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친을 만나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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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친을 만나러~ 3.

올드레몬 18 4097
삼일째 되는날,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유타야를 가기로 했기 때문이죠. 단둘이서만 기차를 타고 꼬옥 포옹하면서 달콤한 연애를 하며
유적지를 돌아다닌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T_T; 그녀의 이종사촌, 앗과 팸, 초딩과 중딩학생을
데리고 가야 한답니다. 할 수 없지요.. 뭐~ 어른들이 눈치가 없는것인지 조금은 야속... T_T;

개구쟁이 앗은 8살이고 골목대장 입니다. 중국아이들 스타일로 앞머리만 조금 남기고 홀라당 밀어
놓은? 그런 아이들 머리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팸은 14살 여학생인데 키도 큰편이고 얼굴도 하얗게
생겨 한국의 수줍은 여학생과 다를바가 없네요.

몇가지 준비물과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섭니다.
전 태국 여행중 썬크림을 한번도 안발랐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집에 돌아왔을때 부모님이 절
보고 웃으시더군요. 완전 시꺼먼스..
하루도 안 거르고 제 팔뚝과 그 녀의 팔을 비교합니다. 네 팔뚝 굵다가 아니라 네 팔뚝 까맣다.. ^^;

첫날 비교했던 제 하얀 팔뚝이 마지막날엔 똑 같아지더군요..
여기서 살면 분명 제가 더 까맣게 될것 같습니다.
...

골목길을 나서 차가 다닐만한 길가로 나오자 뚝뚝이들이 지나갑니다. 우리편 4명, 주저없이 불러
세우더군요. 60밧트에 방스역까지 약 15~20분정도 갔습니다. 남자체면에 작은 돈부터 큰돈까지
일단 제가 먼저 내는 시늉이라도... 그러면 그녀가 막아서 내곤 합니다. 이구 착한것~~~ ^^;


방스역 BTS입구와 일반철도역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버스정류장 옆 그냥 작고 허름한 역사로
들어가 표를 구입하고... 정말 저 어릴적 변두리 기차역과 똑 같습니다. 부랑자 몇몇 시끄무레한
얼굴에 눈알을 이리저리 크게 굴리며 눈치를 살핍니다. 밤새 역에서 잠을 자다 역무원이 쫒아
낼까봐 눈치보는 듯.. 역이나 플랫폼도 담장도 없고.. 

잠시후 기차가 도착합니다. 어디가는것인지는 제가 태국어를 모르는 관계로 패스..
그냥 타라고 해서 올라탔습니다. 가장 뒷칸으로 가라고 하네요. 서너냥 밖에 안되는 작은 기차였
는데 앞쪽은 아마 좌석제이고 뒷쪽은 완행, 아무나 앉는 칸인듯 합니다. 중간쯤에 올랐는데
어느 두 여자분이 절 보고.. "저 사람 한국사람 인가봐.."  "네가 어떻게 알아?" "저 사람 옷에 써
있어 한국이라고..." 제 웃옷이 한국에서 주관했던 스포츠 행사의 의류였기에 알아보시더군요.
"네.. 저 한국 사람입니다." 씨익~ 한번 웃어주고... 그 분도 웃고..

아마도 제 양손에 짐과 어린 학생들 손을 잡고 그녀와 탔기에 저넘은 무슨 넘일까 생각하셨을듯..
현지에서 결혼하고 애들 키우는 사람으로 보기엔 내가 조금은 젊었을까나..?

기차가 출발해 열심히 달립니다. 승객이 제법 많습니다.
이곳도 마찮가지 노약자가 타면 자리를 양보해 주네요. 짐 가지고 타는 사람도 많습니다.
좌석이 없어 1시간여를 서서 가야했습니다. 물론 연약한? 그녀는 다리가 아프겠죠.
제가 한쪽 좌석에 몸을 기대고 한손으로는 다른쪽 손잡이를 잡아 그녀를 제게 기대도록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몸이 닿고 또 한번의 그녀의 향기를 1시간여 느낄수 있는 시간.. ^^
팔다리, 허리가 아플지언정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녀의 느낌을 왱왱거리는 선풍이 아래에서
기꺼이 즐기며 갔습니다.

