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2일-1일차] 카이의 타이여행
12월 12일부터 20일까지의 8박9일 여행기를 남겨볼까합니다.
사진 올리는게 좀 복잡헤서 하루에 1개씩 올리려고 합니다.
여행준비하시는분들은 참고사항으로
여행 다녀오신분들은 추억을 되살리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날은 비행기타고 간것밖에 거의 없습니다;;
뭐...뻔한 내용이니 안보실분들은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내용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경어체는 생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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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드디어 떠나는 날이다.
사회생활 1년차. 반년동안 모아온 5일의 월차를 한번에 올인한다.
목표는 방콕. 여행자의 거리 카오싼 로드.
한달여간 온갖 책을 뒤지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수많은 후기를 보았건만
아직도 그곳은 미지의 세계일뿐이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는 떠난다.
아침 7시. 3개월만에 어머니께서 아침밥을 차려주신다.
타지에서 일하는 당신의 아들이 가여운지 이른시간의 아침식사임에도 만찬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밥 한그릇을 가볍게 비운다.
씻고 나오니 아버지께서 나갈 채비를 하셨다.
김포공항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하신다.
급작스럽게 여행을 간다고 밤 12시에 집에 찾아온 자식에게 극진하게 대해주시니
부끄러운 감정밖에는 남는 것이 없다.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부모님께 인사드린후 인천공항행 버스에 승차하였다.
친구말로는 3,700원짜리 버스도 있다지만, 6,600원을 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지금은 가격을 따질 시간이 없다.
무엇보다도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비행기 티켓을 끊는 일이 중요하다.
비행기 티켓이 없다면, 1달여간 준비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야만다.
한 30분쯤 달렸을까...
갯벌이 펼쳐진 바다를 건너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3년전 유럽을 가기위해 처음 비행기를 탔을때 와본 이후 꽤나 오랫만에 보는 광경이다.
내가 탈 비행기는 타이항공이다.
비행기를 싸게 구한다고 몇번씩이나 가격을 비교하고 비교해봤지만
급하게 구한 티켓이라 가격도 비싼데다 홍콩을 경유하는 비행기였다. 비록 1시간이지만
줄을 기다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쳤다.
출국신고를 하고, 보안검사를 거친후 수많은 면세점이 들어서있는 터미널로 들어섰다.
이 곳이다.
여기가 마지막 한국땅이다.
이제 이 곳을 떠나면 나는 더이상 한국에 없는것이다.
천천히 티켓을 보고 비행기 탈 장소를 찾았다.
어라
125번이란다
공항내부 지도를 찾아본다.
이런... 지하철을 타고 건너편 터미널로 넘어가야된다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탔다.
뭐.... 이런 경험도 처음이니 할만 하군
저 사람들은 어딜 가기 위해 이 지하철을 탔을까
나와 같이 방콕에 가는걸까??
아님 다른 나라??
아니지 다른 사람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나만 잘 챙기면 된다.
지하철은 잘만 달리고, 나는 곧 건너편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티켓에 써있는 게이트번호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게이트를 통과하여 비행기에 올랐다.
이 비행기가 나를 태국까지 데려다 줄 비행기다.
튼튼하겠지.
혹시 가다가 추락하는 것은 아니겠지.
별의별 잡생각을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입구에서 이쁜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나를 반긴다
"싸와디 카"
책에서만 보던 태국어가 들려온다.
벌써 태국에 도착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니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고 대기하고 있으니
조금 뒤 굉음과 함께 비행기가 떠올랐다.
비행기에서 보이는 하늘은 언제 봐도 시원하다.
우리는 저 밑에서 아둥바둥 살고 있었겠지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그새 기내식이 나온다.
씨푸드라여 나온 기내식은 단지 새우만을 포함하고 있었다.
타이항공 기내식이 맛없다하여 긴장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나름 먹을만 했다.
누가 그랬던가
기내서비스는 모두 항공료에 포함되어있다고
마음껏 시켜먹으라고 했던것을 어디선가 보았다.
스튜어디스언니를 불러 맥주를 달라고 하였다.
싱하와 하이네켄이 있단다.
비싼게 좋지.
하이네켄을 주문하여 마셨다.
안주용으로 땅콩도 준다.
맥주를 마시고 한숨 자고나니 홍콩에 도착했다.
하지만!!
분명 올때 비행기와 갈때 비행기가 같다.
1시간은 그냥 비행기에 앉아있으면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모든 승객은 내려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런....
결국 이 비행기도 경유 비행기구나
짐을 들고 홍콩국제공항에 내렸다.
이런식으로 홍콩에 발을 디딜줄은 생각도 못했다.
공항에 걸려있는 환영한다는 한마디
하지만 나와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이다.
어차피 나는 1시간 후면 다시 이곳을 떠날테니까
Transit card를 받아들고 내렸지만
이내 출국터미널로 올라가야한다.
