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이의 평범하진 않았던 4주간의 이야기 -5-
큭.. 요즘 회사일이 정신이 없다보니 야근이다 뭐다 해서 업로드를 못했네요...
이왕 시작한 글이니 끝마무리는 잘 지어야 할텐데요..
4번째 글에 겨우 둘째날이라니... 진도를 빨리빨리 나가야 겠습니다..
-셋째날 -
오늘 아침도 늦잠을 자는건 실패...ㅜ.ㅜ
편히 쉬면서 여행을 하고자 했었는데...
몸의 습관이라는게 무서운게, 평일에는 그렇게 늦잠을 자고 싶었었는데도
막상 주말이 되면 출근시간에 눈이 떠지는... 그런 생활이 태국에서도 반복되고 있었다...ㅜ.ㅜ
(게으른 여행자가 되는건 시간문제였지만.. 역시 사람몸은 간사하다..ㅋㅋ)
일찍 일어난 김에 다음날 치앙마이로 가는 여행자버스를 숙소에서 예약하고, 아침도 숙소에서 해결!
방콕에서의 계획은 첫날 왕궁주변이 다였기 때문에 한참동안 가이드북을 뒤지다 결국 가기로 결정한 곳은 왕실 정원이라고 하는 Dusit!
내가 이곳을 가기로 결정한건 순전히 여행자들이 별로 없다는 가이드북의 설명 때문이기도 했지만.
왕궁에서 느꼈던 태국왕실의 화려함을 또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것 같다.
앞으로 Dusit을 가실 여행자가 계시면 시간을 충분히 갖고 천천히 둘러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워낙에 볼거리가 많기도 했지만, 왕궁주변과는 다르게 한적한 곳이라 연인과 함께 오신 여행자라면 더욱더 천천히 즐기며 돌아보실수 있을만한 곳이라 생각되었다.
Dusit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점심도 해결하고, 또 그렇게 한참을 구경을 하다가 고등학교때 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때문에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을 하고 Dusit을 나왔는데..
들어갔었던 입구와는 다른 출구로 나왔던게 실수였을까.. 넘치는 자신감이 문제였을까.. 나는 거의 한시간 가량을 길을 잃고 헤메버렸다..
뭐 헤맸다고는 하지만, 어디서든 택시만 타면 돌아갈수는 있는법! 이왕 길을 잃어버린거 지도를 보지않고 한번 돌아다녀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사람많은 곳을 향해 쭉쭉 걸어다녔다.
걸어다니다가 보니까 동물원도 나오고, 대학교도 나오고, 그런데 길거리에 왜이렇게 사람이 많던지 이상하게 생각하고 다가가니 마침 그주위에 있었던 대학교 졸업식날이였다.
대학교 졸업식인데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은 세상 어디를 가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남에 졸업식에서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가 시간이 늦어져 부랴부랴 택시를 잡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놈의 졸업식 때문인지 퇴근 시간 때문인지 길은 엄청나게 막히고 택시를 잡는것 조차 한참을 걸렸다.
겨우겨우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친구를 만나러 또 Siam으로...-_-;
태국에 온지 셋째날인데 Siam만 세번째다.. 젊은이들이 모인다는 가이드북의 말이 허튼말은 아니였던것 같다...
뭐 어찌됬든 Siam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 한잔하러 간곳은 섹소폰바 :)
예전부터 태사랑에서 소문은 들어와서 한번은 가고 싶었던 곳인데, 때마침 친구가 자주가는 곳이라며 데려간 곳이 섹소폰바였다..
게다가 그날 연주했던 밴드중에 멤버 한명이 내 친구에게 꽤 전부터 대쉬를 하고 있었던 터라 함께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아래사진중 젤 왼쪽 ㅋㅋㅋ)
주중이였기에 회사를 다니는 친구를 일찍 보내고 그렇게 방콕에서의 세쨋날을 마무리 했다.
네쨋날 -
여행기를 쓰려고 여행도중 썻던 다이어리를 지금 보고 있는데...
