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태국여행(칸차나부리-코창-카오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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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태국여행(칸차나부리-코창-카오산) #1

소리당 11 2278

((여행기라는 형식으로 작성하면서 어체를 간략하게 쓰게 되므로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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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다.
일상에서의 탈출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여행목적지에 대한 사전조사, 티켓확보, 숙박예약 그리고 일정짜기라는
과정 속에서 벌써 여행의 목적은 반 이상은 달성되기 마련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태국여행은 너무나도 너무나도 좌충우돌이었기에 이러한 과정이 거의 모두 생략되거나 현지에서 부딪히면서 헤쳐 나갔기에 더더욱 기억에 남을 여행인 것 같아 이렇게 여행기로 남기고자 한다.

총 여행일정은 2/11일부터 2/19일 까지 8박 10일간이었다.

한데 방콕으로 가기로 결정한 날은 2/10일...!!!  그나마 오전인게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

2/9일날 중요한 사업결정이 있었던 관계로 구정연휴를 이용한 여행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와이프와 단둘이 가기로 했던 것...

먼저 티켓을 끊어야 한다.   어디에서...끊을까?  대한항공을 자주 이용하므로 KAL싸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니 마침 2/11일 출발하는 편이 있다.   돌아오는 편은 17일날 밤 비행기로 18일 새벽에 도착하는 7박9일의 여정....좀 길게 있고 싶은데 18일 이후의 티켓이 전혀 없다.
(더 싼 항공편이 있지만 저의 경우 동반자 무료항공티켓이 있어 2인이 1인 가격으로 갈 수 있어 저렇게 결정했습니다.   2명의 총 티켓값으로 101만원 지불)

아쉬우나마 저 일정으로 어디를 가볼까 고민고민..시작합니다.
푸켓도 가보고 싶고, 치앙마이, 칸차나부리, 아유타야, 수판부리, 코창 등등등
아니 그전에 와이프는 시엠맆의 앙코르와트를 가 보고 싶답니다.

하늘같은 마눌님의 소망이 그러하실진데 앙코르와트 가야지요.
육로이동이라는 부담이 있고, 저는 한번 갔다 왔다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서도...

해서 일단 방콕에 도착하면 하루나 이틀정도 있다가 아란으로 해서 시엠맆을 들어갔다 오는 걸로 대충의 일정을 짜고 시엠맆의 압사라앙코르게스트하우스에도 예약가능 문의도 급하게 해 보니 일단 숙소는 가능한 듯 하다.

태사랑의 한인업소 중 ㅌ여행사에 첫날 카오산 숙박 예약 부탁하고, 송금하고...
하루종일 태사랑의 각종 정보들을 섭렵하다 지치고 지쳐 잠이 들고,

드디어 출발일.

이게 뭔일이래...눈이 온다.   마음은 급한데 이러다 설마 공항 못가는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아닌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환전도 해야지...가이드북도 사야지...게다가 바빠서 못 들렀던 치과도 출발 전에 갔다 오는 것이 아무래도 속 편할 듯 하여 치과들러서 스켈링하고 우리은행가서 2만밧(하루 10만원꼴로 책정)과 비상용 300불 환전하고 또 혹시 몰라 태국에서 인출할 수 있는 카드 급하게 만들고...서점에 들러 태국100배 즐기기 가이드북 구입하고...

게다가 항공권 프린트를 해야 하는데 집에 프린터가 잉크가 떨어진지 오래라 피씨방 들러 항공권 프린트...(3천원 들더군요...도둑놈들 ㅠ.ㅠ)...

다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여권복사 집앞 문구점에서 하고...
헉헉거리며 들어오니 벌써 1시...

오후 5시25분 비행기라 마음이 바쁘기 시작한다.
눈길이라 공항까지 혹여 늦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더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점심 간단히 먹으며 태사랑검색하면서 어제 숙박예약한 ㅌ여행사에 혹시 칸차나부리 당일투어 예약 가능한지 글 남기고 공항으로 일찌감치 출발한다.

