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켓이 가르쳐준 행복의 비밀..♥♧ 마지막 ♧

어느새 햇님이 떴다.
밤새 이불 속을 뒤척이다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새고 말았다.

거울을 보니 금붕어처럼 퉁퉁 부어있는 눈.

밤새 뜬 눈으로 펑펑 울었던거에 대한 눈의 반항일까?

'그래..너에게도 휴식을 주었어야 했는데....'
한숨도 못자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기분으로
아침이 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꿈속을 타고 들려와
불길한 예감을 안고 벌떡 일어나
소심한 곁눈질로 시계를 보니 ..

10시까지 호텔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1시간 40분이나 지났다니.. 말도 안돼!!!

핸드폰을 보니 전화 한통과 문자 두통이 와있다.
오전 9시의 메세지
"써니. 나 마리야. 오늘도 서두르다가 일찍 오게 됐어.
아침먹고 천천히 나와. 기다리고 있을게"


"마리. 오래 기다렸지?미안해.. 지금 일어났어..

"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난 지금 매우 즐겁게 있으니까 천천히 와!"
착한 거짓말을 해주는 마리에게 더욱 미안해진다.
어떡해... 정말 어떡해..
'어떡하긴 어떡해. 당장 뛰어가 !!!! "
마리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머리가 하는 말을 좀처럼 듣지 않는다.

늦었다는걸 잘 알면서도..
공주거울을 손에 꼬옥 쥔채 예쁘게 화장을 하고

이옷 저 옷을 5번도 넘게 입었다 벗었다 하며
시간은 어느새 오후 한시를 넘기고 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나는 쏜살같이 뛰어내려갔다.
호텔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마리의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도 지쳐보였다.
나를 발견하자 마자 벌떡 일어나
내 앞으로 걸어오는 마리의 손에 pink flower 가 쥐어져있다.

" 많이 늦어서 미안해..정말 오래기다렸겠다...

"괜찮아. 근데 잘잤어??"
"응........ 아침이 되서 잠이 들었어....."
" 잘잔거 맞지? 그럼 문제 될거 없어!!

이거 받아. 어제 잃어버린 꽃을 내가 찾아왔어 "
일찍 도착해 예쁜 꽃을 사고
3시간을 기다리고도 밝은 미소를 보여주며
동료의 바이크와 핸드폰 까지 빌려온 마리..
오늘을 위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수 있었다.
한 여름밤에 찾아온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아이. 마리...

우리는 바이크를 타고 까론비치로 향했다.
바다를 이불삼아 선베드에 나란히 기댄채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지?"
"응. 내일 오후가 되면 난 이곳에 없을거야.
참. 여기 까론비치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아름다울줄은 몰랐어."

나는 이야기 도중에 자꾸 내 머리카락 몇가닥을 입에 물었다.
군것질이 땡길 때 나오는 이 나쁜 버릇..!!

"써니~~ 머리카락 먹지마! haha~ 뭐 먹고 싶어??태국과자 사다줄까?"

또 통했다.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다.
처음 본 날부터 지금까지 내 표정,눈빛,행동을
잘 읽는 마리가 아직도 신기하긴 하지만? 큭큭

난 선베드 위에 누워 과자를 사러 간 마리를 기다렸다.
잠깐 사라진 마리가 벌써부터 보고싶어지네..
'큰일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얼마나 보고싶을까...

내 표정이 거의 울상이다..
이 얼굴을 보면 마리는 금새 알아챌게 뻔해.
난 마리가 없는 동안 밝게 웃는 연습을 했다.
"김치~바나나,,,개구리 뒷다리...,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

뚝뚞뚝.....
웃는 연습을 했는데,,,,,
오히려 눈물이 떨어져내린다...
저기-

한손에 간식거리가 가득이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네??

결국 손에서 떼지 못한채 5분도 안되 바닥이 난 과자 .

자. 군것질도 했으니 바다로 들어가볼까?

와우. 파도가 터프하게 환영을 해주네?
두 다리에 힘을 꽉 주고 파도의 인사를 받아쳤다.
마리는 내 손을 잡아 끌며 바다로 쭉쭉 들어간다.
힘껏 점프하던 파도가 우리를 덮쳤고
파도 한방에 우리는 훅 갔다.

한방에 시원하게 젖어버린 서로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우리 모습만큼이나 시원하게 하하 웃었다.

그러고 보니 마리는 바다와 하나가 되어 이 파도를 즐기며
인간물고기처럼 바닷속을 헤엄쳐 다닌다.
문득 마리를 처음 봤던 날.
보트 위에서 푸른 바다속으로 멋지게 다이빙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야자수 가득한 매력적인 길,
그리고 아름다운 푸켓의 바다와 자연스럽게 섞여있는 그의 모습이
답답한 서울에서 봐오던, 도시 남자들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타잔을 닮은
자유롭고 건강한 이 영혼에게 끌리는건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을까..
♧
우리는 모래성을 쌓아 그 위에 나뭇가지를 꽂고 게임을 시작했다.
아무 걱정도 없이 그저 해맑기만 했던 유치원 시절이 떠오른다..
동갑내기 남자 짝꿍과 놀이터에서 모래성을 쌓던 그 순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 온것만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로..