"저 사람들 몇 살일까? 어린 커플을 보고 내가 묻자 "아마 16~17살내외~~"  대답하네요.
어리디 어린 여자가 자기 몸 반만한 크기의 딸을 안고 앉았네요. 남자도 매우 어려보이고.
연약해 보입니다. 좀 신기하더군요. 저렇게 어린애들이 사랑하고 애를 낳아 키우다니..
태국은 어린 나이에도 일찍 같이 살기도 하나 봅니다.
..

아유타야 역에 도착하고.. 현지 가이드를 하는 사람들이 달려듭니다.
관광지 5개 코스를 돌면서 1시간 300바트 랍니다. 사진코팅된 카드들을 이리저리 보여주네요.
저는 속으로 한시간에 어떻게 5개를 모두 돌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녀는 바로 승낙하고 작은
삼륜차 뒷칸으로 올라탑니다. 뭐 알아서 하겠지... 전 그냥 그녀를 따라 돌아다니면 되는 겁니다.^^
매너좋게 계산할때 돈만 내주면 되는 거죠. 뭐~~

사진으로만 봐왔던 아유타야의 유적들이 펼쳐지네요.
우리나라처럼 큰 울타리를 치던가 담장, 구역을 개발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그냥 시골의 군데
군데 유적지가 펼쳐집니다.  입장료 내고 걸어다니면 되는 것 같습니다.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고 안내는 곳도 있고.. 충분히 볼만한 유적지 였습니다.

돌로 만들고 깎고 붙이고.. 불상도 구경하고..
그런데 가는 곳마다 그녀는 불상앞에서 합장하고 머리숙여 빕니다. 도대체 무얼 비는건지.. 볼때
마다, 지나칠때마다 그럽니다. 그리고 꼭 지폐도 꼭꼭 공양을 하네요. 태국사람들 공양에 대해서
는 하나도 아끼지 않는것 같습니다. 거르지를 않네요.
꽃봉우리를 사서 바치고, 향을 사서 바치고, 뭔가 써서 바치고, 금박을 사서 바치고, 종류도 다양
합니다..


여러개의 사원을 돌고 돌고.. 나오면 다시 그 가이드 차량을 타고 또 돌고..
삼륜자동차인데 뒷칸은 짐칸입니다. 천정이 너무 낮아서 전 계속 머리를 쿵쿵 부딫혔습니다.^^
그때마다 깔깔거리고 사촌들과 웃어대네요... T_T;
차량에 앉았을때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수월하게 서로 손을 잡네요.^^


그녀랑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방해꾼? 두명이나 따라왔으니 수월치가 않습니다.
그냥 자기들끼리 셋이서 열심히 찍어댑니다. T_T;
그래도 용기를 내어 그녀를 안고 사진도 찍고.. 그렇게 돌아다녔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제 얼굴이 흡사 술마시고 사우나에 들어가 얼굴이 빨개진 모습.. 너무 더워요.

슬쩍슬쩍 꼬맹이 눈치봐가며 그녀의 손도 잡고..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그녀가 팔짱을 낍니다. ^^;
손잡고 팔짱끼고 돌아다니는 커플들을 진짜로 한번도 못 봤습니다.
이렇게 더운 곳에서 누가 손잡고 팔짱끼고 다닐런지... 그런 생각이 다 들더군요. ^^;
난 의지의 한국인~ 불굴의 투지로 그 이후, 열심히 손잡고 다녔다는...

항상 땀이 흘러 손수건으로 닦고 손수건도 젖고.. 물에 빨아 손목에 감고 다녔는데..
땀을 닦아내는 그 손인줄 알면서도 그녀는 마다않고 잡아주네요.. 그저 감사할따름이죠..

어딘지 모르지만 한 유적지 앞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빠 뭐 먹을까??"
"응~~ 카오팟 하고 꿰이띠여우~"
그렇습니다. 제가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건 두가지 볶음밥과 국수.. -_-;
그거 밖에 모릅니다. 그러면 그녀가 깔깔 웃습니다.

