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이야기] 태국에서 남자 꼬시기(?) - 2
사람들은 말합니다.
넌 좋겠다. 돈 안들어서.. 맥주 한병에 취기가 도니, 어떤 사람은 맥주 10병을 먹어도
안취하는데 말이죠 .. 그렇네요. 맥주 한병하고도 한잔정도 남겼는데 어질합니다 ㅎㅎ
음주 상태에서 쓰는 '이야기' 이니 만큼 횡설수설된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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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맥도날드]
'어떻하지.. 내가 무슨 수로 재를 꼬셔..냥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거야? '
또 다시 머리를 굴려봅니다.. 나쁜 머리 자꾸 굴리려니 쥐날것 같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저 꼬마아이를 꼬신다는게 말이돼?
사실 내가 꼬신다고 넘어올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꼬시면? -_- 꼬셔서? 그 담엔? 답 안나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그 아이 (=상큼이 : 냥이랑 저랑 상큼하다고 그렇게 이름 지어줬어요)
.. 그러니까 상큼이가 우리 앞으로 다시 지나가려합니다.
시선을 보내봅니다. 강렬하게, 자연스레 눈이 마주칩니다. - 씨익 웃어봅니다. 최대한 이쁘게..
'머야? 날 쳐다보는거야?'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 보입니다.
'윙크를 날려봐? 토하면 어떻하지??' 벼라별 생각이 다 듭니다.
냥이 : 언니 재 진짜 괜찮다? 그치??? 언니도 자세히 보니까 귀엽지?
수이 : -_- 야! 몬해먹겠다. 쳐다보는거 반냐? 무슨 괴물 보듯 쳐다보잖아!!! 냥아, 우리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지.. 뼈와 살이 아직 다 붙지도 않은 저 아이를 꼬셔야겠어?
너 그리고 엄청 따지잖아. 재 알바야! 딱 봐도. 사장도 아니그.. 너 속물이잖아 -ㅅ-;
(좀 직설적입니다, 진심이 아닌거 아니까요..)
냥이 : 어우!! 여기가 한국이야? 그리고 언니한테는 애기로 보일지 몰라도 난 뭐
내 또래로 보이는데?
수이 : 악! ㅠㅠ 멀라 안가! 쌍클라부리 가지마 안가.. 내일도 여기, 모래도 여기 아주 그냥
카오산에서만 있든가. 여기서 뼈 묻지 머. 몰라 나도..
말을 던져 놓고 나니 두근거립니다.
그러라고 할까봐, 정말 쌍클라부리 안간다고 할까봐... ㅠㅠ 저 정말 쌍클라부리 가야합니다...
냥이 : 아잉.. 언니 왜 그래...? ㅜ_ㅜ 나 재 진짜 맘에 든다 말이야....
수이 : 몇번이나 봤다고! 얼굴 지금 스쳐 지나가는거 딱 두번 봐놓고선.......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때.. 어!? 저 위에서 그 상큼이와 알바2 가 저희를 쳐다봅니다.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죠. 아까 슬쩍 보낸 제 어색한 미소가 먹혔나봅니다!!!!
(아니면 내 외모? 훗..)
정말 매번 느끼는 거지만 태국사람에게 한국여자 정말 예뻐 보이나봅니다.
한국이었으면 '무서워.. 어떤 미친여자가 나 보고 웃어' 라고 했을텐데..
[레스토랑 입구가 보이는 맥도날드]
이 곳이 바로 저희가 상큼이를 쳐다보던 곳이고 저 위쪽이 상큼이가 저희를 쳐다보던 곳입니다.
손을 흔들어봅니다. 저것들 좋아 죽습니다!!! =ㅅ=
딱 보니 무척이나 순진한 아이들 같아 보입니다.
반응이 저리 좋으니 구찮던 이 작업이 갑자기 재미가 있어집니다.
음... 마치 말이죠..
