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WATER] 고래찾아 바다속으로 3박 4일!-셋째날
*회사일로 몇주간 정신없다가 간만에 태사랑에 들어왔는데, 핑크솜사탕님 댓글 보고 사진도 별로 없고 빡빡한 여행기지만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화이팅!해서 썼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하루 남았는데 다이빙 마치기 전날 기분같아요^^;
*셋째날은 언니는 특별훈련으로, 고래는 ㅅㅅ병으로 헤롱댔던 관계로 사진이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ㅡㅜ 그럼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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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바바밤~ 빠바바밤~(BGM: 운명)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개방수역 다이빙날!-이자 불쌍한 언니의 아침 개인강습날이 밝아왔다. 죽어도 밥은 먹고죽자는 투철한 신념을 가진 우린 7시에 조식 식당이 문을 열자마자 밥을 먹고, 호텔 문간에 서서 샵으로 떠나는 언니를 애처롭게 배웅했다. 언니....살아돌아와요!!!
언니를 보내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다시 자려고 드러누웠는데....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온다. 으으...2년전 피피의 악몽 재현인가;;; 2년 전 겨울 엄마를 모시고 호기롭게 피피에 왔는데, 이것저것 주워먹다 한국에서도 안 걸린 식중독을 덜컥 걸려서 장장 3박 4일을 앓아눕고 급기야 피피병원까지 갔던 무시무시한 악몽이 떠오른다ㅡㅜ
어제 찬물에 너무 오래 있어서인지 아님 식사가 잘못됐는지 몰라도 언니가 없는 동안 한숨 자고 수영장에서 노닥거리려던 계획은 고사하고 ㅅㅅ병으로 화장실만 디립다 들락거렸다. 으흑...알흠다운 피피섬에서 이 무슨 추접스러운....엉엉엉.
7시 반에 나간 언니는 11시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ㅅㅅ병으로 홀로 고통스러워하던 찰라 "고래~~ 문열어~~~~"하는 다죽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눈밑이 퀭한 언니, 서..성공인가?!
"나 성공했다!!!"
꺄오~~~ 역시 언니 킹왕짱! 오늘 또 사장님 면담가야되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낄낄 (←이 말 했으면 난 그냥 창밖으로 던져졌을걸)
아무튼 사기충천 언니, 이제 막 으스댄다.
"마스크 물빼기부터 비상상승까지, 난 다 마스터했지!! 몸짱강사님 고생하셨다ㅋㅋ"
어익후, 역시 몸짱강사님의 힘인가! 비록 아침내내 ㅅㅅ병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언니랑 같이 다이빙해서 다행이다~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이랑 버디하는 것 보단 언니랑 버디하는게 맘도 편하고,이제 믿음직스럽지.
기운넘치는 언닌 오후 다이빙을 위해 일단 뭐라도 먹자고 탈진한 날 끌고 나갔다. 언닌 점심으로 이번여행에서 삘이 꽂힌 새우국수를 먹고, 난 굶었다ㅠㅠ 그놈의 ㅅㅅ병이 뭔지...언니 국수의 새우 육수(?)만 몇 숟갈 떠먹고 속을 진정시켜야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ㅅㅅ병이 도지면 난 죽음이야!;;;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샵에 들러 오후 개방수역 다이빙 시간을 물어보려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아무도 안 계셨다. 어제 사장님이 12시 반인지 2시 반이지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도 정신이 없어서 둘다 제대로 못들었다. 푸짐하신 외국인 강사님께(이름은 역시 까먹었음;;) 다이빙 시간을 여쭤보니, 우리 강사님은 오전교육을 나갔는데 2시 지나야 돌아오신다고 "Don't worry~"를 연발하며 2시 반이라고 확신하신다.
의자에 늘어져 계신 폼이 좀 못미덥긴 하지만......음.....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했어.좀 많이 느슨하게 생기신 분이지만, 강사님이니 믿어보자!!
실은 너무도 한숨 자고 싶어서ㅠㅠ 푸짐강사님만 믿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1시 반에 시간을 맞춰놓고 잠들었다. 까무룩 잠에 빠져들어 헤매던 중, 단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 누구야 이시간에!!
"헬로오오오----"
"아니, 다이빙 안가세요? 배 지금 떠나기 직전이에요!!"
으헉-몸짱강사님이다!! 이게 웬일이야~~ 아직 2시도 안됐는데?!