유치원 짝꿍과 모래성을 쌓던 20년전의 한 꼬마숙녀가
세월이 흐르고 흘러 어엿한 아가씨가 되어
태국의 한 소년과 모래성을 쌓고 있다니..
내 앞에서 모래를 쌓고 있는 마리가..
혹시 어릴적 꿈꾸던 나의 왕자님??


동화속에 나오는 사랑은
이루어지기 힘든 사연들이 있어도
결국엔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잖아.
꿈깨자. 마리와 난 해피엔딩 일수가 없다구 !!
이루어질수가 없는 만남이야.. 정신차리자.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데 너무 귀여운 꼬마 아이가 혼자 누워있다.
"어디서 왔어?^^ 몇살이야??"
"네덜란드요 난 6살이구요."
누워있는 꼬마에게 모래 옷을 입혀 꼬마는 모래보이로 변신했다.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총총 걸음으로 부모님께 달려가는 귀염둥이 꼬마..
지구본에서도 나와 한참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이 아이를
언젠간 다시 만날수 있을까..?
네덜란드에서 온 이 모래보이를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는 기적이
내 미래의 날들 중 꼭 한번은 일어나기를 ..

'바다야. 꼭 다시 올게. 그때 다시 만나자...'
발걸음을 돌려 프롬텟으로 향했다.

그곳엔 마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이면 떠나는 써니때문에 마리가 힘들어할까 걱정이 되어
자신이 힘이 되어주고자 휴가를 내고 날아왔다고 한다.
마큐와 마리의 우정은 정말 눈물 겹구나.

프롬텝에 도착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니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러고보니 20대에 들어선 후론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바라본 기억도. 여행을 떠나본 기억도 없다.
봄, 여름이 지나 가을이 와도 난 그저 앞만 보고 달렸을 뿐.
떨어지는 낙엽이
'나를 좀 봐..벌써 계절이 바뀌었어'
아무리 이야기를 해주어도 들을 새가 없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해.
모든것이 뛰어난 멋진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성공한 여자가 되기 위해.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렸다.
언젠가 이 모든것을 이루면
그때 모든 행복을 누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푸켓에 와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걸 확실히 깨달았다.
푸켓이 가르쳐준 행복의 비밀은 너무나 단순했으며
놀랍게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아니, 많은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고 생각해?
천만에. 많이 가지기 위해 살아갈수록 불행해질 뿐이야.
저 파란 하늘을 봐. 아름답지 않니?
무엇으로도 살수 없는 지금 이 순간을 느껴봐.
니가 언제까지 이 하늘을 볼수 있을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다구.
가지려고만 하지 말고 너의 욕심을 버려봐.
니가 가지고 있는 축복이 얼마나 많은지 세어봐.
더이상은 지금 니 앞에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길 바래"

푸켓에선 신기하게도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작은 깨달음조차
가슴을 뚫고 들어와 내 마음을 새롭게 무장시킨다.
나는 마치 다시 태어난것 같다.
푸켓에 와서 행복의 비밀을 확실히 깨달은 나는.
더이상 푸켓에 오기전의 내가 아니다.
그래. 더이상은 내 앞에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겠어.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매 순간 순간 속에서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살 것이다.

시원한 바람을 마시며 걸었던 프롬텝 케이프

까따비치와 까론비치가 내려다 보이는 view point

우리는 이곳 저곳을 다닌후
다시 바이크를 타고 푸켓타운으로 달렸다.
바이크에서 내려와 다리에 상처가 있는걸 보니 타면서 긁혔나보다.

마리는 총알탄 사나이를 방불케 할 정도로
휑~~하고 약국으로 달려갔다가 다시 휑~하고 나타났다.
허겁지겁 달려와 약을 발라주는 그의 손길에서 진실함을 느꼈다.
만난지 하루만에 true Love를 말하던 마리에게 기가 찼던 나였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상처난 내 다리에 정성스럽게 약을 바르는
천사같은 마리의 손길에서 나는 분명 진실한 마음을 전달 받았다.

푸켓 타운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어느새 저녁하늘이 내려오고 있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니.. 또.또.또. 슬퍼진다.
내게 요술램프가 있다면 "지니"에게 한가지의 소원을 빌겠다.
"딱 일주일만 이곳에 더 머무를수 있게 해줘."

우리는 카오랑 힐에 올라갔다.

수많은 불빛들이 촘촘히 박힌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거린다.

◇수백개의 보석을 보고 있는 내 눈은 황홀한 호강 中 ◇
우리는 은은한 야경과 차분해진 밤하늘을 따라 어느새 센티해져있다.
고개를 돌려 마리의 얼굴을 보니,
태연하게 앉아서 아무 표정도 없이 그저 야경만 바라보고 있다.
별 다른 일이 없어도 해맑은 미소를 띄고 있는 마리 였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듯이 짓고 있는 무표정에서
슬픈 마음을 보이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이 엿보인다..


