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K 4일 - 27일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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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 4일 - 27일 공항

siasiadl 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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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공항이다.

여긴 여름, 한국은 겨울. 새벽 여섯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난 바로 출근을 해야한다. 남들처럼 화장실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짐을 정리했다. 나와 비행기 시간이 다른 언니와도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계속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태성이한테서 문자나 전화는 오질 않는다. 그래, 언제는 내가 그런거 따졌나,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통화버튼을 누른다.

"태성! 나 이제 들어가려구."
"아... 이제 들어가려구?"
"응... 정말 너무 너무 고마웠어."
"그래, OO 샤오지에."
"..."
태성이가 내게 하는 말 중 내가 좋아하는 말이 세 개가 있다. '明天见(내일 봐)', '晚安(잘 자)' 그리고 바로 이 'OO 小姐(샤오지에, 말 그대로 하면 아가씨,라는 뜻인데 누구누구씨,의 어감)' 물론 이 세가지 다 몇 번 못 들어본 말이다. 그리고 뭔가 기대감을 갖게 하는 말이다. 적어도 내겐.

"혹시... 너 여기 있으면서 내가 뭔가 니 기분 상하게 하거나 그런거 없지?"
"무슨 소리야, 정말 너무 고마웠어..."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응, 태성... 안녕. 한국 돌아가서 다시 연락할게."
"그래, 안녕, 바이바이"
"응......"

휴... 난 뭔가를 기대한 걸까. 이를테면 이런거? 나 너 좋아해, 어떡해?
언니와도 헤어지고 난 B6번 게이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내 몰스킨 다이어리를 폈다.

태국에서 내게 온전히 주어진 시간은 단 4일,
그 중 3일 난 태성이를 만났다.
나 좀 짱인듯!
태성이 이제 잊을거야.


여기까지 쓰니 눈물이 난다.

아니 잊지 않아. 우린 이렇게 인사했잖아! 짜이찌엔.
우리 또 보자, 중국, 태국, 한국... 그래 까짓거 미국도, 세계 어디에서든.

3 Comments
카와이깡 2009.03.29 20:26  
아... 마음이 무겁따
태국까지 가서 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얼굴 보며 대화한것에 감사해야하고
또다시 그 만남을 뒤로하며 어찌 돌아갈꼬...
바나나마토 2009.03.30 07:06  
"태성이 이제 잊을거야"

읽는 순간,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제가 그와 헤어질 때 마다 하는 생각이예요...
주80 2009.03.30 20:05  
어우,저도 코끝이 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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