이런
보안검색을 한다.
분명 우리가 비행기 타고 온 것도 알고
그렇다면 비행기 타기 전에 보안검색을 한 것도 알고 있을텐데...
귀찮은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일
또 한번의 보안검색을 받고 출국터미널로 올라가 30분쯤 대기하였다가
타고온 비행기에 타고온 자리에 다시 가서 앉았다.
그새 담요는 접어놓아주었네
또 한번의 기내식사를 하고 스튜어디스언니가 나눠준 출국카드를 작성하였다.
그러고는 이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일어나니 도착을 위해 하강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드디어 도착했다.
방콕에 도착한 것이다.
설레이는 맘으로 창문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 멀리 수완나폼공항이 보인다.
기장님의 안전한 착륙과 함께 이곳 태국에 나는 도착하였다.
기나긴 통로를 지나 입국심사장을 찾아가니
거대한 도깨비가 나를 반긴다
입국심사를 받았다.
질문따위는 하지 않는다.
얼굴을 몇번 쳐다보고 이내 도장을 찍어주는 일이 전부인것 같다.
짐을 찾고 터미널을 나와 1층으로 이동하였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1층 8번 출구에 공항버스가 선다는데...
8번 출구는 꽤나 멀었다.
8번 출구 앞 공항버스 카운터에 150바트의 가격을 지불하고 카오싼로드행 AE2 버스 티켓을 달라고 하였다.
직원은 표 한장을 주면서 밖에 있는 버스를 타랜다.
아싸 재수도 좋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버스가 출발할까 막 뛰어서 버스를 타는데 뒤에서 '티켓! 티켓!'하는 소리가 들린다.
버스 타는 곳 앞에 카운터에다 티켓을 내고 타야하나보다
버스를 탔다.
태국의 버스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생겼다. 버스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승차문이 왼쪽에 달려있다.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버스가 곧 출발한다.
시원한 고속도로를 달려
꽉막히는 시내를 지나
카오싼로드에 도착하였다.
일단 숙소부터 잡는게 우선이었다.
숙소가 많이 몰려있는 람부뜨리 골목으로 들어가 동대문을 찾았다.
식당 겸 여행사 겸 도미토리라니....
뭔가 정보를 얻을수 있겠지
지도를 들고 이곳저곳 따져 동대문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이게 왠걸....
입구에 여행사 비스무리하게 있는 곳은 문 닫은것 같고
안쪽 식당은 '태국인이 만드는 한국음식'을 만드는 곳 같다.
도미토리 숙소따위는 있는것 같지도 않았다.
영 못미더웠다.
등돌려 다시 나왔다.
람부뜨리골목에서 어떻게 할까 수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일단 아무 숙소나 잡고 천천히 생각하는게 나을 듯 했다.
너무나 더웠다.
눈에 비친 게스트하우스를 잡아 들어간 곳이 싸왓디
최악이다.
무슨 창고에다 방을 만들어놓은것 같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나는 당장 짐을 풀 곳이 필요했다.
결국 1박요금을 계산하고 체크인을 하였다.
방에 들어가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샤워를 하였다.
후~ 10년 묵은 체증이 싹 풀리는 듯 하다
그냥 이대로 누워자고 싶지만 일단 동네를 한번 둘러보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내일 일정을 잡지
지도를 찾아보고 카오싼로드로 이동하였다.
아.....
카오싼....
이 번잡함이란....
새로운 기분에 휩싸였다.
드디어 내가 카오싼로드에 왔구나
기쁨반, 두려움반으로 카오싼로드를 산책하였다.
그리고 처음 먹어본 팟타이
30밧, 우리나라돈으로 약 1천원으로 맛볼수 있는 최고의 맛이다.
왠지 앞으로 팟타이와 꽤 긴 인연을 유지할것만 같은 기분 좋은 생각이 들었다.
팟타이식사를 끝내고 파인애플쉐이크를 사들고 큰길가로 나왔다.
뭔가 이상하다?!?
차가 다녀야할 거리는 통제되어있고 거리의 나무들은 온통 조명으로 치장되어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가수의 공연까지 라이브로 한다
오늘 무슨 축제를 하는 날인것 같다
국왕생일은 12월 5일이라니 그건 아닌거 같고....
어째든 축제라니 기분이 좋아진다.
날도 잘 맞춰왔지
카오싼에는 온통 외국인들로 꽉 차 있었지만
이쪽 큰도로에는 현지인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유괘한 산책을 끝내고 맥주를 하나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방안 가득차있는 습기....
기분이 나쁘지만 어쩔수 없다.
이미 하루치 방값을 지불해버렸으니
어쩔수 없지
얼른 자고 내일 아침 이 곳을 나가야겠다.
그리고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