"오빠는 정말로 밥과 국수를 좋아하는구나~~ "
그게 아니라 아는게 그거 밖에 없단다.. T_T; 나도 다른거 맛있는거 먺고 싶은데..
"네가 알아서 다른것 좀 시켜줘~~" 이렇게 말하면...
"하하 괜찮아 오빠. 오빠 좋아하는 카오팟하고 꿰이띠여우만 먹어도 돼.. 계속 먹자 우리~"
T_T;;

다음에 갈때는 확실하게 음식 이름을 외우고 가야겠습니다. 뭔가를 설명하려고 중얼거리다가도
결국 포기하고... 볶음밥~ 국수~~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 그녀도 제가 그것만 사랑하는줄..
물론 다른 요리들은 관광지에서 비싸기 때문일것입니다. 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그녀~~

관광지라서 그런가 10~20바트쯤 더 비싼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파리만 무지하게 많았다는...
길에서 파는 10바트 짜리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또 이동합니다.
생각보다 크고 싸네요. 전 물론 한입에 다 먹었는데.. 그녀와 사촌들에겐 너무 큰듯..
날씨가 더워 다 먹기도 전에 줄줄 녹아 흘러내립니다. 저보고 무지하게 잘 먹는다고 신기해
합니다..

얼음 들어있는 10바트짜리 봉지콜라, 봉지환타를 두 봉지씩?이나 사서 빨대 꼽고 같이 나눠마셨습
니다. 빨대를 한개만 꼽아주더군요. 덕분에 네명이서 골고루 돌아가며 빨대하나로 나눠 마셨습니
다. 한국에서는 절대 네것,내것 파티션을 확실하게 구분할텐데.. 여기서는 안그렇더군요. 일부러
더 그런건지 모르지만 먹던거, 마시던거 그냥 공유합니다. 그녀 친구를 만날때도 입에 빨대물고
음료수 마시던데 저보고 그거 마시겠냐고 내밀던 기억이.. -_-; 


태국 젊은사람들은 사진찍기 좋아하더군요.
그냥 밋밋하게 찰칵이 아니라.. 우수운 표정도 짓고 몸을 꼬기도 하고, 원근법을 이용해 재밌는
포즈들도 만들고.. 젊은 학생들 사진찍는거 많이 봤습니다. 그 포즈들이 더 재밌더군요.
눈알을 크게 부풀린다던가?? 볼에 바람을 잔뜩 넣고 눈알을 모은다던가.. -_-;

마지막 코스가 어떤 큰 좀 개량된 하얀색 절이 있는 곳이었는데..
너무 덥고 지쳐서 유적지는 안들어가고 주변의 시장만 구경했습니다. 설탕넣어 솜사탕처럼 찢어
만든것을 밀병처럼 부침게에 싸서 먹는걸 사더군요. 달짝지근하고 맛있는데 재료가 무엇인지 모
르지만 다음날에도 거의 녹아내리지 않았습니다. 물고기로 만든 반찬과 소고기말려 양념한
반찬들.. 튀김, 과자류등 아유타야 토속 음식들 같았습니다.


관광 끝내고 버스 타는곳으로, 너무 지쳐서 기차칸에서 서서올 자신이 없다고 버스타자고 하네요.
가이드 요금을 계산하는데.. 4시간 나왔다고 300바트 곱하기 4시간... 웁스!!
아유타야 가시는 분들 여기 게시판 잘 보시고 가세요. 분명 시간당 300바트이구요.
한 3시간쯤 가이드와 차를 빌려야 넉넉히 볼수 있습니다. 협상해서 많이 깎으세요.

전 차마 남자 체면상? 미안해서 난감해 하는 그녀를 보고 아무말없이 1,000바트 건넸습니다.
제가 미리 그녀에게 물어봤었거든요. "이거 한시간당 300바트야. 시간이 돈이거든.. 가격 정하고
온거지??" 그런데 그녀는.. "아냐 오빠. 이거 5가지 코스에 300바트야. 그래도 우리가 시간 좀
더 끌었으니 아마 쬐끔 더 달라고 할꺼야..." T_T; 너무 순진한 그녀~~ 나보다도 더 모르더군요. ^^;
그리고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나중엔 틀린걸 지적하고 슬기롭게 살아야 하겠지만 이 상황에서
네가 틀렸네, 내말이 맞았네... 설명하는것은 더 어리석을듯 해서요.. ^^;

북부터미날행 버스를 타고 돌아옵니다.
당연 모두 피곤해 곯아 떨어집니다.
나의 그녀는 내 품에 안겼고 전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더워 죽겠는데 시원찮은 에어콘과 싸우며
교통체증에 두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짜증은 커녕 감사히 여기며 돌아왔습니다. ^^;



의미있는? 랑짓을 지나...

