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는 선명해야 한다.
달랏DaLat에서 무이네MuiNe에 이르는 180km의 길을
활강한다.
럼비엔LamVien고원의 남쪽 내리막이다.
오랫만에 맑은 하늘을 대하고 잔잔한 바람을 맞고 따스한 대기를
들이킨다.
차마 담지 못한 애증의 사이였을까,
무이네의 물과 모래는 경계만 이룬다.
그리고 그 경계선에 사람이 살기도 한다.
무이네곶MuiNe Cape 동쪽의 해변에는 얼마의 여행객이
살고,
붉은 모래언덕에는 얼마도 되지 않는 순례객이 살고,
호객을 하는 얼마의 상인이 산다.
높은 파도 탓인지, 고기잡이마을Fishing Village의 해변마저
적막하다.
몇 안되는 어부가 바닥의 모래를 긁어 조개를 잡는다.
요정의 개울Fairy Stream은 백색과 적색의 모래 협곡 사이를
흐른다.
꽤 많은 여행객이 있고 그 수에 버금가는 상인이
있다.
물에 깍인 만가지의 모래 형상이 있고,
물에 의해 단단해진 만가지의 모래 형상도 있다.
개울은 처음에서 끝까지 1km 정도이니
왕복 2km를 개울 바닥의 고운 모래를 밟아야 한다.
경계의 이쪽과 저쪽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심지어 경계를 뛰어넘는 착각도 든다.
온 종일 무이네의 물과 모래의 경계선을 거닐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