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이의 평범하진 않았던 4주간의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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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삼이의 평범하진 않았던 4주간의 이야기 -3-

우삼이 4 1223
생각보다 박문관에서 오래 있어서 그랬는지,

배가 고파와서 이리저리 탐마쌋대학교앞에 있는 마하랏시장골목을 기웃거리다가

재래식 시장에서 밥을 먹어본지가 오래된 버린 나는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탐마쌋대학으로 다시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다.

이때부터 태국에서의 나의 음식 주문은 대부분 손가락으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관광지가 아니면 메뉴에 영어가 없으니...)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여기는 태국, 그것도 대학교 안 식당가...

아무리 관광도시라고는 하나 주변에 여행객 비슷한 사람은 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도, 아무도 날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왠지 모를 서운함(?)도 느꼇지만 나름 대로 고마움도 동시에 느꼈다.

이날 이후 태국여행 내내 이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던게,,

지도를 들고 멍하니 서있지 않는한 아무도 날 "외국인 관광객"으로 봐준 사람은 없었다.

택시기사나 툭툭기사도 내가 부르지 않는한 먼저 다가오지 않았으니까..

뭐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재미있고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조금만 이야기를 나누면 백이면 백

"난 니가 게이 차이니스 타이인줄 알았어"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평소에 즐겨입는 스키니진을 배낭에서 끄낼수 없게 만들었다...

뭐 현지인(?)으로 보이는 외모덕에 툭툭이나 술집아가씨(?)들에게 시달림을 당하지 않아서 좋긴 했던것 같다.

나중에는 간단한 태국어를 외워서 택시를 탈때나 물건을 살때에도 저렴한 현지인 가격으로 해결할수 있어서 좋았던것같다.

음... 글이 살짝 삼천포(팬입니다)로 빠졌는데.. 다시 추스리고 시작해보면,

대학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자리를 옴겨 왕궁 가는 길에 있는 왓 마하탓 사원으로 향했다.

그닥 화려한걸 즐기지 않는 성격이지만, 거의 처음 접해보는 태국식 사원내의 화려한 장시들은 아주 매력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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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다니는 짐이 꽤 있어서 슬슬 다리가 아파왔지만,

발걸음을 재촉해 첫날 여행의 하이라이트 였던 왕궁으로 이동했다.

왕궁의 규모와 화려함은 듣던대로 엄청났고,

많은 관광객의 수도 날 놀라게 했다.

분명 한국의 고궁들도 금장식으로 번쩍거리는 화려함은 부족하더라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잘 담고 있는 곳들이지만,

그곳에서 이리도 많은 관광객을 본 적은 없기에

괜히 마음이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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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안던 점중 한가지는,

역시 내가 하고 싶은걸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에도 멍때리기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왕궁에서도 여기저기 앉아서 멍을 때렸다.

그중에서 멍때리기 가장 좋았던 곳은 왓 쁘랏깨우...

사람들은 많았지만 모두 조용했고 시원한 사원 내부와 화려한 장식들은 가만히 앉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아주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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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을 여기저기 부지런히 구경하고 방콕에 살고있는 고등학교 친구와 만날 약속까지 잡은 후에야 왕궁을 나올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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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많이 들었지만, 시간도 일렀고 아쉽기도 해서 이번엔 왓포로 이동...

그 유명한 누워계신 불상을 보게되었다..

불상의 엄청난 크기에 놀랐지만, 좁은 공간에 계속 들어오는 관광객들에 밀려 충분히 구경할수 없었던 것 같다.

내부가 어두워서 하루종일 들고 다녔던 삼각대를 드디어 쓰게 됬다는 생각에

역시 사람은 준비를 잘 하고 다녀야되.. 라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며 카메라를 마운트 시켰지만...

OTL.... 가벼워서 좋았던 1000d...(1.6 크롭 센서)에 18-55mm 번들렌즈로는 도저히 마음에 드는 앵글을 건질수 없어 슬퍼하며 뚜벅 뚜벅 걸어서 숙소로 향했다...

이번 여행을 통틀어 여행 첫날에 가장 많이 걸어 다녔던것 같다...

왕궁을 입장하려고 긴바지 까지 입고 있었던 터라,

더욱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가장 배낭여행자다운 하루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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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있던 락므앙 사원에서 찍은 사진 두장.. 관광객들이 만았던 왕궁과는 달리 대부분이 현지인이였고, 그로인해 좋았다... 참고로 락 므앙 북쪽 입구에서는 무료로 연극(?)같은걸 보여줬다... 내용은 이해할수 없었지만 잠시 쉬며 구경하기 좋았다.

멋진 자전거를 탄 아저씨는 역시나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찍었다.
이 길에는 길가에서 잡다한 .... 정말 잡다한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로 파는 물건들은 절대로 다시는 쓸수 없을 듯한 전자 제품들을 포함해 정체불명의 물건들이 대다수 였다...
참고로 저 자전거에서는 라디오가 흘러 나왔다. .. 와웅!)

이렇게 여행 첫날을 마무리 하는 줄 알았건만...

숙소로 돌아와보니 나의 구세주 형님이 어떤분과 이야기를 하고 계셨고..

어쩌다가 보니 의기투합하여 씨암에 가서 저녁을 먹게 되어 버렸다...

흑... 다리 아픈데...ㅜ.ㅜ

4 Comments
삼팔광땡 2009.07.30 09:22  
이 분 내과네...

멍 때리기...완전동감...ㅋㅋㅋ
우삼이 2009.07.30 18:31  
ㅋㅋㅋ 멍때리기만큼 알고보면 유익한것도 없다죠 :)
6월에 2009.07.30 14:17  
사진 색감이 참 이쁘네요. ^^
우삼이 2009.07.30 18:32  
부족하기만 한데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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