참.. 랑짓에는 제가 오래전 한참 전부터 채팅으로 만났던 다른 아가씨가 있습니다.^^;
그녀는 탐마샷 의대 대학생으로 곧 졸업 입니다. 저를 무척 좋아해서 자주 채팅을 하는 사이인데..
그 탐마샷 의대가 바로 랑짓캠퍼스에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묘한 감정으로 랑짓의 거리를 바라
봅니다. 방콕에 와서 나만의 빈시간이 생길때 랑짓에 가보려고 했거든요. 인터넷 친구로 오래전
부터 알고 지내온 그 학생을 한번 만나보려고.. 그녀도 오라고 했는데.. 흠..

그 여학생도 절 좋아하고 저도 좋아했지만.. 이건 더 터무니?없는 듯한 놀이가 될것 같아 제가
엄두를 내지 못했던 관계입니다. 태국의 의사인 이쁘고 매우 똑똑한 아가씨가 뭐 볼것 있다고
허접 한국의 못 생긴 저를 택하겠나 싶었죠. 당연 그녀 집안의 반대는 볼 것도 없고.. 서로 상처받
을게 뻔하다는 생각... 그런데 이 학생 역시 저때문에 울고 웃고... 이학생도 제가 방콕에 오는걸
알고 있고 내가 만나는 그녀에 대해서도 압니다. 물론 그녀 또한 이 학생을 알고 있고.. 서로 같은
나이 입니다.^^;  그녀는 제게 친구는 친구일뿐이라고 말합니다....
...


북부터미날에 도착하니 여긴 더 변두리 같네요. 시내 버스도 안보이고.. 그냥 택시를 탑니다.
택시타고 동네 주변 시장에 내렸습니다. 저녁 준비물을 사기 위해서죠..
그녀는 한국에 대해 관심도 많고 한국 고추장을 좋아한다 하더군요.
비빔밥, 그것도 해먹어 봤다고.. 그래서 제가 한국에서 고추장 그리고 쌈장 한통을 사갔죠.

그래서 오늘 저녁 한국요리의 최고봉~~ 그 요리를 제가 하기로 선언했습니다.. 와우
바로.. "삼겹살!!"
..

상추와 고추등을 구입하고 선물로 드릴 칠레산 포도와 석류?인지 빨간 봉우리 과일도 사고..
정육점 코너로 갔습니다.
"탄~ 베이컨 같이 생긴거 알지? 여러 레이어 층으로 고기가 섞여있는거.. 배 부분.. 그거.."
"응 오빠 나 알아.. TV에서 봤어..." OK~

그래서 삼겹살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여긴 모두 냉장이네요. 냉동의 고기는 없습니다.
그리고 돼지껍질이 그대로 붙어있고.. 제일 큰 문제는 냉동이 아니라서 얇게 슬라이스로 자르는걸
할수가 없습니다. 완전 스테이크 두께로 엄지손가락 만한 두께로 퍽퍽 썰어 줍니다.

흠.. 어쩔수가 없지요 뭐.. 아쉽지만 이거라도..
집으로 가져와 제가 한국요리 삼겹살을 만들겠노라고 이모 식구들에게 선언을 합니다.
고맙게도 이모님 두분이 숯불을 만들어 주신다네요.. 숯불삼겹살...와우~ 자 시작합니다.


흠.. 도저히 삼겹살을 얇게 썰수가 없네요. 할수 없죠. 그냥 두껍게 구워야죠.
숯불에 올릴 판을 가져다 주시는데... 헉.. 가운데가 둥글게 산처럼 볼록 튀어올라와 있네요.
구멍이 송송 있어 좋긴한데... 굽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고기가 굴러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고기가 너무 두꺼워 가위로 썰었더니 완전 깍두기.. 사각 고기덩어리네요..
안되겠다 싶어 프라이팬을 달라고 했더니.. 헉.. 이건 완전히 움푹 안으로 패인 튀김용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태국에선 움푹 패인 조리기구를 사용하네요. 평평한 프라이팬, 그릇은 없네요.
이건뭐.. 삼겹살이 아니라 돼지고기 깍두기가 가운데로 뭉쳐 기름에 보글보글 끓습니다.
완전 다른 음식으로.. T_T;


기다리던 식구들의 얼굴들이 점점 걱정스런 눈빛으로 변해가는걸 느낍니다. 땀은 삐질삐질..
완전 망했네요.. 더군다나 고추장과 쌈장에 배추를 찍어 먹어보더니.. 흠~ 싫어하는 눈빛이 역력..
더군다나 쌈장은 아주 난색을..  T_T;

