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푸르른 청춘을 통과하는 나는 - 지금이 아니면
그러니까 지금 당장 떠나지 않으면 나는 영영 어른이 되지 못할 것 같았다
한국이란 나라를 떠나서 홀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모습을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요즘의 나는 어른이 되길 무서워하는,
꼭 귀신과 드라큘라의 얘기에 밤잠 설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었으니까..
우연히 지난 7월에 '온 더 로드'란 책을 읽고 난 후로
내 온몸은 온통 '카오산 로드' 에 대한 갈망으로 달아올랐다
오로지 카오산 로드에서 낯선 여행자들과 침묵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홀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을 방해하는 건 정작 내 자신이었다
오히려 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모습에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자심감을 잃어갔다
혼자라 무섭기도 했고 내가 지금 모든 상황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도 되는 건지..
그러나 ..
오래동안 고민하고 준비한 여행이니 결심했을 때 씩씩하게 잘 다녀오라는 영준님,
꼭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오라는 세바르,
엄마한테는 비밀로 할 테니 길 잃지 말고 하루에 한번씩 꼭 전화 하라는 친오빠,
현실적인 영준님에게는 냉철한 추진력과 판단력을
열정적인 세바르한테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감성을
유머러스한 친오빠에게는 힘든 상황에서의 여유를
...이렇게 나는 든든한 세 명의 후원자를 맘 속에 품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