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작은 마을, 빠이 7.
일주일만입니다 ^^;;
그동안 저희 집 컴퓨터 인터넷이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AS 아저씨가 오셔서
이렇게 접속하네염^^;
그동안 제 이야기 기다리신 모든 분들 죄송해염^^
그럼 다시
그날
그곳
빠이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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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성큼
걸어가는 그 뒤로 잠시 한걸음 물러서서
그를 따라 걸었다.
'와...완전 크다........
저렇게 큰사람 첨이야..농구선수해도 되겠는걸...;;'
뒤를 훽 돌아보며 그가
"헤이 횬미! 얼른와!"
어색하게 불르는 내이름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치만 우리나라에서도
걸음 늦기로 유명한 내가
저렇게 다리가 긴 남자 외국인과
발걸음을 맞추기란
쉽지않다.
뚜벅뚜벅
그가 다시 되돌아와서는
팔짱을 낀다.
상콤한 미소와 윙크를 보내며..
초로롬
놓여있는 가게들을 따라
걷는다
그의 시선이
자꾸만 내 얼굴에 와서 부딫친다.
따뜻하고
...
조금은 호기심어린
에메랄드빛
눈동자...
얼마 걷지 않아
그가 손을 번쩍들어 인사한다!
"헤이~
나 왔어! 공주님이랑 같이!"
언듯보기에
7~8명은 될거 같은
한무리의 서양 남녀가
작은 바가 딸린
길가의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있다.
"안녕?"
"안녕?"
요함이 나서서 친구들과 나를 소개한다.
미국에서 왔다는
훈남 훈녀커플
여행을 와서도 매일 아침 1시간씩
조깅을 한다는
너무나 강인한 커플,
그 맞은편엔
역시 미국에서 왔다는..
다정해 보이는
여자커플..^^;
[사실...레즈비언에 대한 편견같은건 없지만
첨보는거라
조금은 당황했다 ^^
오히려 다른 커플들보다 애정표현에 더 적극적이었기에..]
그리고
캐나다에서 왔다는
정말
천사같이 생긴 여자 한명,
어!
그런데 그 천사가..
한국말을 한다!
"안뇽하세요? 반갑숩니다!"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로 5년을 있었단다..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는 천사가
내눈엔 너무 신기하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자기는 자기가 말해도 내가 모르는
아주 작은 곳에서 왔다는
유쾌한 청년
매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요함과 비좁은 자리에 딱붙어 앉았다.
매튜는 계속해서 내게 질문을 해댄다.
"태국사람 말고 동양인 여자와는 처음 이야기해봐!"
"정말?? 왜?? 말을 걸어보지 그랬어?"
"동양인 여자애들은 내가 다가가서 이야기를 건내면
두려움이랑 의심이 가득한 눈빛을 쏘면서
그냥 가 버리는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이제는 내가 먼저 말 걸지는 않아!"
"그렇구나~ㅎㅎ 안그런 사람들도 많아!"
생각없이 나는 하이네켄을 시키고
요함은 배가 고프단다.약간!
그래서 스테이크와 콜라를 시키고!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덜 깬단다..^^;;)
하이네켄과 콜라가 먼저 나온다.
"횬미~
하이네켄 좋아해?"
"응 뭐 내가 젤 즐겨 마시는 맥주지..
호가든이랑.."
"하이네켄, 우리나라에서 만드는거야!"
"잉? 정말??"
"응, 하하하 몰랐구나?
호가든은 우리나라 옆에 벨기에에서 만든거고!
만약 니가 네델란드에 놀러오면
매일매일
하이네켄 사줄 수 있어!ㅎㅎ"
옆에서 우리 이야기를 듣던 매튜가
"이런이런, 고작 맥주로
공주님의 맘을 살려고 하다니..
횬미~
니가 우리나라에 오면
난
매일밤
다른 종류의 와인을 사줄 수 있어!"하며
너스래를 떤다.
"잠시만!"
하며 요함이 일어선다.
"악~~~~~~~~~~~~~~~!"
요함이 일어서자
의자가 갸우뚱하며 한쪽이 쑥 들린다..ㅜㅜ
난 스스륵
미끄러져
결국 땅바닥에 쿵!
ㅎㅎㅎㅎ
눈물이 찔끔나도록 놀랐지만
나도 모르게 박장대소한다.
다들 괜찮냐며
묻는 얼굴에
큰 웃음이 서려있다.
빠이에 밤은 그렇게
살포시 흐르고 있었다.
가끔
내가 뭔가 생각에 잠길때마다
내
표정이 조금은 쓸쓸해보였는지..
요함은
살짝살짝
의자에서 일어나는 시늉을하며
나를 즐겁게 했다.
'고마워'
"도대체 요 귀여운 공주님은 어디서 만난거야?"
"오늘 낮에 길에서 주웠어!"
하하하하하
다시한번
모두가 동시에 큰 웃음을 터트린다.
바에서 우리 이야기를 듣던 주인까지..
이곳 주인은 태국사람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왔다는 주인..
이곳 빠이가 너무 좋아서 이곳에 아주 바를 차렸다고..
가끔
외국에서 사는 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곤한다.
이곳 저곳을 여행하다보면
정말 한순간
아!
여기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기때문에..
하지만
나는 그곳을 스쳐가는 여행자이기에
모든것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것이겠지..
그곳이
다시 치열한 내 삶의 무대가 된다면
아마도...
그 아름다움은 쉽사리 빛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와우~향기 좋은데?"
요함의 스테이크가 나왔다!
먹음직스러운 감자와 함께
스테이크를 작게 썰더니
불쑥
나에게 먹어보란다.
엥..
"괜찮아! 난 배 안고파~! 그냥 너 먹어!"
"이렇게나 많은데 같이 먹어! 나도 많이 고픈건 아냐!"
이 '더치, 유러피안'의
가면을 쓴
지극히 '한국스러운' 남자!
끝내 내입에 스테이크를 들인다!
" like it?"
"응 맛나네.. 근데 조금 짜다!"
내말에 얼른 감자를 또 입으로 쏙! 넣어준다.
뭐야~!
왜이렇게 친절한거야~!
난..
나.....
조금은 외롭다구 지금..
자기 보다 나를 먹이는것에 더 흥미를 보이는
요함!
어디선가 흘러드는
슬픈 올드팝송의 선율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고마워.
혼자 내버려두지 않아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바빴고
나.
요함
그리고 매튜
이렇게 셋이서
그야말로 주제없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자~ 이제 다른곳으로 가볼래?"
"어디??"
"니가 원하는 곳 어디든~!
오늘은
이 든든한 하인이 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ㄴㅣ가 하고 싶은걸 말해봐!"
"난 뭐든지 괜찮아!"
...
"그럼 다른 바로 가볼까?"
"응 좋아!"
그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계산을 하려는 나를
단호하게 말리면서 내가 마신 맥주값까지 계산해 버리는 더치맨!
갸우뚱..
우리는 또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우리가 왔던길 반대쪽 길을..
몇몇
통기타 소리와 나이든 가수의 깊은 노래 소리가
흘러퍼지는 바를 지나니..
한적한 길이 모습을 보인다.
드문드문
가로등불빛이 따뜻해 보이는
길을 따라
우린 언제부터인가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