그런 마리의 모습이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을까..
이 밤의 분위기를 탄걸까..
내 두 볼 위로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져 내린다..
그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되는 이 마지막 밤의 기분은 나를 울려버렸다.
떨어지는 별똥별이라도 본 듯 마큐는 깜짝 놀라며 말한다
"써니 지금 우는거야??? 왜 울어!! 울지마~~ 괜찮아??오..왜 울어!!!."
호들갑을(^^'') 떠는 마큐와 달리
마리는 여전히 야경과 하늘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을 뿐.
나를 한번 쳐다보지도, 달래주지도,그 어떤 말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십여분쯤 침묵의 시간이 흘렀을까..
마리가 갑자기 내 무릎위에 누웠다.
카오랑 힐에 올라와 꺼낸 마리의 첫마디.
" 푸켓에 정말 다시 올거지..? 다시 온다고 약속해줘"
" 꼭 다시 올거야. 그때까지 너도 날 잊지 마. "
"너?.. 난 죽을때까지 널 잊지 못해..."
아무렇지 않은척을 하던 마리의 얼굴에
더이상 그도 어쩌지 못할 슬픔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우린 다시 만날수 있을거야. 그렇지..써니?..
정말 다시 올거지..?"
마리는 정말 다시 올것인지를 몇번이나 되물었다.
"써니. 니가 아까 울때 사실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론 행복했어.
너의 마음을 알수가 없었는데,
니가 울었을때 처음으로 니 마음을 알게 됐거든. 그래서 난 행복해.
그리고 난 이게 우리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넌 한국으로 가고 난 푸켓에 남아있겠지만
우리 마음은 계속 될수 있어. 왜인지 알아?"
그리고 동시에 말했다.

"Power of love"
믿기지 않을만큼 놀라운 순간이었다 .
똑같은 말을 동시에 하다니.
마리는 정말 나의 영혼의 반쪽이 아닐까...
정말...그럴지도 몰라....
우리는 Power of love 사건을 두고 밤늦도록 신기해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한 사건 중의 하나이다!!)

깊어가는 여름밤 마리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밝은 멜로디와 다르게 마리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보여 마음이 쓰인다.
"마리 . 지금 왜 노래를 부른거야??"
"........너도 알고 있지..?"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지만.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슬플때면 노래를 불러온 나처럼
마리도 슬플때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행복한 노래를 ...주문을 외우듯이.....☆♩
☆♩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까지 닮은 이 특별한 마리와
내일이면 헤어져야 한다는게 너무 힘들다.
자신의 몸이 물거품이 된다는걸 알면서도
왕자를 사랑한 인어공주처럼
나도 모든것을 버리고 마리를 사랑할수 있을까..?
아니... 난 그럴 용기가 없어........
그래. 언젠가는 이 마음도 무뎌져갈거야.
나는 스스로를 달래보았다.

우리는 카오랑 힐에서 내려와
바이크를 타고 빠통으로 다시 돌아왔다.
쌀쌀해진 새벽...
추워하는 마큐 옆에서 몸은 바들바들 떨면서도
끝까지 추운 내색을 하지 않는 마리.
마큐가 말한다.
"우리 레게바나 락바를 가서 신나게 놀자!!^^ 어때~~??"
"써니가 시간이 늦으면 피곤해지는 스타일이잖아 써니 괜찮겠어?"
...
잠을 거의 못잔 탓인지. 어제보다 더 빙글거린다.
반쯤 감긴 이 눈을 하고서
굳이 이 새벽에 놀아야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말했다.
"마지막 밤인건 아쉽지만 너무 졸린걸 어떡하지.."
" 그럼 들어가서 어서 자는게 좋겠다.
내일 오후에 간다고 했지?
그럼 내일 오전에 호텔앞으로 갈게. "
"어?? 내일도 휴가를 썼어~?"
" 해고당해도 어쩔수 없어.. 니가 내일 떠나는 날이잖아.
나에겐 그게 더 중요한 일이야."
마리의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난 마지막 날의 계획이 있을 뿐 아니라
나 때문에 또 휴가를 냈다가 집안형편도 어려운 마리가
덜컥 잘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내일 휴가 취소 하지 말고,그냥 일을 갔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지막 날이라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
"너,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랫동안 못만나잖아......."
" 나도 물론 마음이 아프고 아쉬워.
하지만 내일은 나대로의 계획이 있고
너도 자꾸 일을 빠지면 안될것 같아...."
" 니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에 넌 내가 일을 가길 원하니?"
"응...... 그랬으면 좋겠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리는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인사 한마디 없이 바이크를 타고 떠났다.

호텔에 올라와 씻고 잘 준비를 하면서도
온 신경은 핸드폰에 가있다.
'저렇게 가버렸는데.....그래. 전화가 오겠지...올거야..'
하지만 밤새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다.
태국 남자들은 바람둥이가 많다더니
그럼 그렇지. 마리도 똑같았던 거야.

욕할것이 없는데도 나는 계속 욕을 만들었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서도..
한국여자와 잘지내 보려고 연극을 한거라고 억지로 생각했다.
이렇게 해야 내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을것 같았다.
이렇게 해야 한국에 돌아가서 닥쳐올
마리에 대한 그리움이 줄어들것만 같았다...
나는 나 자신이 덜 아프기 위해 마음 속으로 계속 마리를 욕했다...

오늘도 역시 푸켓에서의 아침은 밝아왔다.
이제 몇시간 후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구나..후...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문자 한통 와있지 않다.
어제 인사도 없이 가버리더니...........