"2..2시 반 아니었어요? 아까 외국인 강사님이 2시에나 김강사님 오신댔는데.."
"아니, 이놈의 자식을 그냥 콱!!!"
"헉;; 가..강사님! 얼른 갈게요!!!"
"지금 수건만 챙겨서 얼른 카바나 앞 작은 선착장으로 오세요!!"
"네, 네엡!!"
으헝-우리 어제에 이어 찍혔구나 찍혔어. 푸짐강사님을 믿은 우리가 잘못이지ㅡㅜ
결국 1시간 잔거 땡볕에서 전력질주로 다 까먹고 부릉부릉하는 배에 달려가서 올라탔다. 원래 샵에서 다이빙 장비도 챙겨와야 하지만, 우리가 안와서 강사님들이 다 챙겨서 실으셨다. .........우리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소심하게)
배가 새로 칠했는지 노란색으로 반짝반짝 빛이나고 깔끔했다. 배에 그려진 친숙한 녹색 하마. 아침에 언니가 강사님과 개인강습을 하며 얻은 정보에 의하면 사장님 과거 별명이 하마(...)여서 히포다이빙에 하마호가 되었단다. 음...그 덩치에 수영하시는 모습이.......하마 맞군ㅋㅋ
앗, 사장님 생각을 했더니 부두에서 손흔들며 소리치시는 사장님이 보인다. 찔끔; 사장님 하마 아니에요~
"그 큰 배에 오픈워터 4명만 타긴 처음이야 처음~! 다들 잘하고들 오세요!!!"
음, 이거 제대로 못하면 내일부턴 긴꼬리배 주시는거 아냐?;;; 사장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의지를 다지며, 드디어 배가 톤싸이 베이로 나아간다. 저 멀리 바다가 내게 손짓하는구나~
................왜 근데 배가 다시 후진하는거냐!!
실은.........
우린 김강사님을 놓고온 것이다ㄱ-
우린 그렇다치고, 보조강사님들은 어쩌다 까먹으신겨;;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가 어떻게 막 교육마치고 시간맞춰 들어온 강사도 안기다리고 떠나냐고 투덜투덜하시는 강사님을 태우고 이번엔 제대로 출발했다. 멀리 가는 줄 알았더니, 첫 다이빙이라 피피레까지도 안가고, 톤싸이 만에서 다이빙을 한다. 그래도 나름 12m다.
두근두근, 장비를 짊어지고 선채로 입수! 우와- 내가 드디어 바다 한가운데서 다이빙을! 의외로 BCD때문에 바로 뜬다. 이제 본격적으로 BCD에 공기를 빼고 입수~ 깊은 물로 내려가니 이퀄라이징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새가슴이라 1m만 내려가도 코잡고 이퀄라이징, 또 코잡고 팽~하다가 제일 늦게 바닥에 내려앉았다. 생각보다 시야가 많이 흐리다. 물에 부유물도 많이 떠있고, 모래도 날리고. 그래도 흐릿하게 보이는 산호와 내 발옆에서 날름거리는 모래무지(?)가 신기하기만 하다.
어제는 얕은 바다여서 몰랐는데 여기서 마스크 물빼기, 호흡기 되찾기, 짝호흡 등을 하려니 새삼 무섭다. 추워서도 있지만 긴장해서 몸이 뻣뻣;; 그래도 워낙 강사님들이 여럿이라 알뜰살뜰 챙겨주신 덕에 여차저차 끝내고, 어설프지만 나침반도 써봤다. 처음에 긴장했던 것이 무색하게 40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시야도 그렇지만,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어 주변이 안보였던 아쉬움을 남기고, 배로 올라와 수박과 함께 잠시 휴식! 진짜 힘들다;; 그래도 왠지 뿌듯~
잠시 수면휴식시간을 가지고, 다시 포인트 이동해서 2번째 다이빙! 이번엔 아까보다 좀더 능숙하게 내려갔다. 긴장이 풀리니 이제 주위가 좀 눈에 들어온다. 아까의 포인트는 훈련을 위해 모래바닥이었지만, 이번에는 모래바닥에서 시작해서 점점 깊은곳으로 이동하면서 산호를 봤다. 어설픈 중성부력으로 헤엄치면서 니모도 보고, 스노클링으로 멀리서만 보던 산호를 수직으로 오르내리며 보는 기분이란-
이래서 사람들이 스노클링이 아니라 다이빙을 하는구나.
