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태국여행 탐구생활3 (아주 간단한 카오산 입성기편)
가기전에 동생시키에게 하늘같은 예쁜 누님께서 한달동안 여행 갈거니깐 누님을 사랑하는만큼 여행경비를 보태라고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봐줘요.
물론 그전에 러쉬앤 캐쉬는 안된다고 해줘요.
러쉬앤 캐쉬 소리에 조수미도 울고갈 성악을 해대요.
제발 그만좀 하라고 화를 내요.
예전엔 러쉬앤 캐쉬 소리하면 잘못했다고 울더니 이젠 화를 내요.
하지만 죽을때까지 러쉬앤 캐쉬를 동생에게 상기 시킬 예정이에요.
빌어쳐먹을 동생의 러쉬앤 캐쉬 사건 때문에 내 소중한 아반떼ㅠㅠ 색감도 너무 곱게 나왔다던 컨
티넨탈 실버 신차를 그대로 날려 먹었어요.
한 9340934709570158054년쯤은 분이 안풀릴 예정이에요.
아무튼 요새 풀어줬더니 정신줄 놓은 동생시키가 날 정신나간 여자 취급을 하며 물어요.
"누나 영어 읽을줄 알아?"
"아니"
"그럼 영어로 말잘해?"
"훗... 당연히 못하지? 하이?!"
상콤하게 웃음을 날려줬으나 이시키가 썩소만 날려요.
"그럼 같이가는 윤경누나는?"
"훗... 개나줘!"
"미쳤구나? 무슨 정신으로.. 개깡으로 가는건데? 걍 국내나 한바퀴 더돌아"
"내겐 바디랭귀지라는 심오한 세계공통어가 있어!"
@.@ 동생놈은 뉘집 개가 짖냐는듯 손사레를 치며 살아돌아오면 그때 보자며 쿨하게 자릴 떠버려
요.
아마 진짜 갈거라고 생각을 못하나봐요.
이시키가 군대에 너무 오래 보내놨더니 감이 떨어졌나봐요.
조만간 감이 확 돌아오도록 해줘야겠어요.
집사는것 조차 5분만에 계약하자며 쏘쿨하게 질러주는 나를 잊어버렸나봐요.
여행경비는 아무에게도 협조 받지 못할듯해요.
여행가기 전날까지.. 배낭을 가지고 갈까 캐리어를 갖고 갈까로 심하게 고민을 해요.
결정은 안하고 고민만 매일 해요.
그러다 결국 비행기 타기 14시간 전에 캐리어를 사고 새벽에 짐을 싸요.
신종플루가 유행이라며 엄마가 마스크며 데톨이며 안챙겨 가면 죽는줄 알고 있어요.
안챙기면 안보내주실것 같아서 아주 간단히 마스크 50개정도와 데톨 3통 윤경언니가 데톨 비스무
리한걸 5통 더 챙겨요.
엄청 간단하게 소량만 챙겼더니 데톨과 마스크 내 옷가지들만 해도 벌써 캐리어가 터져나가요.
가서 쇼핑도 미친듯이 할것이 뻔한데 어떻게 담아서 올지 벌써 앞길이 암담해요.
내 미래가 참으로 밝을것으로 예상돼요.
오전 10시 비행기인데 벌써 새벽 2시에요.
늦어도 6시에는 일어나서 준비하고 8시까진 도착해야 하는데 친구가 내가 벌써 잘 아이가 아닌걸
아는지 새벽에 전화를 해서 가서 사올
리스트를 가득 작성해 주어요.
자야하는데 새벽에 전화질 하는 진상 친구는 나 없이 한달을 어떻게 버티냐며 씨알도 안먹힐 거짓
뿌렁을 지껄여대요.
거짓말이 너무 티나요. 그렇게 버티기 힘들거라며 징징대며 선물 리스트는 왜 작성해 주는지 모르
겠어요.
친구와 너무나 다정스런 대화를 1시간쯤 이어가니 엄마가 당장가서 안자면 여행 못가게 다리몽댕
이를 확 뽀샤버리겠다고 다정스런 말로 나를 다독여 주세요.
곱게 웃으며 자야겠어요.
하지만 잠은 당연히 오지 않아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부모님 안깨우고 나오려고 조심조심 나오는데 조심성이 없어서 딱
걸려요.
엄마는 한달동안이나 간다며 독한 아이라며 울먹이시네요.
금쪽같은 아들집에서 며칠 쉬다보며 괜찮을거라면서 엄마를 달래고 돌아서는데 괜히 나도 눈물이
핑 돌아요.