최대한 짐은 간단하게 싸라고 와이프에게 신신당부해서 둘이서 기내반입싸이즈인 캐리어 하나만 들고 공항리무진을 타러 일찌감치 나서는 길...

귀에 익은 음악소리..."Everybody Hands-Up"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ㅌ여행사에서 직접 전화를 주셨다.   내일 칸차나부리 당일투어를 예약해 달라는데 오늘 밤에 도착해서 간다는게 여러가지로 안된다는 설명이다. ㅎㅎㅎ

알았다고 하고...그럼 일단 카오산 가서 여행사 들러서 상의하겠노라고 하고 가는 길을 재촉한다.

눈내리는 고속도로와 새로 생긴 인천대교를 건너며, 다가올 여행에 대한 기대를 하며 와이프는 한껏 들떠 있는 듯 하다.
(들떠있기는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바쁜지 눈오는 인천대교 사진도 안찌고 지나간다.)

이거 까딱 잘못해서 여행을 엉망으로 만들면 큰일인데...돈쓰고 욕먹고 하는 일은 없어야 될터인데...걱정이 사실 미어진다.   머리 속은 계속해서 일주일간의 일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뱅뱅 돌기만 할 뿐이고...

공항에 도착하니 2시20분...아직 티켓팅 박스가 오픈도 안했다. ㅎㅎ

다행이 10분 정도 기다리니 시작...짐 부치고 혹시 모르니 18일, 19일 돌아오는 편 대기예약 넣어두고...들어가니 면세점 투어시간이 2시간 반이나 생긴다.  이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마누라가 이것저것 사달라 그러면 어떡하나 하는 불쌍한 중생...

다행인 것은 이번 여행을 호텔에 묵지 않고 철저히 젊은 사람들처럼 배낭여행 하는 기분으로 하자라는 취지를 마나님이 십분 이해해주어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사려고 하지 않는다.

소주와 담배 2보루만 샀는데 담배가 부피가 있다 보니 나중에 오히려 내가 욕 좀 먹었다.ㅎㅎㅎ

수완나폼공항...여전히 태국입국 심사대는 약간 짜증이 난다.   정말 줄 잘서야 한다.   이번에도 마눌님 내게 구사리 준다.   다음부터는 줄설때 마눌님이 선택하기로 한다. ㅠ.ㅠ   왜 옆줄은 잘 빠지는데 내가 서기만 하면 우리 줄에서 이상한 사람들(뭐 입국신고서에 싸인을 안했다든지)이 많은지...

여하튼 나와서 짐 찾고...입국장 문을 나서는데...낯익은 풍경들...

그전에 올때는 항상 저 중에 나를 픽업하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오늘은 당연히 없다.
좀 불안하지만 마누라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고...택시타는 곳이라는 화살표를 따라서 움직인다.

1층인지 2층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택시 승강장이 보이고 여러사람이 모여 있고, 젊은 태국여자 분이 뭐라뭐라 하면서 택시 잡아주고 있는 듯 하다.
나도 걍 줄 서 보고...ㅎㅎㅎ...드디어 내 차례...어디 가냔다....카오산 갑니다.

택시기사에게 카오산 간다고 여자 분이 이야기 하는 듯 하더니 종이쪽지를 준다.

기사가 미터요금에 100밧 더 주면 된다고 하는데, 어제 벼락치기로 태사랑 검색한 기억으로는 톨비가 70밧 정도였던 것 같은데...에라~~알았다고 하고 ㅌ여행사에서 받은 숙소 약도를 보여주며 그리로 가자고 하니 알았다고 하는데...알긴 제대로 안건지...

다 왔다고 내리란다.  여기가 거기(내가 약도 보여준) 맞냐고 하니 맞단다.   맞다고 하니 내릴밖에...ㅋㅋㅋ   요금은 미터로 295밧인가 나왔는데 아까 100밧까지 해서 400밧 주고 내린다.