워... 내 여행 네쨋날.. 13일의 금요일이였다...-_-;;
뭐 어찌됬든, 오늘은 치앙마이가는 버스도 예약해놓았고, 소심한 성격에 숙소에서 멀리 떨어질수 없었기 때문에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결정.
한참을 가이드북을 보며 생각하다 결정한 곳은 삔까오에있는 헬스랜드...
예전에 태국을 여행왔던 친구에게서 헬스랜드의 찬양(?)을 들어 봤기때문에 이곳으로 결정을 하고 그래 오늘은 푹 쉬며서 치앙마이를 준비하자.. 라는 생각을하며 삔까오로 출발했다.
뭐 무늬만 배낭여행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을 생각해 숙소에서 걸어가기로 결정하고 짐은 숙소에 맡겨둔채 헬스랜드로 출발!
정확히 생각은 안나지만 약 30~40분은 걸었던것 같다. . . . .
뭐 짧은 거리는 아니였지만 걷는것도 좋아하고, 번쩍번쩍이는 Siam이나 여행자 거리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의 거리를 걷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나는게 삔까오 다리를 건너 쭉 가면서 보면 높은 건물들도 많고 영락없는 보통 나라의 보통의 거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로 거의 구정물 수준의 하천(?)이 있는 골목사이로 빼곡히 줄지어있는 판자집 비슷한 형태의 아니 천막수준의 정말로 허름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날 볼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예전부터 머리로는 알고있었지만 잘 몰랐던 태국의 빈부격차랄까.. 그런것들이 눈에 자꾸 들어왔었던것 같다.
아마도 이틀전 내 친구와 친구어머니가 했던 쇼핑에 쓴 돈이면 이런 천막에서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최소 한달의 생활비는 족히 나오지 않을까...
뭐 그렇다고해서 내 친구가 나쁜것도 아니고, 내가 어려운사람들을에게 많은 기부를 하는것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하는것도 오히려 위선적인게 아닐까라고 생각도 했지만.. 뭐 그냥 씁쓸 했다는 거다.
그런 마음을 갖고서도 꽤 비싼돈을 내고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으신 분들에게 마사지를 받기위해 헬스랜드로 향하고 있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뭐 이런 건.방.진.놈.이.다.있.어.
다시 여행기로 돌아와서.. ;;
헬스랜드에 도착한시간은 아마.. 10시 전후였던것 같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원래 그런건지 손님도 별로 없었고, 그냥 별 생각없이 친구가 추천해줬었던 이런저런 마사지가 포함되어있는 3시간짜리 팩키지를 고르고 편안한 마사지를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문제는 그 팩키지에 포함 되어있었던 친구가 강추했던 "아로마 마사지". . . . . . . . .
친구와의 대화내용을 다시 돌이켜 보면.. 친구: "야 혹시 태국에서 헬스랜드라는 곳에 가거든 꼭 무슨 일이 있어도 아로마 마사지는 받아라, 정말 좋았어~ 아 또 받고 싶다~~~"
뭐 이런 대화였던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드디어 아로마 마사지를 받는 곳으로 갔는데...
이게 왠걸 마사지 받는 방에 왠 샤워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마사지를 땅바닥에서 했었는데 여기는 무슨 수술용 침대 같은게 놓여져 있고 그 위에 있었던건 큼직한 망사로 이루어진 요상한 천쪼가리..
한참을 들여다 봤지만 무었에 쓰는 물건인지 알아내지 못하고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아줌마가 들어오셔서 샤워를 하라는 것이였다..
음.. 내가 그리 지저분해 보였나? 어쨋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앉아 있는데
아줌마가 들어오시더니 옷을 벗으라고 하셨다... 헉..
왜... 영화같은거 보면 이런거 많이 봤잖아(응?) 생각하며 티셔츠를 벗고 누우려니까 아줌머니는 친절하시게도 바지도 벗으라고 하시는거였다.. ;;
그제서야 뭔가 좀 이상하다라고 생각했지만 윗통까지 벗은 상태에서 다시 입기도 뭐하고 무슨 오기였는지 여기서 물러나면 더 창피할수 있다라는 생각에 입고있던 반바지를 훌렁 벗었다.