중학교때 좋아하던 남자 아이와 몰래 교실 문 뒤에서 서로 쳐다보며 웃고 말은 못하고 서로 좋아서 쳐다만 보던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냥이 : 언니!? 너무 좋아하는데? 뭐야 싫다더니.. 나보다 더 좋아하는거 아니야?
수이 : 야아.. 너 내 스타일 알잖아. 한트럭 갔다줘도 잰 내 스타일 아냐.. 남자가 남자다워야지
머야 저 애기같은 .. 야, 근데 귀엽긴 하다? ㅋㅋ
냥이 : 그치? 그치? ㅋㅋㅋㅋㅋ
상큼이가 10분에 한번씩 계단을 왔다 갔다 거립니다. 밖에 나가서도 저희를 주시합니다.
유리벽 하나를 두고 우리는 그렇게 장난을 치듯 눈으로 웃음을 백만번쯤 날립니다.
나름 색다른 경험입니다.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ㅅ-
[상큼이 사진도 찍어주고]
사진이 잘 안나왔는데 선글라스 쓴 사진이에요.
앞에서 과일도 들어 보이고 벼라별짓(?)을 다 했더랬죠.......-ㅁ-
수이 : 야아~ 눈인사 자꼬 하고있어봐.. 일단 나 화장실 갔다 올게..
냥이 : 웅. 언능 갔다와~ 언니 없을때 재가 나한테 와서 말걸면 어떻게.
걱정도 팔자다 -_-
사실 냥이가 걱정하는것은 냥이는 영어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 저도 못합니다만 단지 냥이는 꽤, 무척이나 못합니다. 어렸을적부터 일본에 있던터라..
그렇기 때문에 냥이는 '내가 꼬실게' 가 아닌 '언니 꼬셔줘' 였던거거든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엇?? 상큼이가 화장실 앞에서 우물쭈물 거리며 서 있는 것입니다.
'엄머나 .. ! 화장실 앞에서 민망하게...머양..음? 나 기다린거야?'
화장실 앞에 앉은 경비 아저씨가 씨익 웃습니다. 재미있는 구경 하는 표정으로 말이죠 .. 오글거리며 민망해집니다.
그런데 이 놈.. 가까이서 보니 이 아이 피부가 정말 예술입니다. 태국 아이인데도 하얀 피부에..
꽂힐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 여자애들이 좋아할만하게는 생겼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네봅니다.
수이 : 하잉..
상큼 : ....
수이 : 헬로우! 아임 수이.. 왓춰넴?
상큼 : %^ㅆㅎㅇㄹㅃ#ㅉ@$% 캅!
수이 : 난 태국말 못해 .. 미안해 .... 영어로 해줘. 영어 가능해?
상큼 : #@$#%@%^%$#$ 캅!
헉!!!!
그렇습니다.. 왓춰네임도 못알아들을만큼 영어가 전혀 안되는 아이 입니다.
혹시 몰라서 확인해봅니다.
수이 : 영어 할줄 알아??
상큼 : #@%^$^#$$%^^%#$% 캅!
난감합니다.
왜 화장실 앞까지 따라와서 그냥 멀리 도망가버리지. 냥이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아악...!! 어떻게 해야 하나.. 말도 안통하고 .. 서로 뻘쭘하게 바라보며 서 있는 모습이란..
그때 상큼이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아주아주 부끄러워하며 제게 내밀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합니다.
상큼 : !#@#%$^%^ 캅.....
수이 : 이게 머야?
알아듣던지 말던지 저도 영어로 물어봅니다.
받어말어 하며 주춤해하는 제게 좀더 팔을 뻗어 종이를 내밉니다.
무척이나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이죠..
제가 그 종이를 받자마자 이 아이 !! 후다닥 도망을 갑니다 !!!!!!!!!!!!
