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0일차 - 끝은 새로운 시작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0일차 - 끝은 새로운 시작

카이딘 12 1545

download?fid=642225a656956642311925d52c58dd5f&name=%BF%EC%7E1.jpg

 

끝은 새로운 시작 - 우로보로스

 

 

여행기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이미 과거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작년에 21일 동안 태국과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내 인생에 있어 첫 배낭여행이었기 때문에 뭔가 멋지게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87d8234eec99d3df&name=Picture%20049.jpg

 

 

태국, 치앙마이, 쩨디루앙 사원

 

 

그러나 단순히 여행일정에 대한 기록이 아닌, 나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상세히 적는 것은

상당히 물리적 시간과 정신적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4일 동안에 대한 기록만 작성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작성 중인 시기가 시간이 충분하고 여유가 있는 방학기간이었음에도 말이다

여행기를 적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실로 엄청났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dac6234eec9a07df&name=Picture%20667.jpg

 

 

라오스, 한 폭의 산수화 방비엥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여행기를 쓰면서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이를 악물고 여행기를 써나갔다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여름 방학인 8월 달이었으나 방학 내에 다 완성하지 못하고

결국은 겨울 방학이 되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거의 반년 동안의 집필 과정을 걸친 대작(?)인 것이다

(몇 달에 걸친 여행기를 전부 다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cf29234eec9a1fdf&name=%23MG_7034.jpg

 

 

베트남, 훼

 


이를 악물고 여행기를 썼지만 이는 남들을 위한 것이 아닌 결국 나를 위한 것인 것 같다

내가 쓴 여행기를 보면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서 혼자 히죽히죽 웃기도 한다

(난 절대 미친者가 아니다)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원동력이 되어서

겨우겨우 이제라도 여행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작년에 캄보디아 여행을 하면서 씨엠립에서 만난 귀인이 한 분 있다

포이펫을 통해 캄보디아에 들어온 뒤, 씨엠립에 처음 도착해서

어디에 숙소를 잡아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타슈퍼에서 우연히 만나서 그 분이 묵고 계신 숙소를 추천받아서 같은 숙소에 묵게 되었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cdb3234eec9a37df&name=Picture%20792.jpg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영국으로 부터 독립을 선포한 메르데카

 

 

그 분은 40대에 접어든 남자 분으로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 분과 두 명이서

몇 달 간 동남아를 여행 중인 분이셨다

그 분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넌 배낭여행 나온 것이 이게 처음이라면서? 내가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넌 분명히 배낭여행을 또 나오게 될 거야....’

 

 

download?fid=6422234eec9e6c0a4f8d234eec9a15df&name=Picture%20646.jpg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 가는 길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당시에는 배낭여행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분의 말씀이 무슨 뜻이었는지 이해가 간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9597234eec9a5ddf&name=%BB%E7%C1%F8%20157.jpg

 

싱가포르, merlion 상

 


나를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낯선 나라에서

혼자 다닌다는 것은 분명 무섭고 위험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 얻는 즐거움은 그게 비할 바가 못된다

 

 

download?fid=6422234eec9e6c0a055c234eec99fcdf&name=Picture%20283.jpg

 

 

 태국, 매홍쏜, 종캄 사원

 


한국에서의 일상생활에서는

나는 거대한 사회라는 기계 속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자그마한 톱니바퀴에 불과한 것 같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사실은 나의 의지가 반영이 되어 있지 않고

결국은 사회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여행에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간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여행에 오면 난 더 이상 톱니바퀴가 아니다

내가 왕이로소이다

 

 

download?fid=642225a6569566426df625d517b0885d&name=king.jpg

 

 

I'm king of the world!!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다...

 

때문에 또 다음 여행을 계획중이다 ^^


================================================

 

나의 배낭여행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배낭여행을 단 한 번도 안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배낭여행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

12 Comments
블루파라다이스 2009.12.28 21:40  
여러가지 이유로 시간을 못내는 나이이기에..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이 부럽기만 하네요~!!
카이딘 2009.12.29 17:06  
저도 나름(?) 시간 내기가 힘들었답니다...라고 하면 맞으려나 ㅠㅠ 여행 다니면서 한국에서 오신 분들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직장을 때려치고 ㅡㅡ 오셨더군요 ㅎㅎ 그만큼 직장인이 배낭여행 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겠지요 ㅠㅠ 저도 직장인이 되기 전에 최대한 여행을 많이 해보렵니다 !!
개똥이는 내꼬봉 2009.12.29 01:27  
글 한줄 한줄이 너무 너무 와닿네요...... 제가 그렇거든요.. 여행의 대한 생각이.......근데 기분 나빠하지 마시고요.. 어리신 분인데 참 글잘쓰세요...^^;;; 과도 이과쪽이라고 하셨던거 같은데..;;
카이딘 2009.12.29 17:12  
기분이 나쁘긴요 ^^;; 제 글 솜씨는 뭐... 초등학교때 마지막으로 글짓기상 받은 후로 글잘쓴다는 말은 못들어봤는데.. ㅠㅠ 수능은 이과로 봤는데 학과는 거~의 문과쪽으로 와서 ^^;;(한의학도입니다)
piaggio 2009.12.29 13:33  
진짜로 잼있게 읽었습니다 여름에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겨울이네요 다음 여행지에서 우연히라도 만나면 맥주한잔 사지요 기네스로...
카이딘 2009.12.29 17:13  
으엌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사시는 김에 하이네켄도 한 잔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운 겨울 잘 보내세요... ^^
아러이찡찡 2009.12.29 22:44  
카이딘 2009.12.29 23:07  
rosana 2010.01.05 13:42  
태국, 라오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긴 여행기 잘 읽었어요^^  등장 인물이 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웃으면서 잘 읽었어요^^
저도 다른 사이트에 여행기 쓰다가 방치해 놓은 것이 있어서 여행기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죠~ 정말 어려운 것을 참 재미있게 잘 써 주셨네요^^
그곳에내가있다 2010.01.10 00:44  
호~~멋진분이시네요.저도 어서 용기를 내어서 냉큼가야겠어요
꼬맹구 2010.03.09 18:36  
잘 읽었어요. 특히나 마지막 두 줄이 마음에 와 닿네요. 다음 여행지에서 우연히라도 만나면 저역시 기네스 한잔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여행기를 통해 저또한 넘 재밌는 시간 즐겼답니다.
진여사 2010.08.15 18:40  
완전 재밌었어요. 싱가폴 여행기만 못 읽었는데 한번 더 찾아 보고 나머지도 복습 들어가려구요^^
사진도 많고 얘기를 재밌게 쓰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