착한 우리엄마.. 나 없으면 아침밥은 누가 챙겨주고.. 어리광쟁이..그 투정은 누가 받아주지?
들기조차 힘들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가요.
엄마의 눈물이 마음이 아파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아요.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비까지 주르륵 내리고 괜히 센치해져요.
하지만 센치해진 내맘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천둥번개가 내려쳐요.
센치는 이미 물건너 갔어요.
이러다 비행기 못뜨는거 아냐? 걱정에 바로 휩싸여져요.
미친듯이 쏟아지는 비와 천둥번개에 마음이 오락가락 정신이 혼미해요.
비행기야.. 오늘 곱게 날 태국으로 보내주렴~ 열심히 기도 모드로 들어가요.
공항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에요.
윤경언니와 왕언니는 새벽부터 나와서 기다렸는지 정시간에 맞춰온 내게 온갖 구박을 시작해요.
여행의 시작을 상콤하게 구박과 함께 시작을 해요.
언니의 짐은 나와 맞먹을 정도에요. 언니 몸땡이만한 짐무게에 못이겨 앞으로 넘어져 무릎팍에는
영광의 상처가 자리 잡았어요.
가기도 전에 피도 보아요.
여행이 순조로워야 하는데.. 상콤한 구박과 피로 시작하는 여행... 심히 즐거울거라 위로해요.
언니는 내게 대일밴드를 내놓거라! 명령 하시지만.. 훗...*-_-* 대일밴드 따윈 캐리어 어딘가에 쳐박
혀 있어요.
언니의 명령 그까짓거.. 뭐 가볍게 무시해요.
짐풀기 귀찮아서 안죽는다고 하고 비행기 수속을 마쳐요.
발걸음도 가볍게 보안대를 넘는데 언니가 가져온 핸드크림이 100미리가 넘어서 걸리고 말아요.
수화물 부치기 귀찮아 그냥 쿨하게 또 버리기로 해요.
그런데 핸드크림보다 훨씬 싸구려인? 물은 아깝다고 둘이서 원샷을 해요.
공항직원이 뭐 이딴것들이 다있냐는 표정으로 우릴 바라봐요.
미련하게 물 원샷을 하니 비행기 타기전에 뱃속에서 물이 올라오는 느낌들어요.
면세점 물건을 찾고 더 살게 있나 이리저리 면세점을 둘러보지만, 홍콩에서 사기로 하고 지름신을
꾸욱 눌러줘요.
다행히 우리가 탈 시간에는 비도 그치고 날씨도 좋아졌어요.
역시 신은 착하디 착한? 날 버리지 않았어요.
이제 태국으로 드디어 출발이에요.
(알흠다운 자태의 타이항공 비행기)
비행기 안에서 신종플루로 죽을까봐 깝깝해도 참고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태국으로 날아가요!
기내식을 먹고 언니는 음주를 시작해요.
(그럭저럭 먹을만한 기내식^^)
(시작은 상큼하게 하이네켄)
태국가서 주당으로 살려고 작정을 했나봐요.
음주와 함께 태국공항에 도착을 해요.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어요. 외쿡 사람들이 무진장 많아요.
그냥 외쿡 사람들이 걷길래 무조건 따라 걷기로해요.
뭔놈의 공항이 이렇게 큰지 가도가도 끝이 없어요.
겨우 수속을 마치고 심카드를 사러 가요.
심카드 사서 부모님께 잘 도착했다 문안을 여쭙고 택시비 아껴보겠다고 버스를 타러 고행길에 나
서요.
운이 좋았어요.
자주 없다던 버스를 도착하자마자 바로 타서 카오산으로 입성을 했어요.
(셔틀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탔던 카오산행 버스)
난 역시 운이 좋은 아이라며 흐뭇해 하고 있는데..
이런 우라질레이션 삼단콤보!
길을 잃어버렸어요.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카오산이 나와야 하는데 엉뚱한 현지인 동네가 나왔어요.
눈앞이 깜깜해요.
난 영어도 못하고 태국말도 못해요.
한국말은 제대로 할까요? 의문은 잠시 킵해두고 열심히 익스큐즈미를 외쳐대요.
지도를 보여주며 날 카오산으로 보내달라고 애원을 해요.
친절한 태국 사람들이 서로 이쪽이다 저쪽이다 말들이 모두 틀려요.
제발 한곳으로 통일해서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헤매요~ 또헤매요~
익스큐즈미 헬프미 해요.
이쪽 아니래요.