비록 수정같이 맑은 물에, 오색찬란한 산호는 아니었어도 내 눈엔 어떤 바다보다도 멋진 광경이었다. 왠지 뭉클해져서 옆에 언니를 봤더니 언니도 손으로 굿! 표시를 한다. 다이빙 하길 잘했다:)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을 헤엄친 것 같은데, 조금 춥긴 하지만 아까보다 오히려 덜 힘들다. 강사님이 산호를 구경하며 정신없이 헤엄치는 내 오리발을 잡아당기신다. 여기서 멈추라는 신호인데.....산호옆에서 중성부력으로 몇 센치의 거리만 남기고 떠계신 강사님과는 달리 난 아직 중성부력 조절이 미흡해서, 오르락내리락 하다 산호를 밟았다. 당황해서 발을 떼고 올라가려다 이번엔 무릎 박치기;;; 으아~~~ 산호 미안!!! 내가 TV에서나 보던 자연생태계 파괴자가 되는구나ㅠㅠ 쟤들 자라려면 1년에 2cm라는데..고의는 아니었어;;
배에 올라와서 알고보니 그게 바로 안전정지였다. 책에서 아무리 외우면 뭘하나...정작 언제 뭘하는지 모르는데;;; 슈트를 벗고 수건을 둘둘말고 있는데, 다리에 이게 뭐냐!! 헉- 산호의 복수인가ㅠㅠ 다리에 아까 산호밭에서 난리부르스를 출때 긁혔는지 피가 줄줄 난다. 찍힌 자국도 있다. 그래.....Revenge of Corals 한편 찍었구나ㄱ-
두번째 다이빙은 어쩐지 길다 했더니 금새 50분이 흘렀다. 들어갈 때는 넘실거리던 해안이 50분만에 뻘을 드러내며 얕아져서, 우리가 타고 온 큰 배는 옴짝달싹 못하고 긴 꼬리배로 옮겨타고 탈탈탈 피피로 돌아왔다.
지친몸을 이끌고 샵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7시. 장비를 대충 정리하고 쉬면 좋으련만, 우리에겐 지옥의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강사님은 용기를 주시려는건지 꺾으시려는건지, 통과못하면 계속 다시보면 된다고 강조하신다; 그 공부를 또하라고?!
착한 학생인 우린 진짜 저녁도 안먹고 씻기만 하고 샵으로 갔다. 굶주린 몰골을 보다못하신 강사님이 먹으면서 시험봐도 된다고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피피베이커리에 빵을 사러 나갔다. 배고파서 그런지 다 맛있어 보이네~ 츄릅-ㅠ-
오는길에 여행사에서 무려 100밧짜리 여권사진도 찍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여권사진이 한 장 모자라서ㅠㅠ 다이빙 자격증 따려는 분들은 여권사진 3장 필수! 으흠....100밧짜리....믿어도 될까? 왠지 아까의 푸짐강사님이 오버랩되는 사진사 아저씬데....-_-
믿음직스럼지 못하지만, 일단 급한대로 여권사진으로 배경은 하얗게요~ 부탁하고 히포로 돌아와 결전의 시험장(실은 골방)으로 들어갔다. 강사님이랑 지식복습 답을 맞춰보고, 예비 시험문제도 풀어보고, 드디어 시험지 등장! 강사님은 일보러 나가계신대서 얼씨구나 컨닝~했더니만, 문제가 A, B형이다. 쳇......잔머리를 들켰군.
시간제한 없이 푸는대로 집에 가란 말에 둘다 미친듯이 풀기 시작! 간간이 문제에 욕(...)도 하면서 객관식이라 연필도 굴려가면서(...) 풀었다. 정신없이 풀었더니 어느덧 1시간이 흘렀다. 강사님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채점을 하시는데, 조마조마;; 결과는 우수한 성적으로(에헴!) 둘다 통과~!!! 꺄오>ㅁ<
또나왔다,
"우린 천재야~!!!"
홀가분하게 강사님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당당한 발걸음으로 샵을 나온 둘. 의기양양하게 아까 맡긴 사진을 보러 간 난 뭉크의 절규가 되고 말았다......배경좀 하얗게 해달랬더니 내 머리카락까지 지워놓으면 어쩌자는거야!!! 얼굴에 뽀샵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저 쥐가 뜯어먹은 머린 어쩌라고오오ㅠㅠㅠㅠㅠ 거기다 얼굴은 왜이렇게 복스러워!! 카메라에 볼록렌즈 낀 거 아냐?!