내가 정말 마리에게 속았던 건가..?
나 정말 바보가 맞긴 맞나봐....
내가 이대로 슬퍼하고만 있을소냐 !
어제 깨달은 행복의 비밀로 인해
매 순간 순간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를 알게 된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호텔을 나서며 알큥과 인사를 나눴다!^^
오랜친구 같은 알큥 ^-^ (오래 오래 기억될것 같다!)

빠똥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 비가 내린다.

몇시간 후면 한국으로 돌아갈 나를 위해 푸켓하늘이 슬피 울어주는구나.
뚝..뚝..뚝..
우산을 들고 향한 정실론.^^

오늘 하루는 카드를 아주 펑펑 긁을 계획이다.
써도 써도 한도가 끝이 없는
푸켓이 선물해준 "행복의 비밀"이란 카드!^^*
내가 쓰는 만큼 풍성하게 채워질 마음 장바구니 속으로
행복을 가득가득 채워 담을거야!!
한도가 없는 카드를 소유한 나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부자!!

정실론에 들어가 쇼핑도 하고 스타벅스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여유를 부렸다.

내 기억이 넘실거리고 있는 특별한 장소. 빠똥비치도 들렀다.
이 곳에 오니 마리와 함께 보낸 추억이 그새 되살아난다.
슬픈 기억을 눈물로 쏟아내던 내 옆에서
내 아픔을 다 안다는듯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던 마리의 눈빛이 아직 선명한데....

바이크를 타고 빠통으로 다시 돌아왔다.
쌀쌀해진 새벽...
추워하는 마큐 옆에서 몸은 바들바들 떨면서도
끝까지 추운 내색을 하지 않는 마리.

마큐가 말한다.
"우리 레게바나 락바를 가서 신나게 놀자!!^^ 어때~~??"
"써니가 시간이 늦으면 피곤해지는 스타일이잖아 써니 괜찮겠어?"
...

반쯤 감긴 이 눈을 하고서
굳이 이 새벽에 놀아야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말했다.
"마지막 밤인건 아쉽지만 너무 졸린걸 어떡하지.."
" 그럼 들어가서 어서 자는게 좋겠다.
내일 오후에 간다고 했지?
그럼 내일 오전에 호텔앞으로 갈게. "
"어?? 내일도 휴가를 썼어~?"
" 해고당해도 어쩔수 없어.. 니가 내일 떠나는 날이잖아.
나에겐 그게 더 중요한 일이야."
마리의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난 마지막 날의 계획이 있을 뿐 아니라
나 때문에 또 휴가를 냈다가 집안형편도 어려운 마리가
덜컥 잘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내일 휴가 취소 하지 말고,그냥 일을 갔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지막 날이라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
"너,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랫동안 못만나잖아......."
" 나도 물론 마음이 아프고 아쉬워.
하지만 내일은 나대로의 계획이 있고
너도 자꾸 일을 빠지면 안될것 같아...."
" 니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에 넌 내가 일을 가길 원하니?"
"응...... 그랬으면 좋겠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리는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인사 한마디 없이 바이크를 타고 떠났다.

호텔에 올라와 씻고 잘 준비를 하면서도
온 신경은 핸드폰에 가있다.
'저렇게 가버렸는데.....그래. 전화가 오겠지...올거야..'
하지만 밤새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다.
태국 남자들은 바람둥이가 많다더니
그럼 그렇지. 마리도 똑같았던 거야.

욕할것이 없는데도 나는 계속 욕을 만들었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서도..
한국여자와 잘지내 보려고 연극을 한거라고 억지로 생각했다.
이렇게 해야 내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을것 같았다.
이렇게 해야 한국에 돌아가서 닥쳐올
마리에 대한 그리움이 줄어들것만 같았다...
나는 나 자신이 덜 아프기 위해 마음 속으로 계속 마리를 욕했다...

오늘도 역시 푸켓에서의 아침은 밝아왔다.
이제 몇시간 후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구나..후...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문자 한통 와있지 않다.
어제 인사도 없이 가버리더니...........

내가 정말 마리에게 속았던 건가..?

나 정말 바보가 맞긴 맞나봐....
내가 이대로 슬퍼하고만 있을소냐 !
어제 깨달은 행복의 비밀로 인해
매 순간 순간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를 알게 된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호텔을 나서며 알큥과 인사를 나눴다!^^
오랜친구 같은 알큥 ^-^ (오래 오래 기억될것 같다!)

빠똥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 비가 내린다.

몇시간 후면 한국으로 돌아갈 나를 위해 푸켓하늘이 슬피 울어주는구나.
뚝..뚝..뚝..

우산을 들고 향한 정실론.^^

오늘 하루는 카드를 아주 펑펑 긁을 계획이다.
써도 써도 한도가 끝이 없는
푸켓이 선물해준 "행복의 비밀"이란 카드!^^*
내가 쓰는 만큼 풍성하게 채워질 마음 장바구니 속으로
행복을 가득가득 채워 담을거야!!
한도가 없는 카드를 소유한 나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부자!!

정실론에 들어가 쇼핑도 하고 스타벅스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여유를 부렸다.