'뭐..뭐야.. 이분위기? 이..이거 러브레터야? 우리 중학생이야? 아우 나 이거..참'
당황해하며 고개를 돌리는데 악 !!!! 경비 아저씨가 모든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왠지 모르지만 이 모든 상황이 무척 쪽.팔.립.니.다.
전 이 경비 아저씨가 왜이리 기억에 남는거죠..
그나저나 이 아이가 준 종이가 뭔가 봤더니 breakfast voucher - 레스토랑 이름이 Buddy 네요
[당시에 받은 바우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뭐야.. 이걸 건네주려고 화장실 앞에서 기다린거야? ㅎㅎ 귀엽네 ㅎㅎ '
맥도날드 안으로 들오자마 냥이가 소리칩니다.
냥이 : 언니, 언니 재 머야? 언니쪽으로 가던데 봤어??? 언니랑 얘기 했지 그치?
머라그래??? 가까이서 보니까 어때?
모든 상황을 냥이에게 얘기 해주니
냥이 : 꺄악~~~~~~~~~~ 너무 귀엽잖아!!!!!!!!
수이 : 귀엽긴 한데.. 애두 아니고, 뭐야 주고 도망가는게.. 그나저나 재 영어 한마디 못해..
자꾸 캅, 캅거리는데 나 태국말 아는거라곤 생존태국어 몇개 뿐이라구..
냥이 : 뭐 어때?! 더 로맨틱하잖아~~ 나도 못하는데!! 더 잘됐지!!
어러죽을로맨틱.....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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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에 들온지 벌써 2시간이 넘어갑니다. 아니 3시간은 있었던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맥도날드 점원들도 창가에서 저것들 왼종일 뭐하는 짓인가 했었을듯... )
이제 슬슬 자리를 떠야 합니다.
다행히 그날 저녁 태쿡친구와 약속이 잡혀 있던터, 아니였으면 냥이의 고집에 맥도날드에서
밤을 샛을지도....
수이 : 냥아 시간 다됐어.. 빼(태국친구) 만나러 가야대.. 늦음 욕들어머거... 어제 봤지?
잔소리도 심한거.
냥이 : 그럼 상큼인 어떻게..
수이 : 방법 없어. 재 일하잖아..
냥이 : .. .. ..
냥이가 정말 아쉬운가봅니다. 떼도 안 쓰고 표정이 시무룩 해지기 까지 합니다.
냥이 : 언니 빼 만나고 와.. 나 그냥 여기서 재 보고 있을래...
수이 : 너 정말 이럴래?
냥이 : ...
수이 : 놀만큼 놀았잖아!!
냥이 : ....
수이 : 냥아.. 그러면 지금은 일단 빼 만나야 하니까 오늘은 일단 빼 만나야 하고
내일은 쌍클 가야하니까 쌍클라부리 다녀와서 다시 재 찾아오자.
저기서 일하는 애니까 다른데 가지는 않을거야..
냥이 : 그날이 만약 재 쉬는날이면 어떻게? 여기 있을게. 다녀와..
-_-;;
잠깐 재미가 있긴 했으나, 약속시간도 다가오고, 핸드폰이 없으니 (전 로밍/현지폰 안해가거든요)
약속취소도 어렵고, 조금씩 화가 납니다. 나도 하고싶은게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자꾸만 고집을 부리니까 말이죠.
수이 : 너 계속 이러면 나 화낼거야....
정말 왼간해서 화를 안내는 제 성격(정말?) 을 아는 냥이,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하니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합니ㅏ.
냥이 : 정말 쌍클 갔다 와서 여기 다시올거지?
수이 : 그렇다니까..언능 인나...!
그리고 저희는 그 자리를 떳고, 친구도 만나고,
쌍클라부리도 다녀와서 다시 상큼이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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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앜하앜.. 오늘 이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1시가 넘었네요..... 나갔다와서
아직 씻지도 않았는데 --;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피곤해욤 ㅠ_ㅠ
투비컨티뉴우..