이 사진은 내가 기필코 불살라버릴테다!! 빠득빠득-_-+
여하튼....마무리까지 임팩트가 컸던 하루를 보내고 스위트 홈, 카바나에 돌아와 오늘은 음악소리고 뭐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은 상어보러 간다아아♡
*셋째날은 언니는 특별훈련으로, 고래는 ㅅㅅ병으로 헤롱댔던 관계로 사진이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ㅡㅜ 그럼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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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바바밤~ 빠바바밤~(BGM: 운명)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개방수역 다이빙날!-이자 불쌍한 언니의 아침 개인강습날이 밝아왔다. 죽어도 밥은 먹고죽자는 투철한 신념을 가진 우린 7시에 조식 식당이 문을 열자마자 밥을 먹고, 호텔 문간에 서서 샵으로 떠나는 언니를 애처롭게 배웅했다. 언니....살아돌아와요!!!
언니를 보내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다시 자려고 드러누웠는데....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온다. 으으...2년전 피피의 악몽 재현인가;;; 2년 전 겨울 엄마를 모시고 호기롭게 피피에 왔는데, 이것저것 주워먹다 한국에서도 안 걸린 식중독을 덜컥 걸려서 장장 3박 4일을 앓아눕고 급기야 피피병원까지 갔던 무시무시한 악몽이 떠오른다ㅡㅜ
어제 찬물에 너무 오래 있어서인지 아님 식사가 잘못됐는지 몰라도 언니가 없는 동안 한숨 자고 수영장에서 노닥거리려던 계획은 고사하고 ㅅㅅ병으로 화장실만 디립다 들락거렸다. 으흑...알흠다운 피피섬에서 이 무슨 추접스러운....엉엉엉.
7시 반에 나간 언니는 11시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ㅅㅅ병으로 홀로 고통스러워하던 찰라 "고래~~ 문열어~~~~"하는 다죽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눈밑이 퀭한 언니, 서..성공인가?!
"나 성공했다!!!"
꺄오~~~ 역시 언니 킹왕짱! 오늘 또 사장님 면담가야되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낄낄 (←이 말 했으면 난 그냥 창밖으로 던져졌을걸)
아무튼 사기충천 언니, 이제 막 으스댄다.
"마스크 물빼기부터 비상상승까지, 난 다 마스터했지!! 몸짱강사님 고생하셨다ㅋㅋ"
어익후, 역시 몸짱강사님의 힘인가! 비록 아침내내 ㅅㅅ병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언니랑 같이 다이빙해서 다행이다~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이랑 버디하는 것 보단 언니랑 버디하는게 맘도 편하고,
기운넘치는 언닌 오후 다이빙을 위해 일단 뭐라도 먹자고 탈진한 날 끌고 나갔다. 언닌 점심으로 이번여행에서 삘이 꽂힌 새우국수를 먹고, 난 굶었다ㅠㅠ 그놈의 ㅅㅅ병이 뭔지...언니 국수의 새우 육수(?)만 몇 숟갈 떠먹고 속을 진정시켜야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ㅅㅅ병이 도지면 난 죽음이야!;;;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샵에 들러 오후 개방수역 다이빙 시간을 물어보려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아무도 안 계셨다. 어제 사장님이 12시 반인지 2시 반이지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도 정신이 없어서 둘다 제대로 못들었다. 푸짐하신 외국인 강사님께(이름은 역시 까먹었음;;) 다이빙 시간을 여쭤보니, 우리 강사님은 오전교육을 나갔는데 2시 지나야 돌아오신다고 "Don't worry~"를 연발하며 2시 반이라고 확신하신다.
의자에 늘어져 계신 폼이 좀 못미덥긴 하지만......음.....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했어.
실은 너무도 한숨 자고 싶어서ㅠㅠ 푸짐강사님만 믿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1시 반에 시간을 맞춰놓고 잠들었다. 까무룩 잠에 빠져들어 헤매던 중, 단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 누구야 이시간에!!
"헬로오오오----"
"아니, 다이빙 안가세요? 배 지금 떠나기 직전이에요!!"
으헉-몸짱강사님이다!! 이게 웬일이야~~ 아직 2시도 안됐는데?!
"2..2시 반 아니었어요? 아까 외국인 강사님이 2시에나 김강사님 오신댔는데.."
