없었다,
그런데 내가 헛눈을 잠시파는사이 내배낭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는데
난 귀신이 곡할노릇 상심하였다,
중국 아줌마 배낭 잃어버려 어쩌냐고 신고 전화를 해주는데
정저우 공안이 뭔재주로 찿는단 말인가,
정저우 공안에서 분실물이 뭔지를 조서쓰는데
정저우 공안 전혀 권위적이지 않았고 동네 친한 동생 느낌이었다,
배낭에 든것이라야 태국 치앙라이에서 산 쪼리 서너컬레,
값나가는것이라면 거위털 침낭인데 침낭도 쩐위엔에서 정저우까지
요긴하게 써먹었으면 된걸(예전에)
배낭이야 구석기시대 유물 썩음썩음,
하여간 빈손으로 연운항에서 배를 타는데
뭔가는 섭섭한 마음이었다,
내가 보기에 여행중 바가지 쓰는게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분실,안전사고만 안당하면 여행 반은 성공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