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친을 만나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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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친을 만나러~ 7.

올드레몬 20 4780

오늘은 그녀 이모님 댁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래도 일주일간 두 이모님과 정이 들었는데..

어젯밤에는 부담되는 눈빛으로 잠을 잤는데.. 아침에 눈 뜨면서도 역시 허전함과 걱정스러움이 제
가슴을 누릅니다. '이젠 그녀와 좀 더 다정할 수도 있었던? 그런 밤들은 다 지나갔구나~~' T_T;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세차게 내리고 있네요.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지.. 창가에 다가가 창문을 열고 시원한 비바람을
가슴으로 들이켜 봅니다.  이 집 창문엔 모기 방충망이 없더군요. 그래서 매일밤 창문을 닫고서
선풍기 틀어 놓고 잠을 잤답니다. 어디선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틀고 잠들면 죽는다던데..
죽지는 않는군요.. -_-;

건물 뒤로 바나나 나무인지 잎사귀가 큰 나무들이 빗줄기, 빗물을 시원하게 떨어뜨립니다.
아쉽기도 한 아침이었지만 덥고 매연이 흐르던 방콕의 한쪽을 싱그럽게 적시고 시작해 줍니다.
어느새 그녀가 제게로 다가왔네요..

"오빠 뭐해??"
"응.. 그냥 방콕의 하늘과 땅.. 빗소리가 좋아서.."
"오빠 비 좋아 한다고 했지? " 그러면서 제게 슬며서 기댑니다. 그녀도 제 기분을 알고 있는듯..

시원스런 빗줄기를 쳐다보며 언제쯤 또다시 그녀와 이렇게 창가에 서서 아침에 일어나 빗줄기를
감상할 그런 한국의 장마철 휴일을 맞을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날이 오면 역시 오늘의
방콕 아침이 그립겠죠??
..

언제 그랬냐는듯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나니 하늘이 게이고 햇빛이 보이는군요.
신선한 하루가 시작될 것 같다는 상쾌감을 느낍니다. 아~ 방콕의 하늘이 날 생각해 주는구나.


자~ 또다시 전진.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위해.. 활기차게 그녀와 함께 시원하게 문을 나섭니다.
골목길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10여미터 쯤.. 햇빛이 내리쪼이면서.. 흠~ 이런.. 도로 덥다 더워!!

항상 버스를 타거나 찻길을 건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왜 노인 분들이 교통사고에 위험하고
달리는 차에 대해 준비를 못해 위험한 순간들이 많은지를 제 몸으로 팍팍 느낍니다.
길을 건널때마다 습관대로 꼭 좌측을 쳐다봅니다. 이곳 차는 좌측통행으로 우측에서 저에게
돌진해 오는데 시선은 항상 좌측부터 봅니다. 아차차! 그러면서 중앙선에 와서는.. 이번에 똑같이..
오른쪽을 봅니다. 차는 좌측에서 오는데... 이런 멍충이~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것인지.. 좌우에서 오는 돌진 차량과 저와의 거리 곱하기 속도, 시간등등..
물리적 공간개념을 자주 못 맞춥니다. 그녀가 제 손을 당기고 잡아 멈추는기를 항상..  T_T;
이거 익숙해지지 않으면 신호등 없이 아무데나 막 건너다니는 이곳에선 사고나기 딱입니다.


"오늘은 제발 에어콘 버스좀 타자~ 나 매연도 싫고 속이 울렁거릴것 같아.."
"알았어 오빠.. 저거 타면 돼..." 속중으로 그녀를 생각해 돈 좀 더주고 에어콘 버스를 탑니다.
절대로 제가 힘든게 아닙니다. ^^;
창문이 꼭꼭 닫힌 정말로 에어콘이 미지근하나마? 나오는 에어콘 버스에 올랐습니다. 밖에서
보기엔 좋아 보였는데..

이번엔 버스가 북쪽을 향해 갑니다. 언제나 남쪽으로 시내를 돌아 다녔는데 지금은 반대입니다..
오늘 가는 곳은 논타부리 옆에 있는 '꼬끄렛" 이라는 시내에서 가까운 차오프라야 강속에 있는 섬
입니다. 그냥 강물이 사방을 둘러 싼 여의도 같은 섬입니다. 물론 여의도 처럼 발달한 곳이 아닙니
다. 한참을 버스가 달리고 나서야 내렸습니다. 어딘지 모르지만 거기서도 한 오분가량 걸어갔죠.

