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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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3.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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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창가에 앉아 저녁을 먹는데 사거리에 '모두투어'라는 글씨가 쓰인 대형 버스가 소리를 내며 서길래 정말 깜짝 놀랐다. 이 곳에서 한글이 써 있는 버스라니.
문이 열리자 무슨일이지 하고 보니 어디에있는지도 몰랐던, 사방에서 까만 머리의 한국인들이 왁자지껄 소리를 내며 문 앞으로 모이더니 '형님먼저, 아우먼저' 이러고 있다. 얼씨구.

저 남녀노소들은,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이 곳에 와서, 한인들이 묵는 호텔에 자고, 저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 유적지에 내린 후,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어대고, 밤이면 끼리끼리 모여서 아마 소주를 마시고, 잠을 잘 때가 되면 이렇게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

음, 이게 과연 여행일까?
이들은 여행이라는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불확실성'이라는 여행의 재미요소를 이다지도 쉽게 포기하는 걸까?

한국에 돌아가서는 어디어디 가봤다고 자랑하겠지, 유적지보다 얼굴이 더 크게 찍힌 사진 몇 장과 함께.

아, 모르겠다.
마음을 다시한 번 곱씹어보고,
'당신들이 틀렸어' 하고 마음 속으로 외치려다
'당신들은 다르네' 하며 자조해본다.
7 Comments
삼계탕 2009.05.11 06:23  
그건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에요~!
songsl 2009.05.11 11:09  

ㅎㅎ반쪽 관광이네요.
관광의 의미는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풍경과 문화를 구경하는 일인데, 두 가지 다 온전히 구경하고 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뤼꿈 2009.05.11 23:28  

서울에서 부산엘 갑니다.

A는 비행기를 탑니다.
B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C는 버스를 선택 하고요.
D는 자기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서 떠납니다.

과연..이 들중에 누가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걸까요?

각기 다른 방법을 택하기 까지..각기 다른 사람들에겐...
그에 따른 여러가지 장,단점을 염두하고 불구한 나름의 까닭이 있었을 겁니다.

이 들중 누구에게도 서로의 선택이 "다르다"하여 "틀렸다"하고 비난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다를것이 있다면 "만족도"이겠지만..이 또한 선택해낸 당자만이 판단할 몫입니다.)

A,B,C,D..이 들은 모두 여행에 나선 사람들 입니다.
한글간판이 붙은 버스에 오르시는 분들도 송슬님과 다를바 없는 여행중 일겁니다.

핌프 2009.05.12 00:09  
동의합니다..
songsl 2009.05.12 00:44  

저도 '틀렸다'고 생각하다 같은 의미로 마지막에 '다르다'는 결론을 짓습니다 :-)
뤼꿈님의 덧글에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에게도 제가 느끼는 이런 즐거움을 가지게 해 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덧글 감사합니다. ^^

배르봉 2009.05.12 23:39  
전 님의 글에 어느 정도 동의 합니다.
여행 스타일이 비슷하니깐^^

모두투어 패키지로 오신 분들은 여행 스타일이 다른 것 같네요..
관광,휴양,트레킹,골프,유흥문화...등등 여행 스타일이 다양하잖아요...
카지노 할려고 마카오 가는 사람도 여행 간다던데요~? ㅎㅎㅎ

여행이란 정의가 크고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할려면 시간적 여유 + 금전적 여유 + 제일 중요한 마음의 여유~
이 세가지의 여유가 적절하게 어우려져야 한다고 지리산 종주 할 때 만난 분이
그러시더라고요.(그 분 잘 계시려나?ㅎ)

모두투어 패키지로 오신 분은 이번 여행에서
위의 세가지의 여유 중 하나가 부족했나 보다 생각해요~
아니면 님 처럼 여행 하는 방법을 모르나 보다 생각해요~
배르봉 2009.05.12 23:47  

아~! 여행의 사진이 멋지시네요~
또 여행기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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