이제 또 누우려는 찰나, 우리의 친절한 아주머니 나의 팬티를 가르키시며 그걸 벗고 아까 침대에 놓여있던 망사 천쪼가리를 입으라고 하시는거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농담 이시겠지 하며 웃어 봤지만 별로 농담인거 같지 않은 아주머니의 표정..
아까도 말했지만 그 망사천쪼가리의 망사는 망사수준이아니라 여름날에 개울가에서 아버지랑 고기잡을때 쓰던 투망 수준이였다.
에잇! 창피한거고 뭐고 더이상은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아주머니에게 단호하게 "싫다"라고 말한게 아니라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지금까지 태국마사지 딱 한번 받아봤고 그때는 옷을 다 입고 했고 난 옷을 벗어야 되는지도 몰랐고 창피하니까 그냥 옷입고 하겠다. . . .
친절한 아주머니께서는 잠깐 생각하시더니 오케이하시고는 마사지를 시작해주셨고, 뭐 나름대로 잘 받고 나왔다...
여행을 끝난후 헬스랜드의 아로마 마사지를 소개해줬던 친구를 MSN에서 만나게 되어서 버럭버럭 했더니
한참을 웃으면서 "내가 얘기안했나? 하긴 남자한텐 좀 그럴수도 있겠다. ㅋㅋ"하는 거였다. . . .
뭐 아무튼 그이후로는 마사지직원이 뭐라고 하던 아로마 어쩌구하면 "NO!"부터 외치게 되었다...
(쓰다가보니까.. 진도를 빨리나가려고 했었는데... 또 마사지 받은것만 해도 양이 상당히 많아져 버렸다... 흑)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늦은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러 출발~
마침 같은 버스를 타는 한국분을 만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버스정류장에 도착해보니 다양한 배낭여행자들이 모여있었다.
영국에서 온 아줌마랑 잠깐 얘기도 하고, 빈둥빈둥거리다가 버스에 탑승~!
치앙마이까지 버스시간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밤을 꼬박세우고 가는거라 지루할수도 있었지만, 난 다행히 아까 만났던 한국분과 이야기를 하며 재밌게 갈수 있었다.
이때 만난분이 여행중 유일하게 만났던 동갑내기 한국분, "MS"
"MS"는 나랑 나이가 같은데도 여행경력은 엄청났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해서 쭉 ~~ 올라와 인도까지 와서 테레사수녀님의 봉사단체에서 봉사도 하고 태국으로 넘어와 치앙마이를 갔다가 빠이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부럽기도하고 멋있기도해서 이런저런것도 물어보고 사는 얘기도 하면서 잠깐들린 휴게소에서 아는분들 소개도 받고.. 그러다가 보니까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치앙마이에 대해서는 아는것도 없고, 공부도 별로안해놨기 때문에 원래는 버스에서 숙소도 알아보고 할려고 했었지만 수다를 떨다가 보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치앙마이에 도착해버렸다..
"MS"는 도착하자마자 빠이로 가는 계획이였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빠이빠이하고 몇일후 빠이에서 다시 보자고 인사하고는 헤어졌다.
하아... 무거운 배낭을 매고 담배를 한개피 펴주고.. 어서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버스가 내린곳에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마땅한 가격의 숙소가 없었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우선 아침을 먹기로 하고 정당한 까페를 찾아 들어가서 아침을 해결했다. (참고로 이곳의 아침메뉴는 맛있어서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자주 오게되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버스에서 잠깐 얘기를 나눴던 영국배낭여행자가 까페로 들어왔고 반갑게 인사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숙소에 관해서 물어보니까 자기가 싸고 좋은곳을 찾았다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럭키~ ㅋㅋ 덕분에 괜찮은 숙소를 구할수 있었고, 샤워를 하고는 잠깐 낮잠을 자기로 했다....
음.. 제목은 평범하지 않았던 4주간의 이야기인데.. 지금까지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홀로 배낭여행자의 이야기였던것 같습니다..
본의아니게 낚인(?) 분들께는 죄송스럽네요 ;; 하하;;
아무튼 다음편 부터는 평범할줄만 알았던 제 여행도 재미있게(?) 바뀌게 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