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부터의 이탈 - 50. 이 길이 막히니 저 길이 열린다. at 남칸 국경
길 위는 항상 가변적이다. 그래서 좌절도 쉽고 극복도 쉽다.
비자 기한이 모레이다. 그래서 일찍 베트남-라오스 국경으로 간다.
가장 효율적인 국경 검문소는 남칸NamCan이다.
탄호아ThanHoa에서 가자면 1A도로르 타고 디엔차우DienChau까지 남쪽으로 100km를 간 후
7번 도로를 타고 220km를 동쪽으로 가면 된다.
그 사이에 콘쿵ConCuong은 90km, 호아빈HoaBinh은 150km, 므앙센MuongXen은 200km 거리에 있다.
콘쿵을 지날때 부터 비가 내리다가
다시 맑았다가 한다.
내일 폰사완에 편하게 가려면 오늘 최대한 국경 가까이에 가자는 계산이 섰다.
그래서 빗속의 콘쿵을 지나친다.
비오는 저녁, 더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서 호아빈에서 묵는다.
고만고만한 7번 도로의 도시처럼 호아빈에도 서너개의 숙소가 있으며
환전할 수 있는 금은방도 있다.
호아빈에서 국경까지는 70km의 거리이고 국경에서 폰사완까지는 130km이니
내일 해지기 전에는 충분히 도착할 것 같다.
어제에 비해 오늘은 꽤 화창하다.
멀리 보이는 구름뒤의 안남산맥을 넘으면 라오스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여유가 있으니 여기저기를 눈에 담는다.
므앙센부터 국경까지는 라오스 말을 하는 라오스 사람이 꽤 많다.
남칸은 아예 라오스의 작은 산골마을과 같다.
남칸 국경 검문소에서 베트남 오토바이가 라오스 역내로 반입이 안된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여러 궁리 끝에 토요일날 무료하게 당직 근무를 서는 심사관에게 문의를 해본다.
E-Visa로 입국해서 출국한 후 무비자로 당일 재입국 할 수 있다는 답을 얻는다.
그래서 의지와는 무관하게 베트남에서의 비자런을 양국 심사관들의 배려와 호의속에 마친다.
달포전에 라러이Lalai 국경을 통해 오토바이로 라오스에 넘어올 때는 심사관들의 무심함에 서운하기도 했었는데.
새로 생긴 15일을 빈Vinh 이남에서 알차게 보내고 서운했었던 라러이 국경을 넘어서 라오스로 와야겠다.
되돌아 나오는 길, 하늘이 너무 파랗다.
므앙센의 하늘도,
호아빈의 하늘도,
람Lam강의 하늘도,
엄마와 함께 걷는 하늘도,
고된 하루를 마친 촌부의 하늘도,
마지막 모를 내는 농부의 하늘도,
공짜같은 15일이 생겨 기분이 좋아진 나의 하늘도 너무 파랗고 높다.
콘쿵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퐁냐를 거쳐 후에까지 남향을 해야겠다.
길위는 항상 가변적이다. 그래서 살아있음을 더욱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