돼지고기라 완전 익을때까지 팍팍 삶아? 댔더니 고기가 딱딱하게 변하네요.. 이건 뭐~
다들 다른 반찬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그것들과 먹기 시작.. 땀흘리고 한쪽에서 고기 삶느라?
울고 있는 나.... 심각합니다.. -_-;
결국 그 고기 아까워서 저만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옆에서 괜찮다고 말하며 그녀가 웃으며 절
도와줍니다. 같이 몇점 주워먹더니.. 그만 먹자고.. T_T;;

대나무통에 들어있던 찰밥같던데.. 그걸 손으로 떼어 조물조물 뭉쳐 먹더군요. 숯불이 아까워
그 밥을 돈가스마냥 뭉치고 펼쳐 석쇠에 굽습니다. 진작 석쇠라도 줄것이지.. 삼겹살에 대한
아는게 없었으니 절 도와주지도 못했던 것이죠.. 망쳐버린 삼겹살보다 소스발라 구워낸 그 밥이
훨씬 더 맛있네요.. T_T;

오늘 조금전 채팅하며 그녀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고추장 다 뭐했니?"
"응.. 볶음국수에 그거 넣고 비벼 먹었어... 친구가 맛있다고 좋아하네..."
진짜로 좋아하는건지.. 아닌지..
...


하여간 그렇게 저렇게 저녁을 떼우고 얼른 도망쳐 나와 3층 그녀의 방으로 갔습니다.
벽에 기대어 벽을 치며 후회를 "내가 왜 삼겹살을 만든다고 소리쳤을까...."
혼자서 후회하며 영화나 봐야지 하고 한쪽 구석에 있는 DVD 박스를 뒤졌습니다.
'잠복근무'... 김선아 나오는 영화 그걸 선택해 플레이.. 역시나 태국말 더빙..
다른거 뭐 볼것 없나 뒤져봤으나 모두 태국어 더빙 드라마, 영화더군요. 포기~~^^

그렇게 또 하루의 날이 지나갑니다.


자리를 깔고 자리에 누워야 하는데..
꼬맹이 사촌녀석이 컴퓨터를 오래해야 한다고 잘줄을 모르네요.  제가 먼저 끄트머리에 누웠고
그녀가 눕습니다. 오호.. 저와 그녀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다이렉트 사이가 되는군요.^^
잠결에 적당히 굴러가면 닿을지도... 그런 생각으로 흐뭇해 있는데...

흠.. 정말 큰 배게가 등장합니다. 어린이 키만한 긴 배게를 가져다 제 옆에 턱~ 놓더군요.

"오빠 잘자~~"
"으..응~~ 잘자~" -_-;

아마도 허튼짓 한번이라도 했으면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갈것이다라는 판단이 들더군요. ^^
꼬맹이 남자 녀석이랑 둘이 자는것 보다는 그래도 가끔 그녀의 잠든 모습이라도 볼수 있는
상황이 훨씬 더 아름다울것 같아서 군소리 없이 잤습니다. 속중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는 도대체 왜 여기서 자는걸까? 왜 사촌애는 데리고 자는걸까?.. 저 넘은 왜 엄마랑 안잘까..

결론은 아마도 그녀가 절 테스트 하는게 아닐까.. 얼마나 젠틀한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제가 다 지켜줄 것인지.. 좋아해서 같이 있고는 싶은데 아직은 너무 빠른 것인지...
잠잘때 잠버릇, 몽유병, 코곯이가 얼마나 심한지 그런걸 테스트 하는지도...

별의 별 생각을 다하다가도 또다시 잠이 듭니다.
민감했던 신경?이 더위에 지쳐 피곤해지니 스르르 잠에 빠져들게 하네요...
내일은 진지한 이야기로 나의 느낌, 나와의 관계.. 등을 좀더 물어보고 진도?를 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잠듭니다..^^
18 Comments
maui 2010.01.14 17:53  
앗싸 1등...

