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15) Pai(빠이) Clear
나, 오늘!!!
독하게 마음먹었다.
손바닥은 여전히 욱식욱신 하지만 오늘 스쿠터로 할 수 있는 mission은 최대한 clear해보겠다!!
(일단 엔꼬상태를 알리는 눈금을 보고서 주유소로 가서 기름을 넣어본다. 50밧)
주유소까지 달리는 동안 조금씩 익숙해지는 기분이다.
아하~ 턴은 이렇게 속도를 줄이면서 하는 거로군!! 이제야 감이 조금씩 오는 것 같아.
제목: 너를 위해 준비했어~♡
어젯밤에 영감과의 살가운 통화 후 구입한 예쁜 핸드폰줄 인형이다.
우리 사이좋게 하나씩 걸고 다니자! ㅎㅎ
오늘은 빠이구경을 할 수 있는 마지막날이다.
어제의 자빠링만 아니었다면 좀 더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대로 오늘 부지런히 움직여볼까?
(어제 밤새 음악소리로 시끄럽더니 강너머에선 밤새 저렇게 파뤼가 벌어진 모양이다)
마을 곳곳에서 전신거울을 볼 수 있다. 거기 쓰여있는 Are U Ting Tong?이란 문구.
품행을 단정히 하란 그런 의미인줄 알았더니
거울에 있는 문구는 나중에 푸켓에서 한 총각이 알려주길
"자네...바본가(내지는 미칫나)??"였다...써글...낚인게로구먼. )
(아슬아슬 뱀부다리를 다시 건너서)
이젠 매옌폭포로 가볼까 한다.
7km정도 되는 거리를 오로지 걸어서 가야한다고 나온 곳. 이미 작렬해대고 있는 해를 피해
피서하기 좋을 듯 하다.
무척 덥지만 빠이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다)
한참을 걸어도 우리가 얼마나 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가야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챙겨온 물은 온수가 되었고, 땡볕은 make me crazy다.
그때 마주한 표지판!
(그래, 가서 도움을 좀 받아볼까...?)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니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인사가 들린다.
고갤 들어보니 흠...벽안의 팔랑청년이네.
여긴 organic farm이란다.
정말 심심풀이로 농사를 짓는 듯 하다. 몇명이 열심히 잡초를 뽑고 있다.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귀퉁이를 보면 <free accomodation & food>라고 쓰여있다.
저기 저 땡볕아래서 잡초뽑기를 하고 있는 행자들...혹시 Free의 유혹에 무턱대고 자고 먹다가
강제노동에 동원된건 아닐까...?
(밥값하라고...?)
하하하...
별 뻘생각을 다한다 생각하지만 드셔보라 권하던 바나나를 정중히 거절한다.
여하간 전주도 가보았고, 동해서도 1년을 살았다던 팔랑 청년이
매옌폭포까지 왕복 5시간이 거릴꺼라는 우울한 정보를 준다. 그렇다면 망설임없이 돌아서야지.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그들의 배웅을 받으며 왔던 길을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팔랑 언니...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오르는 勇者다!
폭포까지 얼마나 걸리냐길래...
"음, 한시간정도...?"라고 개뻥을 날린다.
터벅터벅 숙소로 돌아오니 정말 딱 죽겠다.
일단 조금 쉬고...그리고 이후 일정은 생각해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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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만큼 쉰 듯하다.
또 배꼽시계가 알람을 울린다.
오늘 점심은 빠이에서 유일하다는 한식을 하는 식당에 가보기로 한다.
어제 나는 오토바이에 집중하느라 map에 표시해둔 그 곳을 찾지 못했는데
이모들은 용케 찾아내셨다.
일장기가 걸려있고, japaness를 먼저 표기했지만...뭐, 상관있나.
어서 들어가보자!
열흘만에 마주하게 될 한식을 생각하니...조금 떨린다. ^^
먼저 오토바이로 쌩~하니 와서 이모들을 기다리며 메뉴판구경을 한다.
타이식-한식-일식을 하는데 타이식은 여느 식당처럼 저렴하지만, 한식과 일식가격은 만만챦다.
이모들이 도착해서 우리는 <김치찌개+된장찌개+밥3그릇>을 시켰다.
과연...제대로 맛이 날까???
오호호호호호호!!!
기뻐서 웃음이 다 난다.
이렇게 맛있을수가...저 흙으로 구운 그릇에 담겨나온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밥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후루룩 마셔버리게 만든다. 더군다나 된장찌개엔 새우젓까지 들어가 있으니...
주방분이 아무래도 한국에서 음식수련을 좀 하신 모양이야. (물까지 합해서 300밧정도)
기분 조오타!!
점심을 먹었으니 또...숙소로 쉬러간다. -_-:
이 더위에 할 수 있는게 없어...
아니다!!!
난 스쿠터를 타고 자빠링했지만 꿋꿋하게 빠이구경을 하기로 오늘 아침 굳은 결심하지 않았던가??
"이모님들, 소생 이 더위에 스쿠터를 끌고 동네외곽 한바퀴 돌고 오겠사와요!"
"니가 제정신이 아니로구나. 그 손바닥 상처에 이 더위를 겪고도 그런말이 나오냐? 무모하다!"
"그래도 난 다녀오겠다구요!!!"
(참고: 빠이가 스쿠터연습 중이던 내게 준 상처...아프다 )
1. mission I: 커피 인 러브에 왜 가는지 알아보기
여기 왜 가는줄 모르겠다고 한국에서부터 생각했는데...