"아니, 이놈의 자식을 그냥 콱!!!"
"헉;; 가..강사님! 얼른 갈게요!!!"
"지금 수건만 챙겨서 얼른 카바나 앞 작은 선착장으로 오세요!!"
"네, 네엡!!"
으헝-우리 어제에 이어 찍혔구나 찍혔어. 푸짐강사님을 믿은 우리가 잘못이지ㅡㅜ
결국 1시간 잔거 땡볕에서 전력질주로 다 까먹고 부릉부릉하는 배에 달려가서 올라탔다. 원래 샵에서 다이빙 장비도 챙겨와야 하지만, 우리가 안와서 강사님들이 다 챙겨서 실으셨다. .........우리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소심하게)
배가 새로 칠했는지 노란색으로 반짝반짝 빛이나고 깔끔했다. 배에 그려진 친숙한 녹색 하마. 아침에 언니가 강사님과 개인강습을 하며 얻은 정보에 의하면 사장님 과거 별명이 하마(...)여서 히포다이빙에 하마호가 되었단다. 음...그 덩치에 수영하시는 모습이.......하마 맞군ㅋㅋ
앗, 사장님 생각을 했더니 부두에서 손흔들며 소리치시는 사장님이 보인다. 찔끔; 사장님 하마 아니에요~
"그 큰 배에 오픈워터 4명만 타긴 처음이야 처음~! 다들 잘하고들 오세요!!!"
음, 이거 제대로 못하면 내일부턴 긴꼬리배 주시는거 아냐?;;; 사장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의지를 다지며, 드디어 배가 톤싸이 베이로 나아간다. 저 멀리 바다가 내게 손짓하는구나~
................왜 근데 배가 다시 후진하는거냐!!
실은.........
우린 김강사님을 놓고온 것이다ㄱ-
우린 그렇다치고, 보조강사님들은 어쩌다 까먹으신겨;;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가 어떻게 막 교육마치고 시간맞춰 들어온 강사도 안기다리고 떠나냐고 투덜투덜하시는 강사님을 태우고 이번엔 제대로 출발했다. 멀리 가는 줄 알았더니, 첫 다이빙이라 피피레까지도 안가고, 톤싸이 만에서 다이빙을 한다. 그래도 나름 12m다.
두근두근, 장비를 짊어지고 선채로 입수! 우와- 내가 드디어 바다 한가운데서 다이빙을! 의외로 BCD때문에 바로 뜬다. 이제 본격적으로 BCD에 공기를 빼고 입수~ 깊은 물로 내려가니 이퀄라이징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새가슴이라 1m만 내려가도 코잡고 이퀄라이징, 또 코잡고 팽~하다가 제일 늦게 바닥에 내려앉았다. 생각보다 시야가 많이 흐리다. 물에 부유물도 많이 떠있고, 모래도 날리고. 그래도 흐릿하게 보이는 산호와 내 발옆에서 날름거리는 모래무지(?)가 신기하기만 하다.
어제는 얕은 바다여서 몰랐는데 여기서 마스크 물빼기, 호흡기 되찾기, 짝호흡 등을 하려니 새삼 무섭다. 추워서도 있지만 긴장해서 몸이 뻣뻣;; 그래도 워낙 강사님들이 여럿이라 알뜰살뜰 챙겨주신 덕에 여차저차 끝내고, 어설프지만 나침반도 써봤다. 처음에 긴장했던 것이 무색하게 40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시야도 그렇지만,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어 주변이 안보였던 아쉬움을 남기고, 배로 올라와 수박과 함께 잠시 휴식! 진짜 힘들다;; 그래도 왠지 뿌듯~
잠시 수면휴식시간을 가지고, 다시 포인트 이동해서 2번째 다이빙! 이번엔 아까보다 좀더 능숙하게 내려갔다. 긴장이 풀리니 이제 주위가 좀 눈에 들어온다. 아까의 포인트는 훈련을 위해 모래바닥이었지만, 이번에는 모래바닥에서 시작해서 점점 깊은곳으로 이동하면서 산호를 봤다. 어설픈 중성부력으로 헤엄치면서 니모도 보고, 스노클링으로 멀리서만 보던 산호를 수직으로 오르내리며 보는 기분이란-
이래서 사람들이 스노클링이 아니라 다이빙을 하는구나.