요즘 잘 나가는 여행기라 간만에 등수 놀이 한 번 해 봤읍니다.  ㅎㅎ
maui 2010.01.14 18:04  
"잠결에 적당히 굴러가면 닿을지도" 이 대목에서 완전 넘어 갔읍니다.  ㅎㅎ

많이 웃었네요.  감사합니다.
Naresuan 2010.01.14 18:05  
글 솜씨가 장난이 아니군요... 어떤 여자가 님에게 채팅으로 넘어오지 않겠어요... ㅋㅋ 농담이고요... 의대 여학생을 빨리 잊고, 지금 한분만 생각ㅎㅏ시길~ 굿럭~~
택시 2010.01.14 18:12  
재미있네요 다른 여행보다 행복해보여요
타쿠웅 2010.01.14 18:19  
의대 여학생에게 제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굽신굽신)
Naresuan 2010.01.14 18:26  
이 정도 글 솜씨로 태국 의대 여학생 넘어오게 못하겠어요... 문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님은 신솟 많이 준비하셔야겠군요~ ^^;;
타쿠웅 2010.01.14 18:48  
우리 어머니도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결혼할려면 돈 벌어야지 몬났다구 맨날 놀기만 하냐구...

부모님도 인정하신 내 스팩이여... ~!!

쨉 짜 이
Naresuan 2010.01.14 19:07  
제가 상처를 드렸나요? 그냥, 태국 문화자나요?? 아무튼, 긍정적으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열혈쵸코 2010.01.14 19:54  
사촌동생들이 조금만 더 어렸어도 가족여행의 필이 날 것 같아요.
아이들때문에 오붓한 시간을 못보내시다니... 저런...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싸나이썽 2010.01.14 20:06  
글이 넘 재밌네요
다음 이야기가 넘 기다려 지내요....
k 2010.01.14 23:24  
ㅋ..커프..ㄹ...

ㅂ..부럽지않아..

사촌동생 화이팅!!!!ㅠㅅㅠ
올드레몬 2010.01.15 00:00  
[글쓴이] 아.. 감사합니다. 다음은 드디어 뭔가가 하나 이루어지는?.. 12월31일 밤, 동네 아줌마와 new year 파티, 촛불기도.. 등을 올려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블루파라다이스 2010.01.15 04:18  
꼬마친구들께 점수 따셔도 많은 플러스가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여행은 즐거우셨겠어요~

삼겹살.. 비록 실패 하셨지만..

마음은 전해졌을것 같아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알바알토 2010.01.15 21:10  
갠적으로 업무상... 예전에 태국과 약간의 인연이 있어.. 가끔 싸이트에 들러.. 많은 횐님들에 글을 눈팅으로만 즐감 했슴다.. 넘 잼있구.. 가끔은 이건 아닌데 하구 알려주구 싶었던 것두 있어으나.. 그냥.. 아주 오래전~ 예전의 아련한 추억으로 생각하며, 오늘두 눈팅을하다.. 님에 글이 오랜전 저에 추억(?)과 넘 비슷해서.. 그냥 나두 모르게 첨으로 댓글 남기네요..  특히, 탐마삿... 출랄롱코른... 오랜전 잊고 있었던 저에 추억(?)을 생각나게 하네요.. ^^*
얼론 2010.01.16 14:46  
올드레몬님 글 잘읽었습니다.
전 1달 전에 아유타야를 혼자 다녀왔는데.. 엄청시리 부럽다는--;^^
예쁜 사랑 알콩달콩 잘 이어가셨음 합니다.

조만간 청첩장도 올라오길 기대하며.. 얼론 배상
전북 2010.01.17 19:44  
글을 읽으며,,,저두 예전에 배낭여행을 가서 카오산로드에서 아름다운 대학생을 만나 1년정도 펜팔하다,,,사는게 바빠 영어를 조금씩 잃어 가다보니...펜팔하기가 힘들어져 연락이 끊긴 사람이 생각나네요...ㅎㅎ너무 재미있어요,,ㅎㅎ
예쁜 사랑 하세요^^~
Naresuan 2010.01.17 19:50  
1년 정도면 상당히 진척이 되었을 것 같은데... 더 좋은 분을 만나셨나보군요... ^^;;
SunnySunny 2010.09.21 12:42  
올드레몬님의 결혼 소식을 듣고 접하게되었어요. 이 글을 이제야 발견했다는것에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미리 봤으면 더 좋았을걸요 ^^
저도 돼지고기를 사서 삼겹살을 해먹으려고 그릴판에 쌈장에 야채에 파까지 모두 준비 다 했는데, 막상 돼지고기를 자를 수가 없어서 사각 깍두기가 된 경험이 있답니다. 그 후로는 한번도 시도를 못해봤는데, 냉동이면 자를 수 있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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