내 기억이 넘실거리고 있는 특별한 장소. 빠똥비치도 들렀다.
이 곳에 오니 마리와 함께 보낸 추억이 그새 되살아난다.
슬픈 기억을 눈물로 쏟아내던 내 옆에서
내 아픔을 다 안다는듯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던 마리의 눈빛이 아직 선명한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두통약이지만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약은 ........시간을 멈추는 약 뿐이다.

하늘이 울음을 뚝 그쳤다.
비가 그친후 이번엔 까따비치로 향했다.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모를만큼
온통 하늘빛 세상인 이 곳에서 이 순간의 행복을 글로 써내려갔다.
그리곤 어제 갔던 프롬텝을 다시 찾았다.
이곳에서 비밀의 열쇠를 찾았기 때문일까?
푸켓 여행의 마지막 도장을 꼭 이곳에서 찍고 싶었다.☆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어제 이 바다를 함께 보았던 마리 생각이 절로 난다..
마리와 나는 이대로 끝이구나.
그래. 잠시 미지에서 온 꿈의 소년을 만났었다 생각하자...
♧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왔다.
"나 마리야.. 나 지금 빠똥으로 가고 있어 호텔 앞으로 갈게. 5시에 보자."
".... 나 5시에 픽업차를 타야해.."
"빨리 갈게! 기다려!!!! "
마리의 전화가 너무 반가웠다.
이대로 끝인줄 알았는데..... 마리 얼굴을 보고 돌아갈수 있구나.....
호텔에 도착하니
로이,마큐,조니와 마리가 나란히 서있다.
마리는 내게 천천히 다가오며
"써니. 받아줘. 내 선물이야" 하며
분홍상자와 예쁜 꽃을 내밀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분홍 반지가 들어있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어보이며
"핸드폰 장만했어! 멋지지? hahaha "
어제 그렇게 돌아서 간 후
왠종일 마음이 쓰여 분명 밥도 못먹었을 마리의 모습이 안봐도 훤하다.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반지를 사기 위해
어떻게 날아다녔을지..
핸드폰을 사기 위해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모두다 안봐도 훤히 보인다..
'넌 한 여름날에 찾아온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였어.
넌 나의 산타클로스였어. 이렇게 많은 선물을 주고 있잖아....'

"너와 연락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만들었어.
우리 매일 전화 할수 있어!^^"
마리의 친구들은 옆에 쭉 서 한손을 번쩍 번쩍 들어올리며
우리를 향해 외친다.
"Don’t cry!! Don’t cry!!!!"
...... ☆
" 써니.. 왜 자꾸 고개를 숙이고 있냐고 물어본적 있지?...
너가 웃을 때 너무 환해서 너를 못 쳐다봐서 그랬어.
그냥 니가 좋아. 이유는 모르겠어."
내게 이토록 해맑은 미소로
이렇게나 멋진 말을 전해주던 남자가 있었나...?
있었다면 아주 아주 오래전 일일것이다..
마리의 선물이기 때문일까..
이 소박한 분홍 반지가
값비싼 보석반지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보인다.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를 낀 손으로..
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웃어보였다.
"선물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는거야...^^"
마리는 씩씩하게 웃는다.
"더 좋은 반지를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음엔 더 좋은 반지를 줄테니 기다려줘.
그리고 4개월 뒤에 푸켓으로 오기로 한 약속 꼭 지켜야해."
I will miss you so much...♡

약속하는 순간부터.. 4개월이 길게 느껴지기 시작.
휴........
어느새 픽업차가 도착을 했고... 난 눈물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차에 탔다..
창문 너머로 머리를 내밀어 마리에게 마지막 말을 건넸다.
"I am sorry, because i didn't do to you very well...."
차가 달리자 마자 나는 울음을 토해냈다.
짧은 시간. 태국이란 나라의 외국인에게서 느낀
이 확실한 감정이 나조차 믿기지 않는다.
창밖으로 낮고 아담한 건물들이 보인다.
태국에 처음 온날.. 나를 환영해주었던 반가운 건물들..
그리고 이 뜨거운 푸켓의 열기...
내가 이곳을 떠난다는게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마리와 영영 못볼것만 같은 불안함까지 밀려와
차안은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비행기에 올라타 생각에 잠겼다
영화 ' If Only' 중
"말해야 하니까 꼭 들어줘.
첫눈에 널 사랑하게 됐어.
단 하루를 살아도 진정 사랑했다면
정말 값진 삶을 산거잖아."
"난 그저 마음 가는대로 사랑한 것 뿐인데.."
해마다 바뀌는 나의 다이어리 안엔 꼭 이 명대사가 채워지곤 했다.
자꾸만 이 대사와 마리의 얼굴이 동시에 필름처럼 스쳐지나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켰더니 마리에게서 와 있는 문자..!!
마지막 순간까지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던,
슬픈 순간조차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런 마리였기에
이 문자는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난 지금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어.
난 지금 울고 싶어.... 니가 보고싶어서 많이 힘들것 같아..."
....... 가슴이 터질듯이 아파온다..
다시 푸켓으로 되돌아 가고 싶은데
비행기는 한국으로 점점 가까워져 간다..