"오빠 이거 먹어봐~"
"이게 뭔데??"
"뭐라뭐라~~.. 열매인데 맛 있어. 값도 싸고.."
비닐 봉지에 노랗게 생긴 열매인지, 씨앗인지 물컹하면서 쫄깃도 하고 달짝지근한 그런 과일인것
같군요. 이름을 까먹었네요. 저 아래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걸 먹으면서 2바트 내는 선착장에서 줄을 섭니다. 사람들이 아주 많군요. 차오프라야 선착장 입
니다. 그 안에 강건너 꼬끄렛으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저와 그녀도 손 붙잡고 나란히 서있습니다. 그때 뭔가를 발견~~

부채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10밧, 15밧, 20밧.. 이렇게 있었던것 같던데.. 15밧 짜리를 하나 샀습니
다. 방콕에 걸어다니면서 일주일이나 있었으면서도 부채가 없었거든요. 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다
녔는데. 한번도 부채를 못 본것입니다. 열심히 그녀를 향해 부채질을 했습니다. 아주 열심히..^^

강을 건너 섬에 도착.. 작은 사원, 절이 나옵니다. 빠지지 않는 그녀.. 공양 또 시작.. 흠.. ^^;
바로 앞부터 시장이 펼쳐집니다. 긴 골목길을 따라 꼬불꼬불 수 많은 상점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
고, 우리네 재래시장 골목하고 똑 같을듯.. 그늘막처럼 응달 속을 걸어걸어 많은 사람들 속을 헤쳐
나가는 관광입니다.^^  그녀가 무언가를 또 사주는군요.

"이게 뭐야? 기름에 튀긴 야채들 같은데??"
"응 그거 다 꽃잎이야.."
"웃.. 여기선 꽃잎도 다 튀겨 먹어??"

기름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것입니다. 야채튀김하고 같습니다만 그 맛이 꽃잎의 그
향기로 여운이 남습니다. 재미와 맛으로 가볍게 간식거리입니다. 좋군요..
긴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기념품 가게들을 둘러봅니다. 어제 다녀온 짜뚜짝시장처럼 물건들도 많고
가격도 비슷하게 쌉니다. 이곳은 흙으로 그릇을 만들고 구워 파는.. 토기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작고 이쁜 토기들과 작은 모형들.. 그런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토속품들도 많고..


처음에 그녀를 만났을때 좀 놀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옷.. 탄아~ 너 손톱이 왜 그래??"
"왜 오빠??"
"너 손톱이.. 무진장 길다.. 그 손톱으로 어떻게 일하고 씻고 밥하고 설겆이 하고 그러냐??"
그녀의 손톱이 아주 긴것이었습니다. 물론 사전에도 좀 긴 모습을 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아주 긴 손톱.. 결국 후에 제가 강제로 깎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좀 보수적인듯 싶군요..^^;

손톱 네일아트를 그려주는 곳이 있었는데.. 역시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군요.
그런데.. 오옷~ 그곳에 엄청나게 이쁜 여대생이 앉아 네일 작업을 하더군요. ^^; 몇몇 대학생들인데
짧은 검정 미니스커트에 타이트한 흰 브라우스 흠.. 이러면 안되는데.. '눈길아 왜 이러니..' T_T;

"태국 여대생들 유니폼이 너무 이쁜것 같아. 너도 무지 이뻤을거야."
"아니야.. 난 안 이뻐.." 그러고 나서.. 유니폼 이야기를 하면서 "나 너네 대학교에 가고 싶은데..
그리고 네 유니폼 입었던 모습도 볼 수 있을까??"  학창시절 혹시나 그녀가 사진을 학교에 남긴
것이.. 졸업생들 사진이 있지 않을까 해서 물어본건데..

"헉.. 오빠!! 불가능해~ 난 이미 졸업했고 다시 유니폼 안 입어.. 생각하지 마!!"  ^^;
그녀는 지금 제가 교복 좀 입어보라고 그걸 보고 싶다고 한 줄 알아듣고 이렇게 대답을 한것
입니다. 절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런 이상한 남자~~ 이 남자 변태 아닐까?...." T_T;
한참 웃었습니다.^^ ...