다시 헤매요~ 또헤매요.
익스큐즈미 헬프미 해요.
무한반복을 하다 지쳐서 나 여기 왜온걸까? 집에 다시 갈까?를 소심하게 100번쯤 생각하지만
언니앞에선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쿨하게 행동해요.
캐리어 무게에 못이긴 어깨는 무너져 내리고 얼굴은 뻘겋게 달아올라 육수를 한바가지를 흘려요.
매연이 심해 탁한 공기와 숨막히는 열기 우두두두~ 뚝뚝의 소음소리에 여긴 어딘가? 난 또 누군가?
하고 있어요.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는 언니를 달래기 위해 세븐일레븐에 들어가요.
띵동띵동~ 너무나 경쾌한 울림과 함께 영혼을 씻어 낼듯한 시원함이 밀려와요.
아아~ 여기에요. 여기가 천국이에요.
먹을것도 많고 너무나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해요.
아까 태국에 왜왔을까? 집에 갈까? 이생각은 깔끔하게 정리됐어요.
세븐일레븐에 들어오니 역시 태국에 오길 잘했어요.
그냥 천국인 세븐일레븐에 자리잡고 잠이나 한숨 잘까봐요.
어리버리하게 프로모션하는 물을 사려했지만 의사표현이 잘못되어 비싼물을 사버렸어요.
뭔 물맛이 이런지 모르겠어요. 맛은 안드로메다로 보냈어요.
현지인 동네를 1시간 가량 헤매는데 지나가던 태국 언니가 다크서클로 줄넘기할 초죽음 모드의 날
보고 흠칫 놀라더니 친절하게 뚝뚝을 잡아줘요.
뚝뚝기사가 안전하게 카오산으로 데려다 줘요.
(분명 해가 있을때 도착했는데 달 뜨고 나서 뚝뚝타고 입성해요 건방진 자태의 뚝뚝기사)
아아.. 여기가 그 유명한 카오산이에요.
감동의 눈물이 나요.
내일 바로 캄보디아로 넘어갈것이기에 싼 숙소에 머물기로 해요.
눈물을 닦으며 돈나 게스트 하우스로 달려가요.
방없대요.
리얼리? 와이? 왓! 되도 않는 영어로 절망을 온몸으로 표현해줘요.
아저씨는 쿨하게 꺼지라고 해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아요.
짐이 너무 무거워서 어디로 갈 생각조차 나지 않아요.
언니에게 휴식을 주지 않는다면 날 목졸라 죽일것 같은 포스로 날 노려봐요.
할수 없이 비싸지만 방은 확실히 있는 D&D로 가요.
역시 비싸요. 850바트나 달래요. 별수 없어요. 그냥 들어가서 짐 풀어야 해요.
짐만 풀수 있다면 지금 악마에게 영혼은 못팔지만 악마와 악수라도 한번 해줄 수 있을것 같아요.
방에 들어가니 방상태는 메롱이에요.
어떤 시발라마의 시키가 화장실에 쉬야를 해놓고 그대로 방치를 해뒀어요.
냄새도 나고 청소도 안해서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마음에 드는건 하나도 없지만 내일 아침 조식을 준대서 급 방긋하고 좋아라 해요.
조식은 소중하니까요.
너무 피곤해 죽을것 같아 내일 캄보디아로 무사히 넘어 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지만 그런건 내
일 하기로 해요.
못가면 말자! 어떻게든 되겠지 모드에요.
피곤해서 죽을것 같지만 우선 카오산을 한바퀴 돌아야해요.
맛사지도 받아야 해요.
샤워를 하고 한국에 두고온 정신줄을 다잡으며 카오산으로 비장하게 한발자국 내딛어요.
땡모반이 맛있다는 정보를 입수한지라 수박쥬스를 처음으로 사서 먹어요.
아저씨가 수박쥬스를 만들때부터 웬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요.
맛은..뷁...
언니가 누가 수박쥬스 맛있다고 했냐며 잡히면 가만 안두겠대요.
가이드북에 써있었고 태사랑에도 극찬을 했었다고 소심하게 속삭여줘요.
그것들이 지들이 맛없으니깐 같이 죽자 모드로 맛있다고 뻥친거래요.
그래도 언니앞에선 맛 괜찮다고 방긋 웃음을 지어줘요.
언니가 썩소를 날리며 맛있으면 너나 다 먹으라고 쥬스를 내손에 꼭 쥐어줘요.
내가 먹자고 했으므로 입다물고 닝닝한 수박쥬스를 원샷해요.