나는 마리가 좋다.
여느 남녀가 그러하듯이..
이 사람과 달콤한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이루어 질수 없다는 것을..
나는 눈물을 머금고 내 마음을 주워 담아야 한다.
세월이 흘러...
마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빛바래졌을 즈음이면
나의 젊은 시절의 한 조각에 남겨져 있을..
이 미지의 소년을 기억하며 미소 지고 있겠지..
아니 어쩌면.
그때 그 미지의 소년을 그리워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가 나눈 추억들은 점점 희미해져 가겠지만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여름날의 한가운데에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속에.
우리 두 사람이 서있었다는 것을..
그 곳에 서서 우리는
진실한 마음을 나누었다는 것을..
☆
한국으로 돌아가서 마리가 너무 그리워질때면
마음으로 불러보면 어떨까.
"마리.. 너의 미소는 여전하니..건강히 잘지내고 있니....
난 니가 그리워서 너무 힘들어...... "
그럼 마리는 들을수 있을지도 몰라..
마리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나도 가만히 귀를 기울일거야...
그럼 들을수 있겠지.
.... 푸켓의 그 바닷소리와.......
그리고 그곳에 서서.. 마리가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 그후의 이야기들. 하나.
오늘도 구름은 바람을 따라 흐르고 있다.
그 구름을 보면서
푸켓으로 부터 흘러온 구름일지도 모른다며
내가 믿고 싶은대로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다.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멍하니 구름을 보며 또 한번 태국을 그린다.
지금 이 시간..푸켓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에메랄드 빛 꿈의 파라다이스는 지금도 출렁이고 있겠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구름들이 흘러 흘러서
푸켓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또 한번의 억지생각을 해본다.

# 그후의 이야기들. 둘
6시간동안 하늘을 날아야 만날수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전화,문자를 주고 받으며 연락을 했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애틋해져만 갔다.
저녁이면 나와 통화를 하느라
일을 끝내고 바로 칼같이 집으로 가다보니
어느새 친구들은 마리를 멀리했고
그로인해 마리는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마리가 내게 말했다.
"너 전화 기다리는 시간도 난 좋구,
통화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도 난 좋아. 하하!"
"너가 만약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면
난 아무렇지도 않게 알겠다고 할거야.
그리고 나서 혼자 울겠지. 왜냐면 너가 신경쓰는 게 싫으니까.
아, 아니야..아니야..자신이 없어.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전화하지 말고
그냥 문자로 보내줘.
그럼 나도 문자로 내 걱정하지 말라고 할께.
난 너가 행복한게 좋아. "
좋아하는 여자가 멀리에 있는 아들이 안타까웠는지
옆에서 함께 슬퍼하며 울어주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마리의 이야기.
" 난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친구들은 미쳤다고 놀려.
그래서 난 대답해. 그래 난 미쳤어.하지만 난 알아.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

마리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내게 주어진 현실속에서 난 갈수록 힘들어져 갔고
결국 마리와의 연락을 정리하기로 결심을 했다.
나는 눈물을 삼키며 마지막을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 너무 바빠져서 4개월뒤에도,4년뒤에도
푸켓을 찾지 못할것 같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했다.
내 마음을 읽는 마리는 마지막 통화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 만약 너가 한국 남자랑 한국에서 결혼한다면
난 꼭 한국 가서 직접 보고 싶어.
너의 예쁜 모습도 보고 싶지만,
아마 그게 마지막 볼 수 있는 너의 모습일테니까. "
.........
일주일 후 마리의 소식을 들었다.
밥도 못먹고 일도 못하고
떨어지는 비만 쳐다보며 하루를 보낸다는..
마리의 형이 전해준 슬픈 소식...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바쁘게 치여 살면서도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지는 마리의 목소리 만으로도
나는 100%의 에너지를 얻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겨나곤 했다.
마리는 내게 특별한 사람이었다.
사랑뿐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깨우쳐준 사람...
그런 마리의 손을 놓아야만 했다....
흰머리가 하나씩 늘어날때마다
지금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내 영혼의 반쪽일지 모를 마리를 놓아 버린 일을......
더 용기를 내지 못한 나 자신을 ...
후회할지도 모른다...
...
이렇게 나의 첫 여행은 끝이 났다.
푸켓을 떠올리면 행복한 엔돌핀이 날아들지만
왼쪽 심장은 너무 아프게 반응을 한다..
푸켓이란 말만 들어도 눈물이 맺혀올 만큼 심장이 파르르 떨린다....
마리.. 너의 해맑은 미소가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려..
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
난 한국에서 말수도 줄었고 밥도 잘 먹히질 않아.
처음엔 말도 안된다 생각했지만
이제 난 확실히 알고 있어..
너와 난 영혼이 통하였다는 것을...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날들을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일거야.
먼훗날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잊지는 말자....
2009년 푸켓의 한 여름날 니 옆엔 내가 있었고
내 옆엔 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찬란히 빛났던
아름다웠던 우리의 추억들을...
.......
.....마리..안녕..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두통약이지만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약은 ........시간을 멈추는 약 뿐이다.