잠시 후 들린 곳은 민속음악과 민속춤을 추는 공연장이었습니다. 물론 무료고 그 섬을 찾는 관광객
들을 위해 동네분들인지.. 동호회같은 모임인지 어른들과 젊은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하더군요. 마
이크로 설명도 열심히 해줍니다. 전 태국 민속춤을 그것도 태국여인의 전통춤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녀를 붙잡고 억지로 끌고 맨 앞줄로 갔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팍팍..
잠시 쉬는 시간에 태국무용을 하는 아가씨에게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사진과 절 의식한듯한 눈빛..
한타임 끝나자 그녀가 가자고 끌어 대는걸 한번만 더 보자고 졸라서 버텼습니다.^^

차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강변쪽 물 위 음식점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솜땀과 무슨 작은 종기 그릇에 풀빵같이 부드러운 음식이 들어있는.. 그걸 까먹듯이 빼먹는 그런걸
한접시 시켰습니다. 음료수랑.. 전 솜땀이 그냥 김치같은 반찬으로 즐겨 먹는줄만 알았는데.. 솜땀
그 자체만으로도 식사대용 이더군요. 길거리, 버스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종이컵에 우리가 떡볶이
담아 먹듯이.. 그 학생들도 솜땀을 담아 먹더군요.^^

강바람도 불어오고 지나가는 배들도 쳐다보고.. 음료수를 빨아대니 일어나기가 싫으네요.
"탄아~ 우리 이다음에.. 아주 이다음에 늙어지면 시골 같은데 가서 작은 집 지어놓고 이렇게 평화
롭게 살면 어떨까??"
"오빠..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저렇게 강가에 집을 사서 아름답게 살았으면 좋겠네.."
"하하.. 오케이.. 골라봐 오빠가 하나 사줄께..."
"오 예~ 나 저 집 사줘.. 강건너 노란집 있지?? 약속했다 오빠! 기억해 둬 저 집이야.."
T_T; 이거 원 장난인지 진심인지.. 대 놓고 콕 찝어가며 저 집 사달라고 조르네요...


잠시 걸었더니 토기를 만들고 굽고 제작하는 공예점이 나옵니다. 구경도 하고 만져도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 나옵니다. 티셔츠도 팔고 전통 옷도 팔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서 관광하며 선물 구입하기도 좋은 곳 같습니다. 나오는 입구에 무료 화장실도 있고 세수도
하고.. 괜찮았습니다.

다시 버스 타는 곳으로 걸어나와 몇번 버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가 물어물어 논타부리 시장으로
갔습니다. 트럭스몰버스 였는데.. 뒷자리에 주욱~ 앉았습니다. 흠.. 한 버스에 앉아 승객들을 구경
합니다.^^ 이쁜 태국 여성도 많고.. 이러면 안되는데.. 흠.. 자꾸 여대생, 슬림바디쪽으로 눈길이...

논타부리 시장에 내려 구경을 합니다. 옷가지, 시계등등 노점상에 가득가득 입니다. 그러다 뭔가를
발견.. 오~ 중국수저라고 써있는, 태국 로컬 식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짧고 넓적한 그 스텐 숫가락
입니다. 12개인가.. 한 통에 30바트 주고 구입했습니다. ^^ 짜뚜짝 시장안에서도 이상하게 그 숫가
락을 못 찾겠더군요. 결국 이 곳 시장에서 찾았습니다.

시장을 걸어 구경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타남논 선착장이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향한곳은 라차웡 선착장입니다. 차이나 타운을 가기 위한 코스이었죠.
"이야~ 넌 맨날 동네 시장만 다니냐.. 온갖 시장은 다 데리고 다니는구나..."
배시시 웃습니다. 아마도 싸고 저렴한 시장은 전부 섭렵한 듯 잘 다닙니다.^^

잠시후 라차웡에 내려 선착장을 빠져 나오는데... 좌측에 화장실이 보이는 겁니다.
잠시 다녀 오겠다는 말과 함께 그녀를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당기는데
들어가는 입구 문이 잠겼네요. 흠... 기다려야죠 뭐... 1분,2분..5분..계속... 도대체 문이 안열리는
겁니다. 거기서 일하는 아저씨분이 지나시길래.. "아저씨 문 잠겼나봐요.. T_T" 바디랭귀지로...
그랬더니 반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옷~ 반대편 갔더니 사람이 적어 금방... ^^

