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K 4일 - 27일 싸얌 스타벅스
짐톰슨하우스를 빠져나와 다시 전화를 하니 쌰얌에 도착했다고 한다. 십분뒤에 갈게, 하고 언니와 난 다시 싸얌으로 향했고 우리가 선택한 곳은 카오산 허세녀가 방콕!하면 떠오른다는 그 스타벅스. 싸얌센터 1층 스타벅스에서 태성이한테 전화해서 이리로 오라고하고 끊었다. 나와 언니는 아메리카노 시원한거, 태성이는 그린티 프라푸치노 이렇게 주문하고는 자리잡고 앉아 기다린다. 십분을 기다려도 안온다. 얘 어디서 뭐하는거야...
"태성~ 어디야?? 왜 안와?"
"어쩌구저쩌구....."
세상에, 얘 지금 중국말 하는거 맞아? 갑자기 이 아이가 마치 태국말을 하는 것 같다.
"무슨말이야? 어디라구? 여기 싸얌센터 1층 스타벅스라구! 싸얌 파라곤 알지? 디스커버리센터알지? 거기 중간에 있는 싸얌센터! 1층 스타벅스!!"
이런 통화를 몇 번이나 한 후에 태성이가 또 헥헥대며 나타났다. 괜히 내가 말을 이상하게 해서 못알아듣고 헤메게 했나 싶어서 미안해진 나는 태사랑 지도로 연신 부채질을 해주니 괜찮다며 웃는다.
그나저나 세상에, 아... 오늘은 더 멋있다. 어쩜... 남색 반팔티에 청바지에 하얀 운동화. 손에는 자라쇼핑백이 들려있다. 저건 내 선물인가보다. 아 정말 나 미쳤다. 그 허접한 선물꾸러미 건네고 애 돈을 얼마를 쓰게 하는거람.
우리가 무슨 얘기를 나눴더라... 그냥 난 태성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계속 계속 훔쳐봤다. 시킨지 20분도 지나 이미 생크림이 반쯤 녹아 흐른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한 모금 빨곤 씨익 웃으며 말한다.
"오늘은 더 맛있네!"
"그럼~ 내가 시킨건데! 당연히 더 맛있을거야."
언니가 옆에서 지루해하던지말던지 난 태성이와 종알종알 얘기를 나눴고 그걸 오히려 미안해하며 언니한테 몇 마디 더 건네려는 태성이는 참 참 착하고 선한 아이다. 언니가 잠깐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옆에 내려놓았던 자라 쇼핑백을 건넨다.
"자, 이거..."
내 선물인 줄은 알았지만 역시 미안하다.
"에휴... 정말 됐다니깐. 뭐, 그래도 고마워! ^^ 컵쿤카!"
"#$%*^*(%"
"응? you're welcome의 뜻이야?"
"응."
"#$%*^*(%~ 정말 고마워. ^^"
띁어보니 앞에 백조?가 그려진 남색 반팔 티셔츠다. 이 아이 많이 발전했다. 전엔 홍콩에서 이상한 티셔츠 사다주더니.
"내가 센스가 없어서... 맘에 들지 모르겠다."
"아, 이쁘다! 정말 고마워, 잘입을게!"
"내가 옷을 고르는데 요만한... 여자가 있는거야. 그래서 도와달라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 여자가 선물할 사람이 섹시한 스타일이냐고 묻길래 내가 그건 아니라고 했지."
"왜, 아냐?"
"하하.... 아니야~ 맞아 맞아."
날 만나러 올 때마다 계속 카메라를 가져왔는데 내가 계속 못찍게 했었다. 그랬더니 이 날은 내가 못 뺐게 자기 손목에 줄을 감더니 찍으려한다. 난 어느 순간에 찍혀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지 못했기에, 게다가 내 카메라도 아닌 태성이 카메라에 그런 사진을 남길 수 없기에 그걸 난 또 빼앗아서 카메라 가방에 넣었고 내 디카로 그 아이 독사진을 찍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오늘 난 한국으로 돌아가니까, 역시 내가 아쉬우니까 한 장 정도는...찍자. 제발, 잘 나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