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친화적 마이너 여행기 [Vol.7 어쩔 수 없이;씨엠립->방콕]
이제 다시 이동이라는 생각에 설렘을 가진 탓인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이동의 시간이 다가오면 힘이 든다.
짐을 싸는 것도 그렇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견뎌내야할 거라는 생각도 힘들다.
씨엠립에서 방콕까지. 거의 12시간이 소요된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은 물론이고, 거리도 꽤나 있기 때문에...
어쨌거나, 겪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각설하고,
8:30분에 버스에 탑승했다.
옆 자리엔 마틴이라는 스웨덴 친구가 앉았는데,
이 친구 이야기는 나중에 더하기로 하고..
버스 안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바깥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도로변에 사는 그들에게는 분명 지옥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려 있지 않은데, 차가 많이 다녀서 어쩔 수 없이,
도로주변엔 항상 먼지가 가득하고, 도로주변엔 그들의 집이 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 먼지를 마셔야만 한다는 게,
얼마나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스웨덴 친구가 내게 건 산딸기를 건네며,
맛을 보라고 했다.
일본에서 사온 것이라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한번 더 달라고 부탁해서,
한 번 더 먹게 되었다.
우리가 국경을 향해 가는 도중에는 계속해서 중간중간에 버스에 짐을 싣었고, 어느 순간엔,
우리 무릎 위까지 짐들이 자리 잡게 되었다.
불편함이 계속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는 라오스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아무튼 가끔 우린 물건을 파는 소녀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미소가 얼마나 예쁘던지..'ㅅ'..
간단하게 식사도 했다.
드디어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아란에 도착했다.
아란에 도착했을 때, 난 다시 내 로밍폰을 켤 수 있었고,
저번 여행에서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신세를 졌던 케로형에게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태국으로 온다는 소식.
방콕에 가서 전화라도 한 통 해야겠다 싶었다.
이제 국경통과를 해야하는데,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
얼떨결에 스웨덴 친구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이름은 마틴이었다.
마틴은 컬리지에서 유니버시티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1년을 쉬는데, 그 시간에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여동생이 오늘 생일이라며, 이따 카오산에 있는 클럽에서 가볍게 파티를 할까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우린 계속해서 수속을 밟았다.
통과하고 나서, 마틴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태국 비자를 2주 밖에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었는데,
한국은 아마도 좋은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국가를 가도 바로바로 통과...
그렇게 다시 우린 미니버스를 타고 방콕을 향했다.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캄보디아의 도로와 태국의 도로.
불과 15분 거리임에 불구하고,
태국의 도로는 얼마나 뻥뻥 잘 뚫려있던지.
시원함마져 느껴졌다.
6시쯤 도착했을까.
쌈셋거리의 게스트 하우스에 자리를 잡았다.
이름은 시리반타이.
마틴과는 9시에 만나기로 하고 저녁을 먹기로 하는데,
일행 중 몇몇 분들이 가져온,
라면과 밥, 3분 짜장과 카레를 먹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순식간에 먹어버렸다.
약속된 시간이 되었고, 그들이 왔다.
마틴과 그의 여동생인 아만다,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
음악이야기와 여행이야기를 많이했고.
그들은 루앙프라방을 강추했다.
친절하게도 약도까지 그려가주며, 숙소를 소개했고,
슬로보트를 강추했는데...(이 얘기는 나중에 라오스에 가서..)
음악을 추천해주길래, 나도 몇몇 음악을 추천해주었다.
그 친구가 추천해준 음악들은 일렉트로니카 혹은 싸이트랜스가 거의 전부.
베니 베나시... 악스웰, 스카지...
그리고 나가서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을 마시며, 펍을 찾아갔다.
역시 언어의 장벽이 있어서,
대화하는 데 조금의 무리가 있었다.
유럽 애들이 왜 우리를 피하는지도 일리가 좀 있는게..
우리는 재미가 없으니까...OTL
피곤한 아만다와 그의 남자친구는 먼저 집으로 가고, 마틴만 남아서
우리는 클럽으로 향했다.
1번째 클럽은 마틴이 음악이 별로라고 했는데,
음악 장르는 대체로 팝이나 힙합이었다.
2번째 클럽은 유명한 The club.
가서 VJ가 이곳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VJ는 비쥬얼자키를 이르는 말로, 클럽의 영상을 믹싱하는 사람을 칭합니다.
나도 한국에서 그런 일을 하기에,
이곳의 환경이 궁금해서 살펴봤는데,
좀 열악했달까..
처음으로 레즈비언 커플도 보고...
처음 보고 완전 경악했음. (걔네들이 나쁘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고...물론 게이도 마찬가지)
그렇게 우리는 신나게 춤을 추다가 마틴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었는지,
자꾸 밀어달라고 해서,
우린 열라 밀어줬다.
마틴은 그렇게 열라 대시하다가 나가버렸다.
내일 저녁쯤에 RCA를 가기로 약속하고...
우리는 과연 저 친구가 잘 될 것인가,
궁금했다.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동행했는데,
술값만 쓰는 건 아닌지...OTL
걱정이 좀 되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다가,
우리 중 막내가 아고고를 가보지 못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팟퐁으로 향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한 곳을 결정해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고 우리는 쇼를 감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가씨들이 옆에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우리는 정말 쇼만 보러왔는데, 이 친구들이 얼마나 성가시게 하던지...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나와버렸다.
막내가 조금 아쉬워했지만, 이러다간 큰일 날 것 같아서;;OTL
돌아올 때 택시는 흥정을 했다.
팟퐁에서 택시를 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기사와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인들은 돈이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
그래서 우린 엄마가 돈 안 준다고 했더니,
엄마한테 가서 달라그래, 라고 답해주는 기사 아저씨.
그러면 우린 열라 혼날 거라고...
결국 흥정은 실패로 돌아가고, 쌈센에서 거리가 좀 있는 카오산 버거킹에서 내리게 되었다.
숙소 가는 길에, 노점에 들러 파인애플과 팟타이를 먹고 숙소에 들어갔다.
6번째 날 경비
화장실 500리엘, 5밧
점심 도시락 1불
요구르트 24밧
숙소 100밧 (시리반타이)
맥주 80밧 + 23밧
팟퐁 200밧 (맥주 두 병)
택시비(쉐어) 60밧
총 약 500밧, 1불, 500리엘
예상했던 경비
국경으로 택시 40불
카오산으로 버스 15불
숙소 150밧
군것질 100밧
식사 300밧
총 55불 550밧
왜 자꾸보니, 태국에서의 사진만 그렇게 많이 잃어버렸을까요..OTL....
눈물이 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