얼른 용변보고 나오니 하마 만한 하체를 가진 외국 여자가 건너편 화장실에서 나오더군요..
"오빠 X쌌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
"노우~~ 히포 포리너 걸, X쌌어.." 안 믿는 그녀.. 맨날 그렇게 먹어대니 그렇지.. 그런 눈빛.. T_T;

잠시 걸어 나갔더니 붉은 홍빛이 시작되는 차이나타운이 나오더군요..
왕서방, 두껍이 중국빵모자. 그런 문양, 디자인들이 시작됩니다. 이것저것 잡화같은것들 주욱 보면
서 걸어 다닙니다. 명절때라 그런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시장통 골목마다 노점 포장마차 처
럼 현지 음식파는 노점들이 있습니다. 국수를 먹을까 기웃거리다 자리도 마땅치 않고 좀 더 좋은거
먹고도 싶고.. 몇 블럭 더 걸어나갔더니 다른 음식점이 보입니다.

오.. 테이블위에 물고기 모양의 냄비.. 그리고 매운탕 같이 생긴 지글지글 찌게가 보입니다.
"하핫! 바로 저거야.. 저거 먹자... 나 저것 먹고 싶었어.."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 공부를 시작합니다.. 오뎅 같은것, 볶음밥도 시키고.. 앞 테이블을 슬쩍 봤더
니 꼬막이 보이네요... 그것도 시키고..

"오빠 너무 많이 시키는것 같은데???"
"괜찮아.. 나 다 먹을수 있어..^^"
'그래.. 너 X싸고 왔으니 다 먹을수 있을거야.. ㅎㅎ' 뭐 이런 생각을 하는듯한 야릇한 미소의 그녀..
'노우 노우.. 나 아니야...' 그러면서 핑게를 대듯이 그녀를 바라 보는 나.. ^^;

어쨋던 시작합니다. 우선 난 싱하 한병을 시키고...
얼음에 맥주를 콸콸.. 아주 시원합니다. 꼬막에다 이것저것 막 시작합니다...
오 마이 갓!!  @_@   와우~ 생선찌게... 너무 맛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약간 시콤하면서 정말 시원하게 맛있군요.. 아무리 배불러도 국물도 안남기고 다 먹어 치웠습니다.

"오빠 이게 그렇게도 맛있어?"
"그럼~.. 야 이거 진짜 맛있다... 너 이거 요리할 줄 알아?"
"...... 노력할께.. ^^"

신나게 먹고 움직이기 힘들다.. 느낄무렵 털고 일어납니다. 800바트 정도가 나온것 같습니다.
둘이서 신나게 먹고 이만여천원 정도 나왔네요. 가장 제게 만족스러웠던 저녁식사 였습니다.^^
나중에 다시 먹으러 와야 될텐데...
..

차이나타운 거리를 어두어진 시간에 일어나서 어디론가 계속 걸어갑니다.
잠시후 훨람퐁 역이 나오는군요. BTS를 타고 종점인 방스역까지 가면 됩니다.^^ 40바트인가 나온
것 같은데. 두명에다 내려서 또 버스를 타야하니 그리 싼것 같진 않습니다.
전철에 올라타니 여럿 커플들이 눈에 띄네요. 모두 젊은 사람들 입니다.. 저만 빼고.. T_T;

저들은 우릴 어떻게 생각할지.. 비록 내가 좀 젊어보이는 동안?이지만 나이 먹은 외국인이 자기네
태국여성과 어울려 다닌다고 흉보지는 않을런지.. 흠~ 쟤들은 젊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을 하
고 있을때 나의 그녀는.. 살포시 내 어깨에서 잠이 드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이 있던 말던..

이거 원~ 저만 그런생각, 쓸데 없는 걱정, 그런것 같네요. 둘러보면 아무도 절 쳐다보고 의식하지
않습니다.^^ 외국인이 가득한 방콕이어서 그런건지.. 원래 무관심 한건지.. 만일 한국에서 똑같이
외국남자가 한국여자랑 다정히 앉아 여자랑 살포시 전철에 앉아있다면.. 전 아마 무진장 의식하고
쳐다 봤을겁니다.

이게 바로 편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여자는 왜 외국인이 좋다고 저러고 있을까.. 이유가 뭘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런 쓸데 없는 생각과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무렵 띠리링 그녀의 핸폰
이 울립니다. 벨이 울려도 모르는 그녀를 살짝 토닥여 깨웁니다. 뭐라뭐라... 한참을 통화하네요.