하늘이 울음을 뚝 그쳤다.
비가 그친후 이번엔 까따비치로 향했다.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모를만큼
온통 하늘빛 세상인 이 곳에서 이 순간의 행복을 글로 써내려갔다.
그리곤 어제 갔던 프롬텝을 다시 찾았다.
이곳에서 비밀의 열쇠를 찾았기 때문일까?
푸켓 여행의 마지막 도장을 꼭 이곳에서 찍고 싶었다.☆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어제 이 바다를 함께 보았던 마리 생각이 절로 난다..
마리와 나는 이대로 끝이구나.
그래. 잠시 미지에서 온 꿈의 소년을 만났었다 생각하자...
♧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왔다.
"나 마리야.. 나 지금 빠똥으로 가고 있어 호텔 앞으로 갈게. 5시에 보자."
".... 나 5시에 픽업차를 타야해.."
"빨리 갈게! 기다려!!!! "
마리의 전화가 너무 반가웠다.
이대로 끝인줄 알았는데..... 마리 얼굴을 보고 돌아갈수 있구나.....

호텔에 도착하니
로이,마큐,조니와 마리가 나란히 서있다.
마리는 내게 천천히 다가오며
"써니. 받아줘. 내 선물이야" 하며
분홍상자와 예쁜 꽃을 내밀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분홍 반지가 들어있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어보이며
"핸드폰 장만했어! 멋지지? hahaha "
어제 그렇게 돌아서 간 후
왠종일 마음이 쓰여 분명 밥도 못먹었을 마리의 모습이 안봐도 훤하다.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반지를 사기 위해
어떻게 날아다녔을지..
핸드폰을 사기 위해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모두다 안봐도 훤히 보인다..
'넌 한 여름날에 찾아온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였어.
넌 나의 산타클로스였어. 이렇게 많은 선물을 주고 있잖아....'

"너와 연락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만들었어.
우리 매일 전화 할수 있어!^^"
마리의 친구들은 옆에 쭉 서 한손을 번쩍 번쩍 들어올리며
우리를 향해 외친다.
"Don’t cry!! Don’t cry!!!!"
...... ☆
" 써니.. 왜 자꾸 고개를 숙이고 있냐고 물어본적 있지?...
너가 웃을 때 너무 환해서 너를 못 쳐다봐서 그랬어.
그냥 니가 좋아. 이유는 모르겠어."
내게 이토록 해맑은 미소로
이렇게나 멋진 말을 전해주던 남자가 있었나...?
있었다면 아주 아주 오래전 일일것이다..
마리의 선물이기 때문일까..
이 소박한 분홍 반지가
값비싼 보석반지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보인다.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를 낀 손으로..
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웃어보였다.
"선물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는거야...^^"
마리는 씩씩하게 웃는다.
"더 좋은 반지를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음엔 더 좋은 반지를 줄테니 기다려줘.
그리고 4개월 뒤에 푸켓으로 오기로 한 약속 꼭 지켜야해."
I will miss you so much...♡

약속하는 순간부터.. 4개월이 길게 느껴지기 시작.
휴........
어느새 픽업차가 도착을 했고... 난 눈물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차에 탔다..
창문 너머로 머리를 내밀어 마리에게 마지막 말을 건넸다.
"I am sorry, because i didn't do to you very well...."
차가 달리자 마자 나는 울음을 토해냈다.
짧은 시간. 태국이란 나라의 외국인에게서 느낀
이 확실한 감정이 나조차 믿기지 않는다.
창밖으로 낮고 아담한 건물들이 보인다.
태국에 처음 온날.. 나를 환영해주었던 반가운 건물들..
그리고 이 뜨거운 푸켓의 열기...
내가 이곳을 떠난다는게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마리와 영영 못볼것만 같은 불안함까지 밀려와
차안은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비행기에 올라타 생각에 잠겼다
영화 ' If Only' 중
"말해야 하니까 꼭 들어줘.
첫눈에 널 사랑하게 됐어.
단 하루를 살아도 진정 사랑했다면
정말 값진 삶을 산거잖아."
"난 그저 마음 가는대로 사랑한 것 뿐인데.."
해마다 바뀌는 나의 다이어리 안엔 꼭 이 명대사가 채워지곤 했다.
자꾸만 이 대사와 마리의 얼굴이 동시에 필름처럼 스쳐지나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켰더니 마리에게서 와 있는 문자..!!
마지막 순간까지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던,
슬픈 순간조차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런 마리였기에
이 문자는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난 지금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어.
난 지금 울고 싶어.... 니가 보고싶어서 많이 힘들것 같아..."
....... 가슴이 터질듯이 아파온다..
다시 푸켓으로 되돌아 가고 싶은데
비행기는 한국으로 점점 가까워져 간다..