내려서 휘휘 둘러보는데 당췌 밤11시가 넘어서 도착했으니 방향감각은 물론이요...처음 보는 곳이라 숙소를 찾아 갈 일이 막막하다.
(숙소는 파수멘로드에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택시기사가 왓차나쏭크람 정문 앞 즉, 카오산로드입구에 내려줬던 거였다.   내 약도는 보는 둥 마는 둥 카오산만 가면 된다 이거였나 보다. ㅠ.ㅠ)

한 5분 정도 서 있으니 뚝뚝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안되겠다 싶어 숙소이름을 대니 마침 뚝뚝기사 한명이 숙소위치를 아는 모양이다.   '저리로 쭈욱 200미터 정도가서 갈림길이 나오면 좌회전해서 쭈욱 가면 나온다.   주유소 가기 전에 있다.'
((나중에 보니 이 기사 정말 너무 정확하게 잘 가르쳐 줬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길 따라 쭈욱 내려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길 이름이 람부뜨리다.
어~이 길이름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하는 생각과 동시에 걍 좌회전~~마눌님은 불안해 하면서 따라오고...길거리에 잡상인들은 늘어섰고...카오산은 분명 맞긴 맞는 것 같다.

근데 끝까지 가니 길이 막혀 있고 다시 왼쪽으로 꺽어져 있다.  흐미 환장하겠네~~~
어찌할 까 하고 주위를 둘러 보니 마침 한국분으로 보이시는 분 발견...도움을 청하니 자기들도 여기 오늘 와서 잘 모르겠단다. ㅎㅎㅎ  해서 혹시 동대문 위치는 아시냐 했더니 동대문은 아신다면서 위치를 가르쳐 주신다.    오예~~동대문이 목표는 아니지만 동대문을 찾는다면 대충 보아 둔 카오산의 지리를 기준으로 방향감각을 찾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동대문이 보이고...마침 들어가시는 한국분...숙소물어보니 모르신단다.  옆에 있는 현지직원분이 듣고는 안다고 뭐라뭐라 하시는데 이길 쭉따라나가서 우회전 하면 된단다.  한 5분 걸으면 된다 하니 에휴~~이제는 살았다 싶다.   이 와중에도 마눌님 눈치보느라 ㅋㅋㅋㅋ

빨리 숙소에 들어가 샤워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에 걸음을 재촉한다.   인도에 들어선 노점식당들 때문에 캐리어 끌고서 차도로 나갔다 다시 인도로 들어왔다 하면서 가다 보니 파수멘 요새가 보이고 우회전해서 좀 더 걸어가니 드디어~~드디어 숙소가 보인다.

반갑게 들어가서 카운트에 내 이름대고 예약되어 있을 것이라고 하니....오잉~~이럴수가~~~!!!

예약이 안 되어 있단다.   여기 저기 막 뒤지고 난리를 피우는데도 없단다.   내가 ㅌ여행사 통해서 분명 예약했는데 그럴리가 없다고...해도 없다는데야 할말이 없다.   그 시간에 당연히 ㅌ여행사는 전화도 안 받는다.

잠깐 고민하다...그럼 빈 방은 있냐 했더니 있단다.  얼마냐고 했더니 예약한 가격보다 150밧이나 더 달란다.    예약한 가격에 달라고 하니 안된단다.   휴~~~마눌님 보고 다른 숙소 찾아보자고 할 엄두는 전혀 네버 절대로 안난다.   걍 그 방으로 주슈~~~ㅠ.ㅠ
((다음날 아침 여행사에 확인한 결과 숙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교대를 하다 보니 실수를 했다고 하네요.  ㅠ.ㅠ  담날 지불했던 방값은 다시 돌려 받았답니다.))

어쨋든 좌충우돌 카오산에 입성은 했다.  바로치든 둘러치든 오기는 했으니 됐는데...
당장 내일부터 어디를 가냐?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가이드북을 완독(?)하고 와이프를 설득해서 시엠맆은 안가기로 했다.
대신 깐차나부리하고 꼬사멧 정도의 일정과 방콕에서 하루이틀 보내는 일정으로 대충 가닥은 잡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뗗게 가고, 어디서 자고 등등 아무 것도 아는게 없다.

