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국경에서 방콕으로 육로이동 (나름 엽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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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국경에서 방콕으로 육로이동 (나름 엽기 -_-)

블루핸즈 2 1321

07년도 여름의 일입니다.

2달간의 유럽 장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방콕,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를 돌았었습니다.
(루트: 쿠알라룸푸르->방콕->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한마디로 개루트죠 -_-;
이 이야기는 쿠알라->방콕 가는 길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유럽쪽 공부만 하느라 동남아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랑카위 섬에서 배타고 사툰에 내려 태국 입국 스탬핑을 받았습니다.
오토바이 택시타고 시내로, 시내에서 버스타고 핫야이로, 핫야이에서 방콕행 버스
핫야이에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 식당을 갔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실수 -_-;
식당벽에 왕과 왕비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진짜 태국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
난 그 사람이 태국의 왕인지도 모르고 주인한테 당신 할아버지 사진이냐고 물어봤;;;
지금 생각이지만 내 영어가 상태가 안 좋았던게 감사하게 느껴지더군요.
암튼 핫야이를 벗어날 때까지 그 사진의 정체를 몰랐었습니다. -_-;
그리고 두번째 실수는 방콕까지의 남부지방의 엄청난 길이를 숙지하고 있지 못했다는거...
티켓을 샀을 때 뭉탱이로 주더라구여~
장 마다 가격으로 생각되는 숫자가 써있던걸 보아 역마다 한장씩 없어지는건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암튼 엄청 두꺼웠습니다.
슬슬 가고 있는데 거리의 이정표마다 아까 그 문제의 사진들이 계속 보이더라구여...;;(왕)
그리고 그 사진은 방콕에 오기까지 계속 보였습니다.
난 첨에 그 식당에서 그 사진 보았을 때 식당의 주인(맛집마다 걸려있는 사진 있잖아요 --;)인지 알았는데...

한 6시간쯤 지나니 슬슬 불안해지더군요.
한 6시간이면 도착하겠지 생각했는데 거리의 풍경들은 계속 깡촌들만 나오고...
휴게소 정말 쉼없이 내리더군요.
어떤 휴게소에선 내리기전에 방송으로 현지말로 뭐라 막 몰아치는데 내려서보니 다 식당으로 가네요.
문제는 이 놈들이 몇시에 출발할지 난 전혀 모르는 상태라 식당에서 태연하게 밥 먹을 수도 없고...
편의점에서 급조한 식량으로 생명연장의 꿈만 이루고 버스에 타 있었습니다.


슬슬 멍해지더라구요.
이 길의 끝은 어디인가....
이러다 미얀마까지 가는거 아냐?
나 제대로 탄거 맞나?
별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참고로 그 이후 8시간인가 더 타고 올라갔다는거 -_-;; (제 마음이 상상이나 되십니까? ㅋ)
버스가 아침부터 타고 가는 거라 밖의 낮 풍경들은 정말 여유있고 아름답더군요.
어쨌든 장거리 투어로 인한 끊어진 허리, 철심밖고 방콕에 드디어 내렸습니다.
아침에 출발에 한밤중에 방콕 도착;;
이 루트인지 알았으면 당연히 버스 안 타는거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름 추억이 되었네요.
방콕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그 문제의 왕에 대한 이야기, 업적, 절대적인 국민의 신뢰를 듣고 그 식당 주인에게 대게 미안해졌네요.
유럽에서 너무 기진맥진한 나머지 방콕에선 그냥 릴렉스만 하다 왔습니다.
1주일이나 있었으면서 왕궁도 못가보고 카오산도 한번 걸어봤습니다.
팟퐁에선 신세계를 보았고...
그렇게 첫 태국에 대한 기억은 별로(?) 특별한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자꾸 기억나는 곳이 이상하게 태국이었습니다.
당시엔 그냥 막 덥고 거리 풍경이 추리한 느낌밖에 없었는데...
그러던 제가 그 다음 해 08년도에는 방콕에서만 무려 3개월을 지내게 됩니다. -_-;
두번째 갔을 때는 공부 엄청하고 갔었죠 당연히 ㅋ
그리고 올 해, 다음주 또 방콕을 가게되었습니다.
현지 많은 친구들이 저 엄청 기다리고 있네요.
이번에도 좋은 추억 만들고 오겠습니다.

 

2 Comments
열혈쵸코 2010.01.26 02:37  
방콕에서만 3개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시네요. 저같으면 못참고 이리저리 옮겨다녔을거에요. 여행 잘 다녀오세요~
도라대성 2010.01.29 18:35  
리얼하군요 ㅎㅎ 두꺼운표.. 잘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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