나는 마리가 좋다.
여느 남녀가 그러하듯이..
이 사람과 달콤한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이루어 질수 없다는 것을..
나는 눈물을 머금고 내 마음을 주워 담아야 한다.
세월이 흘러...
마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빛바래졌을 즈음이면
나의 젊은 시절의 한 조각에 남겨져 있을..
이 미지의 소년을 기억하며 미소 지고 있겠지..
아니 어쩌면.
그때 그 미지의 소년을 그리워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가 나눈 추억들은 점점 희미해져 가겠지만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여름날의 한가운데에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속에.
우리 두 사람이 서있었다는 것을..
그 곳에 서서 우리는
진실한 마음을 나누었다는 것을..
☆
한국으로 돌아가서 마리가 너무 그리워질때면
마음으로 불러보면 어떨까.
"마리.. 너의 미소는 여전하니..건강히 잘지내고 있니....
난 니가 그리워서 너무 힘들어...... "
그럼 마리는 들을수 있을지도 몰라..
마리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나도 가만히 귀를 기울일거야...
그럼 들을수 있겠지.
.... 푸켓의 그 바닷소리와.......
그리고 그곳에 서서.. 마리가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 그후의 이야기들. 하나.
오늘도 구름은 바람을 따라 흐르고 있다.
그 구름을 보면서
푸켓으로 부터 흘러온 구름일지도 모른다며
내가 믿고 싶은대로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다.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멍하니 구름을 보며 또 한번 태국을 그린다.
지금 이 시간..푸켓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에메랄드 빛 꿈의 파라다이스는 지금도 출렁이고 있겠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구름들이 흘러 흘러서
푸켓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또 한번의 억지생각을 해본다.

# 그후의 이야기들. 둘
6시간동안 하늘을 날아야 만날수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전화,문자를 주고 받으며 연락을 했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애틋해져만 갔다.
저녁이면 나와 통화를 하느라
일을 끝내고 바로 칼같이 집으로 가다보니
어느새 친구들은 마리를 멀리했고
그로인해 마리는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마리가 내게 말했다.
"너 전화 기다리는 시간도 난 좋구,
통화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도 난 좋아. 하하!"
"너가 만약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면
난 아무렇지도 않게 알겠다고 할거야.
그리고 나서 혼자 울겠지. 왜냐면 너가 신경쓰는 게 싫으니까.
아, 아니야..아니야..자신이 없어.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전화하지 말고
그냥 문자로 보내줘.
그럼 나도 문자로 내 걱정하지 말라고 할께.
난 너가 행복한게 좋아. "
좋아하는 여자가 멀리에 있는 아들이 안타까웠는지
옆에서 함께 슬퍼하며 울어주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마리의 이야기.
" 난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친구들은 미쳤다고 놀려.
그래서 난 대답해. 그래 난 미쳤어.하지만 난 알아.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

마리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내게 주어진 현실속에서 난 갈수록 힘들어져 갔고
결국 마리와의 연락을 정리하기로 결심을 했다.
나는 눈물을 삼키며 마지막을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 너무 바빠져서 4개월뒤에도,4년뒤에도
푸켓을 찾지 못할것 같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했다.
내 마음을 읽는 마리는 마지막 통화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 만약 너가 한국 남자랑 한국에서 결혼한다면
난 꼭 한국 가서 직접 보고 싶어.
너의 예쁜 모습도 보고 싶지만,
아마 그게 마지막 볼 수 있는 너의 모습일테니까. "
.........
일주일 후 마리의 소식을 들었다.
밥도 못먹고 일도 못하고
떨어지는 비만 쳐다보며 하루를 보낸다는..
마리의 형이 전해준 슬픈 소식...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바쁘게 치여 살면서도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지는 마리의 목소리 만으로도
나는 100%의 에너지를 얻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겨나곤 했다.
마리는 내게 특별한 사람이었다.
사랑뿐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깨우쳐준 사람...
그런 마리의 손을 놓아야만 했다....
흰머리가 하나씩 늘어날때마다
지금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내 영혼의 반쪽일지 모를 마리를 놓아 버린 일을......
더 용기를 내지 못한 나 자신을 ...
후회할지도 모른다...
...

이렇게 나의 첫 여행은 끝이 났다.
푸켓을 떠올리면 행복한 엔돌핀이 날아들지만
왼쪽 심장은 너무 아프게 반응을 한다..
푸켓이란 말만 들어도 눈물이 맺혀올 만큼 심장이 파르르 떨린다....
마리.. 너의 해맑은 미소가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려..
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
난 한국에서 말수도 줄었고 밥도 잘 먹히질 않아.
처음엔 말도 안된다 생각했지만
이제 난 확실히 알고 있어..
너와 난 영혼이 통하였다는 것을...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날들을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일거야.
먼훗날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잊지는 말자....
2009년 푸켓의 한 여름날 니 옆엔 내가 있었고
내 옆엔 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찬란히 빛났던
아름다웠던 우리의 추억들을...
.......
.....마리..안녕..

꿈을 꿉니다.
얼음성에 갇힌 공주님을 구하는 왕자님의 꿈입니다.
왕자님은 멋진 갑옷과 빛나는 명검을 들고
아름다운 공주님을 구하러 갑니다.
아름다운 공주님을 구하러 갑니다.
그리고 결국은 모든 동화가 그렇듯,
고난을 이기고 공주님을 구하고
영원한 행복을 약속받습니다.
영원한 행복을 약속받습니다.
꿈을 깹니다.
어느새 멋진 왕자님은 사라지고
행복은 영원하지 않아도
행복은 영원하지 않아도
가끔은 눈물나게 아파도
눈을 뜨며 당신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이 좋습니다.
눈을 뜨며 당신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이 좋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습니다.
나의 마음 깊은 곳에..
- 어느 이름 모를 만화책 中-
나의 마음 깊은 곳에..
- 어느 이름 모를 만화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