일단은 내일 일어나면 ㅌ여행사 가서 상의 좀 하고 움직여야겠다.
아~~~오늘은 너무 피곤한 하루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고...꿈나라로~~~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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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어라연 2010.02.26 00:14  
ㅋㅋ..고생하셨네요..설명해주신 카오산에서의 헤멤루트가 너무 자세해서 동네 풍경까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아마 예약하신 숙소는 피만인이었을것 같네요..

저도 재작년에 거기 있을때 카오산입구(사실 방콕에서 택시타고 카오산 가자고 하면 이리로 내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인 버거킹쪽에서 어느 여대생이 어리버리 헤메는거 데려다 준적이 있는데..

앞으로 여행기가 기대됩니다~^^
소리당 2010.02.26 09:57  
피만인 맞습니다. ^^  택시들이 그렇더군요.  해서 나중에는 '방람푸 파수멘'가자고 했답니다. ^^
상큼발랄그녀 2010.02.26 02:53  
전 첨에 태국 갔을때 숙소가 람부뜨리인데
거기가 카오산인줄 알고 택시 타고 카오산에 내려가지고
2시간 헤맸어요 ㅠㅠㅠㅠㅠ
소리당 2010.02.26 09:58  
그러셨군요.  전 그나마 행운아???ㅎㅎㅎ
백만장자 2010.02.26 03:23  
전 무조건 모르면 경찰한테 가서 귀찮게 물어봤는데..
카오산앞에 경찰서있잖아요 거기들어가서 물어보고 나와서 물어보고 고맙다고20바트주고 ㅋ저 역시 뉴시암2였지만 카오산은 잘몰랐기에...
물어서 이동 물어서 이동했지요~묻는게 최고입니다.^^
소리당 2010.02.26 09:59  
묻는게 최고죠.  하지만 마누라가 옆에 있는데 자꾸 물으면 이거 체면도 깍이고...왜 아시잖아요? 남자들의 심리...ㅋㅋㅋ
타쿠웅 2010.02.26 04:08  
전 카오산보다 낭만적인 람부뜨리가 100만배 더 좋아요.!!!!
소리당 2010.02.26 10:10  
전 카오산이나 람부뜨리나 다 똑같은 거 같은데요...ㅎㅎㅎ
어라연 2010.02.26 14:48  
요즘은 그냥 크게 카오산쪽 동네(방람푸지역)을 삼분해서 말하는 것 같습니다..

1. 버거킹~차나쏭크람경찰서 사이..명칭 그대로의 카오산로드 및 그 주변..복잡하고 시끄럽고..주로 서양애들 위주..

2. 경찰서에서 짜끄라퐁거리 건너 왓차나쏭크람 사원 둘러싼 ㄷ자형 거리인 람부뜨리..서양애들이 역시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여기서 서식하는 것 같고요..한인 업소들도 대부분 이 쪽..카오산보다는 늦게 개발..

3. 1과2의 북쪽 운하건너 쌈쎈...태국주민들 중심으로 곳곳에 조용한 숙소가 있어서 최근 주목..

요런것 같아요~

타쿠웅님이 말씀하신 1번 카오산은 정말 람부뜨리나 쌈쎈에서 머물다 그냥 저녁때 마실 나가거나 구경하러 가는 것 말고 거기서 숙식하기에는 정신없는것 같습니다~

머무르신 피만인은 람부뜨리와 쌈쎈의 경계지역..^^
우성사랑 2010.02.26 18:15  
여행의 관록이 있는분 같네요... 보기 좋습니다. 계속부탁합니다.
사방연속무늬 2010.02.27 23:40  
2월 첫째주에 제가 갔던 코스랑 거의 같아요. 카오산-깐자나부리-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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