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26일차 - 집으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편하게 보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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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마지막 날이기에 뭔가 특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 중 라오스에서 산 전통의상을 배낭에서 주섬주섬 꺼내서 입었다 ^^
비행기가 출발하는 시각이 10시 40분이기 때문에 아침 먹을 시간도 없이
재빨리 공항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숙소 밖으로 나오니 택시 기사들이 이런 이른 아침부터 호객행위를 한다
부지런하기도 하지....
메리브이게스트하우스에서 찍은 지붕들
전부터 궁금했는데 저게 대체 뭘까?
세븐일레븐 앞에서 본 우리의 친구 멍멍이
이놈의 태국 개들은 언제나 바닥에 뻗어 있다 ㅡㅡ
땅에서 무슨 기운을 느끼나?
???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에 가면서 하나 깨달은 것이 있는데...
다음번엔 절대로 공항버스를 타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ㅡㅡ;;
느리다... 느려도 너무 느리다 ㅠㅠ
고속도로 통과료를 아끼려는 생각인지 무조건 국도만 이용한다...
덕분에 비행기 출발 시간에 늦을 까봐 똥줄이 잔뜩 탔다 ^^
작년에 카오산에서 공항 들어갈 때엔 140밧 내고 미니버스를 타고 갔었다
그때는 제대로 된 공항 버스가 아닌 조그마한 버스에 사람들이 낑겨타서
속으로 욕을 잔뜩 했었는데 이제 보니 차라리 그게 낫다 ㅡㅡ;;
비록 자리는 불편하지만 고속도를 이용해서 40분만에 빠르게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뭐 시간 많으신 분들은 자리 넓고 속도가 느려서 안전한(?) 공항버스를 이용하셔도 좋다
공항에 도착 하니 시간이 좀 있길래 지하의 푸드코트에서 아침을 먹었다
(공항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그 층에 푸드코트가 있다,
만약 미니 버스를 타고 오면 4층에 내리기 때문에 이곳까지 찾아오기 번거롭다
내가 생각하는 공항버스의 유일한 장점이다 ㅋㅋ)
공식적(?)으로 태국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먹고 싶었지만
위장 용량의 한계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아쉬워라...
티켓팅을 하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갔다
내가 여유를 너무 부려서 비행기 출발 시각까지는 15분 정도 남은 상태,
나는 마지막으로 면세 구역 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하나 샀다
비행기를 타며 우아하게(?)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다 ㅋㅋ
원래 커피를 잘 먹지 않는 나였지만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커피를 배웠다 ^^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액체류는 비행기에 반입 금지라는 것이다;;
전에 에어아시아 비행기를 타면서 어떤 사람이 도너츠 상자를 들고 타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보고
‘먹을 것 기내 반입 가능 → 커피는 먹을 것 → 커피도 기내 반입 가능’
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세웠다;;
당당하게 한 쪽 손에 커피를 들고 짐 검사를 받으러 가는데
공항 직원이 나를 저지한다;;
나보고 이건 들고 탈 수 없다고 한다
먹던지 버리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원래 비행기 내에서 여유를 즐기며 50분간 느긋하게 마시려고 했던 커피는
짐 검사대 앞에서 단 5초만에 내 뱃속으로 장엄히 사라졌다....
어버버버버버.....ㅠㅠ
뭐 어쨌든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경유하여 인천에 도착했다
도착한 뒤 핸드폰을 키니 어머니에게서 문자가 와있다
‘뭐 먹고 싶은거 있냐?’
나는 ‘하이네켄 1캔, 기네스 1캔, 회 한 접시’라고 문자를 보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기네스.. 한국에서라도 마셔야지 ㅋㅋ
사진출처 - http://chaekit.com/100092891679
인천 공항에서 강남 행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강남 역에 전에 보이지 않던
이상한 기둥들이 서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더군다나 번쩍번쩍 빛도 난다... 뭐지?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다녀온 사이에 ‘미디어 폴’이라는 것이 생겼단다 ㅋㅋ
참고자료
경기여고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내 몸뚱이보다 큰 65L 짜리 가방을 낑낑대며 짊어지고 한국의 거리를 걷는다
여행지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거기에다가 피부는 시커멓고 수염도 덥수룩한 놈이 왠 이상한 옷(라오스 전통의상)을 입고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니 당연히 이상하게 보이겠지.. ㅋㅋ
만약에 내가 저런 모습을 한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을 봤으면
저절로 입에서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집에 돌아오니 뭔가 이상하다;;
우리 집이 우리 집 같지가 않다
특히 내 방은 정말 내 방이었는지가 의심스럽다
겨우 한 달도 다녀오지 않았는데 굉장히 어색하다
이것보다도 더 놀란 것은 집에서 샤워를 할 때였다
‘아니 세상에 이렇게 물이 세게 나오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니... 더군다나 뜨거운 물도 나와!!’
라고 생각하다가 정신을 차리니 우리 집이었다 ㅡ_ㅡ
가족들은 오랜만에 여행에서 돌아온 나에게 관심을 갖다가 곧 흥미가 사라진 듯
TV를 키고 드라마 ‘혼’을 보기 시작했다;; (여행기 속 시점은 2009년 8월 달임)
나에게 관심 좀... ㅠㅠ
‘아니 한 달 만에 외지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이럴 수 있는 건가? ㅡㅡ
고작 저 드라마 따위가 아들보다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며 불만스러웠지만
일단은 불만을 표하지 않고 묵묵히 그들 옆에 앉아서 조용히 TV만 응시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생각보다 재밌더라
그래서 계속 같이 봤다
- the end -
지금까지 제 여행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