빠이캐년과 2차대전 다리가는 길 도중에 있어서 들러봐도 괜챦다. 의외로 전망이 참 좋고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가 빠이에 있는 동안 연무가 잔뜩 끼어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주말이라 태국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많이 와있다. 젊음이...부럽다. 한참을 그렇게 부러워하다 일어선다)
스쿠터를 타고 본격적으로 달린다.
쌩쌩 속도감이 장난이 아니어서 계기판을 보니...30km/h
하하하...이건 자동차가 아닌 오토바이 아닌가??
내가 겁쟁이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다!!
2. mission II: 빠이캐년의 실제 사이즈 관찰하기
여기는 미쿡의 그래드캐년의 미니어쳐같다는 이야길 들었다.
과연 그럴까...?
캐년 입구에서 노점상을 하시는 성함은 잊어먹었지만 현지분이 나를 앉혀놓고 매홍쏜자랑이 한창이시다.
아마도 매홍쏜이 고향이신듯하다. 이번엔 매홍쏜에 못간다고 했더니 너무너무 아쉬워하신다.
여하튼 대화는 그정도로 하고 캐년에 어서 발도장을 찍어야 한다.
아슬아슬하다. 규모는 작지만 난 그랜드캐년이 얼마나 웅장한지 본 적이 없으니 여기도 새롭다.
저 협곡위로 다니는 길을 어른 발 하나만큼의 폭밖에 안된다.
난 클리어해야할 미션이 참 많지 않냐며...스스로에게 저 위를 건너가지 않아도 될 이유를 몇개 대고 돌아 나온다
3. mission III: 2차대전 다리건너기
전에 투어로 가보았던 깐짜나부리의 콰이강의 다리는 2차세계대전에 악랄했던 강제노역으로 유명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오늘 빠이의 이 2차세계대전 다리도 길이는 짧지만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다리는 콰이강의 다리와 달리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 옆으로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있다. 치앙마이~빠이 왔다갔다 하는 그 다리다.
(1942년에 완성된 듯...우리 아버지보다 한 살 연상이구나)
(오래된 나무판자가 놓여 있어...사람이 걸어서 건너가기에도 후덜덜하다.
덥기도 하고 갈길도 멀고 해서 포기하고...)
4. 미션IV: 코끼리마을 들르기 (가능하면 만져보기도?)
2차대전 다리를 돌아 빠이쪽으로 향하는 좁은 길에 들어서니
풍경이 가히 예술이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도 더 시원하다.
(나 아무거나 막 은혜하는 그런 성격 아닌데...이 길은 정말 사랑하고 싶다 ♡)
그렇게 빠이 이정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니 코끼리마을이 나온다.
원래 싼깜팽 온천에서 온천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모들이 가고 싶어했던 빠이온천리조트에 가려했는데...
나의 riding 실력부족으로 무산되었으니 온천리조트 옆의 코끼리마을만 얼른 둘러본다.
(조용하다...너무 조용하다. 코끼리는 점잖은 동물...눈을 마주치니 바라보는 내가 부끄럽다.
사진 몇 장만 찍고 얼른 사라질께~
쥔장어른의 허락을 받고 녀석의 사진을 몇장 찍었다)
그렇게 또 스쿠터의 굉음을 음악삼아 달린다.
오는 길에 왓매옌도 들를까 했지만...스쿠터 반납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오토바이의 스크래치를 걱정하며 반납한다.
허...신경도 쓰지 않는다.
나 괜히 걱정했나봐. 이럴줄 알았으면 내 몸에 난 스크래치 걱정이나 좀 더 열심히 할껄...ㅠ_ㅠ
(나중에 계약서를 보니 40밧짜리 물적보험에는
"어떠한 오토바이 파손도, 심지어 도난의 경우에도 당신에게 책임이 저언혀 없습네다!"
라고 쓰여있었다...아 놔...)
자, 이제 동네구경을 마무리해볼까?
그 전에 뭐 좀 먹고보자!
(오늘 우리들의 일용할 음식들...담아주는 손이 작았던 프렌치후라이포테이토 파는 아줌마,
친절했지만 속이 안익은 돼지구이 꼬치를 팔고 있던 아줌마. 그리고 항상 맛있는 우리 숙소 식당의 쌀국수)
적당히 먹고 구경이란걸 마무리 하러 나선다.
(강 너머의 예쁜 모습...촌동네 빠이는 럭셔리 진화 中?)
내일이면 치앙마이로 돌아가는데
밤모습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싶다.
(커다란 수박쉐이크, 파인애플쉐이크를 단돈 30밧에 팔아서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던 빠이컨츄리)
(몇가지 더 득템을 해볼까 했지만...오늘은 왠지 구경만 하고 만다)
아, 우리가 태국와서 로띠를 한번도 먹어보질 않았구나.
이모들이 달달한 그것을 좋아할지 모르겠지만...그래도 하나쯤 먹어볼까?
(영감은 그 맛을 기억하고 있겠지??
너무 달다고 로띠 한입 먹을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곤 했는데...ㅎ)
늘 그렇듯 내일 이동을 해야하니 또 부지런히 짐을 싼다.
이젠 <짐싸기 도사>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아직 부족하지만...
J이모는 1분이면 간단히 짐꾸리기를 완성하고, 남의 짐싸는것까지 간섭할 내공을 쌓는 경지에 도달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