미원을 머금은듯한 수박이 뱃속에서 춤을 춰요.
얼른 내속을 달래줘야겠어요.
집에서도 자주 해먹내사랑 팟타이를 먹어줘요.
(순식간에 볶아지던 팟타이의 알흠다운 자태)
설탕 고추가루 땅콩등을 듬뿍 올려서 마구마구 먹어줘요.
이맛이에요.
다행히 언니도 만족하는 분위기에요.
이제 로띠를 먹어봐야해요.
(망할 수전증에 흔들린 초코렛 로띠)
로띠 ㅠ0ㅠ 이건 팟타이와 더불어 하루에 한개는 꼭 먹어줘야하는 베스트 완소 아이템이에요.
언니가 초콜렛이 안묻은게 더 맛있다고 하지만 난 뭐래도 다 잘먹으므로 괜찮아요.
로띠를 먹으며 맛사지집을 찾아봐요.
태사랑에서 자주 봐서 낯이 익은 짜이디로 가요.
사람이 바글바글해요.
역시 유명한곳은 다르나봐요.
드디어 타이맛사지에 내몸을 맡겨요. 감동의 도가니가 느껴지겠죠?
이런.... 우라질레이션 한번더 발동이에요.
아줌마가 내 몸을 너무 부드럽게 터치 해주세요.
너무 부드러워서 깃털이 춤을 추는듯해요.
내손을 잡는데 -고마 내손 한번 잡아주이쏘~- 모드에요.
하늘이 원망스러워요.
한국말로 세게좀 해달라고 해요.
아줌마 알아듣는것 같은데 똑같아요.
모든걸 체념하고 포기해요.
언니를 보니 편안하게 맛사지를 잘 받고 있어요.
맛사지 해주는 아줌마와 친하게 웃고 떠들고 천국을 보내고 있어요.
진심 부러워요.
불행하고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언니 손을 살포시 잡고 지금 내 맛사지 아줌마가 날 세상에서 제일
부드럽게 터치해준다며 맛사지 강도를 말해주어요.
언니가 좋아 죽어요.
내 불행은 언니의 행복인가봐요.
그리고 내손을 꽉 잡으며 난 잘 받고 있다며 무언의 자랑질을 해요.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 부럽다고 언니를 축복? 해주어요.
그런 맛사지를 받고도 팁을 똑같이 나눠주고 카오산 100바퀴 돌기를 시작해요.
카오산은 하루에 100바퀴쯤은 돌아줘야 하는곳이에요.
어찌나다 돌고 또 돌았는지 하루만에 카오산 위치 파악쯤은 다 되버렸어요.
비싼방에서 잠도 못자고 벌써 새벽 1시에요.
내일 카지노 버스타고 가야하는데 일어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7시부터 시작한다는 조식은 무조건 먹고 가야해요.
카지노 버스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조식은 포기 못해요.
밖에서 양동이 한가득 주는 칵테일 술을 먹고 싶다며 칭얼거리는 언니를 캄보디아 갔다가 다시와
서 무한정 먹으라고 뻥쳐서 겨우 들어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짜이디 맛사지집에 내 카메라를 두고온게 생각나요.
잠옷 바람으로 미친듯이 뛰어서 짜이디로 달려가요.
태국 올때부터 그닥 잘풀리는게 없으므로 당연히 문닫았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문 열어줄때까지 문 두들겨요.
직원이 나와서 내 카메라를 손에 쥐어줘요.
컵쿤카 싸와디카를 10번쯤 말해주고 감사히 숙소로 돌아가 숙면을 취하기 위해 담요로 온몸을 똘똘
말아요.
숙소 에어컨이 얼마나 세게 나오는지 새벽에 오한이 들어요.
먼 타국에 와서 입돌아가서 죽는줄 알았어요.
손발을 달달 떨며 에어컨을 겨우 끄고 나 태국에 괜히 왔나? 나 여기서 입돌아가서 내일 시체로 발
견되면 어쩌나..죽을것 같아요.
옆에 언니를 보니 평화롭게 그 어느때보다 온화하게 자고 있어요.
난 추워서 아~ 언니 살려줘 소리도 안나와요.
옆에서 편하게 자는 언니는 내가 입돌아가서 죽어도 모를 것 같아서 잠시 무서움이 밀려와요.
무사히 조식을 먹고 캄보디아로 넘어 갈 수 있을까요?
난 살아서 가족들을 무사히 만나야해요.
지금까지 나처럼만 하면 아주 간단하게 올수 있는 카오산 입성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