비록 수정같이 맑은 물에, 오색찬란한 산호는 아니었어도 내 눈엔 어떤 바다보다도 멋진 광경이었다. 왠지 뭉클해져서 옆에 언니를 봤더니 언니도 손으로 굿! 표시를 한다. 다이빙 하길 잘했다:)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을 헤엄친 것 같은데, 조금 춥긴 하지만 아까보다 오히려 덜 힘들다. 강사님이 산호를 구경하며 정신없이 헤엄치는 내 오리발을 잡아당기신다. 여기서 멈추라는 신호인데.....산호옆에서 중성부력으로 몇 센치의 거리만 남기고 떠계신 강사님과는 달리 난 아직 중성부력 조절이 미흡해서, 오르락내리락 하다 산호를 밟았다. 당황해서 발을 떼고 올라가려다 이번엔 무릎 박치기;;; 으아~~~ 산호 미안!!! 내가 TV에서나 보던 자연생태계 파괴자가 되는구나ㅠㅠ 쟤들 자라려면 1년에 2cm라는데..고의는 아니었어;;
배에 올라와서 알고보니 그게 바로 안전정지였다. 책에서 아무리 외우면 뭘하나...정작 언제 뭘하는지 모르는데;;; 슈트를 벗고 수건을 둘둘말고 있는데, 다리에 이게 뭐냐!! 헉- 산호의 복수인가ㅠㅠ 다리에 아까 산호밭에서 난리부르스를 출때 긁혔는지 피가 줄줄 난다. 찍힌 자국도 있다. 그래.....Revenge of Corals 한편 찍었구나ㄱ-
두번째 다이빙은 어쩐지 길다 했더니 금새 50분이 흘렀다. 들어갈 때는 넘실거리던 해안이 50분만에 뻘을 드러내며 얕아져서, 우리가 타고 온 큰 배는 옴짝달싹 못하고 긴 꼬리배로 옮겨타고 탈탈탈 피피로 돌아왔다.
지친몸을 이끌고 샵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7시. 장비를 대충 정리하고 쉬면 좋으련만, 우리에겐 지옥의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강사님은 용기를 주시려는건지 꺾으시려는건지, 통과못하면 계속 다시보면 된다고 강조하신다; 그 공부를 또하라고?!
착한 학생인 우린 진짜 저녁도 안먹고 씻기만 하고 샵으로 갔다. 굶주린 몰골을 보다못하신 강사님이 먹으면서 시험봐도 된다고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피피베이커리에 빵을 사러 나갔다. 배고파서 그런지 다 맛있어 보이네~ 츄릅-ㅠ-
오는길에 여행사에서 무려 100밧짜리 여권사진도 찍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여권사진이 한 장 모자라서ㅠㅠ 다이빙 자격증 따려는 분들은 여권사진 3장 필수! 으흠....100밧짜리....믿어도 될까? 왠지 아까의 푸짐강사님이 오버랩되는 사진사 아저씬데....-_-
믿음직스럼지 못하지만, 일단 급한대로 여권사진으로 배경은 하얗게요~ 부탁하고 히포로 돌아와 결전의 시험장(
시간제한 없이 푸는대로 집에 가란 말에 둘다 미친듯이 풀기 시작! 간간이 문제에 욕(...)도 하면서 객관식이라 연필도 굴려가면서(...) 풀었다. 정신없이 풀었더니 어느덧 1시간이 흘렀다. 강사님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채점을 하시는데, 조마조마;; 결과는 우수한 성적으로(에헴!) 둘다 통과~!!! 꺄오>ㅁ<
또나왔다,
"우린 천재야~!!!"
홀가분하게 강사님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당당한 발걸음으로 샵을 나온 둘. 의기양양하게 아까 맡긴 사진을 보러 간 난 뭉크의 절규가 되고 말았다......배경좀 하얗게 해달랬더니 내 머리카락까지 지워놓으면 어쩌자는거야!!! 얼굴에 뽀샵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저 쥐가 뜯어먹은 머린 어쩌라고오오ㅠㅠㅠㅠㅠ 거기다 얼굴은 왜이렇게 복스러워!! 카메라에 볼록렌즈 낀 거 아냐?!
이 사진은 내가 기필코 불살라버릴테다!! 빠득빠득-_-+
여하튼....마무리까지 임팩트가 컸던 하루를 보내고 스위트 홈, 카바나에 돌아와 오늘은 음악소리고 뭐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은 상어보러 간다아아♡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