누구냐고 물어보는것도 왠지 좀 이상한가? 할 무렵.. 그녀가 말합니다.
"우리 엄마였어.."
"아.. 그래? 왜 전화 하셨는데?"
"이모네 전화했더니 밖에 나갔다고.. 그래서 나한테 했어.."
"뭐라시는데?"
"오빠 어떠냐고 물어봤어. 사람 좋은지, 나쁜지 괜찮은 사람인지 걱정해서 말이야.."

'네 대답은 뭐였는데?'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최종적으로 서로
판단해서 답변을 하겠죠.
..

이모집으로 돌아와 짐을 꾸렸습니다. 출발준비 완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정말 잘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언제 또 올거에요? 진짜로 다시 올거죠??"
"네.. 휴가가 만들어지면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었던 10달러짜리를 꺼내어 아이들에게 줬습니다.^^; 한국사람들 돈 펑펑쓰는
거 보면 흉볼까 봐, 또는 저넘 진짜 부자인가보다.. 그럴까봐 한장씩만 줬습니다. 나중에 돌아오면
서 그냥 석장씩 줄껄 그랬나.. 두장 줄껄 그랬나.. 아냐.. 부자인척, 잘난척 하면 안되지...' 그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그녀를 따라 갑니다. 그녀가 내리자고 벨을 띠릭 누른곳, 창밖을 쳐다보니 어.. 카오산
거리이네요. 가방을 끙끙들어 내렸습니다. 여기서 버스 갈아 타려나 보다 생각하고 있을때. 그녀
친구가 제 눈앞에 확 나타납니다. 헉~ 잠깐 놀래고... 고향 끄라비에서 올라와 여기서 그녀와 만나
기로 했던 것이네요.

"끄라비 언제 놀러 올거에요?"
"저 가면 먹고자고 재워 줄건가요? ^^"
"네. 다음에 같이 셋이서 같이 가요. 우리동네가 끄라비.. 끄라비 알아요???"
그녀에게 물어봤습니다. 한국남자 소개해 줄까요?? 싫답니다. 왜 싫으냐고 했더니..
영어도 못하는데 한국말까지 배우려면 얼마나 귀찮을지.. 그래서 싫답니다. -_-;

그렇게 셋이서 다시 버스를 타고 방파콕 그녀의 동네로 갔습니다.
일주일만에 다시 그녀의 콘도로 돌아왔습니다. 흠.. 이제부턴 몇일 남지 않았지만 다시 멀리서
떨어져 자야겠구나... 그런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녀가 이불을 나란히 폅니다.^^ ㅎㅎ
일주일이 지난 지금 그녀와 전 바닥 이불을 붙여도 될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

샤워를 마치고 스스럼 없이 막 눕고? 내일은 뭘해야 될지를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버스타는 방법,
내릴곳, 쇼핑이나 이동할 곳 등등 물어보니 서로들 알려주네요.

"82번 버스타면 신도림에 가니까 남산가려면 전철타고 가 그러다가 시청에 내려서 걸어가" -_-;
그녀들에겐 그렇게 자기네 나라 지리 말해주면 당연히 다 알아듣겠죠... ^^;
내일부터는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실제로 구경?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떻게하고 회사
에 가는지 무얼 입고 다니는지 저녁은 어떻게들 해먹는지.. 실제 태국 현지인의 현지생활을 보게
되겠죠..

내게 먼저 자라고 말하고 빨래도 하고 뭔가 정리도 하고.. 아무리 졸려도 친구도 있고 형광등 환
하게 켜놨는데 잠이 들수 있겠습니까.. TV를 보는둥 마는둥, 그녀는 잠자리 들기 전에 무언가를
얼굴에 열심히 바르고 문지르고.. 흠.. 전 여자화장이나 그런 관리를 전혀 모릅니다. 그저 옆에서
신기하게 쳐다볼뿐..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부스럭 소리내면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아무 소리도 못 내고.. 그냥 돌아누웠습니다.
쿨쿨~~~


20 Comments
Naresuan 2010.01.26 00:10  
연애와 더불어 여행도 즐겁게 하고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
올드레몬 2010.01.27 00:10  
감사합니다. ^^
열혈쵸코 2010.01.26 03:09  
좌측통행이야기.. 저도 공감하고 갑니다.
주위를 의식하지않는 분위기 또한 부러워지네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
올드레몬 2010.01.27 00:11  
아마 한국에서라면 그렇지 못할 듯 싶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으니 마음 놓고 다닌듯 합니다.
maui 2010.01.26 12:23  
앗!  벌써 올드레몬님 한 눈 팔기 시작? 

하긴 태국에서 한 눈 안팔고 지내기도 쉽지많은 않죠.  ㅎㅎ
올드레몬 2010.01.27 00:12  
^^ 한눈은 아니구요,. 그냥 아름다운것에 시선이... 자연스러운 것이잖아요..^^
아머야 2010.01.26 12:35  
1편부터 7편까지 정독했습니다~ㅋ
두분 너무 예쁘시네요~부럽습니다..느지막히 저또한 파릇한 연애의 감정이 되살아나네여..
예쁜 사랑 하세요!!
올드레몬 2010.01.27 00:16  
감사합니다. 제 느낌이 바로 그겁니다. 파릇파릇 다시 피어나는 애틋한 연애 느낌..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도 아직 살아있구나 그런.. ^^
멋진사나이 2010.01.27 19:32  
레몬님 별명은 바로 제 닉이신것 같습니다!!! 덕분에 글을 읽으면서 입가에 잔잔한 미소도 흐르고 태국문화도 알게되고 여러모로 유익한 여행기인것 같아요... 크라비 제가 꼭 가보고싶은 곳중의 하나인데.. 우왕 부럽삼^^^ 다음여행기도 만땅 기대하겠습니다~~~
올드레몬 2010.01.27 21:41  
감사합니다.^^ 여행기로 보기엔 정보가 조금 부족한듯 합니다만.. 그냥 저냥 읽어주세요.^^
namjosun 2010.01.27 23:55  
제가 본 여행기중에 가장 재미있는듯합니다.
글쓰는 솜씨가 너무 좋아서 제가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후회없는 사랑하세요.
후기 기다릴께요^^
올드레몬 2010.01.28 00:36  
에구.. 너무너무 과찬만.. 별것 아닌 글에다 약간 감정을 실어봤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한번끄서븐인생 2010.01.30 01:20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올드레몬 2010.01.30 12:55  
감사합니다. 회사일에 바쁘다보니 시간이 안나는군요.^^ 놀때 놀고 일할때 일하고..
깡다구오지랖 2010.01.30 10:19  
ㅋㅋ 어쩌면 제 선배시겠네요 태국여자친구 ^^저는 올 7월달에 방콕에 카젯이라는 대학교에 다니고있는 한국나이로 20살되는 여자친구(그런 관계의 여자친구는 아니고 그냥 친구)를 만나러 가거든요 ^^ 근데 배낭여행이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같이가는거기도해요 하루 정도는 만나서 놀려고 해요 뭘 하면 좋을까요? 전 태국어는 하나도 못하고 영어만 쬐금합니다.. 그친구도 ㅎ
올드레몬 2010.01.30 13:00  
외국 친구를 사귀고 만나기로 했을정도면 영어는 좀 하시겠군요.^^ 초딩영어만 되도 아무 문제없이 데이트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같이 웃고 버스타고, 배타고, 절에가서 함께 또 걷고 계속 국수랑 볶음밥 먹고.. 길거리에서 맛있는 닭꼬치, 쥬스, 음료수 사 먹으면서요 빨대 하나로 서로 함께 마시고.. 스킨푸드 화장품점에서 캔으로 된 입술과 뺨에 바르는거 한 두세개 (합쳐1만원내외) 사가셔서 분위기 봐서 한개씩 꺼내주시면 효과 좋을듯.. ^^
알바알토 2010.01.31 17:22  
출장 준비하느라.. 좀 늦었내요.. 담주에 업무차 태국에 갑니다.. 업무출장에 명절휴일 약간더해서 있을 예정인데... 태국가서두 틈 나는대로 애독할께여~~ 님에 연애기를 보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주 오랜전 친구(?)가 생각나내여.. 재밌는글 생생하게 잘 읽구 갑니다.. 8편도 기다릴께여... ^^
롤러캣 2010.02.02 07:53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나음편 기다릴께여.
찰랏찰랏 2010.02.11 19:38  
과일은 카눈이군요.... 차게해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찰랏찰랏 2010.02.11 19:39  
과일은 카눈이군요.... 차게해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살이 좀 찌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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